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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월장원 발표

  • 작성자 고래바람
  • 작성일 2015-09-01
  • 조회수 552

8월 월장원을 발표합니다.

 
첫째주 주장원 / 아그책, <곤계란> : 계란 속 병아리와 엄마 뱃속 태아를 연결시킨, 낙태를 그린 무게감 있는 시입니다. 시의 구성이 좋았고 비유가 자연스럽고 이미지의 연결과 호응이 탁월했습니다. 시 속으로 빨려드는 기분이 들었어요. 다만 호흡이 길고 다소 설명적으로 보이기도 했답니다. 비문도 잘 살펴보세요. 문장이 길어지면 비문이 나온답니다. 특히 조사와 수식어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이를테면 '한동안 쇠막대기의 (중략) 엄마 뱃속은 기억하는 아기 몸 선을 따라 수축이완을 반복한다'의 문장에서 '한동안 쇠막대기의 위이잉 위이잉 (진동하는 기계)소리를 아기 울음소리로/착각한 (깨진) 엄마 뱃속은 (기억하는) 아기 몸 선을 따라 수축이완을 반복한다'로 고쳐봤을 때 괄호에 있는 말만 빠져도 부드럽지 않을까요. 참, 아기와 태아의 차이를 생각해보세요. 출생하기 전은 태아이고 출생한 이후는 아기입니다. 그런 면에서 12~13행에서 태아가 말연습을 할까 생각해봐야 해요. 시는 우선 사실에 근거해야 합니다. 사실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믿음을 줄만한 시가 될 수 없답니다. 곤계란에서 시작된 시이지만 저는 태아(낙태)에 집중해서 퇴고를 하면 어떨까 싶어요. 불편한 진실에도 우리는 정면으로 응시를 해야 하니까요.

/ mx, <아버지의 새벽> : 시를 읽으니 제 마음이 먹먹해집니다. 화자가 다 말하지 않는 부분들이 슬프게 다가왔답니다. 조금만 다듬으면 시가 더 좋아질 것 같아요. 소리로 시를 전개하는 게 좋더군요. 짐작하는 게 아닌 확신에 찬 표현이 필요합니다. 이를테면 '하늘마저 꼬박 눈 감은', '피곤에 절은 서류가방', '귓등에 내린 잔별들은 이제 조용히 잠들었는데' 등이 시적인듯 하지만 미심쩍은 표현입니다. '처연한', '불쌍한' 등의 형용사들은 감정 노출을 하고 있어 아쉬웠어요. '서러움'도 마찬가지랍니다. mx 님은 시적 감각이 있으니 차분히 소리 내 읽으면서 퇴고를 해보세요. 제목도 더 고민해보시구요.

 

둘째주 주장원 / 들, <숨> : 우리 몸 속 잘 보이지 않는 폐의 운동성을 잘 풀어낸 시입니다. 저는 재밌게 잘 읽었어요. 우리가 '숨'을 쉰다는 것은 내일을 대비하며 살아가는 것이고, 지금 당장 공기덩어리들은 전쟁처럼 치열하게 악착같이 살려고 폐에 매달리는 숙명을 감당해야 합니다. 권혁진의 '항문의 끝'을 읽어보면 입으로 들어간 음식물이 똥으로 나오는 과정을 인생에 빗대어 잘 그려냈습니다. 우리의 몸 속 어둡고 구불텅한 오장육부처럼 우리도 이 험한 세상을 힘겹게 살아가죠. 들 님의 '숨'을 읽으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답니다. 숨을 쉰다는  것이 무엇인지, 말을 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봤습니다. 여튼 숨에 대해 더 고민하고 시를 더 매만지면 좋아질 것 같아요. '전쟁', '반 평짜리 인생', '공기덩어리', '공기방울', '벙어리', '막내' 등의 시어(비유어)들이 적절하게 배치되었고 적합한지 고민해보세요. 시어를 잘 정돈하고 숨을 쉬는 과정을 확장된 이미지로 표현하면 어떨까 싶어요. '우린 왜 이러고 있었나요?'나 '물음표 폭풍'을 효과적으로 부각시키는 방법이 있는지 더 고민해보세요. 지금은 이 시를 읽는 순간 무엇인가 짐작을 할 수 있지만 알쏭달쏭한 느낌이 먼저 밀려오거든요.

/ juin, <잠들지 못한 자로부터> : 바다 속에 버려진 교실의 이미지를 단백하게 잘 잡아냈어요. 시를 능숙하게 쓰는 것 같아요. 구체적인 이미지와 리듬이 있어서 읽기도 좋았답니다. 물 속에 갇혀버린 채 시간이 멈춰버린 존재, 잠들지 못한 자들을 떠올려봤습니다. 문득 나희덕 시인의 '난파된 교실'이 생각나더군요. 1행과 2행 '잠들지 못한 자로부터/타임머신이 고장난 지 일주일째,'라는 문장에서 '~부터'의 호응이 어색합니다. "잠들지 못한 자로부터 (…) 버려진 난"이라고 한다면 문장이 어색하지 않겠죠. 또한 "타임머신이 고장난 지 일주일째"로 시작됐다면 더 자연스럽게 문장이 나올 것 같아요. 저는 시에서 '타임머신'이 가볍게 느껴질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우리에게 타임머신은 시간을 초월해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기계이기 때문에 시보다는 SF에 어울리는 것 같거든요. 이 시는 '타임머신'이나  '잠들지 못한 자'가 나오지 않더라도 juin 님이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과거와 미래를 넘나들 수 있는 타임머신이 등장하지 않아도, 잠들지 못한 자들이라고 말하지 않더라도 시적정황을 묘사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면 시적화자의 정체도 더 선명해질 것 같아요. 지금은 화자가 불분명해서 다소 몰입하기가 힘들었답니다. 제목도 더 고민해보세요. 아마도 제목을 붙이기 어려워 첫구절에서 차용한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제목은 시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핵심 키워드입니다.

 

셋째주 주장원 / PoetryCentruy, <피아노의 미에서 비롯된 사건> : 시적 긴장감이 있고 읽으면서 궁금하게 합니다. '피아노의 미에서 비롯된 사건'이라는 제목이 재밌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사건'이 무엇인지, 시 전체가 사건을 말하고 있는지 제대로 파악이 되지 않네요. '음을 죽이는 자세와 같은 방식으로'에서 살인사건을 떠올려봤습니다. '그의 운명', '대화', '불가능한 수상', '관심'에 이르기까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의문을 증폭시키기도 했습니다. PoetryCentruy 님은 제목과 모티브를 극적이고 과장되게 끌고가는 게 아닌가 생각해봤습니다. 그럼에도 구절구절에서 인상적인 이미지들이 있네요. 시어들이 자유롭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퇴고하실 땐 적확한 시어들을 고민해보시고 시를 압축해보면 어떨까요. 연이 연을 낳고, 행이 행을 낳고, 이미지가 이미지를 낳으니 서로를 잘 연결시켜보세요.

 

마지막주 주장원 / 녹차아이스크림, <전선의 하루> : 시적 대상이 분명한 시입니다.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무심히 바라보는 소외된 존재가 경비원이기도 하죠. 대상에 대한 관심과 연민이 엿보여서 좋았답니다. 또한 전선으로 비유해서 좋았고 전력이 소모되듯 하루를 보내는 것도요. 그러나 무심한 사람들이 직설적으로 표현돼 아쉬웠답니다. 친절하게 인사를 나누는 사람도 있고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사람도 있을 테니까요. 특정한 인상이나 사건이 잘 표현하지 못하면 일반화를 시킬 수 있거든요. 경비원의 일상을 그리면 어떨까요. 그렇게 해도 충분히 시적 정황을 보여주고 주제도 드러날 것 같거든요.

 
이번달 월장원으로 <전선의 하루>가 선정되었습니다. 월장원하신 녹차아이스크림 님에게는 문화상품권(10만원 상당)을, 주장원에게는 김해자 시인의 신작시집 <집에 가자>를 증정하겠습니다.

고래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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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인사합니다

안녕하세요. 고래바람입니다.   정든 글틴 친구들에게 작별인사를 합니다. 글틴 친구들의 습작시를 읽으면서 한 세월을 보낸 듯 해요. 막상 시 멘토를 마무리를 하려니 여러 친구들의 이름이 스쳐갑니다. 첫 인사를 나눈 게 엇그제 같은데, 그 사이 몇몇 친구들은 졸업을 했고 몇몇 친구들은 새로 합류하기도 했죠. 수없이 많은 친구들을 시로 만났네요.   나중에 습작을 했던 이 시절을 돌아보면 오롯이 백지와 싸웠던 무수한 나날들이 떠오를 겁니다. 그러니 시를 쓰는 것이나 시를 읽는 것이나 맘껏 즐겼으면 좋겠어요. 시 습작을 즐길 수 없다면, 만약 입시나 시상에만 마음을 뺏긴다면 시에 대한 초심으로 돌아가보세요. 제 초심의 시는 '외로움을 함께(위로)해준 친구'입니다.   여기서 저는 처음 시를 썼던 고교시절과 조우하기도 했어요. 빈 노트에 낙서를 하듯 끄적였던 시, 감성에 젖어 감정을 고스란히 노출시켰던 관념과 상념의 시, 하루에 세 편 이상을 거침없이 토해내듯 썼던 시 등등. 제 마음을 가장 알아주는 친구라고 여겼지만 일방적인 제 마음만 풀어놓은 관계이기도 했어요. 이듬해 시인이었던 국어 선생님이 학교에 오셨고 담임이 되었죠. 저에겐 행운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는 노트 한 권 분량의 시편들을 선생님에게 보여드렸는데 불량식품에 비유를 했어요. 얼마나 열받고 속상하던지 저는 이를 악물었죠. 보란듯이 좋은 시를 쓰겠다는 오기도 생겼던 것 같아요. 아마 그때부터 시집을 읽고 일주일에 한 편씩 시를 써서 선생님을 찾아갔어요. 근데 얼마 지나지 않아 시 쓰기가 너무 힘겹고 어려워졌어요. 이전에 매일 썼던 시가 왜 불량식품인지 깨닫는 순간 창작의 고통이 밀려왔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선생님은 제 시에 대해 장단점 등 자세한 설명을 한 적이 없었어요. 단지 '관념적이다', '모호하다' 정도의 메모와 빨간펜으로 문장을 삭제한 줄만 가득했답니다.  이상한 것은 한마디 메모와 삭제되지 않는 문장 한두 줄만으로 선생님이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느껴졌다는 겁니다. 그렇게 저는 아주 조금씩 시에 눈을 뜨기 시작했고 시에 몰입하면서 시의 즐거움을 배웠던 것 같아요.   지금도  시가 친구라는 제 초심이 변하지 않았어요. 계속 시와 함께했으니까요. 때론 시가 제게서 멀어졌고 때론 제가 시를 멀리하기도 했으나 돌이켜보면 시는 제 곁에서 떠난 적이 없었어요. 당연한 말이지만 시와 저는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라 동등한 관계에서 함께했던 것 같아요.  글틴 친구들도 시와 어떤 관계인지 한번 생각해보세요. 나아가 시를 왜 쓰기 시작했는지, 나에게 시가 무엇인지, 나는 시에게 무엇인지 등도요.   이번에 새로 오시는 시 멘토 선생님은 멋지고 훌륭한 분이랍니다. 아마도 여러분들에게 즐거움과 자극을 선사하지 않을까 싶어요. 늘 응원할게요.   다시 만나길 기대하며, 2017년 겨울에.

  • 고래바람
  • 2017-12-06
10월 월장원 발표

고등부 월장원을 발표합니다         첫째 주 /   백색소음, <마트료시카> : 시가 여운이 있군요. 인상적으로 봤어요. '우리는 누군가의 생의 오지'가 좋았습니다. '마트료시카'가 주는 이미지와 (글을 쓰는 듯한) 시적화자의 개인적 사유가 맞물리고 있어요. 화자의 상황이 더 부각되면 좋겠어요. 화자가 깃털이나 앵무새로 비유된 것이 분명한 이미지를 그리지 못해 아쉽네요. 다소 이미지들이 모호하거든요. 또한 '생활이 없는 이곳'과 '우리'를 구체화시켜보면 어떨까 싶어요. 은유적인 선명한 정황이 펼쳐질 수 있을 듯해요.     둘째 주 /   멜랑콜리다성, <뼈 같은 너에게> : 재밌게 읽었어요. 뼈와 살의 관계를 내밀하게 표현한 시였답니다. 시적화자 안에 '너=뼈'가 있다면 죽어서야 뼈 안으로 화자가 들어간다는 것이 시적이랍니다. 그럼에도 툭툭 튀어나온 시어들이 걸리기도 해요. '여름', '파도', '외곽' 등이죠. '영혼처럼 흘러버리고'는 좀 더 생각해봐야 합니다. 무형의 영혼이 어떻게 흐르는지 감이 오지 않거든요. 오히려 '파도처럼 넘실거리'는 모습은 형상화가 되니 괜찮답니다. 그러나 제목이 '뼈 같은 너에게'라고 했기 때문에 창작자는 '너'를 '뼈'로 비유했다고 못 박는 느낌이랍니다. 차라리 '뼈'라고 했다면 '너'에 대한 의미의 확장력이 있었을 듯해요. 독자는 뼈를 보면서 뼈와 같은 누군가를 상상할 테니까요. 좀 더 내밀한 '너'를 상상하면서 감상하겠죠. 직유법을 자제하면서 시를 써보면 묘사가 더 좋아질 거랍니다.   셋째 주 /   물개맨, <목에 물음표를 걸고> : 제목이 인상적입니다. 본문에서도 물음표를 형상화한 것도 좋았습니다. 근데 시가 길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게 아닙니다. 긴 시는 긴 시 나름의 긴장감과 리듬이 있고 짧은 시는 짧은 시 나름의 긴장감과 리듬이 있어요. 형식과 내용의 차이나 취향대로 선택할 뿐입니다. 물론 짧은 시는 긴 시보다 이미지가 응축, 압축돼 있어서 시의 맛이 살아난답니다. 참고하시면 좋을 듯해요. 이 시는 시적화자가 '너'와 싸우고 멀어진 일을 후회하는 듯해요. 물론 화자는 '너'에게 물을 수 없어서 영원히 목에 물음표가 걸고 살겠지만요. 시만 보자면 해결될 수 없는 상황은 아닌 듯해요. 친구를 통해 너의 소식을 듣고 있는데 미련은 남아있지만 직접 만날 용기가 없는 듯해요. 어쩌면 인연이란 건 보내야 할 때 보내고, 잊어야 할 때 잊는 게 아닐까 싶어요. 퇴고를 할 때는 지금보다 더 간결하고 응축된 이미지를 고민해보세요. 구어체로 화자의 감정이나 심정을 풀어놓아서 설명적이고 사족이 많아 보인답니다. 마치 변명을 늘어놓은 편지 같기도 하거든요.     마지막째 주 / 쐐기벌레, <내 이름은 헤이어> : 시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하군요. 덕분에 거울 나라의 앨리스를 떠올려봤어요. 앨리스가 거울로 들어간 세계는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어떤 현상이

  • 고래바람
  • 2017-11-23
10월 마지막째 주 우수작(25-31)

이번주 우수작을 선정했답니다. 대체로 관념적인 시가 많았습니다. 늘 강조하지만 관념을 어떻게든 구체화하는 게 중요하답니다. 아무래도 학생 신분이다 보니 여행을 다니기가 어렵겠죠. 몸을 움직이면서 시적 대상과 직접 만날 수 있고 관념에서 벗어날 수 있을 듯해요. 집에만 있지 말고 나가서 걸어보세요.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보고 나무와 나뭇가지, 이파리를 보세요. 만지면 더 좋습니다. 바람을 온몸으로 느껴보고 손에 닿는 감촉을 느껴보세요. 뭐든 주의 깊게 관찰해보세요. 마음을 보여주는 게 가장 어려운 것이지만 마음에 빗댈 수 있는 대상을 찾는다면 어떻게든 마음이 구체화될 겁니다. 늘 건필하시길. —————————-         고등부         쐐기벌레, <내 이름은 헤이어> : 시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하군요. 덕분에 거울 나라의 앨리스를 떠올려봤어요. 앨리스가 거울로 들어간 세계는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 순서를 바꾸는 세계죠. 제목이 '내 이름은 헤이어'인데 본문은 '그의 이름은 헤이어'라고 하니까요. 오마주든 팬픽이든 시는 고유의 이미지를 펼쳐놓고 정서를 담아내겠죠. 시적화자의 정서가 수동적인 느낌이 들어 아쉬워요. 보다 능동적인 태도로 전개되면 어떨까 싶어요. 그리고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서 비롯된) 등장인물이나 서사, 동화적 상상력 등이 매력적일 수 있지만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았다 해도) 새로운 시적 이미지를 재창조 혹은 재구성했다면 더욱 상상력이 증폭될 것 같아요. 시 자체로 감동이 밀려올 수 있는 진솔함도 필요할 듯해요.     핑크징크윙크크림, <화이팅(Whiteing)> : 두 번째로 만난 시에서도 색채가 강렬합니다. 이번 시에는 댓글 조언이 많아서 흐뭇하군요. 제가 길게 말을 하지 않아도 될 듯해요. 하얀, 흰이 압도하는 시인데 '푸르스름한 새벽에 우리는 창문을 넘어 도망쳤다'는 구절이 두 번 나옵니다. 그것은 강조일 테고 시의 중심이 되는 구절이겠죠. 그런데 이 시는 이미지로 의도를 드러내기보다 감추는 느낌이 듭니다. 그것은 사유가 명확하지 않거나 사유를 명확하게 보여주지 못한 게 아닐까 싶어요. '우리는 하얀 병원에서 살았다', '우리는 창문을 넘어 도망쳤다', '하얀 숨들이 안개처럼 숲을 메웠다', '오래전 우리가 질렀던 비명', '우리가 도착한 곳' '여전히 하얀 창문들이 딱 우리만큼의의 숫자로 우리를 내려다보고' 등. 여튼 우리의 정체가 궁금합니다. 시적 흐름을 봤을 때 피상적으론 정신병원을 연상했습니다. 하얀색이 스스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 고민하고 의도를 좀 더 드러낼 수 있도록 퇴고해봤으면 좋겠어요.     달흔, <스무 살의 애> : '사랑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 자체가 너무 어렵군요. 시적화자가 스무 살에 어떤 선생님에게 묻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누구에게 물어보냐에 따라 화자의 의도가 나올 듯하거든요. 이를테면 전공 교수나 정신과 의사에게 물

  • 고래바람
  • 2017-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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