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소리 제665회 : 1부 강태식 소설가 / 2부 김학중 시인

문장의 소리 제665회 : 1부 강태식 소설가 / 2부 김학중 시인


문학광장 〈문장의 소리〉는 2005년 시작된 인터넷 문학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560여명의 작가가 초대 손님으로 다녀갔습니다. 〈문장의 소리〉의 연출과 진행, 구성작가는 모두 현직 작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2020년부터 소설가 최진영, 정선임, 시인 박소란, 방수진이 함께 합니다. 지금까지의 방송은 문학광장 누리집과 유튜브,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ㅇ 스태프

연출 박소란(시인)

진행 최진영(소설가)

구성작가 방수진(시인)

구성작가 정선임(소설가)

 
ㅇ 코너
  – 지금 만나요 :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 작가들의 수상한 취미생활 : 작가를 초대하여 전문가 못지않게 방대한 지식을 자랑하는 취미생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오프닝 :엘리 스미스1), 『가을』2) 중에서


 


 


 


로고송


 


 


 


1부 〈지금 만나요〉 / 강태식 소설가


 

 

    강태식 소설가는 2012년 장편소설 『굿바이 동물원』으로 제17회 〈한겨레문학상〉을 받으면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2018년 장편소설 『리의 별』로 제4회 〈황산벌 청년문학상〉을 받았습니다. 그 밖의 작품으로 중편소설 『두 얼굴의 사나이』가 있고, 최근 소설집 『영원히 빌리의 것』을 출간하였습니다.

Q. DJ 최진영 : 책 출간하시고 어떻게 지내세요?

A. 강태식 소설가 : 책을 출간하고 50권 정도를 샀어요. 집에 그대로 쌓아두었어요. 출간 전에 비해 달라진 것은 집에 책이 쌓였다는 사실 빼곤 없네요. 좋아하는 소설책 읽고 있고 가사 쓰기와 육아, 센터에서 교육도 하고 있어요,

 

 

Q. 작품 활동을 시작한 지 10년 만에 소설집을 내신 거예요. 작가의 말에 단편소설 하나하나를 어떻게 완성하셨는지 적혀있어요. 첫 단편집 준비하시면서 어떠셨어요?

A. 일단은 발표한 것에 대해서 정리를 하고 소설집으로 엮여 나오는 것이 단편소설집이잖아요. 출판사에서 10년이라는 타이틀을 붙여서 그것을 보면서 제가 게으르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고요. 조금 더 많은 내용이 담겼었는데 덜어내고 출판을 한 것 같습니다. 제 흘러간 시간을 돌아보는 느낌이에요. 앞서 비리거나 그랬던 것들이 조금 다듬어지고 하면서 만들었던 것 같고요. 처음 제게 청탁해주고 원고료도 주시고 믿고 맡기신 분들께 감사해요.

 

Q. 저도 소설집 낼 때 씻지 않은 소설이 많아서 이것을 돈 받고 내도되나 하는 생각이 자주 들긴 해요. (웃음). 『영원히 빌리의 것』 표지 사진을 보면, 미국의 주유소 같아요. 작품집 속의 「영원히 빌리의 것」 소설에서 빌리가 근무하는 자동차 판매장 앞 같기도 하고, 또 다른 수록작 「우리에게 가능한 순간」에서 주인공이 아들을 만나러 가다 잠시 멈춰선 주유소 같기도 합니다. 이 소설집 전체적인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표지 같아요. 처음 받으셨을 때 어떠셨어요?

A. 처음 제안 받은 게 세 가지였는데 세 가지 모두 우열을 가릴 수 없을 만큼 맘에 들었어요. 한겨레 출판사에서 나왔는데 첫 소설집도 이곳에서 냈었는데, 그때도 그렇고 표지 복이 너무 많은 것 같아요.

 

Q. 작가님 소설 속에서 쓸쓸한 장면들이 있잖아요. 그 장면이 떠오르는 표지인 것 같아요. 소설과 정말 잘 어울려요. 소설집에는 모두 7편의 단편이 담겨있는데요. 「회로의 죽음」, 「탕!」을 제외하고는 미국이나 런던이 배경이고 제리, 척, 마크와 같은 외국 이름과 지명이 등장하는 소설이에요. 추천사를 쓴 정세랑 소설가는 한국어로 쓴 영미문학의 형태라는 이야기도 했는데요. 이런 소설을 쓰신 이유가 있나요?

A. 저도 처음에는 한국 이름과 지명을 사용했었는데요. 『리의 별』을 쓸 때 전반적으로 미국, 브라질, 남미 등 여러 인물을 통합하다 보니 외국 인물들이 많이 등장하더라고요. 의도는 있었어요. 보편성에 대한 문제였죠. 인간의 보편성에 대해, 전 세계의 보편성을 이야기하려 『리의 별』을 썼었는데요. 그 보편성을 확보하는 것들이 저의' 루틴(Rutin)'이 되었고, 그런 것들을 쓰다 보니 제가 원하던 정서와 맞는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Q. 저도 소설을 읽다 보니 이렇게 소설을 쓰면 참 재밌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한국을 배경으로 하기만 하면 조금 갑갑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거든요. 외국지명이나 이름을 쓰면 훨씬 자유롭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A. 그 이름과 장면에서 제가 원하는 거리감이 있는 것 같아요. 이름을 바꾸려고 시도는 해봤는데요. 이름을 바꾸니 정서가 달라지는 것 같아서 앞으로도 계속 이런 것을 견지할 것 같아요.

 

Q. 표제작이면서 맨 처음 실린 소설 「영원히 빌리의 것」의 내용을 살짝 말씀드리면 빌리는 사막 지역 도로에 있는 '척 앤드 빌리'라는 중고차 판매장에서 일하는 주인공인데요. 척 베리가 외부영업을 나가면 빌리는 사무실을 지키고 모래를 쓸어 담는 일을 하는데요. 일하다가 먼 친척인 천체물리학자 '몽키드'박사로부터 유산으로 행성 발렌타인 96419D를 물려받게 됩니다. 작가의 말에서 작가님이 이 소설을 천문대에서 완성하셨다고 밝히셨어요. 어떻게 구상하시게 된 거예요?

A. 소설이 인간이나 인생에 관해 이야기하는 거잖아요. 인생에서 무언가를 가지고 있을 때는 느끼지 못하잖아요. 뭔가를 상실했을 때 ‘그것이 인생의 한 부분이었구나’ 느끼게 되는데. 인생이 상실을 통해 드러난다는 것을 이야기한 거예요. 장편으로 확장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아요. 저희 집 근처에 천문대가 있는데 거기를 돌면서 구상을 했어요.

 

Q. 「영원히 빌리의 것」에는 이런 문장이 나옵니다. "빌리 발렌타인은 빗자루로 책상다리 밑에 낀 모래알을 긁어내며 한숨을 쉬었다. 어쩌면 그게 인생인지도 몰랐다. 시시하고 하찮고 별 볼 일 없는 일에 매달려 시간을 보내다가 끝장이 나는 것" 저도 이 문장을 읽으며 나에게 그런 일은 무엇일까? 라는 생각을 했어요. 작가님은 일상에 모래를 쓰는 일과 비슷한 일이 있으신가요?

A. 그냥 일상이 여기에 해당하는 것 같아요. 설거지를 하다 보면 내가 시지프스가 된 느낌을 받아요. 그러나 굉장히 중요한 일이기도 하고, 귀찮지만 모든 것이 이로부터 시작된다는 생각이 들어요. 청소하는 사람의 시선, 입장으로 쓰인 문장이기 때문에 인생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했고, 모래를 쓰는 일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느껴지기도 하고요.

 

Q. 저는 이 소설의 마지막에 빌리가 불 꺼진 사무실에서 홀로 앉아 우는 장면이 진짜 좋다고 생각을 했어요. 「우리에게 가능한 순간」이라는 소설에서는 주인공 제리가 놀이공원에서 잃었던 아들 '토미'를 15년 만에 찾게 되어서 만나러 가는 이야기이고, 「우주비행사의 밤」에서는 우주미아가 된 줄 알았던 남편을 50년 만에 만나러 가는 캐럴의 이야기에요. 이 이야기들을 보면 혼자 남겨진 사람들…. 작가님께서 말씀하신 '상실'에 대해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그런 것에 집중하고 계시구나 생각했어요.

A. 상실해서 상실을 깨달으시는 분들도 있겠고, 무언가를 아직 잃지 않아서 상실을 깨닫는 분들도 있을 텐데요. 저는 후자에 속해요. 제가 소중한 것들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 이것들을 잃을 때를 많이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우리에게 가능한 순간」에서 아이에 관한 이야기는 제게 아이가 하나 있어요. 초등학교 2학년인데 그 아이를 바라보면 정말 많은 것들이 생각이 나요. 내가 이 아이가 없으면 살 수 있냐는 생각…. 캐럴의 이야기는 제 아내의 이야기죠 어떻게 보면…. 상실하지 않았기에 더 소중하기에 그렇게 썼던 것 같아요.

 

Q. 「우리에게 가능한 순간」이라는 제목이 되게 의미심장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우리에게 가능한 순간이 어떻게 보면 주인공이 아들을 잃어버리고 시간이 지나고 찾게 되잖아요. 이 아이를 잃지 않았다면 가능했을 순간이라는 의미와 아니면 아직 무언가를 잃지 않은 우리에게 다가올 수도 있는 순간 같기도 하고요. 내가 가진 것들에 대해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상실은 정말 그런 의미로 다가오는 것 같아요. 「우주비행사의 밤」이라는 소설도 재미있었어요. 거기서 캐럴이 마크와 결혼을 결심하게 되는 계기가 방금 쓴 후추통을 정확히 제자리에 두는 모습 때문인데요. 작가님도 그러신 스타일인가요?

A. 저도 제 구역이 있는 편이에요. 책상이랑 싱크대는 정확히 정리하는 편이에요. 아들이 어려서 조금 어렵네요.

 

Q. 「반대편으로 걸어간 사람」이라는 소설도 있어요. 이 소설에서는 19세기 초 기계파괴운동인 '러다이트 운동(Luddite Movement)'의 지도자인 가공의 인물 '레드로더'의 일기가 발견된다는 가설에서 시작이 되어요. 작가님의 소설은 줄거리만 봐도 정말 흥미로워요. 「회로의 죽음」에서는 가전제품 서비스 센터에서 일하는 병두가 업무와 그로 인해 파괴되어 가는 삶을 보여주는 소설이에요. 이 두 소설이 닮은 이야기 같다는 느낌이 드는데요.

A. 초기에 쓰인 글들이에요. 「회로의 죽음」은 아예 처음부터 다시 썼고요. 너무 예전의 것이라 수정을 많이 했어요. 제 첫 책 『굿바이 동물원』과 많이 닮은 거죠. 자본주의에 관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고. 한참 사회에 대해 제가 관심이 많기도 했고 후반부에 오면서 인간 개인으로 시선이 조금 옮겨간 것 같아요. 사회 부조리에 관해 이야기하다가 결국엔 언급해주신 한 개인의 불안과 관계성으로 시선이 좁아졌죠. 저는 깊어졌다고 생각하는데 깊어진 계기가 아무래도 아이가 나오고 한 인간을 키우다 보니 '인간'에 대해 더 많이 들여다보는 것 같아요. 아내와 저 오랫동안 둘만의 생활을 하다가 아주 늦게 아이를 가지면서 제 글과 세계관에 큰 변화가 생기더라고요. 인간에 대해 더 많이 쓰고 싶고…. 결국엔 제가 쓰고자 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영미문학'이라는 표현도 나오게 됐고요.

 

Q. 계속 아내의 이야기를 해주시는데, 아내분이 서유미 소설가이시잖아요. 서유미 소설가가 소설 뒤에 발문을 써주셨어요. 발문에 써주시길 강태식 소설가님이 얼마나 요리를 잘하는지도 써주셨는데, '다른 분들이 강태식 작가의 안부를 물어보면 책 읽기를 좋아해서 당분간 출간 소식이 없을 거라고 이야기한다.'라고 하셨네요. 요즘 읽고 있는 책은 어떤 것인지 궁금해요.

A. 요즘 전자책 많이 써주시는데 저는 직접 종이를 만지는 것을 좋아하고 책에 관련된 제품을 사는 것도 좋아해요. 집에 책이 많아서 공간이 조금 부족해서 요즘엔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보고 있습니다. 들어오는 책을 위주로 읽고 있네요.

 

Q. 소설가 부부로 사는 삶은 어떠세요? 부부가 모두 소설을 쓰는 삶….

A. 굉장히 행복해요. 무서운 측면도 있어요. 정말 무서운 독자거든요. 혹평도 들어오고…. 숨김없이 이야기해 주기도 하고 그렇게 이야기하게 되는 배경은 서로에 대한 기대치도 있지만, 서로의 미래에 대한 기대도 크고…. 더 좋은 글을 썼으면 좋겠고 그래서 더 단호하게 하는 것 같아요. 수업시간에 학생들의 글도 열심히 읽지만, 아내의 글은 더 간절함을 담아 읽게 되는 것 같아요.

 

Q. ‘My Favorite’ 시간입니다. 요즘 가장 좋아하는 것을 말해주시는 시간이에요.

A. 저는 소설 읽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고 직업을 떠나서 너무 좋아요. 요리하는 것도 좋아하는 것 같아요. 밑반찬도 만들고 하는데 어느 날, 제가 혼자 있는데 스파게티 알리오 올리오를 만들어서 먹더라고요. 혼자 있을 때도 뭔가 해 먹는 걸 보면서 나 스스로 어떻게 된 거지 느껴지기도 하고요. 주방기구도 요즘 탐나는 게 많아서요. 도마나 그릇……. 인터넷 쇼핑을 많이 하고 있네요.

 

Q. 뭔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삶이 풍족해지는 방법 같아요. 오늘 이렇게 〈문장의 소리〉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의 작품계획을 말씀해 주세요.

A. 빌리의 이야기를 장편으로 확장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요. 장편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가장 쓰고 싶은 것은 큰 소재를 가지고 한 10권 정도 되는 시리즈물도 쓰고 싶네요. SF 쪽으로 해서 현대성과 보편성을 확보한 경계 문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2부 <작가들의 수상한 취미생활>/ 김학중 시인



 

    2009년 《문학사상》 신인상을 통해 등단하셨습니다. 시집으로 『창세』, 청소년 시집 『포기를 모르는 잠수함』이 있고, 제18회 〈박인환 문학상〉을 수상하셨습니다.

Q. DJ 최진영 : 어떻게 지내셨어요?

A. 김학중 시인 : 학기 중이라서 강의를 하고 있고요. 시를 쓰면서 지내고 있어요.

 

Q. 오늘 이야기해볼 취미는 IT덕후 입니다. IT 마니아가 되신 계기가 있으실까요?

A.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저는 시력장애가 있습니다. 저시력 이라서 이걸 보완할 게 없을까 고민이 많았어요. 어렸을 적엔 녹음기를 들고 다녔고요. IT 기기가 발전하면서 관심을 갖게 되었죠.

 

Q. 시인님께서 특히 관심 두는 IT 기기가 있으신가요?

A. 흔히 말해서 태블릿, 노트북에 관심이 많습니다. 녹취와 필기를 얹어서 할 수 있는 것들도 나오고 있어서, ‘어렸을 때 좀 더 배울 수 있었을 텐데’라는 생각이 듭니다.

 

Q. 요즘 활용하는 IT 기기는 무엇이 있으실까요?

A. 영상촬영을 해서 강의 영상을 올려야 해서요. 맥북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직접 영상촬영과 편집을 하고 있어요.

 

Q. 집에 비치해놓은 IT제품과 가전은 총 몇 종류 정도 되세요?

A. 너무 많아요. 이사하시는 분들이 잔짐이 엄청 많다고 하시더라고요.

 

Q. 가장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것은 무엇인가요?

A. 맥북 프로가 있고요. 가전 중에는 건조기가 있어요. 스마트 가전이라 핸드폰으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Q. 전자상가를 가서 기기 둘러보는 것을 즐기신다고 들었어요.

A. 전자상가를 그냥 지나치지 못해요. 가전+IT 기기를 파는 곳들이 많은데, 신제품을 만져보기도 하고 직원들한테 설명도 듣고 해요.

 

Q. 4차 산업 혁명과 인공지능 개발에 참여해서 원고도 쓰셨다고 하셨어요.

A. 인공지능에 대해 가르쳐야 할 부분이 있기도 했고, 최근 기술을 인문학적으로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를 썼습니다.

 

Q. IT제품을 알기 전과 후로 인생이 나뉜다고 하셨어요. IT를 알고 나서 시인으로 사는 삶의 변화가 있으실까요?

A. 저는 어릴 때부터 컴퓨터로 글을 썼어요. 도스(Disk Operation System)때부터 써서, 글을 쓰는 작업을 할 때 제 글씨를 선생님들이 못 알아볼 정도로 악필이었어요. 그 부분에 있어서 많이 도움이 되었죠. 글씨가 이게 뭐냐고 혼날 일도 없고…. 그래서 더욱 IT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 같아요. 수학을 좀 더 잘 했다면 시인이 아닌 어떤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4차 산업에 대해 공부하다 보면, 모든 사람이 앞으로 미래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시인임과 동시에 엔지니어여야 한다고 말하거든요.

 

Q. 시집이 많이 팔려야 하는 이유는 수많은 사고자 하는 IT 기기들이 리스트업(List-Up) 되어있기 때문이라고 하셨는데요. 꼭 소장하고 싶은 기기가 있나요?

A. 신제품이 좋은 게 엄청나게 많아요. 이번에 색이 예쁘게 나온 아이맥이라는 제품이 있는데 데스크에 그 제품을 들여놓고 싶더라고요.

 

Q. 가장 짜릿한 순간이 언박싱(Unboxing)하는 순간이라고 하셨는데요. 유튜브에 언박싱을 전문으로 하는 유튜버가 있을 정도로 IT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언박싱이 중요하다고 들었어요.

A. 실제로 중요한 제품의 언박싱 순간은 찍어서 가지고 있어요. 뭔가 새로운 제품에서 새로운 기술을 만나는 조우의 설레는 순간이에요. 이전에는 몰랐던 것들이 내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지에 대한 기대감…. 비닐 뜯는 소리부터 즐겁거든요.

 

Q. 취미에 이어 문학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혹시 IT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한 작품도 있나요?

A. 예전에 ‘포켓몬고’라는 게임이 많은 사람에게 관심을 받은 적이 있는데요. 그 현상을 가져다가 시에서 쓴 적이 있어요. 「스트리트북」이라는 시였는데, 사람들이 화면만 보고 다니는 경향이 있잖아요. 화면 속 세계가 더 중요한 세계로 변해버린 그것에 관해 썼어요. 제 나름대로는 한국 SF 시를 개척하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사실 SF와 관련된 시가 여럿 있습니다.

 

Q. 시인님 첫 시집 『벽화』의 일부를 읽어드릴게요. “눈먼 자가 처음 그 벽에 부딪혔을 때. 벽이 거기 있다는 그의 말을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다. 사람들이 벽을 발견하게 된 것은 눈먼 자가 자신의 몸을 뜯어 그린 벽화를 보고 나서였다.” 오늘 이야기의 주제가 그래서 그런지 이 이야기도 첨단기기 속에서 우리가 놓치는 무언가를 말하고자 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어떻게 쓰시게 되었나요?

A. 이 시는 제게 굉장히 소중한 작품이에요. IT하고는 거리가 있기는 한데, 사회적 억압이나 이중적인 배제의 시스템이 존재한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것을 드러내기 위해 많이 고민한 끝에 쓴 것 같아요. 제가 아무래도 장애가 있으니 어렸을 적부터 차별적 발언을 많이 들어왔는데요. 열심히 살고 어떤 성취를 하는 과정에서도 계속 그런 표현들이 쫓아다니더라고요. 장애에 국한되어서 쓴 것은 아니고 그런 부분이 모든 사람에게 있을 수 있다는…. 보편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어서 써낸 시입니다.

 

Q. 우리가 쓰는 IT나 가전이 좀 더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도록 개발이 되면 더 좋겠다고 생각이 들어요. 첫 시집 『창세』가 나왔을 때 김학중 시인의 궁극적 관심사에 매료될 가능성이 아주 크다는 평이 있었는데요. 첫 시집을 엮으며 고민하셨던 지점이나 메시지가 있으실까요?

A. 그 제목을 『창세』로 내세운다는 것은 굉장히 무모한 선택이었거든요. 그런 선택을 했던 이유 자체가 이 시집 전체에서 초동 했던 상상력이 “그렇다면 세계를 열었던 그 힘은 어디로 갔을까?” 같은 것이거든요. 분명 가능성을 찾아 나간 사람들의 상상력일 텐데, 우리가 무언가“안 된다.”라고 말하는 상황들이 이 상상력이 더 가지지 못할 때라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땐 『창세』라는 힘을 잃어버린 것이 아닌가…. 사실은 계속 존재하는 힘인데, 인간이 세계를 열어가는 힘에 대해 너무 오만하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도 들어서 가능성을 점검해보자는 식으로 여러 편으로 연작을 해보았습니다.

 

Q. 시인님의 시에서 세계의 이면이 많이 느껴졌어요. 세계의 이면이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우리가 살아가며 겪는 문제들이 근본적으로 동일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첫 시집에서부터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작업인데,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끊임없이 교차하면서 작업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서로 매듭처럼 엮여있다고 생각하는 데 그것을 읽어내는 작업이 시적 작업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그것을 텍스트로 결집해 보려고 작업했습니다.

 

Q. 저희가 IT로 만나서 그런지 IT의 정교함과 질서가 떠오르기도 하네요. 시인님의 앞으로의 계획을 듣고 싶어요.

A. 두 번째 시집을 엮기 위해 작업을 하고 있고요. 묶어서 책으로 내고 연구자로도 계속 활동하고 있어서 논문도 쓰는 작업을 계속할 것입니다.

 

   01)   Ali Smith(1962~). 1995년 발표한 단편집 『자유 연애(Free Love and Other Stories)』으로 샐타이어상을 수상. 스코틀랜드 예술협회 도서상, 앙코르상, 휘트브레드상 수상. 맨부커상과 오렌지상 최종 후보에 2번이나 오르는 등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음
   02)  원제 : 『Autumn』(2016), 2019년 민음사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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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소리》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예방을 위해 스튜디오 소독 등 방역 지침을 준수하여 제작되었습니다.


 


원고정리 : 성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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