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남, 「별의 감옥」


 
별의 감옥 -장석남
 
저 입술을 깨물며 빛나는 별
새벽 거리를 저미는 저 별
녹아 마음에 스미다가
파르륵 떨리면
나는 이미 감옥을 한 채 삼켰구나
 
유일한 문 밖인 저 별
 
작가 : 장석남
출전 : 『새떼들에게로의 망명』 (문학과지성사, 1994) http://moonji.com/book/4473/

 

 

장석남 ┃「별의 감옥」을 배달하며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어느 선생님으로부터 얼마 전 부탁을 받았습니다. 2학기 첫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소개하면 좋을 시를 한 편 추천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처음 저는 밝고 진취적인 의미를 담은 시를 떠올렸습니다. 그러다 마음속에 갈등이 생겼습니다. 학생들이 이미 희망적인 감정의 자극에 지쳐 있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제가 학생이던 시절을 생각해보았습니다. 첫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어떤 시를 소개해주시면 좋을까? 하고요. 시의 전문이 다 눈에 들어올 필요는 없을 것 같았습니다. 아니 어쩌면 시의 전문이 다 눈에 들어오지도 않을 것 같았습니다. 전체적인 내용은 잘 모르겠어도 무엇인가 근사하고 강렬한 한 문장이 있다면 앞으로 살면서 두고두고 기억나겠다 싶었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린 “나는 이미 감옥을 한 채 삼켰구나”처럼. 저는 그 선생님께 「별의 감옥」을 추천하면서 이런 말을 덧붙이면 좋겠다고 전했습니다.
 
    ‘우리는 이미 모두 감옥을 한 채씩 삼킨 존재들이다. 생각이라는 감옥, 마음이라는 감옥. 우리는 이 감옥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어쩌면 앞으로도 내내 그럴 것이다. 다만 이 감옥에 무엇을 더 들일지는 선택할 수 있다. 불안과 두려움을 들이면 나는 불안이나 두려움과 함께 살아갈 것이고, 사랑이나 다정을 들이면 나는 사랑으로 다정으로 살아갈 것이다. 사실 이 감옥의 문은 열려 있다’

 

시인 박준

 

작가 : 장석남

출전 : 『새떼들에게로의 망명』 (문학과지성사, 1994) http://moonji.com/book/4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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