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소리 제532회 : 이병철 시인의 오늘의 냄새 편
- 작성일 2018-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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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소리 제532회 : 이병철 시인의 오늘의 냄새 편
사이버문학광장 <문장의 소리>는 2005년 시작된 인터넷 문학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560여명의 작가가 초대 손님으로 다녀갔습니다. <문장의 소리>의 연출과 진행, 구성작가는 모두 현직 작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2018년도는 소설가 조해진, 해이수, 시인 정현우가 함께 합니다. 지금까지의 방송은 사이버문학광장 홈페이지와 유튜브, 팟빵과 팟캐스트를 통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ㅇ 스태프



ㅇ 코너
- 작가의 방 :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 책들의 방 : 책을 둘러싼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을 초대하여 이야기를 나눕니다.
- 첫 책을 소개합니다 : 첫 책을 발간한 작가 자신의 목소리로 작품을 소개합니다.
● 오프닝 : 허수경 시인의 산문집 『길모퉁이의 중국식당』에서 한 대목
● <로고송>
● 1부 <작가의 방> / 이병철 시인

이병철 시인은 2014년 문학수첩으로 등단하였으며, 2017년 시집 『오늘의 냄새』를 출간했습니다. <작가의 방>에는 이병철 시인, 그리고 시인의 친구 장다경 배우와 함께합니다.
Q. DJ 해이수 : 이번 작품 『오늘의 냄새』에 후각적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운 이유에 대해서 들어볼 수 있을까요?
A. 이병철 시인 : 일단 제가 냄새를 좀 예민하게 감각하는 사람이라서요. 냄새에 얽힌 추억이나 기억 같은 게 굉장히 많아요. 어떤 냄새를 맡으면 한 번도 그동안 생각하지 않았던 지난 어느 삶의 장면이 불현듯 떠오른다거나 잊고 있었던 어떤 감정 같은 게 생생하게 재생된다거나 이런 경우들이 많아서 이걸 어떻게든 시로 꼭 한 번 써보고 싶다, 라는 마음을 늘 갖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이 후각 이미지, 그리고 냄새라는 것에 착안해서 시를 한 편 두 편 써보다 보니까 그동안 한국 현대시에서 시각이나 청각이미지가 많이 빈번하게 사용되는 것에 비해서 후각을 이미지화한 시들은 많이 만나볼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아 내가 한번 후각을 이미지화해서 독자들한테 익숙한 시각, 청각 말고 조금 새롭고 낯선 감각을 자극할 수 있는 그런 시를 한 번 좀 써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창작하게 됐던 것 같아요.
Q. 시인님은 실제로 어떤 냄새를 싫어하고 좋아하는지 궁금해지네요. 또 본인은 어떤 냄새로 기억되고 싶은 시인인지 그것도 궁금합니다.
A. 제가 좋아하는 냄새는. 물 냄새를 좋아해요. 강물 냄새 그리고 소독된 수돗물 냄새도 좋아하고요. 물이 흔히 무색무취로 알려져 있는데 물도 어디에 담겨 있고 어떻게 흐르느냐에 따라서 냄새나 맛이나 이런 게 천양지차더라고요. 그래서 물 냄새 맡는 걸 저는 좋아하고요. 그리고 기호품인데요, 올리브오일과 커피 냄새를 되게 좋아해요. 싫어하는 냄새는 향수인데 너무 진하고 센 향수들이 있거든요. 길을 가다가 대중교통 타다가 어떤 사람이 향수를 뿌렸는데 이게 과하게 뿌렸다고 해서 그렇게 냄새가 심하게 나는 것은 아니고, 그 향수 자체에 어떤 공업, 화학물질이 많이 들어가 있거든요. 맡자마자 코를 송곳으로 훅 찌르고 들어오는 것 같은 그런 냄새를 저는 좀 싫어하는 편이에요. 저는 시인의 말에 제 시가 어지러우면서도 뚜렷한 그리고 불편한데 어딘가 좀 반가운 그런 인상으로 독자들한테 기억됐으면 좋겠다고 적었는데요, 그래서 저 역시 어떤 냄새로 기억되고 싶냐면, 좋은 냄새와 약간 좀 거부감이 드는 냄새의 경계에 있는 그런 냄새들이 있어요. 이를테면 치즈라든가 청국장이라든가 조금 더 고단수의 어떤 냄새를 향유하시는, 즐기시는 분들이라면 홍어라든가. 이게 조금만 상하거나 부패하면 악취가 되기 쉬운데 사실 그 직전까지는 굉장히 어떤 오감을 자극하고 미각을 불러일으키는 그런 냄새들이잖아요. 저는 그런 아슬아슬한 경계에 있는 그런 냄새로 기억되고 싶어요.
Q. 사물과 풍경을 바라보는 시인만의 개성적인 시각 확보가 중요하다고 보는데 특별히 노력하거나 애를 쓰시나요?
A. 네. 제가 다른 시 쓰시는 분들보다 특별한 시각을 더 갖고 있다는 생각을 안 해서 그런 부분이 많이 부족하다고 저 스스로 여겨서 정말 노력을 하는 편인 것 같아요. 삶에서 익숙한 자리를 자꾸 벗어나서 낯선 풍경들, 낯선 감각들이 있는 자리로 스스로를 좀 떠밀고 가려는 그런 시도들을 많이 하는 편인데요. 그래서 1,2주에 한 번씩은 꼭 자연이 있는 곳으로 짧게 여행을 다녀온다거나 배낭여행 하는 것도 되게 좋아해서 조금만 쓸 수 있는 돈이 모이면 외국으로 여행을 자주 가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외국에서 이국의 낯선 뒷골목, 말이 전혀 통하지 않고 나에게 익숙한 곳이 하나도 없는 그런 장소, 모든 것이 다 신기하고 새롭고 또 두렵기도 하고 그런 곳에서 자꾸 이렇게 이방인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려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어요. 그러면 그동안 익숙하게 봐왔던 세계가 아니라 새롭고 낯설게 보이는 것들이 많이 감각되더라고요.
Q. 후각뿐만 아니라 촉각의 예민함도 자주 등장하는데 그런 감각들이 개인적으로 어떤 의미를 담고 있다고 생각하세요?
A. 저 혼자 갖고 있는 저 나름의 어떤 신념 같은 건데요. 아니, 신념이라기에는 너무 거창하고 시인으로서 제 시에 갖고 있는 어떤 철학이랄까요 시는 사유나 판단보다 감각의 언어가 되어야 된다고 생각을 해서 누가 길을 걸어가다가 대뜸 제 뺨을 때리거나 하면 그 사람이 나를 왜 때렸는지, 라는 사고 판단보다는 아프다고 하는 통각이 먼저 오잖아요. 제가 생각할 때 이 세계는 그런 곳인 것 같더라고요. 이렇게 여러 가지 우리가 지각하고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할 수 있는 것들이, 그런 사물들이 도처에 널려있지만 그것들은 그것의 의미를 먼저 파악하고 판단하기보다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고 하는 감각 작용과 감각 반응이 더 먼저 선행이 되는 곳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라고 생각이 돼서 감각을 좀 우선시하는 그런 이미지들을 시에 많이 사용하고 조금 더 적극적으로 배치를 하고 있어요.
● <내가 가장 사랑하는 문장들>
이병철 시인이 고른 시는 시집 『오늘의 냄새』에 실린 시 「유혈목이의 책장」입니다. 봄 분위기를 자아내고 싶어서 시집에 있는 시들 중에 봄에 어울리는 이미지들이 많이 있다고 생각되는 시를 골랐습니다. 시인의 친구 장다경 배우는 시 「장마냄새」를 골랐습니다. 시에서 “비가 아파서 우산을 펴는 사람이 있다.” 라는 구절을 읽고 비 오는 날 우산을 사람들의 모습이 다르게 느껴졌다고 합니다.
● <사운드 앤 스토리>
이병철 시인이 가져온 소리는 “드렉 소리”입니다. 드렉은 낚시장비 릴의 한 부분으로 낚싯줄이 터지거나 풀리지 않게 적당하게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병철 시인에게는 이 소리가 어릴 때 가지고 놀던 태엽 장난감 소리와 비슷하게 들렸습니다.
● 2부 <책들의 방>/ 작가 레지던시 특집 1

<책들의 방>에서 마련한 작가 레지던시 특집의 초대 손님은 토지문화관 권오범 국장님, 객주문학관 박경혜 사무장님입니다.
· 박경혜 사무장님의 나의 연대기
반갑습니다. 객주문학관에서 창작관 운영을 맡고 있는 박경혜입니다. 저는 1974년 경북 고령에서 태어나 여덟 살에 대구로 나가 학창시절을 보내고 결혼까지 하였습니다. 대구에서 30년을 넘게 살았습니다. 직장을 다닐 때는 책을 들여다볼 여유가 없었지만 아이가 생기니 책을 읽을 시간이 생기더군요. 처음엔 육아서적을 읽었고 다음엔 그림책, 소설. 그러다가 책속에서 마음이 치유되는 저를 발견했어요. 그때부터 책에 완전 매료되었죠. 책에 대해 공부를 시작했어요. 책에 관한 자격증을 닥치는 대로 다고 그럼에도 부족함에 갈등을 느껴 대학교에 편입을 하고 교육학 전공까지 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지역에서 독서치료 수업을 하는 강사로 일을 하였습니다. 책이 제 인생을 바꿔놓았죠. 7년 전에는 주말부부로 지내던 아이 아빠와 같이 살기 위해 청송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지금은 청송에서 글을 쓰시는 작가님들과 아주 가까이에서 일을 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책과 저와의 인연이 아직도 현재진행형입니다.
· 권오범 국장님의 나의 연대기
반갑습니다. 토지문화관에 근무하는 권오범입니다. 저는 1973년 강원도 원주에서 셋째로 태어나 운동을 하는 큰형과 사람을 좋아해서 놀기 좋아하는 작은형 때문에 착한 사람 콤플렉스를 가지게 됐고 원주에서 벗어나 나를 아는 사람이 없는 서울로 가고 싶다는 무작정인 생각 때문에 서울로 학교를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결국 사람들과의 이견이 다시 생기면서 또 버거움을 느껴서 그냥 귀향을 해서 원주에서 살고 있습니다. 현재는 토지문화관에서 작가 분들과 항상 얼굴을 마주치며 문화와 예술에 대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책과 만화를 굉장히 좋아해서 언젠가 책방이나 만화방을 열고 싶다는 생각과 그리고 영어가 사용 안 되는 세상, 외국어 울렁증 때문에 인공지능 만능 통역이 빨리 발명되기를 바라면서 살고 있습니다.
● <첫책을 소개합니다>/ 이갑수 소설가 『편협의 완성』

Q. 제목이 <편협의 완성>인데 어떤 의미로 지어진 제목인지 궁금합니다.
A. 보통 제가 제목을 정하고 소설을 쓰는데 이 제목은 눈, 코, 입이 따로 조각나 있는 사진을 보고 있다가 먼저 떠올렸고요. 의미는 어떤 삶의 방식에 관한 것들을 담아보려고 지은 것 같아요. 소설 전체와도 좀 통하는 부분도 있어서 표제작으로 정했습니다.
Q. 삶의 방식이라고 해주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이야기 해주시는 건가요?
A. 삶의 방식에서 보통은 단점을 보완하거나 줄여나가는 형식으로 우리가 살아가잖아요, 자기 장점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라든가. 아니면 ‘철학박사가 아니라 평생 농사지은 농부가 오히려 삶을 더 많이 알고 있지 않을까’하는 그런 것도 있고. 제가 열심히 하지 말고 잘 하라는 말을 좋아하는데 자기가 잘하는 걸 하면 열심히 할 필요가 없는데 자꾸만 자기가 잘 못하는 것들을 잘 하려고 하니까 강제로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아서, 그런 부분들도 조금 생각하면서 정한 제목인 것 같아요.
문장의 소리 532회는 팟빵과 팟캐스트를 통해서도 간편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
구성 : 박정은(조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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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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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철 시인님 방송 즐겁게들었습니다 위트있고 멋지신분 같아요 로고송 여러번 돌려듣기하는데 중독성있어요 소년같은 음성이 마음을 울립니다 발매가된건지 아니면 노래제목을 알수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