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 「환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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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 | 「환절기」를 배달하며…

 

    바다의 기수역과도 같은 환절기를 통해 만남과 이별이 이루어진다. 얼마나 지독한 사랑이었으면 축농 같은 장면이라고 하였을까. 회유하는 은어들처럼 여행을 떠난 연인들의 사랑은 가난하다. 끝물 과일들이 가난을 위로하듯이 만남의 끝에서 지난 절기들을 외워 보는 건 망망대해에 어쩌면 홀로 떠나야 할 바닷길을 열어 주기 위함일지도 모른다. 물복숭아를 닮은 무릎의 차가움을 새로 알게 된 여행이 있어서 떠나가는 계절은 새로 맞은 계절 속에서도 쉬 잊히지 않으리라. 통영은 좋겠다. "샘터엔 오구작작 물을 긷는 처녀며 새악시들 가운데/ 내가 좋아하는 그이가 있을 것만 같"(백석, 「통영」 중)다고 노래한 백석의 후예들이 '우리가 같이 보낸 절기들을' 아직 잊지 않고 있어서.

 

시인 손택수

 

작가 : 박준

출전 : 박준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문학동네,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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