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소리 제675회 : 1부 오한기 소설가 / 2부 박은정 시인

문장의 소리 제675회 : 1부 오한기 소설가 / 2부 박은정 시인


문학광장 〈문장의 소리〉는 2005년 시작된 인터넷 문학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560여명의 작가가 초대 손님으로 다녀갔습니다. 〈문장의 소리〉의 연출과 진행, 구성작가는 모두 현직 작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2020년부터 소설가 최진영, 정선임, 시인 박소란, 방수진이 함께 합니다. 지금까지의 방송은 문학광장 누리집과 유튜브,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ㅇ 스태프

연출 박소란(시인)

진행 최진영(소설가)

구성작가 방수진(시인)

구성작가 정선임(소설가)

 
ㅇ 코너
  – 지금 만나요 :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 작가들의 수상한 취미생활 : 본업인 글쓰기 외에 전문가 못지않은 방대한 지식을 자랑하는 작가들의 수상한 취미에 관해서 이야기 나눠보는 시간입니다.


 

 


 


 


오프닝 : 앨리스 먼로, 「밤」, 『디어 라이프』


 


 


 


로고송


 


 


 


1부 〈지금 만나요〉 / 오한기 소설가


 

 

    오한기 소설가는 2012년 현대문학상 신인 추천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으며, 소설집 『의인법』, 장편소설 『홍학이 된 사나이』, 『나는 자급자족한다』, 『가정법』 등이 있습니다. 젊은작가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최근 장편소설 『인간만세』를 출간하였습니다.

Q. DJ 최진영 : 『인간만세』의 주인공은 답십리 도서관의 상주작가로, 소설 집필에 최적의 환경에서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이를 방해하는 인물들이 나타납니다. 문학의 가치를 절대 부정하는 화학과 교수 KC, 마이크를 가지고 달아나는 초등학생 민활성, 작가님을 살해하겠다는 메일을 보내는 진진. ‘나’와 진진은 다른 것 같으면서도 닮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진진이라는 인물은 어떻게 구상하게 되셨나요?

A. 오한기 소설가 : 진진은 제 다른 소설 속 인물들과 거의 다를 게 없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요. 문학을 광신하고, 자신의 문학관과 반대되는 문학을 공격하는 문청들. 문학을 너무 좋아하고, 문학에 미쳐 있는 인물이지요. 반면 ‘나’는 거기서부터 한 단계 벗어난 인물 같아요. 나이도 먹고, 현실을 살고. 문학에 대한 환상에서 조금 벗어나 있고, 걸작보다는 돈을 벌기 위해 쓰는 인물. 어떻게 보면 한 인물의 과거와 현재라고 볼 수도 있겠어요.

 

Q. 다양한 인물들의 방해에도 주인공은 소설 쓰기에 몰두합니다. 소설은 도서관을 배경으로 하고, 똥을 주제로 하는데요. ‘인간 이꼬르 똥’이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해요. 근원적인 질문을 드리고 싶었는데, 왜 똥인가요?

A. 제가 논리적으로 구성하는 스타일은 아니라서, 정확히는 모르겠어요. 그런데 저는 도서관이라고 하면 똥밖에 생각이 안 나거든요. 제가 도서관에서 유독 변기 속에 들어 있는 똥을 많이 본 것 같아요. 소설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거기서부터 온 게 아닌가 싶습니다.

 

Q. 중요한 소재로 마이크가 등장하기도 하는데요. 민활성이 마이크를 훔쳐 간 이후로 도서관장과 주인공에게 똥이란 소리가 들리기 시작해요. 이런 소재는 어떻게 구상하게 되셨나요?

A. ‘상주작가’라는 건 간섭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뜻이기도 해요. 상주작가는 부하 직원이라는 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관장님도 업무를 지시하는 일이 없으시고요. 좋게 말하면 한량이고, 나쁘게 말하면 유령인 거죠. 보통 사서 분들은 되게 바쁘시고, 본인의 일에 몰입하시고, 야근도 잦으신 것 같은데, 상대적으로 저는 그렇게까지 업무를 하지 않으니까 소리를 듣거나, 주위를 두리번거리면서 시간을 보냈어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도서관장도 그런 위치가 아닌가 싶고, 똥은 여유가 있는 사람이 들을 수 있는 환청이 아닌가 싶어요.

 

Q. 소설 속에서 주인공과 진진의 대결 구도 역시 흥미로운 지점 중 하나인데요. 주인공은 리얼리즘에 대해 심도 있는 고민을 해요. 작가님도 이런 고민을 하셨나요?

A. 철학적인 고민이라기보다는 제 소설에 대한 고민인 것 같아요. 많은 분으로부터 제 소설이 터무니없는 이야기이고, 황당한 이야기라는 소리를 들었는데요. 어머니나 아내조차도 제 소설을 잘 찾아 읽지 않아요. 조언으로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쓰라거나,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이야기를 쓰라는 것들이 있었는데요. 그 당시에는 그렇게 해봐야지, 하고 노력을 하기는 했는데, 잘 안 되더라고요. 항상 마음의 짐으로 남아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런 고민이 소설에 묻어나는 것 같습니다.

 

Q. 주인공은 ‘도서관이 무대이면서도 똥과는 달리 깔끔하고, 적당히 유머러스하고, 풍자적이며, 무엇보다 인간미가 넘치는 이야기’를 써야 한다고 다짐하기도 합니다. 그런 이야기가 사람들이 선호하는 문학이기 때문인데요. 작가님께서 생각하시는 좋은 소설, 쓰고 싶은 문학은 어떤 것인지 여쭤보고 싶었어요.

A. 작가로 살아오면서 저는 어느 순간부터 독자가 되는 순간을 제 인생에서 배제해버린 것 같아요. 독자로서 좋은 소설과 나쁜 소설을 판단하는 순간을요. 어느 순간부터 제가 쓸 수 있는 소설, 쓸 수 없는 소설만 생각하게 됐어요. 쓸 수 있는 문학을 하자는 생각에 좋은 문학을 아예 배제해버렸습니다. 쓰고 싶은 문학이 좋은 문학일 수도 있으려나요.

 

Q. 쓰기에 대한 부담감이 줄어들고, 쓰기가 생활의 영역으로 들어오게 된 걸까요?

A. 『나는 자급자족한다』(2018) 출간을 기점으로 변한 것 같습니다. 이전까지는 각 잡고 썼다면, 이후로는 성취보다 생활의 일부가 된 느낌이 들고 있어요.

 


 


 


2부 <작가들의 수상한 취미생활>/ 박은정 시인



 

    박은정 시인은 2011년 시인세계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고, 시집 『아무도 모르게 어른이 되어』, 『밤과 꿈의 뉘앙스』 등이 있다.

Q. DJ 최진영 : 박은정 시인님과 나눠볼 이야기는 ‘피아노’입니다. 어떻게 피아노와 인연을 맺게 되셨어요?

A. 박은정 시인 : 제가 초등학교 1학년 때 같은 반 여자애가 피아노 학원에 다닌다고 하더라고요. 그 친구 집이 좀 잘 살고, 옷도 예쁘게 입고, 멋있게 보였어요. 그래서 그때 당시 엄마를 졸라 피아노 학원에 다녔는데, 나중에 엄마께서 말씀하시길 몇 달 하다가 그만둔다고 할 줄 알았는데 전공까지 할 줄은 몰랐다고 하시더라고요. 이제는 전공했다고 말씀드리기 무안할 정도로 까먹었어요.

 

Q. 오랜 생활을 피아노와 함께하신 시인님께 피아노와의 권태기 같은 건 없으셨나요?

A. 있었는데, 아마 그걸 극복하지 못해서 이제는 제 인생 한켠으로 밀려나게 된 게 아닌가 싶어요. 지금의 저는 시를 쓰는 사람이니까요. 어릴 때는 피아노가 마냥 좋았어요. 피아노는 제게 화도 내지 않고, 항상 그 자리에 앉아 있고, 제가 무슨 짓을 해도 원망하지 않거든요. 저는 기분이 좋을 때나 슬플 때나 항상 피아노를 치고 있었고요. 피아노나 사람이나 권태기가 오면, 저 같은 경우는 거리를 두는 편입니다. 한 걸음 뒤로 물러나 저를 돌아보고, 바라보는 시간이 제게는 필요한 것 같더라고요. 그렇게 해서 나중에는 제가 손을 내밀게 되기도 하고요.

 

Q. 시인님께서 가장 좋아하는, 그리고 가장 자신 있게 소화하는 피아노곡을 여쭤봐도 될까요?

A. 제가 이십 대 중반부터 피아노를 마음속에서 완전히 놓아버렸어요. 그렇게 연습을 안 하다 보니 손가락이 말을 안 듣더라고요. 자신 있게 소화할 수 있는 곡은 없지만, 오랜 시간 피아노와 지내오면서 남는 곡이 딱 두 곡이 있습니다. 고 삼 때 입시로 했던 쇼팽: 에튀드 12번 다단조 혁명, 대학 졸업 연주회 때 했던 라흐마니노프 악흥의 한때 4번 곡이에요. 라흐마니노프 악흥의 한때 4번 곡은 제가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곡이기도 해요.

 


 

문장의 소리 675회는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도 간편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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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소리》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예방을 위해 스튜디오 소독 등 방역 지침을 준수하여 제작되었습니다.


 


원고정리 : 강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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