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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주홍, 「노가다 칸타빌레」 중에서

  • 작성일 2021-08-19
  • 조회수 1,019



송주홍 「노가다 칸타빌레」 중에서 “내가 직영반장만 28년째여~ 내가 하라는 대로만 하면 돼~.” 몇 번 같이 일했던 용역 아저씨는 직영을 이렇게 표현했다. “현장이 아무리 넓고 사람이 아무리 많아도 직영은 딱 보면 알아. 아, 저 사람 직영이구나.” 직가 : 송주홍 출전 : 『노가다칸타빌레』 (시대의창, 2021) p.77-p.79




송주홍 「노가다 칸타빌레」를 배달하며


다른 사람의 직업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롭습니다. 종사자가 아니면 알 수 없는 얘기를 듣는 재미가 쏠쏠하지요. 직업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로운 건 그것이 ‘먹고 사는’ 일과 관련된 분투이기 때문이겠지요.
이 책은 우리가 흔히 ‘노가다’라고 부르는 건설업 종사자가 쓴 건설 현장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하루 일당이 얼마인지 하는 것부터 인력 사무소 소장에게 떼어주는 수수료, 건설 현장의 각종 직무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까지, 실제로 해당 직업을 가진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다들 기술을 배우라고 하는 건설 현장에서, 그 중에서도 돈 잘 버는 ‘철근공’을 추천하는 곳에서, ‘직영’은 기술 없이 이 일 저 일 떼우는 잡부에 불과한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직영은 거의 모든 건설 공정에 개입하니까, 달리 보면 ‘판’을 읽는 기술자인 셈입니다. 작업 반장은 땀 흘리지 말고 진득하고, 찬찬히 일하라고 농담처럼 말하지만, 실은 그런 태도로 일하는 사람만이 한 분야에서 오랫동안 지치지 않고 일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한순간의 ‘땀값’ 말고 진득하게, 찬찬히, 실실. 그게 바로 내공 아닐까요.


소설가 편혜영


작가 : 송주홍

출전 :『노가다칸타빌레』 (시대의창, 2021) p.77-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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