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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숙, 「조깅」

  • 작성일 2011-03-07




 
황인숙, 「조깅」
 
 
 
 
후, 후, 후, 후! 하, 하, 하, 하!
후, 후, 후, 후! 하, 하, 하, 하!
후, 하! 후, 하! 후하! 후하! 후하! 후하!
 
땅바닥이 뛴다, 나무가 뛴다.
햇빛이 뛴다, 버스가 뛴다, 바람이 뛴다.
창문이 뛴다. 비둘기가 뛴다.
머리가 뛴다.
 
잎 진 나뭇가지 사이
하늘의 환한
맨몸이 뛴다.
허파가 뛴다.
 
하, 후! 하, 후! 하후! 하후! 하후! 하후!
뒤꿈치가 들린 것들아!
밤새 새로 반죽된
공기가 뛴다.
내 생의 드문
아침이 뛴다.
 
독수리 한 마리를 삼킨 것 같다.
 
 
 
시·낭송_ 황인숙 - 1958년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1984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시 「나는 고양이로 태어나리라」가 당선되어 작품활동 시작. 시집 『새는 하늘을 자유롭게 풀어놓고』, 『슬픔이 나를 깨운다』, 『우리는 철새처럼 만났다』, 『나의 침울한, 소중한 이여』, 『자명한 산책』, 『리스본行 야간열차』 등이 있음. 동서문학상, 김수영문학상 등을 수상함.
 
출전_ 『우리는 철새처럼 만났다』(문학과지성사)
음악_ 권재욱
애니메이션_ 민경
프로듀서_ 김태형
 
 

 
찬바람 속에 봄기운이 느껴지는 3월입니다. 이불 박차고 두꺼운 옷 벗고 새 공기를 마시면서 뛰고 싶은 3월입니다. 추위에서 풀려난 모든 것들이 날아오르고 싶어 저절로 뒤꿈치가 들리는 봄, 내가 뛰면 뒤꿈치가 들린 모든 것들이 함께 뛰어줄 것 같은 봄, 새 신을 신고 뛰면 머리가 하늘까지 닿을 것 같은 봄입니다.
우리 몸 안에는 날아오르고 싶은 '가벼움의 본능'이 있다고 바슐라르는 말했지요. 날아다니는 꿈을 꿀 때, 우리는 날개가 있어서 나는 게 아니라 날기 때문에 날개가 달리는 거라고 합니다. '꿈꾸는 사람 자신도 원인을 알 수 없는 가벼움'이 우리 안에 있기 때문이라는 거죠.
너무 가벼워 날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햇빛과 공기와 바람과 나무와 창문과 땅바닥이 자꾸 같이 뛰자고 유혹하는데, 발바닥이 근질근질하지 않으세요?
 
문학집배원 김기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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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1건

  • 10418최준서

    이 시의 제목 조깅... 나도 매일 한다. 이 시에 내용처럼 후하 후하 하면서 리듬을 타면서 말이다. 하지만 이 시에 나와있는 땅바닥이 뛴다, 나무가 뛴다. '햇빛이 뛴다, 버스가 뛴다, 바람이 뛴다.창문이 뛴다. 비둘기가 뛴다. 머리가 뛴다.' 처럼 나와 함께 모든 것이 뛰고 있다는 생각을 안해 봤다. 난 조깅을 할때 내 몸이 가벼워 지는것같다. 하루라도 달리지 않으면 몸이 병이 나는 것 같다. 나에게 있어 조깅은 친구 그 자체이다. 작가에 말에 '찬바람 속에 봄기운이 느껴지는 3월입니다. 이불 박차고 두꺼운 옷 벗고 새 공기를 마시면서 뛰고 싶은 3월입니다.' 이 다음 부분 도 마음에 들었지만 생략하겠다. 3월에는 날씨가 아직 쌀쌀하다. 바람도 불고 나무도 흔들리고 몸과 마음이 가벼워 진다. 바람을 타며 달리면 나 자신이 마치 하늘을 나는 것 같이 느껴진다. 조깅에 대해 한번더 생각하게 해준 고마운 시다.

    • 2018-11-05 10:17:29
    10418최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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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007박세진

    처음에 나오는 후 후 하 하 라는 부분에서 화자가 정말 달리는 듯한 느낌을 받을수있었다. 이 시에서 화자는 새로운 삶을 시작하며 조깅을 하고있는것 같다. 이 시를 읽고 나선 마치 내가 실패했던 일도 다시 준비하여 시작할수 있을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하루를 시작하기 힘든 사람과 새로운것을 도전하는 사람들에겐 큰 힘이 될것같은 내용이였다. 정말 시를 다시 읽고나니 내가 다시 학교에 입학한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 시가 난 정말 마음에 든다. 왜냐하면 정말 달리는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시를 읽고난 지금부터라도 내 하루를 힘차게 뛰어가며 살아가고싶다.

    • 2018-10-29 11:55:38
    11007박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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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수홍11110

    이 시에서 화자의 생동감과 생명력이 느껴진다. 이 시에서는 화자는 뛰고 있다. 후 후 후 하 하 하라는 호흡으로 땅바닥도, 나무도, 햇빛도, 버스도, 바람도, 창문도 같이 뛰고있다. 새로 시작되는 아침에 조깅을 하니 새롭고 색다른 아침을 시작 할 수 있게 된다. 나 또한 그런 느낌이 들었다. 새로운 고등학생 생활에서 새로운 출발을 하고 싶게 한다. 입학식을 한지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이 시를 읽으니 모든 것이 새로워 보인다. 새로운 출발은 새로운 행동에서 시작된다. 너 자신이 뛰면 다른 것도 같이 따라올 것 이다. 오늘 한 번 새로운 출발을 위해서 너 자신을 위해서 뛰어보는 것은 어떠한가?

    • 2018-05-31 11:13:33
    배수홍1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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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평11118

    맨 처음의 후후 하하 에서 글쓴이가 실제로 달리고 있는 것 같아 생동감이 느껴졌고 현실성이 드러나 다른 시 보다 훨씬 가깝게 느껴졌다. 또, 글쓴이가 열심히 달리고 있는 모습을 땅바닥, 나무, 햇빛 등에 비유하여 이 시를 읽는 내내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고, 달리기를 좋아하는 나도 글쓴이 옆에서 같이 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시 전체에서 봄기운이 크게 느껴져 겨울잠에서 벗어난 곰도 생각이 나고, 이를 통해 나도 이불을 벗어나 힘차게 나아가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2018-05-31 11:00:23
    진평1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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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상호

    후후 하하 에서 화자가 거친 숨을 몰아치며 달리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땅바닥이 뛴 다는 의미는 달리는 도중에 바닥을 보면 내가 달리고 있기 때문에 바닥이 움직이는 것 처럼 보이므로 바닥이 뛰는 것 처럼 느꼈다. 이 시는 봄기운이 느껴지는 3월이라고 한다. 3월은 봄의 기운이 느껴질 뿐만 아니라 새 학기 처럼 무언가를 시작하는 사간대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에서 두번째 행을 읽어보면, 아침이 뛴다고 한다. 이 구절은 하루를 시작하기 힘든 사람들이나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 하지만 망설이고 있는 사람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 하루를 위해 마음속으로 달리는 것 뿐만 아니라 화자의 생동감있는 숨소리 전달로 새벽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한강에서 스트레스를 날려버릴때 까지 달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 2018-05-31 10:50:58
    김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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