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장만호, 「김밥 마는 여자」

  • 작성일 2019-07-25
  • 조회수 1,683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장만호 │ 「김밥 마는 여자」를 배달하며…


'김밥을 말다가 문득 발에 묻은 밥알을 떼어먹는 여자', 어디서 본 것 같지 않은가. 이런 디테일들을 만날 때 우리의 삶은 구체적인 몸짓을 갖게 된다. 바쁘게 한 끼를 떼우고 요금을 낸 뒤 붐비는 거리 속으로 사라지면 그만일 일상의 속도에 브레이크가 걸리고 문득 삶은 반복되는 소비와 소멸의 흐름 속에서 구출된다. 그때 시작되는 은유는 얼마나 곡진한가. '밥알의 끈기로 붙들어 놓은' 은유는 '발에서 죽간으로, 뗏목으로 그리고 검은 두루마리'로 연쇄되면서 삼색의 꽃으로 피어난다. 그리하여 고단한 시장의 일상이 붓꽃 같은 손으로 필사되는 문장이 된다. 상한 속을 어루만지는 한 모금 죽 같은 시다.


시인 손택수


작가 : 장만호

출전 : 장만호 시집,『무서운 속도』(랜덤하우스코리아, 2008년)



댓글 남기기

로그인후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을 남겨 주세요!

댓글남기기 작성 가이드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비방 등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 주제와 관련 없거나 부적절한 홍보 내용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 기타 운영 정책에 어긋나는 내용이 포함될 경우, 사전 고지 없이 노출 제한될 수 있습니다.
0 / 1500

댓글0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