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소리 제525회 : 신형철 평론가, 정용준 소설가편 2부
- 작성일 2017-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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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5회 <문장의 소리> 신형철 평론가, 정용준 소설가편
● <로고송> / 뮤지션 양양
● <오프닝> / 문장의 소리 DJ 김지녀
정용준의 소설 『이국의 소년』에서 한 대목
● <작가의 방> / 신형철 평론가, 정용준 소설가
문장의 소리 525는 524회 이어 신형철 문학평론가와 정용준 소설가와 함께한 공개방송입니다. 신형철 평론가는 1976년에 태어나 서울대 국어국문학과와 동대학원 박사 과정을 수료하였고, 2005년 계간지 < 문학동네> 으로 등단해 평론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저서로는 평론집 < 몰락의 에티카> 등이 있으며 현재 조선대학교 문예창과에서 학생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정용준 소설가는 1981년 광주에서 태어나 조선대학교 러시아어과를 졸업하였고, 동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수료하였습니다. 2009년 문예지 < 현대문학> 으로 등단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저서로는 소설집 < 가나> , 장편소설 < 바벨> 등이 있습니다.
Q. 학생들에게 평론함에 있어서 가장 강조하는 부분과 소설을 씀에 있어서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A. 신형철 평론가 : 문학은 선천적 재능의 영역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또 매체적 숙련성보다는 정신적인 깊이가 훨씬 영향을 크게 미치는 장르기 때문에, 시간을 얼마나 어떻게 살아내느냐가 중요하죠.
정용준 소설가 : 문학에 시간을 들이는 이 시절이 크게 도움이 된다고 믿습니다. 그 시절을 살면서 글 쓸 기회를 얻고, 좀 더 좋은 문학이라던지, 책의 리스트를 소개받고, 때로는 강제로 써보거나 읽는 것이 좋죠. 읽기 싫거나 쓰기 싫었는데도, 해봤더니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저는 그 시절을 직접 겪었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Q. (신형철 평론가님) 모든 장르를 불문하고 평론을 하시는데, 각 장르별 텍스트의 성질이나 형식을 섭렵하고, 그에 맞게 풀어나가야 하는데요. 어떤 흥미가 있고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A. 신형철 평론가 : 공통점을 말씀드리자면 제일 중요한 것은 ‘인식적 가치’입니다. 책을 미학적 가치, 정서적 혹은 윤리적 가치로도 읽을 수 있죠. 궁극적으로 어떤 책을 끝까지 읽게 되면, 그 책이 내게 무언가를 알려주고 있지만, 대단히 중요하다는 건 알겠지만 설명이 어려울 땐, 다른 책들도 읽어보고 고민도 하는데요. 인식적 가치의 대상은 인간의 내면성에 대한 인식이고, 다른 사람의 내면과 부딪혔을 때 어떤 일이 발생하는가, 어떻게 내면들을 조율하면서 살아야하는가를 통해 윤리학으로 넘어갑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무언가를 배우고, 글로써 한 단계를 넘어서는 것이 제 글쓰기의 본질 같아요.
Q. (정용준 소설가님) 소설뿐만 아니라 좋아하는 것에는 시간과 돈을 들여야 된다고 하셨는데, 대부분 어떠한 권태가 오면 좌절감이 드는데요. 소설가가 되어서도 그러한 것들을 느낄텐데, 소설을 다 끝낸 후의 잔여감이나 기분에도, 어떻게 건강한 힘을 낼 수 있는건가요?
A. 사랑과 관련해서 질문을 하셨으니, 저도 그와 관련해서 답을 드렐게요. 일단 남의 사랑은 다 좋아보이죠. 우리가 사랑을 시작할 때 이 사랑이 정말 좋은 것이라는 확신은 느낌과 감각으로 많이 느껴지지만, 대부분의 많은 시간들은 마땅히 느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느껴지지 않을 때 힘들죠. 만족감이 없고, 그 사람이 나를 사랑하는 것 같지 않는 느낌이 들어요. 저는 소설도 사랑하는 대상이니까 그런 기분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설은 말을 하지 않으니까 자신을 표현해주지 않는데, 처음에는 그냥 내가 소설을 쓰는 것만으로 기쁘죠. 하지만 나중에는 그것이 내가 원하는 대로, 내가 이만큼 사랑하면 이만큼 응답이 올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으면, 이게 좋아하지 않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 때가 있어요. 하지만 우리가 오랫동안 좋아하는 그 무언가는 감각은 많이 사라지고 의지나 패턴, 삶의 습관들이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오래 연애하고 결혼을 하게 되면, 사랑이 사라졌다고 믿진 않잖아요. 그것처럼 소설을 쓸 때 느꼈던 강렬한 감각은 사라졌더라도, 처음보단 훨씬 많은 걸 알고 있는 상태가 됩니다. 다만 본인이 원하는 만큼의 느낌의 강도와 세기가 없을 뿐이죠. 그 때 의심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본인이 누군가를 좋아한다면 비참하고 짜증나더라도 벗어날 수 없듯이, 소설도 정말 좋아하면 그럼에도 계속 쓰게 돼요. 그럴 때면 권태기가 있다고 생각해도 좋은 날도 오죠. 그러니 느낌에 의지지 말고, 소설을 쓰는 존재,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그곳에서 흐르는 단어> / 우물안개구리
525회 < 그곳에서 흐르는 단어> 는 밴드 '우물 안 개구리'의 공연입니다. 직접 만든 곡 (노래제목 순서대로ex. 광주의 밤, 너에게 닿기를)뒤에 이정선의 "외로운 사람들"을 부릅니다. 광주 국립아시아 문화전당의 따뜻한 극장에서 광주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밴드 우물 안 개구리의 입담과 음악으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문장의 소리 524회 광주에서 진행된 “찾아가는 문장의 소리”에서 신형철 평론가, 정용준 소설가와 함께한 < 작가의 방> 과 ‘지명’으로 이야기 나눈 < 그곳에서 흐르는 단어> 는 사이버 문학광장 문장 홈페이지에서 들을 수 있습니다. 또한, 팟캐스트를 통해서도 간편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
구성 : 박정은(조선대학교 문예창작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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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 2023-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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