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소리 제487회 : 유유출판사 조성웅 대표 편
- 작성일 2017-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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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7회 <문장의 소리> 유유출판사 조성웅 대표 편
● <로고송> / 뮤지션 양양

● <오프닝>/ 문장의 소리 DJ 김지녀

다와다 요코의 소설 『용의자의 야간열차』에서 한 대목
● <작가의 방> / 유유출판사 조성웅 대표

2012년 운영을 시작한 유유출판사는 10년간 편집자로 일한 조성웅 대표가 차린 1인출판사입니다. 고전, 공부, 중국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재미있게 읽히는 인문교양서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54권의 책들을 출간한 바 있습니다.
Q. 편집자로 10여 년간 일을 하시다가 홀로 독립을 하신 셈 인데 홀로 나오셔서 출판사를 차리게 된 이유를 듣고 싶습니다.
A. 한 회사를 오래 다니고 그 회사에서 쭉 뭔가를, 책을 만들면서 이력들을 쌓아가고 하는 게 저는 사실 되게 바람직하고 좋다고 생각하는데 제가 겪은 출판사만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대체로 이력을 쌓아 가면 쌓아 갈수록 계속 지속적으로 쌓아가는 느낌보다는 뭔가 빼앗기는 느낌이 좀 있고요. 그런 느낌이라도 지속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면 좀 더 오래 일할 수 있을 텐데, 제가 느끼기로는 되게 그렇지 못 하구요. 그래서 그렇다고 하면 모험이지만 제가 “조금 젊고 아직 머리를 쓸 수 있을 때 독립해서 회사를 차려보는 게 낫겠다.”라고 생각을 했고요. 그래서 독립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림 – 유유출판사 로고Q. 출판사 이름을 지으실 때도 사실 되게 고민이 되셨을 것 같기도 해요. ‘유유’출판사. 유들유들한 ‘유유’는 어디서 생각해내신건가요?
A. 이게 버전이 세 가지 버전이 있는데요. 가장 심플하고 단순한 버전은 이모티콘 보시면 ‘운다.’고 할 때 모음 ‘ㅠㅠ’ 두 개를 보통 많이 쓰잖아요. 그 유유도 되고요. 그 다음에 중간 버전은 유유자적 할 때 그 앞의 두 글자를 딴 유유라고도 말씀드리고. 그 다음에 마지막 버전은 얘기가 좀 긴데요. 이백이라는 시인 있잖아요. 이백이라는 시인이 황학루는 옆에 황하가 장대하게 흐르는 정자가 있는데 그 정자에 올라가서 풍경을 내려다보니까 너무 좋으셨던 모양이에요. 그래서 시상이 떠올라서 시를 한수 지으려고 했는데 그 정자에 이전에 왔던 많은 시인들 묵객들이 적어 놓은 시가 적혀있었던 모양이에요. 근데 그 중에 한 수가 최호라는 시인이 쓴 등황학루(登黃鶴樓) 라는 시가 있는데 그 시 한 구절에 유유라는 대목이 나와요. 구름이 유유자적하게 흘러간다는 뭐 그런 표현인데 그 시를 읽고 나서 이백 시인이 ‘이 것 이상의 시는 나오기 쉽지 않겠다.’라고 생각하시고 당신은 시를 쓰지 않으셨다는 우화가 있습니다. 우화인지 일화인지. 그래서 긴 버전으로 말씀드릴 때는 그 버전으로 말씀드려요. (그 버전이 분위기와 상황에 따로 조금씩 다른건가요?) 마지막 버전은 조금 있어 보이려고 할 때. (웃음)

Q. 책들의 디자인이나 외형도 뭐랄까 소박하면서도 굉장히 심플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책을 만듦에 있어서 어떤 형식적인 요소들에 대한 대표님의 생각이 궁금하네요. 아까 작은 사이즈도 말씀하셨고.
A. 독립하기 전부터 저는 제가 만들 수 있는 책들이 어떤 성격의 책들인지 스스로, 나름대로 가늠을 하고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제가 만든 책을 읽어줄 독자들 이라고 생각하는 독자들이 관심을 가져주려면 뭔가 좀 특징이 좀 필요하다 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독립하기 전부터 제가 지금까지 50여 권의 책을 만들었는데 거의 대부분의 책은 이기준 디자이너가 함께 작업을 했어요. 이기준 디자이너랑 독립하기 전부터 큰 방향성에 대해서 많이 얘기를 했습니다. 그래서 그 당시만 해도 표지가, 요즘도 신고판이 여전히 많지만 신고판이 대세였고 후가공이 좀 화려하고 복잡한 이미지들이 많은 책들이 되게 많았는데 우리는 흐름에 좀 반해보자 라고 이제 서로 합의를 했고요. 좀 색을 덜 쓰고, 이미지를 쓰더라도 좀 단순한 이미지를 쓰자 라고 얘기를 했고. 그러다 이제 이기준 디자이너가 타이포 쪽에 민감하고 잘 하는 분이고요 그래서 이기준 디자이너를 믿고 맡겼던 게 아마도 지금의 유유 디자인 정체성을 만들어가는데 크게 역할을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Q. 고전이라는 것은 사실 현대인들에게 잘 안 읽힐 수 있는 부분이잖아요. 고전에 특별히 관심을 가져서 이것까지 나의 출판사의 영역에 왜 가져오셨는지 궁금해요.
A. 제가 개인적으로 고전에 관심이 많기도 하지만 고전 이라는 단어 자체가 약간 좀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될 수 있잖아요. 근데 이를테면 출판업계에서는 어떤 분야의 책을 만들던지 간에 그 책은 기초부터 그 다음에 심화과정 한 다음에 맨 마지막에 정점을 찍는 책이 있잖아요. 제가 보기엔 그 책이 고전이고 그래서 제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는 인문·교양이기 때문에 인문·교양에 고전을 저는 가져가고 싶은 것이고 다른 분야, 이를테면 자기계발, 경제·경영 그쪽도 당연히 그 해당분야에 고전이 분명히 있거든요. 그 분들이 대놓고 ‘우리도 고전을 만든다’ 그런 식으로 언급은 안 하시더라도 그런 생각을 기본적으로 머릿속에 다 가지고 계시거든요. 그런 맥락에서, 그런 차원에 이해하시면 어떨까요.
● <어제의 단어 오늘의 멜로디>/ 양양

뮤지션 양양은 최근에 다자이 오사무의 소설 『인간실격』을 읽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부끄러운 일이 많은 생애를 보내왔습니다. 나는 인간의 삶이라는 것을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라는 문장을 소개하며 정말로 읽어봐야 할 책으로 추천했습니다. 『인간실격』을 읽으면서 인간으로서의 자격을 잃는다면 ‘자격’은 대체 무얼까 하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오늘의 <어제의 단어>는 ‘자격’입니다.
자격은 사전적 의미로 “일정한 신분이나 지위”를 말하지만 그 단어 속에는 자기 연민이나 환멸 등의 감정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런 감정과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된 오늘의 멜로디는 Radio Head의 ‘Creep’과 영화 <인투 더 와일드(Into the Wild)>의 도입부에서 나온 노래 Eddie Vedder의 ‘guaranteed’입니다.
조성웅 대표의 유유출판사와 1인 출판에 대한 이야기, 뮤지션 양양의 ‘자격’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문장의 소리> 487회 방송을 통해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구성 : 박정은(조선대학고 문예창작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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