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끝별「가지가 담을 넘을 때」
목록




가지가 담을 넘을 때

                                          정끝별


 

이를테면 수양의 늘어진 가지가 담을 넘을 때
그건 수양 가지만의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얼굴 한 번 못 마주친 애먼 뿌리와
잠시 살 붙였다 적막히 손을 터는 꽃과 잎이
혼연일체 믿어주지 않았다면
가지 혼자서는 한없이 떨기만 했을 것이다

 

한닷새 내리고 내리던 고집 센 비가 아니었으면
밤새 정분만 쌓던 도리 없는 폭설이 아니었으면
담을 넘는다는 게
가지에게는 그리 신명나는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가지의 마음을 머뭇 세우고
담 밖을 가둬두는
저 금단의 담이 아니었으면
담의 몸을 가로지르고 담의 정수리를 타넘어
담을 열 수 있다는 걸
수양의 늘어진 가지는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니까 목련가지라든가 감나무 가지라든가
줄장미 줄기라든가 담쟁이 줄기라든가
가지가 담을 넘을 때 가지에게 담은
무명에 일획을 긋는
도박이자 도반이었을 것이다 



 

● 출처 :『삼천갑자 복사빛』, 민음사 2005

 

● 詩, 낭송: 정끝별- 1964년 전라남도 나주에서 태어나 1988년『문학사상』시가, 199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평론이 당선되어 등단. 시집『자작나무 내 인생』『흰 책』『삼천갑자 복사빛』등이 있음

 

 

친구에게 상처 받았을 때, 애인에게 배신당했을 때, 세상에 절망했을 때, 가만히 이 시를 읽어도 좋겠군요. 좀 거창하게 말하면, 이 시는 불교에서 말하는 화엄의 세계를 그리고 있습니다. ‘너’ 없는 ‘나’는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지요.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너’가 아니라 결국은 온전한 ‘나’라는 것입니다. ‘나’를 가두는 담도 감옥도 ‘나’라는 것입니다. 시의 마지막 석 줄을 읽고 나니 설렘으로 마음이 출렁입니다. 담을 넘어야 비로소 이름을 얻는다고 하니까요. 그게 도박이라 해도 알고 보면 도반이라 합니다. 느낌표를 하나 꽝, 찍어두고 싶습니다.

 

2008. 4. 14. 문학집배원 안도현.

목록

첫번째 댓글을 올려주세요!


10 년 5 개월 전

오랜만에 폐부를 찌르는 짜릿한 감흥(풍크텀)을 느낄 수 있는 좋을 시입니다.생명의 시작이 도박이자 도반일 수도아니면 새로운 삶에 대한 인연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좋은 글 감사합니다.저 중국에 근무중인데 장성에서 북경시까지 초록이 물들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중국에 오시면 잘 모시겠습니다.

10 년 5 개월 전

이토록 좋은 시와 …바탕에 깔리는 잔잔한 음악과 오늘처럼 따뜻한 봄날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멋진 수채화가 더해져마음에 더 큰 감흥으로 다가옵니다..끝자락 어디쯤에, 그림과 음악에 대한 설명도 좀..^^ 궁금할 때가 많거든요지금 흐르는 곡은 뭘까~? 저 그림은 누가 그렸을까~?…ㅎㅎ

10 년 2 개월 전

그렇군요. 나 또한 새사제의 부임으로 직장을 그만두게 된 사례인데 이 시를 천천히 읽어내리면서 인정할 수 없으면서도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은 도반입니다. 어찌할 수 없는…. 그리하여 혼자하는 산행을 시작합니다.

10 년 2 개월 전

공감이 많이 가는 시네요…..잔잔한 음악과 함께하니 더욱 가슴에 더 스며드네요…

10 년 2 개월 전

ڼ ϴ°ΰ.. ..

10 년 2 개월 전

혼자서는 살 수가 없다. 그 모든 것이 우주의 도움이다. 가지가 말하는 것은 우리의 미약함이다. 혼자서는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을 말한다

10 년 2 개월 전

인생을 생각하는 좋은 시입니다.담이 장애물이 될 수 있지만 그것을 극복하고 담을 넘어 희망을 본다.방해가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을 오기로 이기며 도움을 받기도 합니다.새로운 세계에 대한 도전이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10 년 2 개월 전

저도 이 가지같은 인생을 살아가는것 같습니다

Anonymous
10 년 2 개월 전

전 어째서 이런 서술시는 별로 공감이 안가는 지…시라는 고도의 글이라 여서 일까…하지만 작위적인 글보다야 나아야 하는데 오히려 가지에 접근한것이 작위적이라 서술하는 방식도 공감이 안가네요…죄송해요…너무 부정적이라…

워늬
10 년 2 개월 전

혼자서는 아무것도 아니죵…역시 인간은 인간을 서로의지하며 살아야해요

10 년 2 개월 전

힘을 얻습니다. 한편의 시가 이렇게 큰 힘을 줄줄은 몰랐습니다.나를 가로 막고 나의 뒷쿰치를 붙잡는 모든 것들도 내게 도약의 힘을 주는것이라는것, 세상은 모든것이 공존하는것으로 미워 할것도없고 없수이여길것도 없는 그저 함께 살아가야 하는것임을 생각하게 됨니다

10 년 2 개월 전

가지가 담을 넘을 때는 가지 주변의 모든 것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믿어줬군요.. 저도 그들만의 담에 힘들어하는 혹은 좌절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드네요.

10 년 2 개월 전

저는 그 담이 되고싶네요. 연결고리!!!

10 년 1 개월 전

가지가 내가 아닐까요. 언제 무엇이 나타나 날 놀라게 할지 모르는 그 알수 없는 미래에 대해 긍정적인 가지, 나는 눈도 축복하는 꽃이 되고, 비도 나의 갈증을 해소할수 있는 물이 되기도 하고, 그래서 어떤것도 악이 되지 않는, 그래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그렇게 큰 뜻이 되지 않앗음을, 그래서 그대로 인생자체를 즐기고 있는게 아닐까

10 년 1 개월 전

가지가 혼자라면 담을 넘을 엄두도 낼 수 없었을 것이다. 뿌리가 있고 잠시 친구가 되어주는 꽃이 있기에 가지는 용기를 낼 수 있었겠지요. 우리 사람 역시 가족이 있고, 친구가 있고, 그리고 직장 동료가 있어 서로 등 부비며 살아가는 게 아닐까요…가지 처럼 용기를 내서…

10 년 1 개월 전

처음 "문장"에 가입하고 대하는 첫 작품입니다. 알알이 영롱한 어구들에 깃들어 있는 심오한 의미가 가슴을 떨리게 하는군요. 제 마음의 벽을 뛰어넘어 전해주는 가지의 생명력을 오롯이 받아들여, 가만히 제 자신과 이웃을 돌아보게 됩니다.

10 년 1 개월 전

도반이라는 말 뜻을,,,그건 아닌것 같네요..도반이란……………..그 엄청난 뜻을..그리고 바탕에 깔린 현실을 부정하는 마음..그밖에 갖는 대단한감정…..그거나 그거나 다 같은 것을,,밖의 세상이나. 안의 세상이나,,그게 그것인걸… 뿌리가 있으매 줄기가 있으매 그저 넘을 수 있는 것이다..안 넘기가 더 어려운 것이다…

10 년 1 개월 전

도반! 참 귀하고 좋은 단어입니다….요즘은 이 말에 힘을 얻습니다! 함께 가자! 가지가 담을 넘을 수 있을 만큼의 귀한 마음과 열정이 내게 있기를 소원 합니다…

10 년 1 개월 전

하하, 방금전에 친구에게 상담했던게 생각나네요. 이 시를 읽으니 결국 이 절망감은 제 자신이 만드는 거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제 자신이 마음을 바꾸면 다 되겠죠?

10 년 1 개월 전

낯선 곳에 혼자 서게 되면 두려움이 앞설 것이고,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라면 호기심과 흥분이 먼저겠지요. 담을 넘어가는 가지의 심정은 어느쪽일까요? 비와 눈을 지나고 꽃과 뿌리와 더불어 왔다면, 가지는 담의 존재를 의식하며 담 너머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도박을 감행할 수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이의 희망사항이겠지요.

10 년 1 개월 전

그렇습니다!!아름다운 백조의 자태 속에는 물속에서 쉴새없이 저어대는 발놀임이 있듯이 우리네 인생속에서도 아름다움을 누리기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지신만의 노력의 땀방울이 있어야됨을 느끼게 합니다!!수양버들의 가지도반을 위해 뿌리와 잎과 꽃의 노력이 있었듯이 ~~

자운
10 년 1 개월 전

잔잔하고 참으로 아름다운 글입니다..마음이 편안해 집니다.

Anonymous
10 년 1 개월 전

이 시를 낭송하고 나니까 빛은 터널을 지나야만 볼 수 있다 라는 말이 생각납니다..힘들겠지만 힘든만큼 성숙해지겠지요? 모든 것들은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라질 수 있다는 것….!알고 있었지만 잠시 잊었던 소중한 가르침 잊지 않겠습니다….!

포도
8 년 1 일 전

정끝별.. 성함의 뜻이 궁금해지네요 ^^

안나연
2 년 5 개월 전

글로만 접했던 이 시를 동영상으로 들어보니 색다른 느낌이 들었고, 생생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속도도 적당해서 들으며 이해하기에 적절했고, 시의 분위기나 상황을 좀더 현장감있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시 뿐만아니라 더 다양하고 좋은 시들이 위의 시와 같이 만들어져서 많은 사람들과 함께 색다른 느낌을 받고 싶었습니다.

시현영
2 년 5 개월 전

어쩌다보니 오랜만에 이 시를 다시 읽어보게되었네요… 처음 읽었을때는 느끼지 못했던 의미들이 많았었는데 우연한 기회를 얻어 다시 읽어보니 알고 가는것이 많네요. 저도 담을 넘을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이 되고싶네요..!

yejin8181
2 년 5 개월 전

시에 잔잔한 배경음악과 그림이 더해지니 더욱 감동적이네요^^

정 수현
2 년 4 개월 전

좋은 의미를 많이 담고 있어 들을 수록 좋은 시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말 속의 나쁜 의미나 나쁜 말 속의 좋은 의미를 한 번 더 생각해 본 좋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rlaalsdud
2 년 4 개월 전

내가 마음속으로 읽는 것보다 다른사람이 읽어주니 느낌이 좀더 새로웠고,이 시는 자유를 얻기 위해서는 협력과 용기가 필요하단걸 알려주는것 같았습니다.좋은 시 감사합니다

윤재식
2 년 4 개월 전

이 시를 보니 원문으로는 느끼지 못한 그림, 그리고 음향까지 들려주니까, 사람들이 이 시에 조금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구성을 매우 잘 해 놓았네요.

모소휘
2 년 3 개월 전

21208/ 시를 직접 눈으로만 읽다가 다른사람이 낭송해주는걸 들으니 좋고 그림도 보여줘서 시에 대해 이해도가 높아져서 좋은것같다

2학년 12반 16번 이수현
2 년 3 개월 전

시만 읽는것보다 그림과 음악이 같이 나와서 더 잘 이해되고 아름답게 느껴져서 좋았다.

김시연
2 년 3 개월 전

21205 김시연/ 나긋나긋한 목소리와 따듯한 느낌이 나는 그림이잘어울렸고 시내용에 맞는 그림이 있어서 시를 이해하는데 쉬웠다. 또 시분위기에 맞는 배경음악을 넣어서 따뜻해지는 좋은 기분으로 시를 읽었는것 같다.

채얀김채연
2 년 3 개월 전

시만 읽었을때는 왠지모르게 지루함이 느껴졌는데 영상에서 노래와 시각적인면까지 함께 느낄수있어서 더욱더 집중하여 감상할수있었다.

여동생
2 년 3 개월 전

21227 도지민/글과 잘어울리는 음악과 그림을 통해 시를 좀더 이해하기 쉬웠고, 읽는내내 따뜻한 느낌을 받았다.

페이퍼맨
2 년 3 개월 전

21203 천광훈/글로만 읽으면 시가 잘 와닿지 않거나 잘 모를수 있지만 목소리와 음악, 배경 그림등을 통해 시에 대한 이해도나 공감도 등을 더욱 쉽게 받아들일수 있도록 해줄수 있어서 좋은것 같다

백경희
2 년 3 개월 전

21229 백경희/ 글로만 읽었을 때 이해가 잘 안갔던 부분이 음성과 화면으로 구성된 영상으로 보니 이해하기 쉬웠고 가지에게 좀 더 공감할 수 있었다

21218전은지
2 년 3 개월 전

21218 전은지 / 눈으로만 읽기만 했을때보다 이미지와 노래가 같이 영상에 보여줌으로써 시를 더 잘이해할수 있었다.

21217이현주
2 년 3 개월 전

21217이현주 글로 읽었을 때보다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고 노래와 그림이 있어서 보는 재미도 있어서 인상이 깊었다.

21219정다연
2 년 3 개월 전

21219정다연 / 낭송뿐만 아니라 배경음악이 더해져서 좀더 느낌이 색다르고, 시에 알맞는 그림을 볼수있어서 시의 내용을 더 잘 이해할수있고 공감이 되는것같다.

은다라서다
2 년 3 개월 전

21206도은서/시는 내가 그 장면을 상상할 수 있었지만 영상은 시 내용을 보여줄 수 있는 움직이는 배경과 나긋한 나레이션의 목소리가 어울러져 나의 온갖 감각을 동원하여 시의 내용을 더욱 이해할 수 있었다.

21215윤지영
2 년 3 개월 전

21215윤지영/ . 내가 눈으로 읽은 시는 내느낌대로 해석하며 읽을수 있었지만 정확한 시인의 정서를 파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는데 동영상으로 접한 시는 배경음악과 그림이 잘 어우러져 시의 따뜻한 분위기를 좀더 나타내어 시에 다가가는데 도움이 되었다.

서 유정
2 년 3 개월 전

21212서유정/시 자체만 읽었을 때는 어려운부분도 있고 잘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영상으로 듣으니 시를 더 잘이해할수 있었고 더 친근하게 다가왔다.

이가영
2 년 3 개월 전

21224이가영 배경음악과 시의분위기에 어울리는목소리로 낭독한것을들으니 내가직접 읽었을때보다 시를 좀 더쉽게 이해할수 있었다.

유진
2 년 3 개월 전

21214안유진/ 부드러운 목소리와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그림이 잘 어울렸고, 단어하나하나가 쏙쏙 귀에 박히는 듯 했다. 나또한 이 시처럼 내인생에서의 담을 넘어 자유를 얻고싶다.

강혜수
2 년 3 개월 전

21204강혜수/ 시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생동감이 느껴지는 색채들을 동영상을 통해서 느낄수 있었고 배경음악이 시의 분위기를 더 잘 살려주었다.

최한라
2 년 3 개월 전

21223최한라/처음에 무턱대고 시를 읽었을땐 아무런 감정도, 생각도 들지 않았다. 멍한 생각으로 시를 다시 한 번 읽어 보았지만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연필을 손으로 돌리며 머릴 싸메고 있을 즈음, 선생님께서 이 영상을 틀어주셨다. 읽어주는 여성분의 나긋나긋한 목소리에 취해 시를 더욱 잘 이해 할 수 있게 되었고, 노란색과 초록색의 색감이 어울어진 영상을 보자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조성원
2 년 3 개월 전

20503조성원/바탕에 깔리는 잔잔한 음악이 틀리니 시를 원문으로 읽었을 때와 느낌이 다르다.
한 층더 부드럽고 친근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

정수지
2 년 3 개월 전

21220정수지/혼자서 눈으로 읽을 때 보다 잔잔한 배경음악과 나긋나긋한 목소리를 들으니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었다.

wpDiscu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