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주, 「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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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주 │ 「시론」을 배달하며…

 

    일터가 삶터일 수 있을까. 삶터를 그리움의 터로 만들 수 있을까. 해녀에게 바다는 새로울 것이 전혀 없이 기계적으로 반복되는 일상의 공간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일상 속엔 '님'을 떠올리게 하는 '제일 좋은 전복'이 있다. 아끼고 아껴서 키운 전복 덕분에 타분한 일상의 바다가 설레는 비일상의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얼핏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이 스치기도 한다. 일상의 일터가 여행이나 신화 같은 비일상을 잊지 않도록 시인은 시의 전복, 시의 비의를 성마르게 다 따지 않고 애써 숨겨둘 줄 안다. '바다에 두고 바다 바래여 시인'이라? 아득하다. 일터에 아껴둔 전복 같은 것을 갖고 있다면 지금 여기가 바로 떠나가고 싶은 가장 먼 곳이 될 수도 있겠다.

 

시인 손택수

 

작가 : 서정주

출전 : 서정주 시전집. 『미당 시전집 1』. 민음사. 199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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