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올리버,『완벽한 날들』중에서

 

 

 

시인 맥신 쿠민은 말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눈보라 관찰자 였던 것처럼 올리버는 습지 관찰자 이며 자연 세계에 대한 포기할 줄 모르는 안내자 이다.”

 

 

메리 올리버,『완벽한 날들』중에서

 

다수가 우리의 주목을 끌듯 하나의 생물이나 순간도 그러하다. 개들을 데리고 물이 많이 빠진, 그리고 아직 빠지고 있는 해변을 걷고 있는데 얕은 물속에서 뒹구는 게 눈에 띈다. 나는 발목까지 차는 물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고립된 아귀다. 아, 너무나도 그로테스크한 몸, 지독히도 불쾌한 입. 몸 전체 크기만큼 거대한 어둠의 문! 아귀의 몸 대부분이 입이다. 그런데도 그 초록 눈의 색깔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에메랄드보다, 젖은 이끼보다, 제비꽃 잎사귀보다 더 순전한 초록이고 생기에 차서 반짝인다. 나는 어쩔 줄을 모른다. 그 가시와 이빨투성이 몸을 선뜻 집어 들 수가 없다. 한 남자가 아이 둘을 데리고 걸어온다. 그들도 물속으로 들어와 그 불행한 물고기를 구경한다. 그 남자가 나에게 어깨에 걸고 있는 개 목줄을 빌려달라고 하더니 아귀의 육중한 몸 아래로 목줄을 넣어 아귀를 살짝 들어 올려서, 발 없는 괴상한 개를 끌고 가듯 천천히 깊은 물로 인도한다. 만세! 그 창의적인 정신과 따뜻한 마음씨에 환호가 나온다. 아귀는 거대한 입을 쩍 벌리고 초록 눈을 떴다 감았다 하며 몸이 물에 완전히 잠길 때까지 허우적거린다. 그러더니 개 목줄 올가미에서 날렵하게 빠져나가 바닷속으로 사라진다.

 

작가_ 메리 올리버 – 시인. 1935년 미국 오하이오 출생. 14살 때 시작 활동 시작. 퓰리쳐 상, 전미도서상 수상. 지은 책으로 1995년 시와시학상 신인상 수상으로 작품활동 시작. 지은 책으로 시집 『항해는 없다 외』,『미국의 원시』,『새 시선집』 등이 있음.

낭독_ 서진 – 배우. 연극 <안티고네>, <모든 것에게 모든 것> 등에 출연.

출전_ 『완벽한 날들』(마음산책)

음악_ romantic pastoral8 /together at last

애니메이션_ 민경

프로듀서_ 김태형

 

 

 

 

배달하며

이 양반 소개글에 '프로빈스타운에서 날마다 숲과 바닷가를 거닐고 세상의 아름다움을 찬양하는 시를 쓰면서 소박하게 살고 있다.' 고 나와 있습니다. 소박하게 살고 있다고 대놓고 말하는 것을 보니 정말로 그러거나 거의 그러거나, 최소한 어느 정도는 그렇다는 소리겠지요. 퓰리처 상을 받은 '겁나 잘 나가는' 시인이 소박하게 살고 있다면 일단 고마워집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이 거닐다는 말입니다. 저도 날마다 바닷가를 '거닐고' 있는데요, 살아보니 이 짓도 한 십 년은 넘게 해봐야, 아, 신발 밑창 좀 닳아먹었구나, 소리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정말이지 소박하게 그저 거니는 거, 이게 가장 멋진 일인 거 같습니다.

근데 아귀가 초록 눈을 떴다 감았다 했다는 표현은 좀 이상합니다. 눈 감는 물고기가 있다니요. 아마 착각을 한 모양인데 (아귀는 몸에 비해 눈이 작거든요) 혹시 모르니 찾아봐야겠어요. 혹시들, 아구찜 드실 때 눈 감고 있는 놈 있는지 살펴봐주세요.

 

문학집배원 한창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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