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구,「단오」



단 오
       

곽재구(낭송: 김근)

 

 

사랑하는 이여
강가로 나와요

작은 나룻배가 사공도 없이
저 혼자 아침 햇살을 맞는 곳

지난밤
가장 아름다운 별들이
눈동자를 빛내던 신비한 여울목을
찾아 헤매었답니다

사랑하는 이여
그곳으로 와요
그곳에서 당신의 머리를 감겨드리겠어요
햇창포 꽃잎을 풀고
매화향 깊게 스민 촘촘한 참빗으로
당신의 머리칼을 소복소복 빗겨드리겠어요

그런 다음
노란 원추리꽃 한 송이를
당신의 검은 머리칼 사이에
꽂아드리지요

사랑하는 이여
강가로 나와요
작은 나룻배가 은빛 물살들과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곳
그곳에서 당신의 머리를 감겨드리겠어요
그곳에서 당신의 머리칼을 빗겨드리겠어요

 

-『참 맑은 물살』, 창비

 

모레가 단오입니다. 고요하고 밝은 강가, 아름답고 신비한 여울목에서 사랑하는 이의 머리를 감겨주고 싶은 단오입니다.“햇창포 꽃잎을 풀고/매화향 깊게 스민 촘촘한 참빗으로/머리칼을 소복소복 빗겨드리”고 싶은 날, 그 머리 위에 원추리꽃 한 송이 꽂아드리고 싶은 내 사랑은 어디에 계시는지요.

문학집배원 도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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