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소리 제691회 : 〈첫 책 특집 ⑨〉 권경욱 시인, 임정민 시인

문장의 소리 제691회 : 〈첫 책 특집 ⑨〉 권경욱 시인, 임정민 시인

문학광장 〈문장의 소리〉는 2005년 시작된 인터넷 문학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560여명의 작가가 초대 손님으로 다녀갔습니다. 〈문장의 소리〉의 연출과 진행, 구성작가는 모두 현직 작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2020년부터 소설가 최진영, 정선임 시인 박소란, 방수진이 함께 합니다. 지금까지의 방송은 문학광장 누리집과 유튜브,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ㅇ 스태프

연출박소란(시인)

진행최진영(소설가)

구성작가 방수진(시인)

구성작가 정선임(소설가)

 
ㅇ 코너
  – 첫 책 특집 : 첫 책을 출간한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 지금 읽어요 : 누구든 자신이 원하는 책을 광고할 수 있습니다. 단, 시간은 3분.

 

 

 

 

오프닝 : 소동파, 『유후론』 중에서

 

 

 

로고송

 

 

 

1부 〈첫 책 특집〉 / 권경욱 시인, 임정민 시인


    권경욱 시인은 최근 첫 시집 『사라지는 공원에서 우리는』을, 임정민 시인은 최근 첫 시집 『좋아하는 것들을 죽여 가면서』를 출간하였다.

Q. DJ 최진영 : 지금까지 저희 〈첫 책 특집〉은 매번 참여 시인님들 간의 공통점을 발견하는 묘미가 있었는데, 이번에 모신 두 분은 흔히 말하는 MZ세대세요. 두 분 다 90년대생이신데, MZ세대 시인으로서 MZ세대에게 시란 무엇인지 혹시 정의해보신 적이 있으시다면?

A.  권경욱 시인 : 시란 귀 파기이다. 제가 개인적으로 귀 파는 걸 좋아하는데, 애초에 귀를 안 팠으면 몰랐을 텐데 귀 파는 걸 좋아하는 분들은 한 번 그 즐거움을 알고 나면 계속 파게 되는 것 같아요. 중독성도 있고요. 그런 점에서 비슷한 것 같아요.
임정민 시인 : 평소 MZ세대라고 인식하며 살지는 않거든요. 그래서 시란 뭘까 하고 주변에 물어보기도 했는데, 다들 ‘노답’이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그 말이 절묘하다고 생각하는데, 미래에 대한 불투명성, 글 쓰는 것엔 답 없다는 것, 그런 생각들이 들기 때문인 것 같아요.

 

Q. 첫 시집을 엮으시면서 든 생각이라던가 느낌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A.  권경욱 시인 : 저는 안심했던 마음이 가장 컸어요. 시집에 실린 시 쉰네 편 중 쉰 편이 공개된 적 없던 시여서 묶고 나니 안전해진 느낌이 들었습니다. 한 권의 책에 모아둔 느낌이 안정적이라고 할까요.
임정민 시인 : 원고를 오래 가지고 있다가 시집을 내게 되어서 일종의 설렘 같은 게 있었고, 기대감도 있었고, 동시에 어떻게 보이게 될지 모르다 보니 약간의 불안 같은 것을 만끽하면서 준비했습니다.

 

Q. 두 분께서 서로의 시집을 어떻게 보셨는지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A.  권경욱 시인 : 저는 임정민 시인님의 시집을 여러 번, 며칠에 걸쳐 읽었어요. 처음 읽었을 때는 어려웠고, 읽다가 막히는 방지턱 같은 부분이 많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천천히 며칠 더 읽어보니 제가 완전히 잘못된 자세로 시집에 접근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어떻게든 타고 넘으려고 하니 방지턱으로 느꼈던 것인데, 좀 떨어져서 보니 임정민 시인님의 시집이 하나의 무대로 보였고, 의미들이 미끄러지고 도망치는 움직임이 모인 무대로 보여서 더욱 아름다웠습니다.
임정민 시인 : 권경욱 시인님의 시집을 엄청 재미있게 보았어요. 처음에 보았을 때 섬세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화자가 세상을 지나다니며 마주치는 것들에 대해 감정을 부여하고, 어떨 때는 나로 대입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끔 하는 과정이 제게는 없는 모습 같아 재미있었고요. 인상 깊었던 것은 1부에서 섬세한 감각이 두드러지고, 2부에서는 의심들과 사물들과의 관계, 그것이 화자와 불화하는 과정이 보였다는 점이었어요. 권경욱 시인님의 시에서 상정하는 ‘너’와의 대화가 솔직하고, 배반하는 감정처럼 느껴지기도 해서 인상 깊었습니다.

 

Q. 독자분들을 처음 만나는 페이지가 ‘시인의 말’일 텐데요. ‘시인의 말’을 적을 때 어떤 감정이셨나요?

A.  권경욱 시인 : 제가 좋아하는 순간에 대한 고백이었던 것 같아요. 저희가 생일을 축하할 때 초를 꽂고, 방에 불부터 끄잖아요. 초에 불을 붙이면 촛불들이 만드는 그림자가 생기는데, 그 장면에 들어가 보니 제가 가장 좋아하는 순간은 일렁이는 그림자를 바라보는 순간이더라고요. 물론 다시 형광등을 켜면 상황이 종료되겠지만, 그 짧은 순간이 정말 좋더라고요. 뭔가 고백하듯 쓰게 되었어요.
임정민 시인 : 우리가 어떤 미지의 것에 쫓기다가 미지의 곳에 당도하게 되는데, 그때 여러 감정을 느낄 것 같아요. 저는 글을 쓰다 보니 내가 쓴 것들 안에 내가 놓여 있게 되고, 거기에서 안주하게 된다는 생각을 했는데, 굳이 글이 아니더라도 사람들이 자신이 해왔던 것 안에 놓이게 되는 것을 떠올리며 썼습니다.

 

Q. 시집 제목을 어떻게 짓게 되셨나요?

A.  권경욱 시인 : 수록작인 「피크닉」의 구절을 가져와 『사라지는 공원에서 우리는』이라고 짓게 되었고요. 원래는 마지막 연을 통째로 가져오려고 했어요. 마지막 연이 열일곱 자나 되는 바람에 비슷한 의미를 지니게 변형해 ‘사라지는 공원에서 우리는’으로 택했습니다. 저희가 컨디션이나 감정선이 매일 다른 것처럼 제목이 완벽하게 이 시집을 아우를 수 없겠지만, 분명히 제가 좋아하는 순간 중 하나이다 보니 이렇게 정하게 됐습니다.
임정민 시인 : 표제작을 처음 쓴 건 오래됐어요. 육칠 년 전쯤 쓰게 되어 오랫동안 붙들고 있었고, 그래서 시집을 묶을 때 가제로 사용하게 되었어요. 이 제목에 대해 이해해서 썼다기보다 이것에 대해 알아가는 마음으로 쓴 것 같아요. 『좋아하는 것들을 죽여 가면서』라는 제목에 들어 있는 좋아하는 감정과 죽는다는 것은 내가 직접 컨트롤할 수 없고요. 죽음이 있으면 좋아한다는 감정이 드러나기도 하고, 그 반대도 가능한 상태도 가능하기에 그런 의미를 생각하면서 시집 제목으로 두게 되었어요. 어떤 점에서는 전체를 아우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약간의 죄책감과 내가 이도 저도 할 수 없는 것들 사이에 놓여 무언가를 찾아가는 여정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이런 제목을 지었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신다면?

A.  권경욱 시인 : 평소처럼 메모하면서 문장 수집하고, 좋아하는 걸 쓰다가 편수가 모이면 다음 시집에 대해 생각해 볼 것 같아요.
임정민 시인 : 저도 마찬가지로 다음 시집이나 다음 시에 대해 고민하면서 지내게 될 것 같습니다.

 

 

 

〈지금 읽어요〉


    시인 김안녕 님이 시집 『사랑의 근력』 광고.

 

 


문장의 소리 691회는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도 간편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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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소리》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예방을 위해 스튜디오 소독 등 방역 지침을 준수하여 제작되었습니다.

 

원고정리 : 강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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