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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소리 제707회 : 1부 최유안 소설가 / 2부 유형진 시인

  • 작성일 2022-05-18
  • 조회수 797
  • 방송일
  • 러닝타임1시간15분
  • 초대작가1부 최유안 소설가 / 2부 유형진 시인

문장의 소리 제707회 : 1부 최유안 소설가 / 2부 유형진 시인


문학광장 〈문장의 소리〉는 2005년 시작된 인터넷 문학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700여 명의 작가가 초대 손님으로 다녀갔습니다. 〈문장의 소리〉의 연출과 진행, 구성작가는 모두 현직 작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2022년부터 시인 이영주, 소설가 김봄, 소설가 권혜영, 시인 최지은이 함께합니다. 지금까지의 방송은 문학광장 누리집과 유튜브,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ㅇ 스태프


연출 김봄(소설가)



진행 이영주(시인)



구성작가 권혜영(소설가)



구성작가 최지은(시인)




ㅇ 코너
지금 만나요 : 새 책을 출간한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3분 광고 : 누구든 자신이 원하는 책 혹은 작가를 광고할 수 있습니다. 단, 시간은 3분.
N잡러의 수다 : 본업인 글쓰기 외에 또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는 N잡러 작가들의 생활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보는 시간입니다.











오프닝 : 앤 카슨의 시 「저녁 9시 30분을 맞이한 거트루드 스타인에 대한 짧은 이야기」 중에서








〈로고송〉








1부 〈지금 만나요〉/ 최유안 소설가


최유안 소설가는 201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소설집 『보통 맛』 등이 있다. 최근 장편소설 『백 오피스』를 출간하였다.

Q. DJ 이영주 : 최근 출간된 장편소설 『백 오피스』에 대해 직접 소개해주신다면?

A. 최유안 소설가 : 일단 일을 아주 많이 하는 이야기입니다. 행사라는 거대한 목적이 있고, 그 목적을 향해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들이 협업·갈등하는 이야기인데요. 중심이 되는 세 인물이 등장하는데, 행사를 발주하는 ‘태형’ 기업의 ‘홍지영’, 행사를 기획하는 기획사 ‘아티스틱’의 ‘임강이’, 행사를 진행하는 호텔 지배인 ‘강혜원’이 그들입니다. 서로 다른 이유로 이 행사를 맡게 되었어요. 호텔 지배인 ‘강혜원’ 같은 경우 행사를 정말 잘 해내고 싶은 능력 있는 사람인데요. 이 사람에게는 가정이 있는데, 일을 너무 열심히 하는 엄마·아내이다 보니까 가정에 좀 소홀해요. ‘홍지영’ 같은 경우 원칙주의자인데, 대기업에 들어가 힘겹게 세상살이에 익숙해지다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선배가 했던 방식을 전복시키고, 그러면서 자신이 행사를 다 떠맡게 되는 캐릭터입니다. 마지막으로 ‘임강이’는 파이팅이 넘칩니다. 이 행사가 ‘아티스틱’을 살릴 수 있는 마지막 동아줄 같은 것이기 때문인데요. 이 셋의 애초에 공통적인 목적은 오직 행사가 잘되는 거였거든요. 행사를 시작하는 그 순간보다 준비하기 위해 뒤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훨씬 많으니까, 그런 일을 준비하는 것에 대한 소설이기도 하고요. 게다가 행사를 향해 가는 일이, 사실 일이라는 것이 그렇듯 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잡음과 혼돈이 생기는 내용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Q. 『백 오피스』의 표지를 받아보셨을 때 어떠셨나요?

A. 출판사 ‘민음사’에서 시안을 세 개를 주셨었어요. 마지막으로 두 개가 남았었는데, 이 시안과 다른 시안 두 개였는데요. 이 시안이 사실 책 내용을 궁금하게 만드는 표지 시안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가려진 손 뒤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어두운 백 그라운드에서 어떤 일들이 전개되는지 상상하게 하는 그림이라고 생각했고요. 다른 하나는 오피스 창문이 보이는 아주 쨍하고 환하고 직관적인 회화 표지였는데요. 저와 편집자님 둘 다 서로 두 개의 시안에 다 마음이 가는 거예요. 이 두 개가 최종적으로 마음에 들었는데, 원래 이 시안이 세로로 되어 있었어요. 지금과는 다른 느낌이었고, 검은색인 것도 처음엔 마음에 걸렸었거든요. 뭘 결정해야 할지 저와 편집자님과 하루는 이 표지, 하루는 저 표지, 그다음 날은 이 표지, 그렇게 고민하다가 안 되겠다, 일주일이 지나 다시 보자, 하고 편집자님이 편집부 투표를, 저는 제 나름대로 친구들에게 만나보고 하는데 다시 만났을 때 끝나지 않는 거예요. 결과는 디자이너님께 여쭤보자고 했는데요. 디자이너님께서 이 표지가 원탑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저희가 생각한 단점들을 보완할 수 없는지 고민하고 있는데, 편집자님께서 가로로 놓으면 어떨까요? 라고 얘기하셔서 그걸 들고 사장님께 찾아가서 사장님까지 가서 결과가 나왔고, 가로로 놓으니까 좀 더 안정감이 생기는 것 같았고, 책이 나오니까 막상 검정색이 눈에 안 띄고 회색이 더 맞아서 편집자님과 감격했던 기억이 나네요.


Q. 『백 오피스』가 세상에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해 주신다면?

A. 제가 2011년부터 회사를 다녔거든요. 이 소설을 쓰기 시작했을 때가 2019년 정도인데, 그 가을 즈음에 회사에서 제가 늘 맡았던, 가을마다 늘 하는 큰 행사가 있는데, 그 행사를 하러 분주히 다니다가 어느 순간 그만둘 때가 되었다, 더이상 여기에서 재미를 못 느낀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때 행사를 준비하면서 호텔을 많이 다니니까 호텔 이야기를 써 보고, 이 소설을 마지막으로 나는 퇴사를 한다 하는 생각을 하고 가까운 동료들에게 그 이야기를 했어요. 그때 다들 그렇게 생각하고, 말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제가 계획형 인간이라 계획을 해야 실행 가능한데, 마침 회사에서 제게 박사 논문을 위해 시간을 줘서 2년간 학위를 마친 후 복귀한 상태였어요. 논문 진행을 동시에 하고 있을 때였는데, 논문 마무리를 지금 안 지으면 평생 안 할 것 같은 거예요. 논문을 제쳐두고 소설을 쓸 것 같은 거예요. 6개월간 오후에 소설 쓰고, 주말 오전에 소설 쓰고, 오후에 논문 쓰는 식으로 해서 논문을 어떻게 마무리를 했어요. 논문 마무리를 하자마자 소설을 마저 써버리자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즈음에 소설집 『보통 맛』이 나왔는데, 퇴사를 진짜로 결심하고 이 소설을 마무리해서 출판사 ‘민음사’에 초고를 넘기고, 퇴사 후 계획을 세웠어요. 우선 박사로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돈을 벌자. 그리고 독일로 가자. 그런 계획을 세웠는데, 계획은 계획인 걸로.


Q. 최유안 소설가님의 창작 루틴이 궁금합니다.

A. 예전에는 틈틈이 뭔가를 했는데요. 그때는 코로나19 이전이고, 이동이 많아서 비행기나 열차 안에서도 글을 쓸 수 있었어요. 코로나19 이후에는 이동하는 시간 자체가 줄어서 뭔가를 몰아서 해야 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세 덩이로 나누어 활동하는데요. 아침에 일어나면 한 시간 정도 운동을 하고, 책을 읽거나 쓰는 시간을 첫 번째 덩어리로 가지고요. 낮 동안 사회 활동을 하고, 저녁에 힘이 남아 있으면 작업하고, 요즈음은 이석증 생기고 나서는 쉴 수 있을 때 쉬기도 하고요. 하루 여덟 시간은 꼭 잠을 자고요. 주말은 오전에 작업하고, 오후 서너 시부터는 쉬는 것 같아요. 이동할 때도 원칙을 정해서 두 시간 이동하면 한 시간은 작업하고, 한 시간은 자고. 그런 식으로 생활합니다.









〈3분 광고〉
출판사 ‘구름바다’ 박인혜 대표님께서 『너도밤나무 아래 갈림길』 광고.








2부 〈N잡러의 수다〉 / 유형진 시인


유형진 시인은 2001년 《현대문학》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시집 『피터래빗 저격사건』, 『가벼운 마음의 소유자들』, 『우유는 슬픔 기쁨은 조각보』, 『피터 판과 친구들』, 『마트료시카 시침핀 연구회』, 동화 작품집 『사과가 시끄러』 등이 있다.


Q. DJ 이영주 : 유형진 시인님의 N잡에 대해 소개해주신다면?

A. 유형진 시인 : 주상변압기라고 들어보셨는지 모르겠어요. 요즘 도심의 전봇대가 거의 사라져서 전봇대 위에 달린 동그란 함 같은 변압기를 잘 볼 수 없을 텐데요. 지하철 같은 곳에 있는 큰 네모난 함 같은 걸 변압기라고 하는데요. 거기에 들어가는 클램프 코어, 볼트 등의 부품을 생산하는 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저는 주로 생산직 외국인 노무 업무, 산업 안전 보건, 자재 구매, 메인 매출처 관리, 자금 관리 같은 걸 하고 있어요. 이렇게 말하면 제가 혼자 다 일하는 것 같은데, 대부분 저희 공장처럼 소규모 중소기업은 관리자가 일당백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Q. 뜨개질이 취미라고 하신 인터뷰를 보았는데요. 뜨개질을 좋아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제가 회사 다니다가 2002년도 4월에 결혼을 했어요. 8월에 임신을 했는데, 임신했을 때 몸이 안 좋아서 그랬는지 유산기가 있었던 거예요. 병원에서도 집에만 있으라고 해서 공장을 다닐 수가 없었어요. 한참 등단하고, 회사 다니면서 활동하다가 아무것도 못 하고 집에만 있게 되니까 할 게 없더라고요. 책을 읽으려고 해도 눈에 안 들어오고. 호르몬 변화가 있어서 그런지, 의욕도 안 생기고 그러는 거예요. 심심해서 십자수나 한 번 해볼까 했는데 십자수는 저랑 안 맞더라고요. 그래서 동네 뜨개방에 용기를 내 들어가 아기 모자를 하나 떠보면 어떨까 싶어서 실을 샀고요. 임신, 등단과 함께 시작한 거죠.


Q. 뜨개질과 관련한 강연 제안도 왔었나요?

A. 왔었습니다. 특이하잖아요. 시인이 뜨개질하고. 저의 이력을 보았을 때 전혀 그런 걸 안 할 것처럼 보였는데, 그런 걸 한다고 하니 의아해하던 분도 많았어요. 제가 만들었던 작품을 주변에 하나씩 나누어 주었더니 한번 해보자고 하더라고요. 시와 뜨개질을 접목한 강연 제안도 받았는데 그렇게 잘 안 됐습니다.

Q. 시 쓰기, 글쓰기, 뜨개질, 바느질 모두 세계를 직조하는 방식 같은데요. 어떤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A. 수예라는 공예가 예전엔 여성들의 일이었잖아요. 그때는 그걸 해야 먹고 살 수가 있었는데, 저 같은 경우, 그리고 요즘 니트나 퀼트를 하시는 분들은 취미로 하시는 분들이 많잖아요. 저 같은 경우 시가 안 써질 때, 그리고 사는 게 답답할 때, 머릿속이 뿌연 안개처럼 무언가 잡히지 않을 때, 시를 잡아요. 시라는 바늘을 잡고 계속 뜨면 내 눈에 보이는 물성이 한줄 한줄 생기잖아요. 그게 쭉쭉 올라갈 때마다, 아무것도 없는 백지에서 시를 한 줄 적어 내려가는 것, 글을 쓰는 것이 제게는 같은 창조의 의미더라고요. 엉킨 털 뭉치 같던 것들이 어떤 질서를 가진 무언가로 만들어 내어지는 걸 보면 정체를 알 수 없던 것들이 풀리더라고요. 저 같은 사람에게는 그런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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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장의 소리〉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예방을 위해 스튜디오 소독 등 방역 지침을 준수하여 제작되었습니다.




원고정리 : 강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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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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