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소리 제609회 : 1부 신해욱 시인 / 2부 이병철, 김유태 시인
- 작성일 2020-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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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소리 제609회 : 1부 신해욱 시인 / 2부 이병철, 김유태 시인
사이버문학광장 〈문장의 소리〉는 2005년 시작된 인터넷 문학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560여명의 작가가 초대 손님으로 다녀갔습니다. 〈문장의 소리〉의 연출과 진행, 구성작가는 모두 현직 작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2020년부터 소설가 최진영, 정선임, 시인 박소란, 방수진이 함께 합니다. 지금까지의 방송은 사이버문학광장 홈페이지와 유튜브, 팟빵과 팟캐스트를 통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ㅇ 코너
- 지금 만나요 :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 작가들의 수상한 취미생활 : 작가를 초대하여 전문가 못지않게 방대한 지식을 자랑하는 취미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 오프닝 : 김금희 『오직 한 사람의 차지』
● <로고송>
● 1부 〈지금 만나요〉 / 신해욱 시인

신해욱 시인은 1998년 세계일보로 데뷔한 후 『간결한 배치』, 『생물성』, 『syzygy』 등의 시집과 『비성년열전』, 『일인용 책』 두 권의 산문집을 출간했습니다. 최근에 시집 『무족영원』과 첫 소설 『해몽전파사』를 출간했습니다.
Q. DJ 최진영 : "무족영원" 이라는 시집 제목을 어떻게 선택하게 되셨나요?
A. 신해욱 시인 : 시집 안에 「무족영원」이라는 시가 있는데 그게 이 시집에서 제일 오래된 시 중의 하나인 것 같아요. 그 시도 1, 2연까지만 쓰고 나서 계속 오랫동안 묵혀두었던 시였거든요? 2015년 안팎이었던 것 같은데 그 무렵에 과천 서울대공원에 갔다가 도롱뇽을 봤어요. 그 도롱뇽이 있는 표지판에 '무족영원'에 대한 설명이 있더라고요. 무족영원을 실제로 본 것은 아닌데 그 표지판에서 보고서 홀린 듯이 한참을 서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고 나서 앞에만 있었던 그 시의 뒷부분도 쑤욱 나왔고 제목을 "무족영원"이라 지었죠. 그때 아마 다음 시집 제목은 이게 되겠구나,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Q. 신해욱 시인님은 데뷔 때부터 불온하고 방황하는 젊은 세대의 감각을 담백하고도 세련된 이미지로 그려낸다는 평을 받으셨어요. 그런 시적 이미지가 어떤 순간에 오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A. 일단 저는 뭘 하겠다고 생각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위적으로 많이 채집이랄까, 채록을 계속하는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이 한 말에서 고를 때도 있고, 책에서 고를 때도 있고, 비몽사몽 간에 스쳐 가는 말도 있고, 되게 순간적인 이미지 같은 것도 짧게, 짧게 기록을 해놓는 것 같아요. 그래서 사실 어떤 시에는 제 조카가 어렸을 때 실수로 한 말이 들어가 있기도 하거든요. 그렇게 모아놓고 있다 보면 어느 때 장력이라 할까요? 자석에 철가루가 모이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딱 생길 때가 있는데, 그때 그 순간에 한 편의 초고라고 할까, 그런 것들이 나오고 감정도 거기에 고이고, 그러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Q. 『해몽전파사』는 꿈의 기록이 소설의 곳곳에 들어가는 형식으로 소설이 진행이 되는데요. 작품 속 주인공들의 이야기도 흥미롭지만 꿈을 펼쳐놓은 듯 기록해놓은 부분을 정말 홀리듯이 계속 읽게 되더라고요. 꿈을 쓰실 때 어떤 마음이셨는지 궁금합니다.
A. 시하고 조금 비슷하다고 하셨잖아요? 제가 누군가가 읽을 때는 시처럼 읽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되게 크거든요? 근데 막상 쓰는 관점에서 보면 시를 쓸 때 저는 꿈에서 영향을 많이 받기는 해요. 근데 시에서 꿈을 들여오면 시 질서에 맞게 꿈을 변형할 수밖에 없잖아요. 그렇게 하지 않고 그냥 꿈을 꿈답게 존중하는 작업을 해보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건 시랑은 좀 달라서 시 안에 꿈을 집어넣는 것보다는 꿈을 꿈이라고 딱 이름을 붙이고서 쓰고 싶은? 그래야만 자의성을 조금 많이 풀어낼 수 있잖아요. 제멋대로 워낙 놀아다니는 것들이 많으니까. 그런 꿈의 '멋대로'를 멋대로 풀게 만드는 어떤 캔버스를 만들고 싶었던 것 같아요.
Q. 해몽전파사를 가지고 싶으면 1000개의 꿈을 모으라. 진주 씨가 화자에게 준 미션이었죠. 소설을 읽을수록 1000개의 꿈을 모아야 한다는 미션을 잊고 꿈 기록 자체에 집중하게 되고 작품 속 등장인물들과의 관계의 변화와 진척에 더 관심이 가더라고요. 이게 아까 말씀하신 소설이 되게 하기 위한 장치들이겠죠?
A. 제가 2/3 정도 지나고 나서는 이렇게 쓰기 시작한 것을 후회한 것 같아요. 지금 말씀하신 대로 등장인물이 생기고 나니까 얘네가 자꾸 관계가 생기잖아요. 근데 제가 등장인물을 만들어서 글을 한 번도 써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이걸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는 거예요. 얘네는 어딘가의 길을 가기는 가야 될 것 같은데 제가 지금 그걸 다루지를 못 하겠고. 그냥 여기서 이렇게 하면 너무 무책임해지는 것 같다는 느낌도 들고. 그래서 한 2/3 정도 갔을 때 내가 왜 할 수도 없는 짓을 저질러 놨을까, 라고 하면서 후회도 많이 했었던 것 같아요. 지금 다 쓰고 책으로 나오고 나서는 그냥 이 사람들이 10년 후에도 어떻게든 관계를 맺으면서 잘 지냈으면 좋겠다는 바람 같은 것도 뒤늦게 생기는 것 같아요. 소설가들이 "등장인물은 자기의 길을 간다."라는 말씀을 하시는 걸 사실 저는 체감으로 알지는 못했었는데 그런 느낌이 어떤 건지도 이번에 와서 경험을 해본 것 같아요.
● 2부 〈작가들의 수상한 취미생활〉/ 낚시 : 이병철, 김유태 시인

이병철 시인은 2014년 시인수첩 신인상에 시가, 작가세계 신인상에 문학평론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문학비평서 『원룸 속의 시인들』, 시집 『오늘의 냄새』를 출간하였습니다.
김유태 시인은 2018년 현대시를 통해 데뷔하셨고 지금 매일경제 기자로 일하고 계십니다.
Q. 〈흐르는 강물〉이라는 영화를 보면 아버지에게 아들이 낚시를 배우는 장면들이 있어요. 두 분께 처음 낚시를 가르쳐준 분은 누구였는지, 아니면 그 첫 낚시의 기억은 어떠셨는지 말씀해주세요.
A. 이병철 시인 : 저 역시도 〈흐르는 강물처럼〉 영화에서와 마찬가지로 아버지한테 낚시를 배웠어요. 배웠다 보다는 제가 기억도 하지 못하는 정말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가 저를 데리고 낚시터에 다니셨어요. 제가 선택하고 안 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그게 아버지의 육아였던 셈이죠. 자연스럽게 낚시 도구라던가 낚시터에서 만지고 냄새 맡고 보고 듣고 하는 자연이랄까 그런 것들이 되게 좋은 놀이가 됐었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낚시가 되게 익숙하게 스며들었다고 해야 하나.
김유태 시인 : 저도 사실 처음 아버지였어요. 그때가 언젠지는 기억할 수 없는 어떤 어느 어린 날이었는데 아주 늦은 저녁이었고 아버지 차에서 자다가 내렸더니 아주 큰 호수가 있었어요. 달빛이 굉장히 밝았고 아무도 없었는데 그날 잉어를 잡았는데 100마리 정도 잡았던 것 같아요. 물론 작은 잉어지만. 크면서 그곳이 어디였는지 너무 궁금해서 아버지께 몇 번 여쭤봤는데 평택 어디 부근인 것 같다고 하시는데 잘 기억을 하지 못하시더라고요. 그 근처로 아버지를 모시고 바람 쐬러 갔었는데 일대가 전부 개발이 돼서 찾을 수가 없었어요. 낚시에 관련해서는 저의 어떤 첫 공간인데 그 공간이 사라진 것 같아서 아쉬움이 있습니다.
Q. 이병철 님은 낚시 방송의 고정 패널도 하신 것으로 알고 있고 또 『낚시』라는 산문집도 내셨더라고요. 김유태 님이 곁에서 지켜본 이병철 님의 낚시 사랑은 실제로 어느 정도인가요?
A. 김유태 : 농담을 해보자면 이렇게 비유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밍밍한 다방 커피라면 이병철 시인은 스타벅스 쓰리 샷이 아닐까 생각을 해봅니다. 이병철 시인의 아주 유명한 사진이 있어요. 아무르강에 '타이멘'이라는 연어를 잡으러 갔던 사진을 작년에 보고 정말 충격을 받았거든요. 낚시에 대한 사랑이 정말 대단하고 정말 이 친구는 낚시의 경지가 프로급이구나, 친구로서 그 열정을 감동스럽게 보고 있습니다.
Q. 김유태 님의 낚시꾼으로서의 자질이나 능력을 이병철 님께서 보시기에는 어떤가요?
A. 이병철 : 김유태 시인이 저를 너무 띄워주고 본인을 낮추어서 이야기를 하셨는데. 사실 저는 제 스스로를 부잡스러운 잡낚시꾼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왜냐하면, 하고 싶은 낚시는 너무 많고 해야 될 낚시도 너무 많고 재밌는 낚시도 너무 많아가지고 제가 다 일일이 손꼽아서 세어보니까 주력으로 즐기는 낚시만 해도 열 가지 정도가 되고 경험해본 낚시만 해도 삼사십 종류가 되더라고요. 저 자신을 정말 잡스러운 잡다한 낚시꾼이라고 생각을 해요. 저희가 낚시라고 부르는 행위의 원형 자체가 민물에서 하는 붕어 낚시거든요. 큰 고기를 잡았을 때 월척이라고 호칭을 하잖아요? 월척이라는 게 한 척을 넘었을 때 월척이라고 부르는데 이게 붕어를 기준으로 해요. 월척이라는 것은 붕어에만 적용이 되는 단위인데 한 척이 31cm 정도가 돼요. 그 31cm를 넘기는 붕어에 한해서 월척이라고 불러요. 근데 이제 월척이라는 말이 큰 물고기의 대명사가 된 것처럼 붕어 낚시가 낚시의 대명사거든요. 김유태 시인은 되게 오랜 시간 붕어 낚시 외골수였죠. 붕어 낚시만을 계속 즐겨온 낚시꾼이기 때문에 깊이라든가 제가 붕어 낚시에서 미처 보지 못하는 부분들을 아마 저보다 훨씬 더 많이 볼 수 있기 때문에 저보다 훨씬 전문가라고 생각합니다.
문장의 소리 609회는 팟빵과 팟캐스트를 통해서도 간편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
원고정리 : 박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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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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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진행자님 과 스태프님들의 첫 방송 잘 들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