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대한민국 태극기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공식 누리집 주소 확인하기

go.kr 주소를 사용하는 누리집은 대한민국 정부기관이 관리하는 누리집입니다.
이 밖에 or.kr 또는 .kr등 다른 도메인 주소를 사용하고 있다면 아래 URL에서 도메인 주소를 확인해 보세요.
운영중인 공식 누리집보기

두발규제의 원인과 문제점.

  • 작성자 언어의연금술사
  • 작성일 2005-11-12
  • 조회수 1,462

 한국의 경제발전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것들 중에서 무엇보다 고속도로를 먼저 꼽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없어서는 안 될 고속도로가 엉뚱한 곳에서 등장할 때 우리는 당혹감을 감출 수가 없다. 그것은 다름 아닌 중, 고교생들의 머리 위를 시원하게 가로지르는 두발단속의 고속도로이다.

 

 

 <깨진 창문이론과 두발규제>

 

 두발단속의 이유는 '깨진 창문이론'으로 설명될 수 있다. 깨진 창문 이론이란 만약 어느 지역의 깨진 창문 하나가 수리되지 않고 방치된다면, 그것은 경찰도 그 지역 주민들도 잠재적인 위반자들로부터 지역사회를 지키려 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주게 되어 통제는 더 어려워지고 더욱 심각한 상황으로 문제들이 증가한다는 이론이다. 지역사회를 학교로 본다면 두발자유화라는 깨진 창문은 교복폐지, 야간자율학습폐지 등과 같은 요구로 이어져 학생들에 대한 학교의 통제력을 약화시키게 되고 학생들을 비행으로 몰고 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깨진 창문 이론'에서는 경찰권의 남용현상이 늘어나고 그에 따라 주민들에 대한 경찰의 괴롭힘이 증가한다는 커다란 모순점도 보여주었다. 이처럼 두발단속도 강압적, 폭력적으로 행해져 학생에 대한 몰상식적인 통제와 간섭을 낳는 계기가 되었다. 물론 교사의 입장에서는 학생의 신분으로서 단정한 몸가짐을 두발단속의 이유로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교사들은 학생들의 일탈을 미연에 관찰하는 수단으로 짧은 머리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성인과 학생의 식별에 두발단속이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교사들이 길거리를 방황하는 학생들에 일일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지 않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이것 역시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단정한 몸가짐의 절대적 기준은 어디에 있는가?

 

 

 

<경로의존성과 두발규제>

 

 두발단속의 문제점으로는 '경로의존성'을 들 수 있다. '경로의존성'이란 한번 경로가 결정되고 나면 그 관성 때문에 궤도를 바꾸기 어렵거나 불가능해지는 현상을 말한다. 지금의 교사도 학창시절에 두발단속이 존재했고, 그런 통제 속에 잘 적응하였기 때문에 교사가 되어 안정된 사회생활을 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결국, 과거에 자신이 거쳐왔던 환경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자신들의 현재모습에서도 정당성을 찾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경로의존성을 극복한 예는 우리 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예전만 하더라도 자식이 왼손잡이이면 어릴 때 오른손잡이로 고치려고 부모와 아이는 진땀을 흘려야 했다. 그러나 요즈음에는 왼손잡이에 대한 편견이 많이 사라져 살아가는데 큰 지장이 없게 되었다. 또한, 군대에서도 군 선배의 지나친 욕설이나 폭력이 공공연하게 행해졌는데 요즈음에 들어서는 폭력이 거의 사라지고 상호 간의 존칭을 쓰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고 한다.

 

 

<비민주적인 두발규제>

 

 두발단속의 또 다른 문제점은 단속과정이 민주적이지 못하고 강압적, 폭력적이며 학생의 일탈과 두발단속 간의 명확한 상관관계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에 있다.. 단지 머리가 짧은 학생이 모범생이라는 교사의 고정관념이 만들어낸 억측 일뿐이다. 즉 통제에 순응하는 학생이 모범적이라는 사고방식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결론>

 

  학생들이 연예인처럼 요란한 염색이나 아주 긴 머리길이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학생들이 불만을 갖는 이유는 학교 측이 독단적으로 두발제한규정을 만들고, 그것을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한다는 것이다. 이제라도 학부모, 학생, 학교 측의 의사가 고루 반영될 수 있도록 대화, 토론의 통로가 마련되고 그것을 통해 서로 의사가 합리적으로 조율된다면지금까지 쌓여온 학생들의 불만이 다소나마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언어의연금술사
언어의연금술사

추천 콘텐츠

댓글 남기기

로그인후 댓글을 남기실 수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을 남겨 주세요!

댓글남기기 작성 가이드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비방 등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 주제와 관련 없거나 부적절한 홍보 내용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 기타 운영 정책에 어긋나는 내용이 포함될 경우, 사전 고지 없이 노출 제한될 수 있습니다.
0 /1500
  • 익명

    와... 정말 좋은 비평글이네요

    • 2005-11-17 00:09:04
    익명
    0 /1500
    • 0 /1500
  • 물처럼

    또한, 글의 형식에서도 소제목을 알맞게 나누어 달아서, 읽는 이의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그리고, 문단과 문장 수준에서도 매우 규범을 잘 지켜 주장하고 있어 여러 사람이 나누어 읽을만한 글입니다.

    • 2005-11-13 23:38:49
    물처럼
    0 /1500
    • 0 /1500
  • 물처럼

    '깨진 창문 이론', '경로 의존성'이라는 사회학 개념은 다른 여러 사회 현상에도 적용할 수 있는 이론이라서 읽는이들에게 많은 유익함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두발규제의 문제점에 대한 대책으로는 대화와 토론을 통한 조정을 내세운 점도 현실적 대안이라고 생각합니다. 두발규제를 비롯한 '학교문제'는 의식의 전환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 2005-11-13 23:34:32
    물처럼
    0 /1500
    • 0 /1500
  • 물처럼

    한국의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두발단속(두발제한)을 하는 것은 근대 공교육을 시작한 다음부터 끊임없이 이어져 오는 관습처럼 굳어져 있습니다. 굳이 '단발령 저항'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떠올리지 않아도, 한 번 대중들의 의식 속에 뿌리박힌 생각을 바꾼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임을 느끼게 합니다. 이 글에서는 두발단속을 철폐해야 할 까닭을 '깨진 창문 이론', '경로 의존성'이라는 사회학개념을 끌어오고 '비민주성'이라는 측면을 부각시켜서 우리나라 교사들의 고정관념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주장을 펼치는 논리 응용이 신선합니다.

    • 2005-11-13 23:30:14
    물처럼
    0 /1500
    • 0 /1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