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진 , 「딸에 대하여」 중에서
- 작성일 2017-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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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출처 : 김혜진 장편소설, 『딸에 대하여』, 127-131쪽, 민음사, 2017년.
김혜진 │ 「딸에 대하여」를 배달하며…
‘딸에 대하여’ 라는 이 소설의 제목을 여러 번 반복해 읽습니다. 딸에 대하여 생각하는 것은 타인에 대하여 생각하는 것입니다. 딸에 대하여 말하는 것은 타인에 대하여 말하는 것입니다. 딸일지라도 나의 분신이 아님을, 다만 또 하나의 타인일 뿐임을 인정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이 소설에는, 하나뿐인 딸을 생의 유일한 희망처럼 여기고 살던 한 여성이 조금씩 변모해가는 모습이 들어있습니다. 그녀가 치매 노인의 손과 발을 묶은 이들을 향해, 이건 아니라고, 이럴 수는 없다고 소리칠 때 제 가슴에도 전율이 일었습니다. 그녀는 ‘뭐든 모른 척하고 침묵하는 것이 예의인 나라’의 사람으로 살던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성장’은 생물학적으로 어리거나 젊은 사람에게만 쓸 수 있는 단어가 아님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소설가 정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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