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소리 제651회 : 1부 서유미 소설가 / 2부 지현아 시인

문장의 소리 제651회 : 1부 서유미 소설가 / 2부 지현아 시인


문학광장 〈문장의 소리〉는 2005년 시작된 인터넷 문학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560여명의 작가가 초대 손님으로 다녀갔습니다. 〈문장의 소리〉의 연출과 진행, 구성작가는 모두 현직 작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2020년부터 소설가 최진영, 정선임, 시인 박소란, 방수진이 함께 합니다. 지금까지의 방송은 문학광장 누리집과 유튜브,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ㅇ 스태프

연출 박소란(시인)

진행 최진영(소설가)

구성작가 방수진(시인)

구성작가 정선임(소설가)

 
ㅇ 코너
  – 지금 만나요 :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 작가들의 수상한 취미생활 : 작가를 초대하여 전문가 못지않게 방대한 지식을 자랑하는 취미생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오프닝 : 기준영, 「사치와 고요」1) 중에서


 


 


 


로고송 (작사/작곡 : 강아솔)


 


 


 


1부 〈지금 만나요〉 / 서유미 소설가


 

 

    서유미 소설가는 2007년 『판타스틱 개미지옥』으로 〈문학수첩 작가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하셨으며, 『쿨하게 한걸음』으로 창비 장편소설상을 수상하셨습니다. 이밖에 장편소설 『끝의 시작』, 『홀딩, 턴』이 있으며, 소설책 『당분간 인간』, 『모두가 헤어지는 하루』, 에세이 『한 몸의 시간』이 있습니다.

Q. DJ 최진영 : 최근에 출간하신 장편소설 『우리가 잃어버린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할 계획이에요. 요즘은 어떻게 지내고 계시나요?

A. 서유미 소설가 : 책을 1월 초에 받아서 그 뒤로 놀고 있어요. 잘 쉬고 있어요. 사실 올해 빨리 다른 장편을 쓰고 싶었는데 이거는 약간 경장편 보다 얇아서 긴 소설을 써보자 마음을 먹긴 했는데, 주저하고 쉬고 있어요.

 

Q. 우리가 오늘 이야기할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현대문학 핀 시리즈 로 출간된 소설이에요. 이 시리즈는 출간될 때마다 아티스트들이 참여한 표지 그림이 기대가 많이 되는데, 이번 표지도 굉장히 예뻐요. 소녀가 상자에 들어가 칼을 겨누고 있는데 표지를 받으셨을 때 어떠셨어요?

A. 저는 되게 좋았어요. 이런 그림이라고 상상도 못했는데, 큰 상자 안에 큰 소녀와 작은 소녀도 있고, 상자는 개방이 되어있는 상태로 고양이도 있고. 제가 생각했던 경주의 마음속에 이런 이미지의 여자가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되게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우리가 잃어버린 것』
표지 이미지

 

Q. 이 소설에 굉장히 중요한 장소인 카페 ‘제이니’와 ‘경주’라는 인물은 우리가 평소에 잘 만날 수 있는 장소이자 인물 같아요. 어떻게 구상하시게 되었는지 여쭈고 싶어요.

A. 제가 평소에 카페에 대한 글을 꼭 써보고 싶었어요. 제가 카페에서 작업을 많이 하고. 동네 카페가 생기면 가보기도 하고, 되게 일상적인 공간인 카페가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의미가 많이 달라지는 것 같아요. 내가 누군가를 만나거나 쉴 때 가는 카페의 느낌과, 경주는 출근하는 느낌으로 카페에 가잖아요. 아이를 보내고 게으름을 피우지 않으려고. “내게 주어진 시간은 딱 이만큼이야.” 출근하듯이 커피를 시키고 하루를 시작을 하는데, 굉장히 절박한 순간에 카페에 있는 거 같아요. 저도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봤었고 마감이라는 기한이 주어졌을 때 그 절박함. 그래서 카페에 대한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고, 카페도 사람의 상황이나 심정에 따라 많이 변하는 공간이라는 것을 두루 담고 싶었어요. 카페는 어쩌면 정형화되는 것인데, 사람이 가는 것에 따라, 마치 커피가 어디에 담기느냐에 따라서 똑같은데도 분위기가 달라진다는 것 처럼요. 소설 속 경주도 보면 미혼일 때, 회사 다닐 때. 업체 미팅도 다니고 가끔 머리도 식히러 카페도 갔지만 구직을 시작하면서 자기의 모습을 들키고 싶지 않고, 그렇다고 쉬는 사람들 사이에 있고 싶지도 않은 혼자 절박함에 신호탄을 쏘는 마음으로 카페에 있게 하고 싶었어요.

 

Q. 작가님이 선호하는 카페의 크기나 분위기? 일하기 좋은 분위기가 있나요?

A. 아주 넓고 사람도 많아서 백색 소음이 들려도 괜찮은 정도. 근데 테이블이 붙어있는 건 싫고 넓은 곳을 좋아하고, 그렇지 않으면 작고 사람이 아무도 오지 않는 그런 카페가 좋아요.

 

Q. 저도 그런 곳을 좋아하는데 문을 많이 닫더라고요. 작가님 이야기를 들으니 카페가 딱 떠오르네요. 그리고 경주가 출산 후에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기 위해 고군분투를 해요. 지우가 어릴 때는 잠을 줄여가며 새벽에 식탁에 앉아 있고, 지우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나서는 카페 ‘제이니’를 찾게 되죠. 작가님이 지난해 출간하신 『한 몸의 시간』이라는 에세이에서는 딩크족이었던 작가님의 임신과 출산 그로 인한 변화들이 담겨 있어요. 그리고 이번 소설에서도 작가님이 글 쓰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애쓰신 것을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었어요. 어떠세요? 경주에게 많이 이입이 되셨을 것 같아요.

A. 사실 제가 『한 몸의 시간』에세이를 내고 『우리가 잃어버린 것』을 내면서 독자 분들도 ‘이 두 개가 연결된 것 같다.’,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소설이 아니라 에세이지 않느냐, 『한 몸의 시간2』 냐.’라는 반응이 있었거든요. 사실 연장선에 있다는 느낌이 있을 것 같기는 해요. 아이를 낳기 전에는 남자주인공의 단편을 많이 썼었는데, 제 상황이 변하고 나니 이제는 아이가 있는 여자주인공을 쓰고 싶은 마음도 생기고 그게 자꾸 글에 묻어 나오는 거예요. 그래서 『우리가 잃어버린 것』을 쓰기 전에 두 가지 마음이 있었어요. 첫 번째는 “『한 몸의 시간』 이 후에는 육아에 대한 이야기를 그만 쓰자.” 라는 마음이고, 두 번째는 “조금씩 묻혀내지 말고 한번 털어내자.” 이런 마음이 있었어요. 조금 촉박하게 글을 시작하면서 어떤 것을 쓸까 했는데 분량도 애매하고, 요즘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를 낳지 않는 분들이 많으니까 주변에 ‘아이가 있는 사람의 세상은 뭘까?’라며 궁금해 하는 독자 분들 분명 있을 것 같아서 한번은 털어놔도 되지 않을까라는 마음으로 쓰게 됐어요.

 

Q. 저는 한 작가의 작품을 읽으면서 이 작가의 삶을 같이 사는 느낌이 들 때가 굉장히 좋아요. 작가가 오래 알고 지낸 사람같이 느끼는 게 있어서. 저는 작가님이 앞으로도 아이가 커 나가고 작가님께서 나이가 들어가는 변화가 책에 담기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그게 그 작가의 이 전 작품을 읽은 독자들에게 굉장히 큰 희열을 주거든요. 나도 나이 들고, 작가도 나이 들고. 한 작가의 인생을 책의 변화를 통해 느낄 수 있다는 거.

A. 위로가 되는 것 같아요. 사실은 제가 50이 되어가고 있어요. ‘주인공들이 노년을 향해가도 되나?’ 요즘 이런 고민을 하고 있었어요. 무엇을 쓰면 좋을까,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그게 되게 자연스러운 것 같아요.

 

Q. 주인공 경주는 ‘제이니’ 카페에서 비행기가 지나갈 때마다 횃불을 들고 구조신호를 보내는 느낌으로 여기 자신이 있음을 알아주길 바라는 간절함으로 이력서를 씁니다. 경주에게 카페‘제이니’는 어떤 공간이고 그 시간은 어떤 시간일까요?

A. 이력서 쓸 때 수많은 지원자 중에 내 이력서가 버려지지 않고 보이길 바라는 그 마음. 그 마음이 소설을 쓰는 제 마음과 닮아있다는 생각이 굉장히 많이 들었어요. 내 책이 나오지 않고 내가 뭘 쓰는지 사람들은 모르는데, 나는 이 시간 동안 ‘오늘 이 만큼을 써야지.’라며 글을 쓸 때 문득 ‘내가 뭐하고 있지?’ 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거든요. 진짜 무인도에서 신호탄을 쏘는 느낌? 수많은 책 수많은 작가 중에 내가 지금 무언가를 하고 있는데 이 반짝임을 누군가가 알아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사실 경주가 이력서를 쓰는 마음과 많이 닮아있어요. 저는 카페 ‘제이니’가 경주의 일상에서 쉼표 같은, 절박하지만 충전이 되길 바라는 시간이 되길 바랐어요. 그 시간 중에도 상처받는 일도 있고 마음 아픈 일도 있고 외롭기도 하지만 집이라던가 생활에 메어있던 경주가 거리를 두고 나와서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이 살아온 시간도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그런 시간이요.

 

Q. 경주가 경주로서 존재할 수 있는 시간, 짧아서 더 소중한 시간 같아요. 경주와 카페 주인인 MISS제이니는 굉장히 친밀한 관계가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서로 거리감을 두며 친해지지 않잖아요. 이런 설정은 어떻게 하게 되셨는지?

A. 아이를 낳고 아이들이 4~5살 될 때쯤 엄마들 사이에서 묘한 사회성이 생길 때가 있어요. 경주도 그런 면이 없는 건 아니지만 조금은 아이 엄마인 노경주와는 분리된 노경주 자신으로 왔을 때, 카페주인에게 호감도 있고 카페도 좋아하고 충분히 말을 트고 지낼 수 있음에도 그런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조금 참고 있는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제게도 그런 카페가 있기도 했고요.

 

Q. MISS제이니와 경주가 취향이 되게 비슷하잖아요. 그래서 친구가 되면 잘 어울릴 거라 생각했는데 그러지 않아서 되게 인상적이었어요. 경주는 결혼과 출산 육아라는 과정을 겪으면서 돈독하게 지냈던 비혼 친구들과 멀어지게 되지만 반면 장례식장에서 만난 재희와 친구가 되게 되는데, 재희와 경주 사이에 셔터가 천천히 내려지는 순간이 오고 말죠. 그 순간에 경주는 이유를 묻거나 싸우는 대신에 자연스러운 단절과 조용한 고립을 택하는 인물입니다. 누구의 잘못이라고 할 수도 없고 누구나 이런 단절을 경험했을 거예요. 이런 장면을 쓰시며 어떠셨어요?

A. 이런 장면을 꼭 쓰고 싶었어요. 예를 들면 관계 속의 가해나 피해나 혹은 누군가 마음을 더 주거나 덜 주어서가 아니라 살아가면서 처지나 형편이 달라지며 자연스럽게 멀어지는 그런 친구 사이가 되게 많기도 하고, 저는 친구뿐만 아니라 형제자매 사이에서도 충분히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 순간에 ‘사람을 잃었구나!’, ‘내가 잘못 살았구나.’ 이런 생각이 들면서 자책을 하기도 하고 사람 사이에 가까움이란 뭘까 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 있어요. 그 순간들을 지나면서 누군가에게 더 잘하기도, 스스로의 고립을 택하기도 하는데 경주를 통해서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고 잘못한 것이 아니라 헤어짐이 있으면 새로운 만남도 있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어요.

 

Q. 제 삶도 돌아보게 됐고, 결혼한 친구들이 날 배려한 것일까 생각을 하게도 되었어요. 여러분 서유미 작가님의 이 책을 읽으시면 이 슬픈 마음 안타까운 마음 그리고 우리가 몰랐던 어떤 배려, 외로움에 대해서도 아실 수 있습니다. 저는 공감을 정말 많이 했거든요. 소설의 끝에 제이니가 카페를 2주간 닫아요. 그런 일이 있으면서 마지막에 가슴을 퉁 치는 것 같은 장면이 나왔는데요. 그 부분에 대해서 박혜진 평론가가 해설에 “상처를 끌어안던 서유미의 소설은 이제 스스로 낫는 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듯하다. 세상을 향해 횃불을 들고 구조신호를 보내던 경주는 이제 없다. 그녀의 좌표가 이동하기 시작했다.”라고 썼는데요. 작가님은 경주가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시기를 희망하시나요?

A. 박혜진 평론가님이 어쩌면 제가 전면에 드러내지 않은 부분을 정말 잘 보셨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경주는 재희라는 친구와 멀어지는 상처를 받지만 카페 ’제이니’의 마지막 장면에 도달하면서 경주가 그래도 후에 또 마음이 끌리거나 호감이 가는 사람을 만났을 때는 무조건 고립되고 차단하고 선을 긋는 것이 아니라 또 다시 호감을 갖고 가까워질 수 있는 가능성을 품으며 살아가기를 바랐어요. 다시 예기치 않는 사람과 가까워지기도 헤어질 수도 있겠지만. 카페 ‘제이니’의 사정을 알게 되며 경주처럼 우리도 세상의 일이나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우리가 보는 것이 전부가 아니고 이후에 누군가를 만나게 되면 조금 더 기다릴 수도, 혹은 다가갈 수도 있기를 기대해요.

 

Q. 경주의 성장이 아이를 낳고 아이를 키우고 하는 아이를 통한 성장으로 그려지기 마련인데, 작가님의 소설에서 경주는 아이와는 별개로 자신이 고립과 단절, 선택을 하며 마지막에 다른 사람이 되어가는 지점이 느껴져요. 아이는 그저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존재이고, 경주의 부단한 노력으로 더 특별하게, ‘경주가 정말 움직였다.’라는 느낌이 와서 좋았어요. 작가님께서 작가의 말에 쓰신 문장이 “삶이 지속된다는 것은 무언가를 천천히 이뤄가는 일이기도 한다는 것을, 그걸 알아가는 게 슬프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얘기를 나누고 싶었다.”라고 적으셨어요. 이게 이 소설이 비단 육아와 경단녀의 얘기로 읽히지 않고 일상에서 우리가 느끼는 감정들 관계 변화 생각들을 정말 마음을 돋보기를 갖다 댄 것처럼 정확히 표현해주신 문장이라서 되게 와 닿았거든요. 독자들이 이 소설을 어떻게 읽으면 좋으실까요?

A. 저는 작가의 말이 되게 이 소설에서 같이 읽혔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우리가 잃어버린 것』의 제목을 정할 때에도 경주가 겪는 것이 육아이고 경력단절이고 그렇지만 그게 누군가에게는 이직이나 이민, 되게 여러 가지 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기치 않았거나 생각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지는 일을 우리가 삶 속에서 마주칠 수 있잖아요. 그래서 ‘내가 뭔가를 잃었나? 놓쳤나?’ 생각하는 그 자체가 삶이고 실패한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어요. 우리가 살다가 보면 ‘내가 이만큼 살았어’ 라고 하면 세상의 시선이 저 사람은 나이가 저만큼이니까 얼마큼의 돈을 모았겠지? 얼마큼의 지식이 있겠지? 더 성숙하겠지? 라는 기대를 하게 되잖아요. 사실 그것에서 “내가 뭘 얻었지?”라며 상처를 받을 때가 있어요. 사실 인생은 축적으로만 나아가는 게 아니라 상실과 함께 나아가는데 그 안에서 우리가 얻는 것이 많거든요. 그래서 경주가 겪은 상실들을 통해 좀 독자 분들이 겉으로 보이는 것이 아닌 숨겨진 인간을 봤으면 좋겠어요. 경주가 남이 보기엔 늦게 결혼해서 열심히 해쳐나가는 여자겠지만, 다시 보면 무언가를 시작하고 싶고 이뤄가는 여자로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Q. 데뷔하고 14년째 부지런하게 글을 쓰고 계시는데 그 긴 시간 동안 글을 쓰게 하는 원동력이 있을까요?

A. 저는 빨리 다음 것을 해서 전에 것을 덮는다는 마음으로 하는 것 같아요. 책을 내고 나면 뭔가 의미 있다는 느낌보다는 반짝임이 없이 그냥 수많은 책 중에 하나로 눈에 잘 안 띈다는 느낌이 들어요. 여름에 휴가 다녀오면 바닷가에서 조개껍질을 줍잖아요. 그때는 되게 예뻐 보이는데 집에 오면 별것이 아닌 것 같은 느낌. 그것을 지우는 것이 제겐 새로운 소설을 시작하는 느낌인 것 같아요.

 

(중략)

 

Q. 그럼 〈지금만나요〉의 마지막 시간 My favorite 하겠습니다. 작가님께서 요즘 좋아하는 노래나 드라마 이런 이야기해주시는 시간인데요. 요즘 뭘 좋아하세요?

A. 우연히 좋아하는 뮤지컬배우의 노래를 듣다가 〈팬텀싱어2〉를 보게 됐어요. 저 혼자 우승을 누가했을까 이틀 내내 혼자 역주행하면서 봤어요. 제가 그 응원했던 배우는 준우승을 했더라고요. 미라클라스 팀의 박강현 배우인데, 앨범이 나왔더라고요. 요즘 계속 〈로만티카〉라는 앨범을 계속 듣고 있어요. 제가 노래하는 남자의 목소리를 좋아하는데 네 명의 남자 가수의 목소리가 화음을 이루고 곡이 웅장해서 열심히 듣고 있습니다.

 

Q. 서두에 쓰고 있는 작품이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작품이야기나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주신다면?

A. 여름에 세 번째 단편집이 나와요. 세 번째 단편집이 나와 감격스럽기도 하고 그거보단 써야하니까 새로운 장편을 준비를 하고 있어요. 근데 시작하기를 되게 주저하게 되는 것 같ㅇ요. 그 전에는 성실함으로 빨리 빨리 나아갔는데, 이제 또 그게 너무 빨리하면 안될 것 같고 더 공들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번엔 후회가 되지 않게 정말 이거는 다시 쓸 수 없을 만큼 혼신을 다했다는 느낌이 있었으면 해요.

 

Q. 마지막으로 마음의 소리 애청자에게 인사말씀 남겨주신다면?

A. 문장의 소리 오랜만이에요. 『끝의 시작』 내고 왔었거든요. 변하지 않는 모습의 스튜디오. 그리고 문장의 소리라는 문학을 소리로 듣는 일을 아직도 들어주시는 것이 감격스럽고 책을 보는 분들이 있듯이 이 라디오를 듣는 분들이 있어 너무 행복하고 언젠가 책이 나오면 또 오도록 하겠습니다.

 

   01)  기준영, 『사치와 고요』, 2020. 문학과지성사

 

 


 


 


2부 <작가들의 수상한 취미생활>/ 지현아 시인



 

    지현아 시인님은 2011년 계간 《문학과 창작》을 통해 등단하셨고 참여하신 작품집으론 앤솔로지 『그대 고양이는 다정할게요』가 있습니다.

Q. DJ최진영 : 오늘 지현아 시인님과 함께 이야기 나눠볼 취미는 바로 사격입니다. 저는 듣자마자 멋있다는 생각뿐이었어요. 언제 어떻게 그 취미를 시작하게 되셨나요?

A. 지현아 시인 : 2012년 정도에 아는 선생님들이 모인 자리에 나갔는데 거기서 한 선생님이 새로 시작한 취미라며 사진을 보여주셨어요. 저도 모임에 한번 나갔다가 그 선생님께서 몸이 안 좋다고 그만두시고 제가 계속 나가게 되었어요.

 

Q. 사격을 계속 하게 된 매력이 있을까요?

A. 그때 시 쓴 시기랑 얼추 비슷해서 시 쓰는 게 막연하고 답답한데, 사격은 연습하거나 조금 바꾸면 결과가 나오니까 시에서 겪은 막막함이 해소가 돼서 좋았던 것 같아요.

 

Q. 뭔가 쾌감이 있을 것 같은데요. 저는 사격이 올림픽 경기에서 본 것이 다인데, 사격도 종류가 많고 다양하다고 들었어요.

A. 저도 사실 잘 아는 건 아닌데 성별에 따라 촉의 모양에 따라 사격거리 등으로 나뉘는데 저는 여자 10미터 공기권총이에요. 더 먼 곳은 25미터도 있고, 화약총도 있어요.

 

Q. 사격경기를 보면 한쪽 주머니에 손을 꽂은 포즈가 떠오르는데 시인님은 특별한 포즈가 있으신가요?

A. 보통 그 포즈를 하고, 왼손잡이일 경우엔 손만 바뀌고 포즈는 비슷해요. 저는 주머니에 손을 넣지 않고 늘어뜨리는 편인데 어떻든 총에 영향을 주지 않는 편한 자세로 해요.

 

Q. 총을 쏠 때 몸의 움직이나 호흡도 최소한으로 해야 하는 게 있겠죠?

A. 네 사진 찍는 것과 비슷해요 셔터 누를 때 숨 참듯 그렇게.

 

Q. 총 방아쇠를 당기면 반동이 느껴지나요?

A. 화약은 반동이 조금 심한데 공기권총은 아주 작게 손바닥을 누르는 반동만 있어요.

 

Q. 보통 쏘시면 과녁에 쏘시는 거죠? 과녁에 어느 부분을 많이 맞추시는지?

A. 종이과녁에 6점~10점까지 동그란 과녁을 쏘는데 9-10점을 많이 맞추면 좋고 거기 가기까지 1-2년 정도 걸린 것 같아요.

 

Q. 보통 가시면 몇 발이나 쏘세요?

A. 대회 기준으로 이제 60발씩 두 번 정도 해요. 쏘고 나면 되게 힘들어요.

 

Q. 몇 시간 정도 걸려요?

A. 2시간요

 

Q. 2시간 동안 내 몸의 호흡에 집중하는 시간? 되게 뭔가 카리스마가 느껴져요. 지현아 시인님의 사격 사랑이 어느 정돈지 알아보기 위해서 몇 가지 질문을 준비했습니다. ‘시가 잘 써지지 않을 때보다 총이 쏴지지 않을 때가 더 신경질 난다.’에 NO라고 하셨어요. 실제로 시인님 작품 활동과 사격이 영향을 주나요?

A. 큰 영향을 주진 않지만 비슷한 점이 있는 것 같아요. 작은 것에 집중하게 된다는 게 비슷하고 물론 총도 안 맞으면 신경질이 나긴 하는데 시가 훨씬 더 잘 안 되서 짜증이 납니다.

 

Q. 지금 가지고 계신 권총은 어떤 것이에요?

A. 스테이어라는 회사의 구형 LP2라는 모델이고 저는 중고로 구매했습니다.

 

스테이어 LP2 실버

 

Q. 정말 비싼 권총은 얼마나해요?

A. 200~300만 원 사이에요. 그 이상은 듣진 못했는데 진종오 선수가 사용하는 권총도 스테이어사 제품인데 총마다 총번이 있어요. 제 총은 9만번대 총인데 진종오 선수 총은 1번이에요. 그 총이 아마 가격을 매긴다면 가장 비싸지 않을까요?

 

Q. ‘사격의 맛을 모르는 사람은 인생의 맛도 모른다.’에 질문에 NO하셨는데 사격과 우리네 인생을 비교한다면 닮은점이나 차이점이 있을까요?

A. 매일의 작은 성취감 이라고 생각해요. 탄한발맞는 것과 할 일을 적어놓고 하나씩 지워가는 것처럼 그런 게 좀 닮은 것 같아요.

 

Q. 내가 쏜 권총이 정중앙에 맞았을 때 기쁨 희열을 느끼시나요?

A. 그럼요 그 종이에 더 이상 쏘지 않고 집에 가지고 가요.

 

Q. 그런 경우가 갈 때 마다 있으신가요?

A. 생각보다 많이 있어요. 연습을 많이 하면요.

 

Q. 취미에 이어 문학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지현아 시인님의 작품을 『그러니까 외눈박이 괴물에게서』를 살펴보면 삶의 슬픔과 외로운 감정들을 속삭이는 목소리가 느껴지는데 “외눈박이 괴물”이라는 소재가 주는 독특함과 매력도 좋아요. 이 시를 쓰신 계기나 쓰셨을 때 감정을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A. 멀리서 집들이 모여 있는 것을 보다가 그게 ‘얼굴 같다’ 라는 생각을 하다가 제 얼굴을 보게 되었고 집이 얼굴일 때 살다가 나간 사람들의 얼굴을 생각했고 같이 사는 가족의 얼굴 같다는 생각도 들고, 집안으로 사람이 들어가니까 집이 사람을 잡아먹는 괴물 같다는 생각을 하며썼던 것 같아요.

 

Q. 시인님의 「만약에 붙박열매가 있다면」, 「타이포그래피 풍선」같은 작품을 보면 방에 대한 묘사가 많이 등장하는데 특히 「타이포그래피 풍선」 작품의 첫줄 “나는 늘 껌처럼 방바닥에 납작 붙어 있었다.”라는 문장이 인상적인데 지현아 시인에게 방이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A. 방이나 집에 관한 글을 많이 썼는데 제게 “많이 가난했나보다.”라는 말을 많이 해주셨어요. 어린 시절에 많이 가난했던 것도 방이 없던 것도 아닌데 나와서 독립해서 월세 집을 전전하는 것이 기억에 남았나 봐요. 『사랑은 사치일까』(벨 훅스, 2015)라는 책을 보면 거기서 “내게 사랑을 찾는 것은 머물 곳을 찾는 것과 같다.”라는 문장이 있는데 저는 그걸 반대로 사용했던 것 같아요. 머물 곳을 찾는 게 결국 사랑을 찾는 이야기가 아니었을까요?

 

Q. 지현아 시인님은 본업인 시인 이외에 〈북스피리언스〉라는 동네서점을 운영하는데, 이 서점을 운영하게 된 계기랑 요즘의 근황은요?

A. 50살 되면 서점을 하고 싶었는데. 30대 중반에 이직을 하려하니 나이도 많고 경력이 없어 이직이 어려워 꿈을 조금 당겨서 차리게 됐어요. 저희 서점 최고의 자랑은 고양이가 두 마리 있다는 것인데, 애교 많고 화가 많은 고양이 한 마리씩 있어요. 술도 팔고 있고요. 사케 소주 와인 다 있어요.

 

(중략)

 

Q.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 주시겠어요? 시나 서점운영이나 사격이나, 꼭 하고 싶은 것을 말씀해주시겠어요?

A. 사격은 능력이 되면 개인 사격장을 짓고 안 되면 빨리 총기 영치가 해지가 되어 제가 집에 총을 가지고 있고 주말에 총을 쏘러 가고 싶어요. 시는 자기혐오가 심하고 게을러서 시집을 엮지 못했는데 시집을 내고 싶고 서점은 다음 달로 5년을 채웠는데 5년 더 하는 게 목표에요.

 

 

 

 


 


 

문장의 소리 651회는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도 간편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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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소리》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예방을 위해 스튜디오 소독 등 방역 지침을 준수하여 제작되었습니다.


 


원고정리 : 성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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