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 「도둑맞은 가난」 중에서
- 작성일 2018-04-19
- 좋아요 0
- 댓글수 1
- 조회수 1,840
작품 출처 : 박완서 소설집,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 404-406쪽, 문학동네, 1999년.
박완서 │ 「도둑맞은 가난」을 배달하며…
인간은 이상하게 좋은 기억뿐 아니라 상처까지 소중히 여기지요. 누군가에게 털어놓은 적 없는 비밀이랄까 아픔이면 더 그렇고요. 그건 아마 우리가 딱지의 크기나 모양이 아니라 그 아래 봉인된 진실, 커다란 대가를 치르고 지켜낸 사적 진실을 본능적으로 귀하게 여기는 까닭일 겁니다. 진심을 염탐하고 약탈하려는 이들 앞에서 종종 화가 나는 이유도 그 때문일 테고요. "내 가난이 어떤 가난이라고" 씩씩대며 자기 언어로 자기 삶을 보호하려 하는 저 화자처럼 "내 상처가 어떤 상처라고" 항변하며 두 손으로 감싸 안고픈 사연이 모두에게 조금씩 다 있지요? 그럴 땐 부러 상대에게 묻지 말고 상상하라고, 이런 소설도 있는 것일 테고요.
소설가 김애란
|
이어보기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댓글신고
선택하신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1건
제목을 읽고 들어왔습니다. 가난은 가진게 아무것도 없다는것이고 도둑맞은것은 무언가를 빼았겼다는것인데 가난을 도둑맞았다는것은 힘들일들이 사라지는 것같은 느낌을 주는 모순적인 단어입니다. 사람들은 가난과 같은 아픔을 모든 사람들이 가지고 있을것입니다. 하지만 힘든일이있어야 행복도있고 과정이 있어야 성공이 있듯이 우리는 아픈 기억이든 좋은 기억이든 모두 잊지말고 소중히 생각해야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시를 읽고 앞으로 기억에 대한 저의 가치관이 바뀔것 같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 기억이 얼마나 슬픈지 기쁜지 상관없이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