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준, 「내가 말하고 있잖아」 중에서
- 작성일 2020-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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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준의『내가 말하고 있잖아』를 배달하며
말더듬 때문에 고통 받고 상처받은 중학생이 사람들 많이 지나다니는 대로에서 큰 소리로 말하고 있습니다. 사실은 말더듬 교정을 위해 다니고 있는 스피링 언어 교정원의 교육 프로그램 중 하나죠. 응원해주는 동료 수강생도 있고, 또 연습도 많이 했지만 쉽게 말이 튀어나오진 않습니다. 속엣말은 많은데, 그래서 공책엔 그렇게 많은 말을 쏟아냈는데, 정작 사람 앞에만 서면 말은 단단한 돌덩이가 되어 부스러기만 간신히 흘러나올 뿐입니다. 말이란 결국 소통이죠. 우리는 소통이 잘 되지 않아도 잘 되는 척 말을 쉽게 내뱉습니다. 그러나 또 어떤 사람들은 그 소통을 믿을 수 없어 자신의 말을 스스로 가두기도 합니다. 세계와 자아의 불화를 상징적이고도 직접적으로 겪는 것이지요. 그 불화가 작가를 태어나게 만들기도 합니다. 이 핍진한 묘사는 아마도 취재만으론 불가능한 영역인 거 같습니다. 정용준이라는 작가가 어디에서 왔는지, 그 내밀한 고백처럼 다가옵니다. 여기, 정용준이 말하고 있습니다.
소설가 이기호
작가 : 정용준
출전 :『내가 말하고 있잖아』p104~p106. (민음사.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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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림거리로 살아온 사람은 알 것이다. 놀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아도 들린다. 비웃는 표정이 보이지 않아도 보인다. 그것은 기억에 새겨져 반복 재생되는 비디오 같다.- 이 문장이 마음에 들어왔어요. 내 마음도 그런 적이 많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