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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틴 친구들 반가워요

  • 작성자 고래바람
  • 작성일 2015-07-15
  • 조회수 680

매일 시작하는, 詩作하는 글틴 친구들에게

 

여러분, 안녕하세요. 반가워요.

제가 약간 늦장 인사를 드린 게 아닐까 걱정이네요. 저는 유리숲 선생님에 이어 새롭게 글틴 시 게시판 운영을 맡은 고래바람입니다. 그동안 여러분의 작품을 꼼꼼히 읽고 발전 가능성을 보려고 하셨던 유리숲 선생님처럼 저도 그러한 마음으로 여러분의 작품을 만나려고 해요. 유리숲 선생님은 작별인사에서 “저보다 훨씬 마음이 넓고 결이 고은 시인”이라고 저를 소개했지만 참으로 겸양의 말씀이라고 이 자리를 빌려 밝혀둡니다. 닉네임을 보면 눈치 챌 수 있듯 저는 고래만큼 커다란 바람이 되고 싶거든요. 거칠고 자유로운 삶을 사는 게 저의 오래된 바람이랍니다. (외로운 바람일수록 몸집과 몸짓이 커지는 법이죠!)

저는 동화 같은 모험이나 영화 같은 탐험을 무척 좋아하는 아이였어요. 지금도 그런 성향을 가진 것 같아요. 어릴 땐 동네 뒷산에 있는 동굴들을 신나게 찾아 다녔는데 시를 쓸 때도 비슷한 재미를 느꼈거든요. 그 재미는 미지의 세계를 상상하는 설렘으로, 친근한 세계에서 낯선 의미를 발굴하는 기쁨으로, 조급한 마음과 싸우며 차분히 기다렸다가 물고기를 낚은 것 같은 쾌감(손맛)으로 생겨났답니다. 물론 반대로 길을 잃고 흥미를 잃고 마구 헤맬 때도 있었죠. 그럴 때마다 시는 저를 붙잡아 줬어요.

이렇게 글틴 여러분들에게 첫인사의 글을 쓰고 있자니 저의 학창시절이 아른거립니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를 본 후 막연히 멋진 시인이 되고 싶었던 중3 시절, 시 비슷한 낙서를 공책에 끄적거렸던 고1 시절, 시를 쓴다는 게 즐거우면서 몹시 고통스럽다는 것을 점차 알게 되었던 고2 시절, 시와 뜨겁게 연애를 시작했던 대학시절, 등단을 하면서 시와 결혼했다고 여겼던… 아득한 그 시절들이 마치 어제처럼 선명합니다. 아마 시는 저에게 친구⇒애인⇒부인이 되었기 때문에 매순간 시를 가슴으로 만나서 그런 것 같아요.

여러분들에게는 시가 무엇인지 궁금해집니다.

짧게 인사를 한다는 게 두서없이 이야기했군요.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총총.

 

2015년 7월

고래바람 올림.

고래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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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인사합니다

안녕하세요. 고래바람입니다.   정든 글틴 친구들에게 작별인사를 합니다. 글틴 친구들의 습작시를 읽으면서 한 세월을 보낸 듯 해요. 막상 시 멘토를 마무리를 하려니 여러 친구들의 이름이 스쳐갑니다. 첫 인사를 나눈 게 엇그제 같은데, 그 사이 몇몇 친구들은 졸업을 했고 몇몇 친구들은 새로 합류하기도 했죠. 수없이 많은 친구들을 시로 만났네요.   나중에 습작을 했던 이 시절을 돌아보면 오롯이 백지와 싸웠던 무수한 나날들이 떠오를 겁니다. 그러니 시를 쓰는 것이나 시를 읽는 것이나 맘껏 즐겼으면 좋겠어요. 시 습작을 즐길 수 없다면, 만약 입시나 시상에만 마음을 뺏긴다면 시에 대한 초심으로 돌아가보세요. 제 초심의 시는 '외로움을 함께(위로)해준 친구'입니다.   여기서 저는 처음 시를 썼던 고교시절과 조우하기도 했어요. 빈 노트에 낙서를 하듯 끄적였던 시, 감성에 젖어 감정을 고스란히 노출시켰던 관념과 상념의 시, 하루에 세 편 이상을 거침없이 토해내듯 썼던 시 등등. 제 마음을 가장 알아주는 친구라고 여겼지만 일방적인 제 마음만 풀어놓은 관계이기도 했어요. 이듬해 시인이었던 국어 선생님이 학교에 오셨고 담임이 되었죠. 저에겐 행운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는 노트 한 권 분량의 시편들을 선생님에게 보여드렸는데 불량식품에 비유를 했어요. 얼마나 열받고 속상하던지 저는 이를 악물었죠. 보란듯이 좋은 시를 쓰겠다는 오기도 생겼던 것 같아요. 아마 그때부터 시집을 읽고 일주일에 한 편씩 시를 써서 선생님을 찾아갔어요. 근데 얼마 지나지 않아 시 쓰기가 너무 힘겹고 어려워졌어요. 이전에 매일 썼던 시가 왜 불량식품인지 깨닫는 순간 창작의 고통이 밀려왔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선생님은 제 시에 대해 장단점 등 자세한 설명을 한 적이 없었어요. 단지 '관념적이다', '모호하다' 정도의 메모와 빨간펜으로 문장을 삭제한 줄만 가득했답니다.  이상한 것은 한마디 메모와 삭제되지 않는 문장 한두 줄만으로 선생님이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느껴졌다는 겁니다. 그렇게 저는 아주 조금씩 시에 눈을 뜨기 시작했고 시에 몰입하면서 시의 즐거움을 배웠던 것 같아요.   지금도  시가 친구라는 제 초심이 변하지 않았어요. 계속 시와 함께했으니까요. 때론 시가 제게서 멀어졌고 때론 제가 시를 멀리하기도 했으나 돌이켜보면 시는 제 곁에서 떠난 적이 없었어요. 당연한 말이지만 시와 저는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라 동등한 관계에서 함께했던 것 같아요.  글틴 친구들도 시와 어떤 관계인지 한번 생각해보세요. 나아가 시를 왜 쓰기 시작했는지, 나에게 시가 무엇인지, 나는 시에게 무엇인지 등도요.   이번에 새로 오시는 시 멘토 선생님은 멋지고 훌륭한 분이랍니다. 아마도 여러분들에게 즐거움과 자극을 선사하지 않을까 싶어요. 늘 응원할게요.   다시 만나길 기대하며, 2017년 겨울에.

  • 고래바람
  • 2017-12-06
10월 월장원 발표

고등부 월장원을 발표합니다         첫째 주 /   백색소음, <마트료시카> : 시가 여운이 있군요. 인상적으로 봤어요. '우리는 누군가의 생의 오지'가 좋았습니다. '마트료시카'가 주는 이미지와 (글을 쓰는 듯한) 시적화자의 개인적 사유가 맞물리고 있어요. 화자의 상황이 더 부각되면 좋겠어요. 화자가 깃털이나 앵무새로 비유된 것이 분명한 이미지를 그리지 못해 아쉽네요. 다소 이미지들이 모호하거든요. 또한 '생활이 없는 이곳'과 '우리'를 구체화시켜보면 어떨까 싶어요. 은유적인 선명한 정황이 펼쳐질 수 있을 듯해요.     둘째 주 /   멜랑콜리다성, <뼈 같은 너에게> : 재밌게 읽었어요. 뼈와 살의 관계를 내밀하게 표현한 시였답니다. 시적화자 안에 '너=뼈'가 있다면 죽어서야 뼈 안으로 화자가 들어간다는 것이 시적이랍니다. 그럼에도 툭툭 튀어나온 시어들이 걸리기도 해요. '여름', '파도', '외곽' 등이죠. '영혼처럼 흘러버리고'는 좀 더 생각해봐야 합니다. 무형의 영혼이 어떻게 흐르는지 감이 오지 않거든요. 오히려 '파도처럼 넘실거리'는 모습은 형상화가 되니 괜찮답니다. 그러나 제목이 '뼈 같은 너에게'라고 했기 때문에 창작자는 '너'를 '뼈'로 비유했다고 못 박는 느낌이랍니다. 차라리 '뼈'라고 했다면 '너'에 대한 의미의 확장력이 있었을 듯해요. 독자는 뼈를 보면서 뼈와 같은 누군가를 상상할 테니까요. 좀 더 내밀한 '너'를 상상하면서 감상하겠죠. 직유법을 자제하면서 시를 써보면 묘사가 더 좋아질 거랍니다.   셋째 주 /   물개맨, <목에 물음표를 걸고> : 제목이 인상적입니다. 본문에서도 물음표를 형상화한 것도 좋았습니다. 근데 시가 길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게 아닙니다. 긴 시는 긴 시 나름의 긴장감과 리듬이 있고 짧은 시는 짧은 시 나름의 긴장감과 리듬이 있어요. 형식과 내용의 차이나 취향대로 선택할 뿐입니다. 물론 짧은 시는 긴 시보다 이미지가 응축, 압축돼 있어서 시의 맛이 살아난답니다. 참고하시면 좋을 듯해요. 이 시는 시적화자가 '너'와 싸우고 멀어진 일을 후회하는 듯해요. 물론 화자는 '너'에게 물을 수 없어서 영원히 목에 물음표가 걸고 살겠지만요. 시만 보자면 해결될 수 없는 상황은 아닌 듯해요. 친구를 통해 너의 소식을 듣고 있는데 미련은 남아있지만 직접 만날 용기가 없는 듯해요. 어쩌면 인연이란 건 보내야 할 때 보내고, 잊어야 할 때 잊는 게 아닐까 싶어요. 퇴고를 할 때는 지금보다 더 간결하고 응축된 이미지를 고민해보세요. 구어체로 화자의 감정이나 심정을 풀어놓아서 설명적이고 사족이 많아 보인답니다. 마치 변명을 늘어놓은 편지 같기도 하거든요.     마지막째 주 / 쐐기벌레, <내 이름은 헤이어> : 시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하군요. 덕분에 거울 나라의 앨리스를 떠올려봤어요. 앨리스가 거울로 들어간 세계는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어떤 현상이

  • 고래바람
  • 2017-11-23
10월 마지막째 주 우수작(25-31)

이번주 우수작을 선정했답니다. 대체로 관념적인 시가 많았습니다. 늘 강조하지만 관념을 어떻게든 구체화하는 게 중요하답니다. 아무래도 학생 신분이다 보니 여행을 다니기가 어렵겠죠. 몸을 움직이면서 시적 대상과 직접 만날 수 있고 관념에서 벗어날 수 있을 듯해요. 집에만 있지 말고 나가서 걸어보세요.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보고 나무와 나뭇가지, 이파리를 보세요. 만지면 더 좋습니다. 바람을 온몸으로 느껴보고 손에 닿는 감촉을 느껴보세요. 뭐든 주의 깊게 관찰해보세요. 마음을 보여주는 게 가장 어려운 것이지만 마음에 빗댈 수 있는 대상을 찾는다면 어떻게든 마음이 구체화될 겁니다. 늘 건필하시길. —————————-         고등부         쐐기벌레, <내 이름은 헤이어> : 시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하군요. 덕분에 거울 나라의 앨리스를 떠올려봤어요. 앨리스가 거울로 들어간 세계는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 순서를 바꾸는 세계죠. 제목이 '내 이름은 헤이어'인데 본문은 '그의 이름은 헤이어'라고 하니까요. 오마주든 팬픽이든 시는 고유의 이미지를 펼쳐놓고 정서를 담아내겠죠. 시적화자의 정서가 수동적인 느낌이 들어 아쉬워요. 보다 능동적인 태도로 전개되면 어떨까 싶어요. 그리고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서 비롯된) 등장인물이나 서사, 동화적 상상력 등이 매력적일 수 있지만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았다 해도) 새로운 시적 이미지를 재창조 혹은 재구성했다면 더욱 상상력이 증폭될 것 같아요. 시 자체로 감동이 밀려올 수 있는 진솔함도 필요할 듯해요.     핑크징크윙크크림, <화이팅(Whiteing)> : 두 번째로 만난 시에서도 색채가 강렬합니다. 이번 시에는 댓글 조언이 많아서 흐뭇하군요. 제가 길게 말을 하지 않아도 될 듯해요. 하얀, 흰이 압도하는 시인데 '푸르스름한 새벽에 우리는 창문을 넘어 도망쳤다'는 구절이 두 번 나옵니다. 그것은 강조일 테고 시의 중심이 되는 구절이겠죠. 그런데 이 시는 이미지로 의도를 드러내기보다 감추는 느낌이 듭니다. 그것은 사유가 명확하지 않거나 사유를 명확하게 보여주지 못한 게 아닐까 싶어요. '우리는 하얀 병원에서 살았다', '우리는 창문을 넘어 도망쳤다', '하얀 숨들이 안개처럼 숲을 메웠다', '오래전 우리가 질렀던 비명', '우리가 도착한 곳' '여전히 하얀 창문들이 딱 우리만큼의의 숫자로 우리를 내려다보고' 등. 여튼 우리의 정체가 궁금합니다. 시적 흐름을 봤을 때 피상적으론 정신병원을 연상했습니다. 하얀색이 스스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 고민하고 의도를 좀 더 드러낼 수 있도록 퇴고해봤으면 좋겠어요.     달흔, <스무 살의 애> : '사랑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 자체가 너무 어렵군요. 시적화자가 스무 살에 어떤 선생님에게 묻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누구에게 물어보냐에 따라 화자의 의도가 나올 듯하거든요. 이를테면 전공 교수나 정신과 의사에게 물

  • 고래바람
  • 2017-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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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안녕하세요! 오랫동안 산문만 써오다가 이제는 시도 써보려는 학생입니다. 부족하겠지만 많은 도움 주셨으면 좋겠어요ㅎㅎ

    • 2015-08-19 02:13:25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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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래바람

      반가워요. 시를 많이 읽고 집중해서 쓰다보면 금방 감을 잡으실 겁니다. 겁 먹지 말고 열심히 쓰세요^^ 응원할게요~

      • 2015-08-20 03:56:12
      고래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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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안녕하세요. 시를 쓴지도, 이 사이트에 가입한지도 얼마 안되어 많이 미숙할터인데 다방면에서 도움주세요! ㅎㅎ잘부탁드려요~

    • 2015-07-29 00:00:28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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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래바람

      미숙이 있어야 완숙이 있습니다. 즐겁고 재미나게 시를 만나보세요^^

      • 2015-07-29 00:16:20
      고래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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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녕하세요,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 앞 분들께서 너무 멋진 인사를 해 주셔서 저는 간단하게 마무리할게요! 그냥, 이유 없이 시가 좋아요. :>

    • 2015-07-23 16:5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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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래바람

      저도 잘 부탁드려요^^ 그냥 시를 좋아하는 마음과는 다르게 시를 쓰는 이유에 대해 함 생각해보세요~

      • 2015-07-26 18:02:33
      고래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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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만나서 반가워요~앞으로 잘 부탁드리고...음 시라는 게 너무 어려워서 시가 어떻다라고 말씀드릴 순 없고, 시 쓸 때 어쩔 땐 즐겁고, 가슴을 가득 채우기도 하고,슬프고, 우울할 때도 있고, 뿌듯할 때도 있고 나에 대해서 끝없이 자괴감이 들 때도 있어요. 하지만 역시 갈망하고 아파하고 괜히 설레는 듯 하기도 하고, 짝사랑을 좀 많이 해봐서... 제가 시를 사랑한다고 '감히' 자신할 순 있을 것 같아요.

    • 2015-07-20 22:22:08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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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래바람

      무엇보다 사랑하는 마음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앞으로도 더 힘내서 쓰세요^^

      • 2015-07-26 17:54:52
      고래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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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etrycentruy

    모두 외쳐! 갓석정!

    • 2015-07-20 19:32:04
    poetrycentru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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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래바람

      푸쳐핸섭!!!!

      • 2015-07-23 12:10:26
      고래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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