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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대한 불온한 생각

  • 작성자 페르시안
  • 작성일 2016-04-01
  • 조회수 293

 

 

시시때때로 진부하고도 파괴적인 관념에 사로잡힌다. 자살을 떠올리는 빈도가 폭증한 것은 고등학교에 입학하여 첫 정기고사를 치른 결과가 통지된 후. 그때 일주일에 일곱 번꼴로 진부하고도 파괴적인 관념에 사로잡혔던 것 같다. 중학교 시절까지는 인생의 그림자를 거의 보지 않고 느끼지 않으며 살아왔다. 고등학생이 되면서 인생의 난점을 알아가게 되었다. 당장 몇 년 후 직면하게 될 먹고산다는 문제가 거대한 압박으로 나를 짓누르고 있다.

 

첫 정기고사 이후 걸핏하면 자살 생각에 몰두하고 있다.

 

우리 반에 그림에 능한 아티스트적 캐릭터가 있다. 내 친구가 이 아티스트의 블로그에서 서로이웃 공개글을 보여주었다. 개중에 소설 서두의 세계관쯤에 해당하는 글이 있었다. 차원과 세계, 꿈과 무의식에 관한 통찰을 담은 글이었다. 내용이며 어휘력과 문장력. 실로 놀라웠다. 이를 읽은 나는 비통함에 빠졌다. 다름이 아니라 나는 소설가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는 터라. 정말이지 '개깝쳤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나의 문장력에 얼마간의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실소가 났다. 마침내 야자 때 이르러 자습실 칸막이 책상 속에서 눈물지었다. 사람이 난관에 봉착하면 어떻게 극복해 볼 생각을 먼저 해야 할 텐데, 이때도 며칠 간 자살의 강한 유혹에 휘말렸다. 자살 생각의 밀도가 높아져서 그랬는지 꿈에서 방 안에 설치된 교살 장치를 보았다.

 

잠이 좋다. 더 나은 것은 죽음이다. 아예 태어나지 말았더라면 가장 좋았으리라. -하인리히 하이네-

가장 좋은 것은 태어나지 않는 것, 존재하지 않는 것, 아무것도 되지 않는 것이다. -프리드리히 니체-

 

내가 자살을 떠올리는 것은 어떤 거창한 철학적 사유에 의한 것이 아니다. 도피지. 나도 내가 위기에 한없이 취약하다는 걸 느낀다. 자살을 떠올리다 보면 으레 그것을 실행할 때 느껴질 법한 감각들이 고통스러운 환각으로 다가오게 된다. 그러다가 이내 진저리를 친다. 환각도, 환각을 동반한 관념도, 환각을 동반한 관념을 떠올리며 인생을 소모하고 있는 나 자신도 싫어지니까.

 

왜 살아가면 살아갈수록 그것의 난이도는 더욱 높아지는 것인지. 그것이 무슨 삶의 묘미라도 될까. 젊음은 왜 이토록 쉽고도 허무하게 닳아버리는지. 물론 삶의 연륜이 쌓여감에 따라 젊음은 저편으로 사라지지만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인생과 세계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되리라는 점은 알고 있다. 당장 오늘 눈 감고 있는 도중 날아가더라도 여한이 없다, 이왕 세상에 던져진 것 죽기 직전까지 최선을 다해 세계의 온갖 아름답고 추한 모습을 보아야 한다, 이 두 문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페르시안
페르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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