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소리 제636회 : 1부 백수린 소설가 / 2부 민구 시인
- 작성일 2020-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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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소리 제636 회 : 1부 백수린 소설가 / 2부 민구 시인
사이버문학광장 《문장의 소리》는 2005년 시작된 인터넷 문학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560여명의 작가가 초대 손님으로 다녀갔습니다. 《문장의 소리》의 연출과 진행, 구성작가는 모두 현직 작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2020년부터 소설가 최진영, 정선임, 시인 박소란, 방수진이 함께 합니다. 지금까지의 방송은 사이버문학광장 홈페이지와 유튜브,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ㅇ 스태프
연출 박소란(시인)
진행 최진영(소설가)
구성작가 방수진(시인)
구성작가 정선임(소설가)
ㅇ 코너
- 지금 만나요 :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 작가들의 수상한 취미생활 : 작가를 초대하여 전문가 못지않게 방대한 지식을 자랑하는 취미생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 오프닝 : 허수경, 「베낀」1)
● <로고송>
● 1부 〈지금 만나요〉 / 백수린 소설가

백수린 소설가는 2011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거짓말 연습」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소설집 『폴링 인 폴』, 『참담한 빛』, 중편소설 『친애하고 친애하는』, 짧은 소설 『오늘 밤은 사라지지 말아요』가 있고요. 젊은작가상, 문지문학상, 이해조소설문학상, 현대문학상을 수상하셨습니다. 최근에는 소설집 『여름의 빌라』를 출간하였고 마르그리트 뒤라스2)의 소설 『여름비』를 번역하셨습니다.
Q. DJ 최진영 : 『여름의 빌라』가 세 번째 소설집이에요. 이전 소설집과 다른 것 같다고 할 수 있는 점이 있으신가요?
A. 백수린 소설가 : 개인적으로는 쓰면서 쓰는 자세랄까, 소설을 대하는 태도가 조금 달라졌던 것 같아요. 그래서 소설의 결도 달라지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들어요. 『폴링 인 폴』하고 『참담한 빛』을 썼을 때는, 작가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소설을 처음 쓰게 했던 어떤 주동력이 저의 개인적인 우울감이 굉장히 강했어요. 저의 우울감이라든지 외로움, 그런 것들을 글로 표현하는 것이 저의 일차적인 목표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유의 글들을 되게 많이 썼고 그런 면이 강화된 인물들을 많이 그렸어요. 『여름의 빌라』를 쓸 때쯤 되면서 여러 일들을 겪고 저는 좋아서 그런 인물들을 만들지만 이런 여성 주인공들을 계속 반복해서 쓸 필요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가지고 있는 어두운 면보다는 그래도 좀 밝고 건강한 면이 있는 인물들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소설을 썼어요. 그러면서 소설의 결이 좀 달라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요.
Q. 표제작 「여름의 빌라」는 어떻게 구상하게 되셨나요?
A. 이 작품 같은 경우에는 처음에 출발은 인간관계가 한때는 굉장히 친밀했다가 많은 시간이 흐른 후에 재회를 했는데 내가 생각했던 그 사람들이 아니어서 관계가 좀 망가지는, 그런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몇 년의 시간이 걸린 후에 사람들이 서로의 다름을 확인하게 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여러 가지 면에서 달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세대도 다르고, 인종도 다르고, 계층도 다른 사람들을 설정했던 거죠. 그들의 갈등이 폭발할 수 있도록 캄보디아라는 제3의 나라에 보내서 이야기를 진행시키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Q. 이 소설은 주아 부부의 시선으로 작품을 읽다가 어느 순간 한스 부부가 겪었던 일을 알게 되면서 뒤늦게 다시 복기해보는 게 매력인 것 같아요. 쓰실 때 이걸 다 구상을 하고 쓰시는 건가요?
A. 네 그건 다 구상을 했어요. 이 소설은 한 결로 읽다가 다른 사람의 사연을 알았을 때 다시 곱씹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각각의 사연이 있는데 우리는 그 각각의 사연을 알기 전에는 자기 식대로 해석하잖아요? 그걸 이 소설에서 보여주고 싶어서 이 소설에서는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처음에는 지호 입장에서 공감을 하면서 읽다가, 한스 부부의 사연을 알고 나면 새로운 시선으로 볼 수 있게 이야기를 쓰는 것이 가장 핵심이라고 생각해서 초고 쓰고 나서 퇴고하면서 주변 사람들한테 읽히고 많이 고쳤어요. 그렇게 읽히는지 확인하면서.
Q. 작가님 소설을 읽어보면 짜임이 굉장히 디테일하게 설계가 되어있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여름의 빌라」에서도 레오니가 땅바닥에 그림 그리면서 자기 집을 확장하는 장면이 있잖아요. 이런 걸 쓸 때는 짜릿하지 않았을까 생각했거든요. 그 장면 쓰실 때는 어떠셨어요?
A. 말씀하신 것처럼 진짜 좋았어요. 사실 그 장면은 제가 계획했던 소설에 없었던 장면이에요. 말씀드린 것처럼 원래 이 소설은 파국으로 끝나는 소설이었기 때문에 지호가 욕하고 서로 싸우고 그날 밤에 텅 빈 폭풍우가 불었던 밖을 바라보면서 끝나는 이야기로 처음에 구상되어있었어요. 근데 그렇게 하고 소설을 마무리 지으려고 하니까 너무 마음에 들지도 않고 뭔가 얘기하다 만 것 같고, 이런 식으로 인물들을 방치해놓고 끝내기는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다른 장면을 이들에게 주고 싶었는데 계속 생각이 안 나서 펑크 내야 되겠다, 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마감 훨씬 지나있었고 펑크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어느 날 자려고 누워 있다가 장면이 생각이 난 거예요. 그래서 너무 신나서 새벽에 침대에 쭈그리고 앉아서 썼어요. 그게 너무 좋았어요.
Q. 작가의 말에 「흑설탕 캔디가」 가장 애정 하는 작품이라고 쓰셨어요. 중편소설이었던 「친애하고 친애하는」에서도 할머니가 등장해요. 작가님에게 할머니란?
A. 저한테 할머니는 되게 각별한 존재고 제가 할머니한테 컸거든요. 그리고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같은 집에서 살았고. 할머니와의 특별한 유대가 있고, 그래서 제 소설에서 할머니가 등장할 때마다 다들 좀 애정을 느끼시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제 실제 할머니랑 「흑설탕 캔디」에서 나오는 할머니 사이에는 굉장히 큰 괴리가 있어요. 저희 할머니는 교육을 전혀 받지 못하셨고. 이 작품에서 실제로 관련이 조금 있는 부분은 주인공이 할머니의 연애사를 추적하게 되는 계기가 남동생한테 할머니가 어떤 할아버지랑 손잡고 있는 걸 봤다고 말하는 것에서 출발하잖아요? 그건 실제로 제 경험이에요. 제 동생이 저한테 할머니 돌아가시고 나서 “언니 할머니 옆집 할아버지랑 손잡고 있는 거 본 적 있다”고 “언니도 알고 있었어?” 이렇게 말한 적이 있어요. 저는 전혀 할머니가 그런 로맨스가 있다는 것을 몰랐거든요. 그래서 제가 상상하고 싶었던 부분을 제멋대로 쓴 셈인 거죠.
● 2부 <작가들의 수상한 취미생활>/ 게임 〈배틀그라운드〉3) : 민구 시인

민구 시인님은 2009년 《조선일보》신춘문예로 등단하였으며 작품집으로 시집 『배가 산으로 간다』가 있습니다.
Q. DJ 최진영 : 〈배틀그라운드〉는 어떤 게임이에요?
A. 민구 시인 : 〈배틀그라운드〉는 쉽게 말씀드리면 100명 가까이 되는 인원을 커다란 섬에 가둬놓고 한 명 혹은 한 팀이 남을 때까지 싸우는 배틀 로얄 게임이에요. 맥시멈으로 접속할 때는 100명이 하고 거의 90명에서 100 사이의 인원을 가지고 전략과 전술을 펼쳐서 마지막 한 사람 혹은 한 팀이 남을 때까지 치고받고 싸우는 게임입니다.
Q. 〈배틀그라운드〉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A.〈배틀그라운드〉의 진정한 매력은 제가 1등을 해서 치킨을 뜯었다, 순위가 얼마다, 이게 아니라 저도 조금 시간이 지나다 보니까 1위를 하고 싶고 이런 거에 집착을 하는 게 아니라 낯선 사람들을 만날 때 묘한 희열이 있어요. 그분들이랑 같이 얘기도 하고 많은 얘기는 아니지만, 게임 중간에 어떻게 지내시느냐 이런 얘기도 하고. 그러면서 저한테 없는 아이템을 주시는 분들도 계시고 좋은 분들도 계시고 거친 분들도 계시죠.
Q. “내 시가 나날이 좋아지고 있다면 8할이 〈배틀그라운드〉 덕이다?”라는 질문에 “yes”라고 하셨어요.
A. 8할까지는 아니고요 한 7할 정도. 요즘에는 시를 쓸 때 좋아서 쓰는 경우도 있지만 머릿속에서 막히면 스트레스 받잖아요. 그럴 때마다 〈배틀그라운드〉라는 게임이 저한테는 되게 한두 시간 정도 주의를 환기시킬 수 있는 거예요. 〈배틀그라운드〉 안에서도 너무나 맵이 크기 때문에 돌아다니면서 구경도 할 수 있고 바다 속으로 들어갈 수도 있고 이런저런 차들 타고 드라이브도 할 수 있고 그러다가 총알이 날아오기도 하죠. 그래서 산책도 온라인상에서 하는 편이고요. 저한테 시를 쓸 때 도움이 실제로 많이 되고 있습니다.
Q. 시인님의 시는 평범한 일상을 친근하게 차근차근 보여준다는 느낌이 있어요. 일상과 시, 삶과 작품이 어떠세요?
A. 일상하고 제 시는 떼려야 뗄 수가 없는 관계 같아요. 제가 시를 찾을 때 먼 데서 소재를 찾는 편은 아니고요 가까운데서 찾아요. 정말로 내 주변에 있는 것들. 첫 번째 시집 같은 경우는 내 안의 또 다른 나에 집착을 했다면, 두 번째 시집에서는 주변에 있는 것들을 많이 둘러보기 시작했는데요. 가까이 있는 거라고 가깝게 느껴지는 게 아니라, 진은영 시인의 시에서도 밖에서 있으면 빛나는 것들이 안에 들여다 놓으니 다 죽었다, 하는 「가족」이라는 시가 있거든요. 그런 것처럼 가까이 있지만 어떤 괴리감을 형성할 수밖에 없는 소재에 대해서 일상에서 주로 많이 찾고 있는 것 같아요.
01) 허수경,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 문학과지성사, 2016
02) 본명 마르그리트 도나디외(Marguerite Donnadieu, 1914~1996). 프랑스 소설가, 극작가, 영화감독
03) PLAYERUNKNOWN'S BATTLEGROUNDS, 약칭 배틀그라운드는 MMO 슈팅 게임이다.
문장의 소리 636회는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도 간편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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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정리 : 박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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