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인|「종이 상자」를 배달하며…
제가 존경하는 철학자 한 분은 부엉이 목각인형들을 모으는 취미가 있으세요. 부엉이는 지혜의 여신 미네르바의 어깨 위에 앉아있는 새입니다. 그래서 철학자들의 새로 알려져 있지요. 선생님 서재에서 여러 나라의 예쁜 부엉이들을 구경하고 있으면, 에세이스트 데이비드 실즈의 말이 떠오릅니다. “지혜는 없다. 많은 지혜들이 있을 뿐이다. 아름답고 망상적인…”*
여행 중인 지인분들이 이국의 작은 골목 가게에서 부엉이 인형을 발견할 때면 당신 생각이 난다며 꼭 사들고 오신대요. 선생님은 부엉이도 좋지만 먼 곳에서 당신을 떠올리며 가져온 그 마음이 더 좋으시다고.
한 사람을 위해 먼 곳에서부터 긴 시간을 달려온 마음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잔디밭에 풀이 있는 여름을 지나, 그 풀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가을을 지나, 무수한 모양으로 구름들이 흩어지는 모든 계절을 지나 당신을 찾아온 마음이 있어요. 종이 상자처럼 찢기기 쉬운 것을 오래도록 들고 온 마음. 그런 내 마음을 당신도 알지요?
* 데이비드 실즈, 『문학은 어떻게 내 삶을 구했는가』, 김명남 옮김, 책세상, 2014.
시인 진은영
작품 출처 : 김경인 시집, 『얘들아, 모든 이름을 사랑해』, 민음사.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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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재밌다. 요리조리 상자의 위치를 쫓아다니느라 재밌었다. 계속 쫓다가 상자는 사라지고, 욕심이 생겼다. 이 상자를 받을 수 있는 존재가 되고… 더보기 »
건축학개론의 수지보다 반짝반짝 빛나는 파라솔님, 우리 늙어 죽을 때까지 상자를 만들어 줄 사람을, 상자를 만들어주고픈 사람을 만나요.
그러면 좋으련만요^^ 우리가 만나서 나눈 말 중에 운명이란 것이 우리의 실타래를 어떻게 풀어놔줄런지, 아니면 우리가 만들어나가야하는 것인지… 이왕이면 둘 다… 더보기 »
누군가의 첫사랑으로 영원히 남기보다는, 누군가의 사랑으로 오래오래 계속 사랑받는 존재가 되시길……저는 마음을 담은 상자를 한 번 받고나서 끝나는 게 아니라,… 더보기 »
제가 환상에 사로잡히는 걸 좋아해서.. 햇살토끼님의 말씀을 들으니 좀 찔리네요. 누군가의 사랑으로 오래오래 계속 사랑받는 존재라.. 그 생각은 못 해… 더보기 »
__ 알쏭달쏭한 이 시가 어렵지만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상자를 만들어요. 당신에게 주려고요.'라는 고운 시어 때문이다. 나는 받는 것만큼이나 아니 어쩌면… 더보기 »
저도 선물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을 더 좋아하는데 시적 화자와 저를 일치해 볼 생각은 못 했네요. 새로운 시점에 '나는 왜… 더보기 »
생각해보니 저는 언제부턴가 받는 걸 더 좋아하는 사람으로 변한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시적화자와 저를 일치시키지 못 한 것은 괜한 우연이… 더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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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포도 나뭇잎에 새긴 약속 ) 경주 반월성의 대숲바람 소리에 흐드러지게 핀 벚꽃이 눈처럼 날리는 날이었다. 그 넓은 벌판에 중학생… 더보기 »
올리고 나서 후회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 취소할 수 도 없고. 하지만 지금은 개방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계곡안개님 부럽습니다. 이런 예쁜 추억이 있으시다니. 저는 없거든요.. 너무 부러워요. '여학생은 고개를 살포시 돌려 강물에 부서지는 가을햇살로 대답하곤 했다' '겨울이면… 더보기 »
계곡안개님 이야기를 읽으면서, 고교시절부터 오랜 시간을 담아두었던 저의 첫사랑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어린 시절엔 사랑하는 마음이 더 중요한 거라고 생각했지만, 나이를… 더보기 »
당신에게 주려고 만든 상자를 지난 십년간 주지 못하고, 여기 뒀다가 다시 꺼내 들여다보다 저 곳에 두고, 또 꺼내 들여다 보다… 더보기 »
삶의 거울님의 피드백이 또 한 편의 시같이 느껴집니다. 깊이 있게 느끼셨다는 생각이 들면서요.. 말씀을 듣고 보니, 저도 어렴풋하게 당신에게 영원히… 더보기 »
예전 군대 간 남자친구에게 선물을 보내기 위해서 먼저 편의점이나 가게에서 구한 라면 박스 하나를 준비했다. 그 종이 상자에 초콜릿, 초코파이,… 더보기 »
저 때에 군대에서는 초코파이가 최고의 간식이었지요. 그런데 초콜릿에다가 양말, 장갑, 책, 편지지 등등을 넣어 줬으니 그 남자친구는 대박에다가 사랑해주는 여자친구까지… 더보기 »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담아서 전달해 주는 용도로 만들어지는 종이 상자. 나무가 자라서 종이가 되고, 다시 종이상자가 되기 까지는 십년 아니 더… 더보기 »
상자는 튼튼해야 가치있다. 잘 찢기는 상자는 어디에 쓸 수 있을까. 그래도 '나'는 이 상자를 당신에게 주고싶어 끙끙댄다. 싸구려 노끈으로 묶인,… 더보기 »
세 개의 벽과 두 개의 문 세 개의 벽과 두 개의 문 뒤에서 당신은 내 생각을 조금도 않지만 하지만 돌도… 더보기 »
‘십 년’이란 시간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아이에서 소년으로, 소년에서 청년으로, 청년에서 성인으로 변하는 시간의 분량일까? 십 년 마다 만드는… 더보기 »
이 시를 읽으면서 마음 한켠으로 공감이 되었습니다. 마치 10년전의 사랑을 위해 상자를 만들고 기다리고 있다고 얘기하는 것 같습니다. 흔들리지 않는… 더보기 »
나는 이 시에서 첫 번째 연에서 '상자를 만들어요. 십 년이 됐어요. 당신에게 주려고요.'에서 나는 이 상자를 선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왜… 더보기 »
사소한것이던, 엄청난것이던, 상관업
시가 어려우면서도 알쏭달쏭하다. 상자의 위치를 따라가다 보면 마치 상자를 계속해서 옮기는것 같다. 더 좋은 자리를 찾아서 더 괜찮은 위치를 찾아서… 더보기 »
시가 어려우면서도 알쏭달쏭하다. 상자의 위치를 따라가다 보면 마치 누군가 상자를 계속해서 옮기는 것 같다. 더 좋은 자리를 찾아서 더 괜찮은… 더보기 »
흔들리지 않는 잔디, 흔들리는 잔디, 구름 아래, 또 올라가는 층계, 내려가는 층계로 화자가 만들고 있다는 상자를 따라 시선을 옮긴다 그런데… 더보기 »
당신에게 주려고 십년 전에 상자를 만들었고, 또다시 십년 후에 줄 상자를 만들었다는 화자. 과연 화자는 어떤 마음으로 종이상자를 만들었을까? 사실상… 더보기 »
왠지 누군가를 사랑하는 그 마음을 여전히 잊지 못하는 한 사람의 마음이 느껴진다. 왠지… 슬프다…. 누군가를 너무 너무 좋아하는 마음은 감추려고… 더보기 »
아름다운 잔디밭은 이제 없고, 모두들 자러 갈 법한 이 시간. 내가 당신을 위해 준비했던, 당신만을 위해 만들었던 상자는 세월을 담아… 더보기 »
종이로 상자를 십년이나 만든다는 게 어떤 의미일까? 왜 하필 종이일까? 라는 의문부터 안에 담긴 것들은 왜 계속 바뀌고 빨강 리본은… 더보기 »
당신에게 주려고 만든 종이상자, 십년동안 풀었다 닫았다.. 수없이 상대를 또 때론 자신을 생각하며 이곳이 저곳이 좋을지 .. 오고가는 변덕스런 날씨같은… 더보기 »
당신에게 줄 상자를 만든다는 시인.. 나는 웬지 자신에게 줄 상자를 만들고 있다고 들린다 자신에게 무엇을 선물하고 싶은걸까? 상자는 말이 없지만… 더보기 »
십 년동안, 혹은 십 년전부터 누군가를 줄 상자를 만든다.금방 찢어질 것 같은, 찢겨질 것 같은 종이로. 희망을 지을 뿐 이룰…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