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소리 제601회 : 양진채 소설가의 『검은 설탕의 시간』 편

문장의 소리 제601회 : 양진채 소설가의 『검은 설탕의 시간』 편


인터넷 문학 라디오 <문장의 소리>는 2005년부터 지금까지 560여명의 초대손님이 다녀갔습니다. 연출과 진행, 구성 모두 현직 작가이며 2018년도에 이어 2019년도에는 소설가 조해진, 해이수, 시인 정현우가 함께 합니다. 지금까지의 방송은 사이버문학광장 홈페이지와 유튜브, 팟빵과 팟캐스트를 통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ㅇ 스태프
 

연출 조해진(소설가)
진행 해이수(소설가)
구성작가/로고송 정현우(시인)

 
ㅇ 코너
  – 작가의 방 :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 책들의 방 : 책을 둘러싼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을 초대하여 이야기를 나눕니다.
  – 첫 책을 소개합니다 : 첫 책을 발간한 작가가 직접 자신의 목소리로 작품을 소개합니다.


 



 


오프닝 : 미하엘 엔데 『모모』


 


 


 


<로고송>


 


 


 


<작가의 방> / 양진채 소설가


 

 

    양진채 소설가는 2008년 조선일보로 데뷔하여 소설집 『푸른 유리 심장』, 스마트 소설집 『달로 간 자전거』, 장편소설 『변사기담』 이후 두 번째 소설집 『검은 설탕의 시간』을 출간하였습니다.

Q. DJ 해이수 : 이번 소설집에 실린 여러 작품에 죽음, 사라짐, 부재가 등장합니다. 이런 소재에 관심이 많아진 계기가 있으신지요?

A. 양진채 소설가 : 관심이 많아졌다고 하기는 어렵고요. 한동안 제 삶 자체가 그 상황에 처해있었다고 할까요? 관심이라고 의식하기 이전에 제 상황이 그 쪽에서 헤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소설이 그렇게 갈 수 밖에 없지 않았나 생각을 합니다.

 

Q. 표제작 「검은 설탕의 시간」의 제목이 정해진 과정이 궁금합니다.

A. 이 「검은 설탕의 시간」을 썼을 때 다음 소설집 제목을 "검은 설탕의 시간"으로 정해야겠다는 생각을 오랫동안 하고 있었어요. 이 「검은 설탕의 시간」의 부두 노동자였던 아버지는 실제 제 아버지의 모습입니다. 근데 그것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다가 어느 순간 어느 자리에서 그 기억이 문득 떠오르는데 제 스스로 너무 벅찬 감정에 휩싸여서 "유레카!" 했던 기억이 있어요. 나한테도 남들이 갖지 못하는 소중한 기억이 있었구나. 실제 내용은 그렇지 않지만 글을 쓸 때는 굉장히 신이 나서 썼던 기억이 있습니다.

 

Q. 한때는 번화했지만 쇄락한 공간에 작가의 독특한 애정이 쏠리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평소에 어떤 공간에서 영감을 많이 얻으시는지요?

A. 공간에서 영감을 얻는다는 말을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공간에서 영감을 얻는다는 생각은 아닌데 어쨌든 오래 시간이 쌓여 있었던 공간, 제 소설 속에 나오는 공간들이 많은 사람들이 밟고 지나갔던 시간의 장소이기도 할 텐데요. 그런 것에서 무언가가 아주 나중에 저한테 다가오는 것이 있어서 그렇게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요. 또 한편으로 보면 '좀 늙었나? 나이가 먹어 가면 과거의 추억이 새록새록, 이런 건 아닌가?' 생각도 합니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문장들>

 

    양진채 소설가가 『검은 설탕의 시간』에 실린 「애」의 일부를 낭독합니다.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로 "20대 초반에 겪었던 2년의 시간이 지금까지 나를 지배하고 있구나. 동일방직의 그녀가 그랬듯이." 하는 생각이 들어서 이 부분을 읽고 싶었다고 이야기합니다.

 


 


 


<사운드 앤 스토리>


 

    양진채 소설가는 인천의 배다리, 헌책방 거리의 생태공원에서 야외 영화 상영을 하는 공간의 소리를 담아왔습니다. <해바라기>라는 옛날 영화를 상영하는데 주변에 코스모스가 많이 피어있고, 영화 속 기차가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을 상징하는 등의 것들이 중첩되면서 어떤 이미지가 잡혀서 이 소리를 가져왔다고 말합니다.

 


 


 


2부 <책들의 방>/ 독립문예잡지 《비릿》 한의연, 《베개》 조원규


    책들의 방 두 번째 시간, 가장 사랑하는 책으로 한의연님은 《비릿》 1호 트랙 1번의 인트로를, 조원규님은 피터 한트케의 시집 『시 없는 삶』에 실린 동명의 시 앞부분을 낭독합니다.

Q. 읽어주신 부분에 대해서 더 얘기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A. 한의연 : 사실 말그대로 《비릿》의 포부에 가까운 글이고 이렇게 탁 트여있는 열린 채널을 통해서 독자여러분께 음성으로 들려드릴 수 있는 기회는 앞으로 없을 것 같아서요. 그런 생각이 갑자기 번뜩 들더라고요. 그래서 준비를 해보게 됐습니다.
 
조원규 : 제가 우연히 이 시를 발견을 하고 마음에 들어서 번역을 해놓은 게 10년도 더 됐어요. 그래서 국내 몇 군데 이름 있는 출판사들에 이거 출간하면 좋을 것 같은데, 하고 얘기를 했더니. 외국 시는 흥행성이 없어서 어렵다고 거절을 몇 번 당했어요. 그러다가 2년 전에 '잇다' 출판사의 사람들을 만나게 돼서 얘기를 했는데 단번에 굉장히 환영을 해주는 거에요. 그래서 2년 전에 번역을 시작해서 올해 가을 10월에 책이 나오게 됐어요. '잇다' 출판사도 악전고투하는 독립출판사이기 때문에 역시 《베개》처럼 시간이 오래 걸린 것 같아요. 그렇게 책이 나오게 됐는데 기막힌 우연으로 노벨상을 피터 한트케가 받게 돼서 왠지 감회가 있었습니다. 좋은 책이 이거 하나만은 아니지만 왠지 좋은 기분으로 소개하고 싶었어요.

 

Q. 독립문예지를 만드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지 궁금합니다.

A. 한의연 : 말 그대로 독립 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무엇으로부터의 독립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의 여지가 있고 고민이 계속 필요하다고 생각은 하는데. 요즘 저희는 아무래도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자본은 좀 추상적인 관념이어서 어떤 것으로든 그때그때 형태를 바꾸는 것 같아요. 때로는 기업이나 돈 그 자체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문단이나 출판계의 권력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작가나 독자 개인으로 변모하기도 한다고 생각을 해요. 그런 자본주의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비릿》이 그들과 무관할 수는 없지만 가능한 한 그들로부터 독립하고자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 사회의 문학성이 조금 획일화 되어 있다거나 단순화되어 있는 경향이 있다면 그런 검열로부터 벗어나서 보다 다양한 형태의 문학이 나타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조원규 : 《베개》의 독자가 많지가 않아요. 하나의 독립문예지가 이룰 수 있는 게 많지 않은 것 같기도 한데. 수많은 독립문예지들이 계속 생겨났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생태계를 넓혀가다 보면 어느 지점에선가 문득 한국 문학의 기분이 좀 달라졌달까? 아니면 새로운 아비투스에 대해서 얘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새로운 기분이라는 것은 수평적인 관계맺음의 방식에서 오는 것일 테고요. 아비투스라면 전체적인 체제의 효과라고 볼 수 있는 것인데 문학의 가치에 대한 규정, 문학하는 사람들의 자기의식, 또 사회적이고 사교적인 만남의 방식, 이런 것들이 전반적으로 재구성되면서 문학사회에서 종종 봐왔던 부정적인 부분들이 해소된 새로운 현실이 만들어져 있다는 걸 발견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첫 책을 소개합니다>/ 이설빈 시인 『울타리의 노래』

Q. 시집을 보면서 말의 변주와 반복이 자연스럽게 리듬으로 만들어지는 게 신기하더라고요. 시들을 어떻게 쓰게 된 건지 궁금해요.

A. 보통 리듬이나 반복, 변주가 도드라지는 시들은 제가 오래 잊고 있거나 안고 있던 것, 몸에서 출발을 한 것 같아요. 주로 말투나 이런 것들처럼 시 쓸 때 다시 잡기 위해서. 어떻게 보면 나름대로 돌파구를 모색하면서 자연스럽게 반복적으로 어떤 벽에 부딪히거나 혹은 어떤 것을 소화하거나 감당해내기 위한 구조를 제가 몸으로 터득을 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Q. 시집의 키워드를 꼽는다면 어떤 것으로 말할 수 있을까요?

A. 왠지 모르겠는데 '새장'이 먼저 떠올랐어요. 그리고 '터널', '불안', '피로', '잠꼬대', '메아리', '목소리'

 


 


 

문장의 소리 601회는 팟빵과 팟캐스트를 통해서도 간편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

 


 


 


구성 : 박정은(조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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