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헬밍거, 「겨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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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헬밍거 │ 「겨울」을 배달하며…

 

    겨우, 그녀의 이름이 발 부인일 뿐입니다. 남자가 누구인지, 그는 어째서 혼자인 그녀를 집에서 끌어내어 눈 덮인 호숫가 한가운데 얼음 구멍에다 처넣는지 알 수 없습니다. 발 부인을 발 부인이라고 말할 뿐 룩셈부르크의 이 작가는 그녀에 관해서도 아무런 정보를 주지 않습니다. 밑도 끝도 없이 남자가 그녀를 집에서 끌어내고, 때리고, 호수 한가운데의 얼음 구멍 속에다 밟아 욱여넣는 내용이 전부입니다. 생명, 인권, 약자 등의 말이 생겨나기 이전, 순수 악과 절대 폭력의 시간으로 장면을 되돌려 보는 작가의 의도는 뭘까요. 모르겠네요. 다만, 매우 낯설고 거부감이 들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내 안 깊숙한 곳에 그것에 대한 익숙함이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에 소스라치게 놀랄 뿐입니다.

 

소설가 구효서

 

작가 : 기 헬밍거

출전 : 『유럽, 소설에 빠지다 1』, 강명순 역, 민음사. 2009. p.124~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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