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고은, 「1인용 식탁」 중에서
- 작성일 2017-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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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출처 : 윤고은 소설집, 『1인용 식탁』, 9-11쪽, 문학과지성사, 2010년.
윤고은 │ 「1인용 식탁」을 배달하며…
‘혼밥’이라는 말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시대입니다. 혼자 먹는 밥. 인터넷에서 ‘혼밥하기 좋은 식당 리스트’나 ‘혼밥 레벨 테스트’도 쉽게 찾아볼 수 있지요. 제가 보았던 혼밥 레벨 테스트는 모두 9단계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레벨1은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을, 레벨2는 푸드코트에서, 레벨3은 패스트 푸드점에서 혼자 밥을 먹을 수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최상위레벨로 올라가려면 고깃집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혼자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어야 한다더군요.
윤고은 작가의 단편 <1인용 식탁>은 당당한 혼밥족으로 거듭나기 위해 혼자 먹는 법을 알려주는 학원에 등록한 한 젊은 직장인의 분투기입니다. 사무실 동료들은 점심시간만 되면 어디론가 몰려가 버리고 그녀는 늘 혼자 남습니다. ‘식탁을 공유하지 못하면 농담도 공유하지 못하며 더러는 진담도 공유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억지로 무리에 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혼자서도 잘 먹는 법을 배우려는 인물의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거울을 보며 혼자 고기 구워 먹는 연습을 하는 그녀는 과연 ‘혼밥’ 학원의 수료증을 딸 수 있을까요? 그 수료증을 받고 나면, 정말 모든 것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게 될까요? 그런데, 거울 속에서 그 모습을 묵묵히 따라 하는 낯선 이는 또 누구일까요.
소설가 정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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