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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소리 제655회 – 첫 책 특집(6) : 도재경, 이정연 소설가

  • 작성일 2021-03-31
  • 조회수 1,141
  • 방송일
  • 러닝타임53분
  • 초대작가도재경, 이정연 소설가


문장의 소리 제655회 – 첫 책 특집(6) : 도재경, 이정연 소설가


문학광장 《문장의 소리》는 2005년 시작된 인터넷 문학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560여명의 작가가 초대 손님으로 다녀갔습니다. 《문장의 소리》의 연출과 진행, 구성작가는 모두 현직 작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2020년부터 소설가 최진영, 정선임, 시인 박소란, 방수진이 함께 합니다. 지금까지의 방송은 문학광장 누리집과 유튜브,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ㅇ 스태프

연출 박소란(시인)


진행 최진영(소설가)


구성작가 방수진(시인)


구성작가 정선임(소설가)



ㅇ 코너
- 지금 만나요 :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오프닝 : 영화 〈플립〉1) 중에서








<로고송>








1부 〈지금 만나요〉 / 첫 책 특집 : 도재경, 이정연 소설가





도재경 소설가: 2018 《세계일보》 신춘문예 소설부문 당선, 첫 장편소설 『별 게 아니라고 말해줘요』(2020.12월) 출간.
이정연 소설가: 2017 금호․문예중앙2) 신인문학상 수상, 첫 장편소설 『천장이 높은 식당』(2020.11월) 출간.


Q. DJ 최진영 : 첫 책을 내고 나서 어떻게 지냈는지 알고 싶어요.

A. 이정연 소설가 : 비슷한 일상을 살고 있어요, 번하지 않은 일상이 다행이기도 실망스럽기도 해요. 책을 내고 아는 분들에게 책도 돌리고 인사도 하고…. 제 책에 대해 수시로 검색하는 일상이 추가되었어요.

A. 도재경 소설가 : 저도 전과 다를 바 없이 지내요. 저는 원래 잠도 많이 자고 움츠러드는 편인데 겨울에 책을 내어서 비교적 따듯한 겨울을 보내고 있어요. 단편소설도 쓰고, 중편소설도 한편 구상하고 있어요.


Q. 이정연 소설가님은 첫 책 『천장이 높은 식당』 장편소설을 내셨죠. 이 책은 〈한겨레문학상〉, 〈세계문학상〉, 〈제주 4·3 평화문학상〉에 최종 노미네이트 된 것으로 알고 있어요. 첫 책을 내게 된 과정을 알고 싶어요.

A. 이정연 : 제가 2017년도에 등단을 했어요. 사실 이 장편의 시작은 2016년 등단 전부터 시작했어요. 제가 10년 넘게 회사생활을 하면서 불편했던 것들을 모아서 장편소설을 쓰기 시작했어요. 합평에서 문우들한테 소설을 보여줬을 때 혹평을 많이 들었어요. 지금 시대가 어느 땐데 이런 회사가 있냐는 말도 많이 듣고…. 저도 사회에 대해 속단하기가 힘들어서 그런 비평들을 듣다가 “내가 이 소설을 써도 되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어서 중간에 쓰다가 포기하기도 했어요. 등단하고 쉬다가 다시 쓰기 시작했는데, 미투 운동(Me Too movement)이 심각하게 터진 거예요. 제가 애초에 쓰던 소설은 미투에 초점이 많이 맞추어져 있었거든요. 미투가 터지고 써야 한다는 생각으로 다시 써서 2018년도에 완성하게 된 거예요.


Q. 오래 안고 계시던 소설을 놓아주신 거잖아요. 되게 뜻깊을 것 같아요.

A. 이정연 : 되게 뜻깊죠. 아쉬움도 굉장히 남고 좀 더 갔으면 하는 생각도 들어요. 소설 쓰고 느끼는 게 이게 생명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살아서 움직인다는? 소설이 자식 같다는 말이 실감이 났어요.


Q. 도재경 소설가님의 「별 게 아니라고 말해줘요」라는 데뷔작부터 소설 7작품을 모으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심훈문학상〉을 받으시면서 아시아 출판사에서 출간이 되었는데 그 과정에 대해 말해주신다면?

A. 도재경 : 작년 코로나19로 인해서 누군가를 만나는 것이 제약이 따르고 아주 답답했어요. 그 와중에 발표하고 쓴 소설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책을 내는 그 순간에 한편 한편을 구상하고 쓰던 당시에는 눈에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다시 읽어보니 만들어낸 이야기들의 방향이 보이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소설집으로 묶어 봐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에 엮었어요.


Q. 2018년에 데뷔하셨는데 첫 책으로 소설집이 나온 거면 굉장히 빠르다는 느낌이 들어요. 7편의 단편을 2년간 모으신 거니까 부지런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다시 돌아와서 이정연 작가님의 장편소설 『천장이 높은 식당』은 무책임한 남편은 집을 나가고 혼자 아이를 낳아 키우는 여성 ‘승연’이 파견직 영양사로 근무하게 되어요. 영양사의 업무와 회사 내의 권력 관계가 굉장히 사실적으로 그려져요. 말씀하신 미투 운동도 있고 다양한 현대사회의 문제점도 들어있어요. 그리고 도재경 작가님의 고려인 역사를 담는 다큐멘터리 감독이 등장하는 「피에카르스키를 찾아서」, 최치헌을 연구하는 사학자가 등장하는 「사랑이라고 말하지만」, 일제강점기 노인의 이야기가 담긴 「분홍색 고래」 등 두 분의 작품 모두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를 담을 수 있다는 궁금증이 드는데요. 취재가 바탕이 된 소설이라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것에 대해 말씀 해주신다면요?

A. 이정연 : 저는 직․간접적인 경험이 컸어요. 대학 시절 어학연수를 너무 가고 싶어서 9개월간 파견근무를 한 적이 있어요. 그때 저랑 친했던 분이 영양사였는데 그분도 파견근무자였거든요. 그분의 고민을 많이 참조했어요. 회사에 입사해서는 크고 작게 일어나는 성추행들. 언어적인 폭력이나 신체적인 어떤 행위 등…. 실제로 영양사 성추행도 발생했었고 이런 일들과 제 경험과 기사를 참조해서 쓴 것 같아요.


Q. 처음 그 소설을 읽고 이런 회사가 어딨냐며 혹평을 하신 분들은 자신이 모르는 것은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인 것 같아요.

A. 이정연 : 그렇기도 한데, 제가 느꼈던 것은 파견근무 중에 부장급 직원분이 제게 따로 만나자고 하거나 언어폭력을 한 경우가 많았거든요. 대학생 때 제가 진짜 밝았거든요. 주변에 친한 정직원분들에게 도움을 청했는데 그분들이 모르는 척을 하시는 거예요. 그때 깨달았어요. 눈을 감은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아마 그렇게 혹평하신 분들도 본인이 겪은 일이 아니고 관심이 없는 부분이라 안 보였을 것 같아요.


Q. 도재경 작가님은 취재 과정이 어떠셨어요?

A. 도재경 : 저는 제 안에 이야기가 생겨날 때 내버려 두는 편이거든요. 그게 사라질 수도 있고 더 커질 수도 일그러질 수도 있어요. 한동안 그렇게 관망을 하는 편이에요. 소설이라는 게 제가 직접적인 경험보다 무언가를 읽거나 보거나 듣는 것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 꽤 있어서 그 타인을 이해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더라고요. 그렇게 구상과정을 이어가다 보면 사라지지 않고 남겨진 이야기 덩어리가 있거든요. 거기에 이런저런 그림을 그리다 보면 인물(주인공)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는 것 같아요. 그때가 되면 관련 서적이나 논문이나 영상, 전문가를 찾아가서 오류가 없는지 묻기도 해요.


Q. 작품을 쓰시며 취재를 하시는 편인가요 아니면 다 해놓고 쓰시는 편인가요?

A. 도재경 : 구상하고 설계도를 만들다 보면 필요한 자료도 있고 전문가가 필요한 지점이 생기더라고요. 실제로 소설에 들어가는 내용이 아예 없기도 한데, 그래도 일단 알아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서 구상단계에 대부분 취재를 해요.


Q. 이정연 작가님의 소설 『천장이 높은 식당』에서는 성추문으로 희생된 인턴의 인터뷰에서 ‘승연’은 회사에서 지시한 대로 말해야 하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승연’은 상상으로 자신이 인턴을 만난 것처럼 이야기하는 장면이 나와요. 이 장면을 어떻게 쓰시게 되었는지 궁금해요.

A. 이정연 : ‘승연’도 회사비리 때문에 궁지에 몰린 과거가 있어요. 지금도 불안정한 직책이라는 이유로 회사에게 대답을 강요당하고 있고요. 인턴도 같은 선상의 인물이에요. 자신의 위치와 개인의 신념에 비난받고 구석에 몰리는 사람이잖아요. 이 장면은 ‘승연’이 죽은 인턴을 처음엔 자신의 안위 때문에 떨쳐버리려고 하다가 결국엔 자기 생각을 인턴에게 이입하는 거예요. 그래서 “힘들다고, 회사에 다니는 게 어렵다고 몇 번이고 중얼거렸어요.” 이런 말을 ‘승연’의 입으로 인턴이 말을 하게 되고요.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는 ‘승연’의 생각을 보여주는 거예요.


Q. 도재경 작가님의 「분홍색 고래」와 「피에카르스키를 찾아서」 두 작품이 맞닿는 지점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떻게 이 장면을 쓰셨어요?

A. 도재경 : 앞서 말씀하신 이정연 작가님의 소설과 제 글이 닮아있다는 것을 느꼈어요. 전혀 다른 스타일의 소설이지만 우리 주위에서 날마다 벌어지지만 믿기 힘든 일이지만 그것을 사람들이 제도나 관념 상식 따위로 이해하려고 하더라고요. 사건의 맥락을 흩트려 놓거나 본진을 벗어나거나 교묘히 조작하기도 하고요. 누군가에게 하나의 메시지를 보내는 것인데 제대로 듣는 사람이 있어야 그 메시지가 의미가 있거든요. 말도 안 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는 데서 글을 쓰기 시작한 것 같아요.


Q. 서로의 작품을 읽으면서 이것만은 부럽다거나 닮고 싶다 하는 부분이 있나요?

A. 이정연 : 도재경 작가님은 저와 정말 다른 색깔을 가지고 있으세요. 첫 번째는 상상력인데요. 역사와 게임 같은 소재로 과감하게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거든요. 그리고 화자들이 믿을 수 없는 사람들이에요. 화자들이 하는 말이 또는 기억이 ‘진실일까? 거짓일까?’ 세심하게 엮는 부분이 저는 부러웠고 닮고 싶었어요. 게다가 지금 제가 쓰고 있는 소설이 약간 근미래(近未來, Near Future)3) 소설이거든요. 바이오와 같은 분야가 나오는데 제가 잘 모르는 분야이기 때문에 과감하게 침투할 수 없고 어떤 식으로 아이러니한 부분들을 풀 것인가 고민이 많거든요. 그런데 도재경 작가님의 작품을 읽고 나서 ‘이렇게 쓰시는 분이 있구나, 나도 좀 닮아야겠다.’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A. 도재경 : 이정연 작가님의 소설은 일단 몰입도가 굉장히 높았어요. 무엇보다 제가 부러웠던 지점은 서사의 전개력이 장난이 아니더라고요. 인물을 중심으로 놓고 보았을 때 승현이 처해있는 상황이 굉장히 암울한 상황이거든요.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는 과정이 이 소설의 어떤 이야기를 끌어가는 동력인데,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주제부를 외연으로 확장해 나가는 작가님만의 뚝심이 보여서 굉장히 부러웠습니다.


Q. 작품에서 가장 사랑하는 부분(장면)을 들어보고 싶은데요. 먼저 이정연 작가님부터 말씀해주실까요?

A. 이정연 :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부분은 승현과 신유라가 식당에서 육개장을 앞에 두고 나누는 부분인데요. 이 부분을 선택한 이유는 두 사람의 마음이 통하는 첫 번째 장면이라고 생각해서예요. 사실 이 둘은 서로서로 절대로 친해질 수 없는 사이로 보지만 사실, 이 둘은 영양사이고 음식을 사랑하는 사람들이에요. 그래서 결국 육개장을 사이에 두고 사내정치나 자신의 위치와 상관없이 이야기하면서 웃는 장면이라서 이 장면을 꼽았어요.

A. 도재경 : 저는 「멕시코 해변에 내린 첫눈」의 91쪽 내용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이 소설은 미발표 원고에요. 이 소설을 쓰는 기간에 어떤 이유로 울적했는데, 그 이유가 사랑하는 사람, 가족, 친구를 잃었을 때 인정하지 않고 ‘사후세계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내가 이별한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을 텐데’라는 생각으로 소설을 구상하고 썼거든요. 이 소설 속의 주인공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고요. 그래서 나누고 싶었어요.


Q. 두 분에게 소설은 어떤 의미인가요?

A. 이정연 : 저는 소설을 처음 쓰게 된 계기가 제가 소설을 읽으면서 위로와 공감을 많이 느꼈거든요. 그 시대에 그런 사람이 있었고 그런 삶도 있었다. 그걸 볼 수 있는 것이 소설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앞으로도 모든 사람에게는 아니더라도 어떤 사람에게는 위로와 공감을 줄 수 있는 소설을 쓰고 싶습니다.

A. 도재경 : 방황을 겪고 있을 때 소설이 건네는 위안을 수용했던 거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나도 소설을 써서 위안이나 위로를 건넬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세상이 아주 작은 입자로 구성되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다른 각도로 보면 세상은 이야기로 가득 차 있는 것 같아요. 우리가 살아있는 한 이야기는 사라지지 않을 거고.


Q. 앞으로의 계획도 말씀해주세요.

A. 이정연 : 저는 첫 번째 책이 장편이었어요. 등단한 작가들은 첫 번째 작품이 장편인 것도 좋지만 저는 단편 소설집을 먼저 내고 싶었어요. 첫 번째로는 단편 소설집을 올해나 내년에는 내고 싶어요. 지금 쓰고 있는 장편 소설이 잘 마무리되었으면 좋겠어요.

A. 도재경 : 저는 일단 상반기에는 마감을 두 편을 해야 해서 그걸 마쳐야 하고 하반기에는 장편을 써 보려 해요. 예전에 장편소설을 쓴 게 있는데 다시 보니까 별로더라고요. 다시 마음을 가라앉히고 꼼꼼히 써봐야 할 것 같아요.


Q. ‘MY FAVORITE’ 요즘 가장 좋아하는 걸 말씀해주시는 코너인데, 이정연 작가님은 어떤 거 좋아하세요?

A. 이정연 : 최근에 〈셜록홈즈〉 TV 시리즈 있잖아요. 그걸 최근에 모두 다 봤어요. 저는 베네딕트 컴버베치(Benedict Cumberbatch)를 무척 좋아하는데, 오만하고 천재적이잖아요. 그런 면에 빠져 있었어요.

A. 도재경 : 좋아하는 게 딱히 없고 몰입하는 것도 잘 없는 것 같아요. 요리하는 게 재미있기고 관심이 생기기도 해서 요리를 제대로 배울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01) 로브라이너, 〈플립〉 , 2010.
02) 《문예중앙》1978년 중앙일보사에서 발행한 계간 문예지로 2017년 여름호를 끝으로 폐간됨.
03) 가까운 미래. 수십 년 단위의 미래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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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정리 : 성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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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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