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미, 「여기 우리 마주」 중에서
- 작성일 2020-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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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미 「여기 우리 마주」를 배달하며
전염병과 함께 한해가 다 지나갔습니다. 일상의 많은 부분이 바뀌고 변했지만, 계층에 따라 자리에 따라 그 체감이 다르게 다가온 것도 사실입니다. 여기 2020년 2월, 처음으로 ‘새경프라자 304호’에 월세 계약을 하고 자영업을 시작한 한 여성이 있습니다. ‘나리공방’ 천연 비누와 캔들을 직접 만들고 제작하는 공방이지요. 마음 단단히 먹고 공방을 시작했는데, 바로 그 무렵 감염병 위기 경보가 경계에서 심각으로 격상된 것이죠. 그렇다고 이 소설이 단순히 자영업의 어려움이나 위기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작품은 아닙니다. 소설의 결을 쭉 따라가다 보면 어쩌면 코로나 이전부터 이미 어려움과 위기가 준비되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코로나 때문에 그 어려움과 위기가 수면 위로 드러난 것뿐이죠. 왜 어떤 사람은 육아와 가사와 일의 균형이 손쉽게 허물어지고, 일을 잘하려고 할수록 수렁에 빠지는 기분이 들까요? 왜 또 쉽사리 혐오와 배제의 대상이 되는 걸까요? 코로나는 우리 사이에 잠복되어 있던 차별과 차이를 극명하게 드러내주고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또 이런 말을 할 수 있겠죠. 중요한 건 전염병이 아닌, 전염병이 드러낸 우리의 마음이라는 말. 여러모로 질문이 무거운 소설입니다.
소설가 이기호
작가 : 최은미
출전 :「여기 우리 마주」 (문학동네. 2020 가을호) p264~p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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