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소리 제745회 : 1부 김멜라 소설가 / 2부 전지영 소설가
- 작성일 2023-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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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소리 제745회 : 1부 김멜라 소설가 / 2부 전지영 소설가
문학광장 〈문장의 소리〉는 2005년 시작된 인터넷 문학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700여 명의 작가가 초대 손님으로 다녀갔습니다. 〈문장의 소리〉의 연출과 진행, 구성작가는 모두 현직 작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2022년부터 시인 이영주, 소설가 김봄, 소설가 권혜영, 시인 최지은이 함께합니다. 지금까지의 방송은 문학광장 누리집과 유튜브,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ㅇ 스태프
연출 김봄(소설가)
진행 이영주(시인)
구성작가 권혜영(소설가)
구성작가 최지은(시인)
ㅇ 코너
– 지금 만나요 : 새 책을 출간한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 당신의 첫 : 이제 막 활동을 시작한 신인들의 고군분투. 작가가 되기 위해 쏟았던 열정과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 오프닝 : 비비언 고닉의 에세이 『사나운 애착』 중에서
● 〈로고송〉
● 1부 〈지금 만나요〉 / 김멜라 소설가

김멜라 소설가는 2014년 《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소설집 『적어도 두 번』 등이 있다. 문지문학상, 이효석문학상, 제12회 젊은작가상, 제13회 젊은작가상 등을 수상하였다. 최근 소설집 『제 꿈 꾸세요』를 출간하였다.
Q. DJ 이영주 : 최근 출간하신 소설집 『제 꿈 꾸세요』는 김멜라 소설가님의 두 번째 소설집인데요. 두 번째 소설집을 펴내신 소감이 궁금합니다.
A. 김멜라 소설가 : 첫 번째 책은 제가 처음 작품 발표하고 나서 6년 후에 나온 책이거든요. 내고 나서 다행이다, 그래도 한 권은 낼 수 있구나 하는 안도감이 들었어요. 두 번째 소설집은 좀 더 거리감이 생겨서 제가 만약 독자라면 이 책이 어떻게 보일지, 표지나 소설 편수 등을 보면서 생각하게 되었고요. 거리감은 생겼지만, 마음이 편안하면서도 아쉬운 지점도 있고요. 여러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Q. ‘제 꿈 꾸세요’를 소설집 제목으로 채택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A. 두 가지 후보가 있었어요. 하나는 소설집에 실린 ‘저녁놀’, 또 하나는 ‘제 꿈 꾸세요’ 였는데요. 생각과 고민을 거듭하다가 ‘저녁놀’보다 ‘제 꿈 꾸세요’가 좀 더 직접적이고, 쉽기도 하고, 독자분께 말을 건네는 것 같기도 해서 이 제목으로 하게 됐습니다.
Q. 소설집 『제 꿈 꾸세요』의 표제작 「제 꿈 꾸세요」는 어떻게 구상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A. 처음에는 좀 더 진지하고 무거운 내용이었어요. 초코바 이야기도 없었고, 심각한 설정이었죠. 쓰다 보니 만약에 내가 정말 죽는다면, 먼저 떠난다면 살아 있는 사람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을까, 나는 어떤 풍경을 보고 싶을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눈 오는 풍경을 생각했고요. 좋아하는 사람들과 먹었던 음식을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그런 생각을 거치며 이야기가 밝아졌고, 톤이 어두운 면을 보완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어요.
Q. 김멜라 소설가님의 소설에서 여성 퀴어 서사, 여성 장애인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는데요. 작가로서 이런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마음먹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이 질문을 듣고 제가 곰곰이 생각해보면요. 그것들이 제 안에 있는 목소리이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경제적으로 소득백분위에서 그리 높지 않은 위치에 처해 있고, 저의 성적 지향성에 대해서도 많이 고민했고, 장애인이나 비장애인에 관해서도 그것이 타인의 이야기라기보다 저와 연결된 모습들이라고 생각했고요. 신체나 정체성, 직업이 확실하고 명확한 인물들의 이야기보다 그 경계에 서 있는 이야기에 끌렸던 것 같아요. 그런 이야기를 읽으며 제가 자유롭다는 느낌이 들었고요. 소설을 쓰면서도 자연스레 그런 인물들의 이야기가 많이 나온 것 같아요.
● 2부 〈당신의 첫〉/ 전지영 소설가

전지영 소설가는 202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쥐」, 2023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난간에 부딪힌 비가 집안으로 들이쳤지만」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Q. DJ 이영주 : 두 곳에 당선된 소감과 근황이 궁금합니다.
A. 전지영 소설가 : 일단 설 연휴 전주에 두 군데 신문사 시상식을 마쳤고요. 저는 일상이 소란한 걸 그렇게 좋아하는 편이 아니에요. 당선 전화도 두 번 받고, 시상식도 시차를 두고 두 번 하니까 마음을 가라앉힐 틈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 틈을 되찾으려고 굉장히 노력했는데, 쉽지 않았던 것 같고요. 그래도 억지로 컴퓨터 앞에 앉아있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두려움이 굉장히 많았거든요. 이제 큰일 났다는 생각으로 컴퓨터 앞에 많이 앉아있었던 것 같습니다.
Q. 당선 연락이 왔을 때 어떤 일을 하고 계셨나요? 그리고 기분은 어떠셨나요?
A. 《한국일보》는 좀 일찍 발표가 났어요. 전화 오리라고 기대를 안 했던 날짜였고요. 다섯 시가 좀 안 돼서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는데, 응답률이 67%밖에 안 되는 거예요. 그래서 끊었어요. 스팸일 것이라고 생각해 끊었는데, 다시 전화가 와서 받으니까 ‘응모하셨죠?’라고 하시는 거예요. 질문 삼종 세트라고 하잖아요. ‘기성작가이십니까?’, ‘중복투고하셨습니까?’, ‘이 글을 어디에 기발표하신 적 있으십니까?’하는 세 질문을 하고 끊으셨어요. 그러고는 연락이 안 오는 거예요. 시간은 계속 가는데 연락은 안 와서 이상하다고 생각했고, 안 된 거라고 생각해서 쌀을 씻고, 밥을 안치는 와중에 두 시간이 흘렀어요. 두 시간 후에 같은 번호로 전화가 왔어요. 기자님이 너무 또박또박한 발음으로 고지하듯 ‘2023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었습니다’라고 말씀해주셔서 너무 정확했던 발음 탓에 더 비현실적이었던 것 같고요. 《조선일보》는 오히려 늦게 발표가 났어요. 이번에 마감이 좀 빨랐는데도 불구하고 늦게 발표 나서 발표가 끝났겠지, 하고 생각하는 시점에 몸이 안 좋아져 병원에 갔다가 너무 배가 고파 만둣가게에서 만두를 시켜놓고 기다리던 때였어요. 전화를 받는 와중에 만두 나오고, 만두 다 식고, 결과적으로 아무것도 못 먹고, 너무 기뻐서 나왔던 기억이 나요.
Q. 수상 소식을 들은 주변 반응은 어땠나요?
A. 저도 처음에는 울었어요. 너무 놀라서 울었던 것 같아요. 제가 우니까 주변에 있던 가족이 글썽이기 시작하고, 다 같이 울고, 감사한 분들께 전화 드리니까 축하해주시고 그러셨는데요. 두 번째는 전화를 드리기가 민망한 거예요. 전화 드리니까 다들 반응이 ‘뭐지?’, ‘헉’하는 반응이었어요. 축하한다는 반응이 덥석 없었어요. 발표 나고 나서 기억에 남는 문자가 있었는데요. 《조선일보》에 당선된 소설은 관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관사에 사는 친구에게서 문자가 왔어요. ‘너의 소설을 읽었고, 우리는 그렇지 않다. 네가 잘못 알고 있는 거다. 몹시 실망스럽다’는 뉘앙스였고, 그걸 보면서 이렇게 소설 쓰며 친구 하나를 잃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Q. 피아노를 치시다가 소설을 쓰게 된 계기가 있으시다면?
A. 주변에서 어려웠을 거라고들 말씀하시는데, 저는 굉장히 쉬운 결정이었어요. 피아노는 칠 만큼 쳤다, 할 만큼 했다는 생각이었고요. 달리는 호랑이 위에서 가속도를 붙이지 않은 채 얼마나 중상을 입지 않고 떨어지느냐의 문제였던 것 같아요. 깨끗하게 넘어갔던 것 같고요. 어렸을 때 집에서는 영재는 아니지만 잘 친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공부했었는데요. 서울에 올라와서 정말 잘하는 아이들 틈에서 ‘이건 내가 승부 볼 수 있는 영역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고요. 음악은 재능이 일찍 발견되고, 어릴 때 잘했던 친구들이 계속 잘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소설은 계속 좋아했던 것 같아요. 피아노 연습을 하다 보면 지루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때 악보 위에 소설책 끼워놓고 손가락을 돌리면서 눈으로 책을 읽는 일도 했고요. 엄마가 들으시면 안 될 텐데. 그리고 제 동생이 소설을 많이 좋아했어요. 한국소설을 좋아했고, 그래서 크고 나서는 동생과 새로운 작품에 대해 많이 이야기했었고요. 그런 것들이 도움 된 것 같고요. 소설을 쓰겠다고 결심한 건 회사 다니면서였던 것 같아요. 그때는 소설이 아니라 이야기라는 개념으로 쪽글을 썼고, 기술이 없던 글이었어요. 그런 글을 이렇게 저렇게 쓰다가 본격적으로 배워보겠다고 결심한 건 서른 즈음 되어 육아와 직장생활을 하면서 한이 쌓이기도 했고, 어쩌면 소설은 재능의 영역이 아닐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서였어요. 육십대에도, 사십대에도 소설을 써서 등단하는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저는 재능의 영역에서 상처를 크게 받았기 때문에 그 결심을 늦게 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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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정리 : 강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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