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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절하는 사람들

  • 작성자 9592
  • 작성일 2022-01-20
  • 조회수 398

무대에 선다는 것은 매우 영광스러운 일이겠지요. 다른 사람들이 돈을 내고 자리에앉아 무대에서의 저의 연기를 감상 해주는 것만으로도 정말 영광스러운 일입니다.

원래는 5년동안 운동선수였던, 운동만 했었던 아이가 부상으로 인해 운동을 내려놓은 후 7년전에 게시되었던 극단 배우모집 공고에 지원하여 연기엔 정말 무지하였던 아이였지만, 열정이 반영이된 것인지, 운이 좋았던 것인지, 나이와 해온 것들에 비해 조금은 어색한 칭호인 ‘배우’라는 소리를 듣는 사람이 되어 무대에서 사람들에게 제가 준비한 것들을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전 항상 공연시작 전에 사람들이 모두 앉은 객석 뒤편에서 관객분들의 표정 하나하나 기억한 후 더 감사한 마음으로 무대에 임했었는데 SNS에 공연티켓을 게시하려 사진을 찍는 사람, 공연에 대해 미리 이야기 나누고 있는 커플, 저번 공연이 마음에 들었는지 다시 와준 사람 등 다들 앉은 좌석은 달랐지만 공연을 기다리며 설레하는 표정들은 전부 같았기에 더욱더 힘이 났습니다.

다만, 2년전 망할 전염병이 발생한 이후로부터 텅텅 빈 객석을 보면 말로 이룰 수 없는 공허함과 동시에 오신 분들에게라도 최고의 공연을 선보이고 싶다는 마음이 공존하여 알지 못할 감정이 올라오기 시작하여 저의 중학교 마지막 시절부터 시작되었던 이 기분은 벌써 고3 새해에 까지 이어지고 있는데 이 상황이 저로썬 굉장히 화가 납니다.

기분만 이랬으면 좋겠지만 이제는 현실적으로 오늘 공연을 어떻게 더 좋게 선보일지에 대한 고민이 먼저가 아닌 오늘 공연을 진행할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이 다들 앞서게 되었습니다. 실제로도 공연이 몇 번 취소가 되었었고, 최근에도 공연이 항상 간당간당한 상태입니다.

그리하여 날카로운 추위를 무릅쓰고 거리에 나가 호객 행위를 하게 되었습니다. 멘트는 항상 같았습니다.
“안녕하세요. 수요일 7시마다 저기 위 공연장에서 공연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괜찮습니다. 시간나면 꼭 들러주세요. 좋은하루 되세요!” 하며 티켓을 나눠 주었습니다.

“네 꼭 보러갈게요~” 하고 안오시는 분, “아 네 ” 하고 시크하게 대답하고는 와주시는 분 ,“괜찮습니다.”혹은 “됐어요~” 하고 거절 하시는 분, 추워서 입을 떼기가 쉽지 않으셨는지 아무런 말없이 지나치시는 분들 등 공연에 오셨던 안 오셨던 티켓을 받으셨던 받지 않으셨던 간에 잠깐이라도 들어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했고, 호객 행위를 하러 나가게 되면 한팀정도는 꾸준히 와주셨어서 보람을 느끼며 호객 행위를 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티켓 드리는 것을 6번 정도 연달아 거절당했는데, 그 뒤로 티켓을 나눠드리는게 두려워졌습니다. 티켓을 받을 것 같은 사람에게만 티켓을 드렸고, 거절 당했을 때 “좋은하루 되세요~”하고 힘차게 말했지만 속상한 마음은 표정에 드러났습니다.

머릿속으론 ‘추워서 주머니에서 손 빼기 귀찮으셨나’ 하면서도 왜인지 제가 작아지는 것 같아 속상한 표정을 지었던 것 같습니다.

공연이 없는 오늘 다시 생각해보니 거절한 사람들도 거절하기까지 여러 가지 생각이 있었을 것 같은데, 앞에서 티켓을 나눠주고 있는 저를 보고 ‘티켓 받기 귀찮은데 어떻게 넘어가지?’ 하며 무시할지, 정중히 거절할지, 도망칠지 여러 가지 고민중에 결정하여 저에게 상호작용 했던 것이겠지요.

저도 호객 행위를 나가서 티켓을 사람들에게 드리기까지 엄청난 용기를 내었을 것인데 그들도 짦은 시간이지만, 고민을 거쳐 용기내어 거절했을 것을 왜 생각하지 못했을까요. 다시 와서 생각해보니 거절도 용기가 필요하단 것을 이제야 느낀 것에 부끄러워 졌습니다.

텔레비전에도 뉴스에도 자주 나오고 있었는데, 회사 상사에게 거절 했다가 상사에게 찍혀 회사생활이 힘들어진 이야기. 남자의 고백을 거절했다가 폭행당한 여성의 이야기 등 극단적인 이야기지만 거절은 큰 용기가 필요한 것이더군요.

이러한 작은 생각들과 고난들이 저를 더 성숙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습니다. 오늘 시내에서 전단지를 들고 쭈뼛쭈뼛하는 중학교2학년정도 되어보이는 학생에게 먼저 다가가 마트 전단지를 받았습니다. 날이 많이 추운데 그 전단지 한 장을 제가 받음으로써 그 학생이 용기내는것에 조금의 두려움이 줄어들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세상에 있는 모든 것들은 전부 용기를 내야만 할 수 있는 것이겠지요? 설령 가벼운 일이라도 말입니다. 이젠 저의 티켓이 거절당하여도 그들의 용기를 존중하며, 방긋한 미소와 함께 “좋은하루 되세요!” 를 외칠 것 같네요.

하루에도 수십번씩 용기내며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을 응원합니다. 다음주엔 제가 나눠준 티켓으로 인해 공연장이 꽉차게 되는 상상을 하며, 기분 좋은 저녁을 먹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모든 피드백 및 의견 감사합니다.

9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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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부일

    9592님 안녕하세요. 요즘 글을 많이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설 연휴 잘 보내고 계신가요? '거절하는 사람들' 잘 읽었습니다. 연극 공연을 하시는군요. 정말 대단해요. 예술적 감각이 좋으셔서, 글도 쓰고 배우로도 활동하시나봐요. 빨리 자신이 무엇을 잘하고 좋아하는지 알고 계시는군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일찍 발견하는 사람은 축복을 받은 셈입니다. 앞으로 여러가지를 경험하시면 예술적 자산이 될 겁니다. 힘든 일, 기쁜 일 모두 글을 쓰거나 배우를 할 때 큰 도움이 되죠. 이 글을 읽고, 대학교에서 공연 안내문을 받으면 잘 받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길에서 가게 홍보 광고지도 마찬가지죠. 추운 날, 광고지를 건네주면 저는 무조건 받습니다. 빨리 다 배포를 해야 그분들이 집에 일찍 가실테니까요. 낯선 경험을 담은 글이라 읽는 재미가 있어요. 좋은 글은 독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하도록 하면 좋습니다. 자신이 세상 모든 일을 경험할 수 없으니 이런 글을 통해 낯선 세상, 낯선 사람들과 만나며 세상을 이해할 수 있죠. 그런 면에서 이 글의 소재가 참신합니다. 다만 거절하는 것보다 먼저 홍보 안내문을 건네는 용기에 집중하면 어땠을까요? 왜냐하면 종이를 안 받는 거절을 할 때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제가 만약 처음에 홍보물 배포를 할 때, 용기가 없어서 망설일 것 같아요. 그 용기를 내도록 만드는 힘은 아마도 연극을 사랑하는 마음이겠죠? 또 회사에서 상사의 불합리한 지시를 거절하는 그 용기를 더 깊이 살펴봐야 할 듯 합니다. 용기를 낸 사람들, 그 용기가 세상을 어떻게 바꾸고, 그 용기 덕분에 처음에 무대에 설 때 두려움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이런 부분으로 시선을 조금만 바꿔도 훨씬 풍성한 이야기가 될 듯 합니다. 무대에 서고 싶지만 용기가 없어서 망설이는 사람도 많잖아요. 9592님은 정말 용기가 있는 사람입니다. 연극을 하겠다고 생각해서 극단을 찾고! 이런 노력 이면에 깔린 그 마음. 우리는 오늘도 힘들지만 용기를 내서 살고 있어요. 그 마음을 진솔하게 담아주세요.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멋진 글, 정말 용기를 얻는 글이 되겠죠? 저도 용기를 내서 올해 열심히 살겠습니다. 명절 연휴 잘 보내시고, 9592님도 용기 잃지 말고 화이팅!

    • 2022-01-29 11:58:51
    문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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