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틴10대 감성쟁이
감상&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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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공지]2024 글틴캠프 사전접수 안내작성일 2023-12-08 작성자 관리자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51상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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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공지]2024 글틴캠프 사전 이벤트 결과발표작성일 2023-12-01 작성자 관리자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171상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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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공지]'쓰면서 뒹글' 운영 규정(2023.11.03)작성일 2023-10-23 작성자 관리자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634상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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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공지]'감상&비평'에는 형식을 갖춘 비평문만 올려야하나요?작성일 2023-07-25 작성자 관리자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1322상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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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비평 나를 찾아가는 길에 놓인 나에게
을 읽고나서도입 ‘데미안'은 싱클레어라는 한 소년이 프란츠크로머, 데미안, 피스토리우스, 에바부인 등 다양한 인물을 만나면서 자신을 찾아가는 내용의 성장소설이다. 싱클레어는 청소년기에 놓여있는 인물로, 질풍노도의 시기라고도 불리는 사춘기를 겪고있다.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찾은 어른의 모습이 되기 위해 방황하고 성숙해져가며 깨달음이 늘어가는 싱클레어의 내면을 구체적이고 아름답게 묘사한 점이 이 책의 특징이다. 작가는 이러한 주인공을 설정함으로써 성인으로 가는 길에 있는 사람들이 겪을 수 있는 감정들을 표현하며 많은 청년들의 마음에 파동을 불러일으켰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청소년기에 느낄 수 있는 혼란스러운 마음과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 들을 잘 묘사해 준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같은 또래의 관점에서 싱클레어의 감정선을 따라가며 지금의 나의 감정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무엇보다, 방향을 잃은 상황에서 이 책을 통해 작가가 하고자 하는 말에서 큰 감명을 받았다. ‘데미안’에서 가장 유명한 구절인 “새는 알을 깨고 나오려 투쟁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해야한다”는 책을 읽지 않은 사람들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구절이 이 책의 주제이자 작가가 하고자 하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작가는 진정한 자신으로 태어나기 위해서는 자신의 세계를 파괴하는 과정이 있어야하며, 자신을 찾아가기 위해 다양한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다는 점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어둠에서 빠져나온다면“나 자신의 내면에 집중하여 살면서, 저 바깥세상을 향한 감각을 잃어버렸음을 받아들이는 데 익숙해져 있었다. 자유롭게 되어서도, 어린 시절의 행복을 포기하고 나서도 여전히 빛나는 세상을 볼 수 있고, 어린이처럼 바라볼 때 느끼는 내면의 전율을 맛볼 수 있는 것이다.” 싱클레어는 자신의 어린아이같은 모습을 버리고 바깥 세상을 향한 감각을 버리며 우울함에 휩싸인 시기를 보냈다. 그는 앞으로는 어릴적과 같은 크리스마스 이브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였으며 다시는 과거의 기분을 느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싱클레어는 김나지움에서 생활하면서 방탕하고 바람직하지 못한 생활을 하는 비행청소년으로 지낸다. 그는 악(어둠)의 세계에 발을 들이면서 자신의 망가진 모습을 보는 것을 보면서 좌절하기도 하고, 쾌감을 느끼기도 한다. 나는 그가 이러한 생활을 하기로 한 선택이 이해하기 어려웠다. 베아트리체를 알게된 후로부터 하루아침에 달라질 수 있었던 것을 본다면, 또한 그 비행 집단 안에서도 그들과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그들과 자신을 동일시 하지 않은 것을 본다면, 그는 충분히 자신의 생활을 통제하고, 방탕한 생활을 하지 않을 수 있었을 것이다. 스스로 그러한 자신을 보면서 비참함을 느꼈음에도 그가 그러한 생활에서 한참동안 벗어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의문이 들었다. 이런 의문을 해결할 수 있었던 것은 나의 경험을 통해서였다. 나는 우울함에 빠져 한참동안 학업을 성실히 하지 못했다. 현실에서 잠시 피해 우울한 나 자신에게로 빠져있으
작성일 2023-12-03 작성자 꼬마당근 좋아요 0 댓글수 1 조회수 81상세보기 -
감상&비평 봉지에 담긴 채 버려진 죄의 이야기
노찬성과 에반(김애란)자살과 남겨진 사람들에 집중해 보겠다. 소설의 시작부터 “방문객 중 한 사람이 찬성의 아버지가 ‘우연히 돌아가신 게 아니’라 했다.”가 나오며 찬성의 아버지가 자살한 것을 제시해주고 있으며 그렇게 이야기가 전개되기 시작한다. 나는 이 대목을 자살에 대해 생각해 보겠다는 선언으로 읽었다. 끝에는 “대형 화물트럭 몇 대가 시끄러운 경적을 울리며 찬성 옆을 사납게 지나갔다.”를 제시하여 아버지의 트럭이 전복됐을 때와 유사한 환경을 만든다. 이후에 찬성의 마음에 금이 가는 것이 쩍쩍 금이 가는 소리로 나타나는데 아버지의 자살을 에반의 상황에 투영하려 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이를 상기하는 찬성은 마찬가지로 그의 관점에서 자살한 것으로 비춰지는 에반이 더해져 자살, 그리고 자살을 마주해야만 하는 남은 사람의 마음에 대한 소설의 주제가 떠오른다. 자살은 예로부터 그리스교도 신앙에서 절대 하면 안되는 커다란 죄악으로 받아들여졌다. 이 소설에도 그 편린을 볼 수 있는데 죄악을 해소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용서’이다. 하지만 그 용서를 비는 사람은 누구인가? “머릿속에 난데없이 ‘용서’라는 말이 떠올랐지만 입 밖에 내지 않았다.”의 대목에서 용서를 비는 쪽은 남겨진 쪽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을 그리스도교의 눈으로 볼 근거는? 할머니가 목사와 함께하며 습득했을 것으로 보이는 ‘한 번 봐달라’의 ‘용서’를 떠올린 것이기 때문이다. 할머니에게 죄악에 대한 개념은 없었을지 모르나 죄악의 감정은 습득하는 것이 아닌 용서를 비는 행위에 자연스레 앞에 놓이는 감정이다. 그래서 용서를 죄를 저지른 사람이 비는 것이 아니라 남은 사람이 비는 이유가 무엇인가? 여기서 굳이 남은 사람이 필요했던 이유, ‘대속’이 나타난다. 사람의 아들은 세상의 모든 죄를 대신 뒤집어 쓴 채 죽어갔다. 여기서 우리는 그리스도교의 신앙 체계에 죄를 대신 짊어지는 개념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할머니는 죽어가는 아버지의 고통에, 그리고 기타 다른 것으로 얻은 죄책감에 용서를 구했다. 대속으로 볼 순 없는 것이지만 용서를 전수받은 찬성은 자신도 모르게 에반의 자살에서 대신 용서를 빈다.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대속의 개념을 윗 문단에서 끄집어낸 주제와 연결하면 내가 보는 이 책의 주제는 자살에 대한 인식과 남을 이들의 대속이 된다. 자살을 생각하는 것이 어떤지는 굳이 따지지 않더라도 상황이 주제를 제시하기 위해 너무나 편의적으로 만들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예를 들어 활동에 사회적, 신체적 제약이 덕지덕지 붙은 찬성이라든가 아예 없는 어머니, 별 다를거 없이 찬성이 어릴 때 죽은 아버지, 그리고 너무나 늙은 할머니와 에반이 있다. 어린 찬성은 자살을 대하는 어른과 아이의 대비를 나타내기 위해 쓰인 것으로 보이며 여기서 찬성의 나이가 주변의 다른 죽음을 마주하는 나이라면 할머니 두 명이 있는 것과 다를 게 없기에 어쩔 수 없는 점이긴 하지만 이정도의 상황을 만들어야 했을까 싶다. 또 작가는 자살에 대속이 필요하다는 것도 나타낸 것 같
작성일 2023-12-02 작성자 데카당 좋아요 0 댓글수 1 조회수 111상세보기 -
감상&비평 사랑하며 죽으리라 : 킹누의 「Prayer X」 뮤직비디오를 애니메이션 『바나나 피쉬』를 중심으로
※애니메이션 『바나나 피쉬』를 기반으로 킹누의 「Prayer X」 뮤직비디오를 해석한 글입니다. 바나나 피쉬의 강력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유의 바랍니다. 킹누의 Prayer X 뮤직비디오는 기괴한 형태의 눈을 가진 노란 머리 소년으로 시작한다. 이는 금발의 헤어스타일과 초록색 눈을 가진 바나나 피쉬 속 애시 링크스를 떠올리게 한다. 기괴함과 모호함으로 범벅된 뮤직비디오 속에서 유일하게 선명한 증거라고 할 것은 영상 속 애시 링크스(와 유사한 생김새의 주인공)로, 이것은 뮤직비디오의 해석 방향이 명백히 바나나 피쉬와 연관되어야 함을 표상한다. 영상 속 노란 머리 소년은 몸을 완전히 뒤집은 채 무력하게 추락하다가도 몸을 비틀어 새처럼 날아가는 형태를 취하기도 하고 그러다 알 수 없는 힘에 끌리기라도 하는 듯 이리저리 휘둘린다. 무표정의 소년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추락할 뿐이지만 그것을 감상하는 입장에선 역시 그와 함께 무력해진다. 이는 바나나 피쉬 속 애시 링크스의 삶 전반에 걸친 감각과 유사하다. 어릴 적부터 마피아 조직의 보스 밑에서 강제로 매춘을 했던 그의 삶은 그때에 고여있다. 보스의 명령에 따라 사람을 죽이는 법을 배웠고 그로 인해 숱하게 사람을 죽였지만 그것은 그의 외면만을 강하게 할 뿐이다. 속이 텅 비어있는 그의 무력감은 자신의 가장 끔찍한 과거인 ‘매춘’을 최선이자 최후의 방안으로 선택하고(그리고 그것은 애시의 예상대로 대개 잘 먹혀 들어간다.) 자신의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갱단의 어린 보스답지 않게 살인이란 행위에 유독 심한 죄책을 느끼는 모습으로써 나타난다. 사실은 그렇게 살기를 원하지 않았지만 타인에 의해 종용된 삶의 방식에서 그는 어린 시절부터 무력을 배웠다. 영상 속 추락하는 소년의 모습은 벼랑 끝에서 악착같이 생에 매달렸으나 언제나 쓸쓸한 뒷모습을 하던 어린 보스의 내면을 연상케 한다. 영상 속 소년은 피아노 연주자다. 어린 보스였던 애시와는 사뭇 다른 역할이긴 하나 그들의 주변을 둘러싼 자들은 두 인물에게나 별반 다를 것이 없다. 피아노를 연주하는 소년의 앞에는 검은 뒤통수들이 촘촘히 모여있고 이후 이어지는 장면에서 그 검은 뒤통수들은 무력하게 앞을 걷는 소년을 향해 끝없이 절을 한다. 소년은 검은 뒤통수들에게 언제나 숭배의 대상이 된다. 이는 애시 링크스도 마찬가지다. 고르치네에 의하면 그는 ‘가장 아름답고 가장 위험한 짐승’으로 완전한 천재로 치부된다. 그의 몸을 갖고 싶어 하는 것과는 별개로 그의 능력을 이용해 세계 최고가 되려는 자들은 끝도 없이 쏟아져 나온다. 무려 1화부터 마지막 화인 24화까지. 그리하여 애시의 존재 자체와 그의 천재적이고 천부적인 재능은 언제나 숭배의 대상이 된다. 뛰어난 리더십, 200이 넘는 아이큐, 최고의 스승에게 배운 최고의 제자만이 선보일 수 있는 최고의 전투 능력. “근데 둘이 성격은 정반대네. 형은 조용한 시인이었는데.”“맞아, 형은 글쓰기를 좋아해. 편지를 자주 보냈어.” - 바나나 피쉬 「강을 건너 숲속에」 中 간과한 것이 있다면 그건 그가 자발적으로 꾸
작성일 2023-12-02 작성자 카임 좋아요 1 댓글수 1 조회수 145상세보기 -
감상&비평 누구나 올 수 있는 병 정신질환{드라마: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글에 들어가기 전 질문을 던지겠다. 정신질환, 정신과를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그대들은 정신질환자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가? 우리 사회는 정신질환자를 이해하는 사회인가? 이 세 질문을 마음에 품고 이 글을 읽기 바란다. 21세기 대한민국은 차별의 시대다. 특히 일반인들과 다른 사람들은 이 차별에 노출 되기 쉽다. 텔레비전이나 개인 방송을 보면 차별을 이용하여 많은 이들에게 웃음을 주고 다른 이들을 죽이는 그런 영상이나 댓글들이 많다. 나 또한 이 차별을 보고 웃고 떠들었다. 차별 받는 내가 되기 전까지는 말이다. 나는 지속 되는 기침이 작년 10월부터 지속 되어 중3에 올라온 지금 정신과에서는 기침 틱으로 판정이 되었다. 난 너무 창피 했다. 하지만 어쩌겄냐 이게 나의 팔자인 것을 그래서 할 수 없이 이기침 틱을 인정했다. 그렇게 기침을 인정하고 살던 2023년 11월 23일 개인 방송에 올라온 틱을 조롱하는 영상과 댓글을 보게 되었다. 난 너무 슬펐다. 틱이 죽을 때 까지 맞으면 해결 되는 일도 아니고 틱이 장난감도 아니고 왜 이 것 가지고 놀리는 것일까? 사람을 왜 마음 깊숙히 죽이는 것인가? 난 좌절하여 시험이 끝났지만 몇일간 충견에 빠져 글이 손에 잡히지 않았었다. 그렇게 난 다시 우울에 빠질번 했지만 우연히 개인방송을 넘기다 보게된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를 보고 이 우울에서 다시 한번 일어날 수 있었다. 나는 이 날 문화에는 사람을 죽이는 힘 뿐 아니라 사람을 살릴 수 있는 힘 또한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다은의 이야기}이 드라마는 실수가 많은 3년차 내과 간호사 다은이 정신건강의학과로 가게 되서 일어난 일들을 주로 담고 있다.다은은 조울증,피해 망상,가성 치매 환자등을 만나 성장해 갔지만 퇴원한 환자 김서완의 자살로 해리성 기억상실과 우울증에 걸려 결국 다은은 다른 정신병동에 입원하게 되었다. 입원한 다은은 많이 힘들어 했다. 정신과 약을 먹지 않음으로서 자신의 질환을 부정했다. 하지만 이런 다은도 주변인들의 뜨거운 관심과 사랑으로 정신병동에서 나올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지금부터 시작이었다. 엣날 다은의 병동에서 입원했던 김성식을 다은이 입원한 병원에서 만났으며 얼마 뒤 다시 엣날에 다은이 있었던 병동으로 이동한다고 했다. 문제는 다은이 퇴원하고 다시 정신병동에서 일 하는 것을 이 김성식의 형이 알게 되었고 결국 정신병동의 보호자들 또한 이 일을 알게되어 다은과 병원에 "아픈 사람이 이렇게 일을 하는 것은 이기적인 것 아니냐."라는 등의 말로 해고를 요구했다. 그 때 수 간호사인 효신이 가족인 환자들이 모두 사회에 나가면 모두 똑같은 말을 들어야 한다고 말을 했다. 이런 효신의 말과 정신병동 사람들과 항문외과 교수 고윤의 노력으로 다은은 다시 기 죽지 않고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그외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주인공 다은 뿐 아니라 다은의 주변인물들의 서사도 이 드라마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먼저 수 간호사인 효신은 조현병 동생을 챙기며 살았으며 항문외과 교수 고윤은 강박이
작성일 2023-11-30 작성자 송희찬 좋아요 2 댓글수 2 조회수 271상세보기 -
감상&비평 상처의 끝에서 방울져 떨어지는 비명 -영화 ‘키리에의 노래’를 보고
*노래와 함께 글을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나는 영화 ‘릴리 슈슈의 모든 것’의 OST 반복 재생 횟수와 함께 자라났다. 한 뼘을 늘릴 때마다 마주하는 새로운 풍경들, 그 풍경으로부터 다가오는 놀라움이나 슬픔 또는 어떤 분노들. 십 대 중반의 나는 사소한 것들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그 사소한 것들을 과하게 확장 시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한 피곤한 사고방식 속에서 거의 2주, 또는 3주에 한 번은 영화 ‘릴리 슈슈의 모든 것’을 보았다. 나의 등굣길과 하굣길에는 영화의 OST가 한가득 묻어있는 건, 더 말할 것도 없다. 이후에도 이와이 슌지 감독의 여러 작품을 접했으나 역시 ‘릴리 슈슈의 모든 것’만큼 마음의 울림을 주는 영화는 없었다. 그건 예민하고 덜 여문 마음 위로 흐르는 음악보다도 아름다운 건, 적어도 내게는 없었기 때문이다.그렇게 믿으며 십 대의 마지막 페이지, 가을에 들어선 때였다. 이와이 슌지 감독의 신작이 개봉한다고. 그 작품의 제목은, 바로 ‘키리에의 노래’라고. 이후 조금씩 영화의 정보를 마주하며, 이건 나의 이십 대를 책임질 ‘릴리 슈슈의 모든 것’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릴리 슈슈의 모든 것’ 속 소년 소녀들보다 조금 성장한, 청년들의 이야기가 노래와 함께 전개될 때. 나는 과연 무슨 감상을 받을 수 있을까 궁금했다. 부산 국제 영화제에선 다른 영화를 보느라 ‘키리에의 노래’를 놓아주어야 했다. 그렇지만 일반 극장 상영만은 놓치고 싶지 않아, 수학여행 일정 도중 받아본 예매 시작 소식에 급하게 자리를 잡았다. 이 영화의 줄거리는 단순하다. 동일본 지진으로 인하여 약혼자인 ‘키리에’를 잃은 ‘나츠히코’, 그리고 키리에의 동생이자 행방불명된 언니의 이름으로 노래를 부르는 ‘루카’, 그리고 십 대의 자신을 버린 채 변장을 한 채 돌아다니는 루카의 친구 ‘잇코’. 지진 이후 뿔뿔히 흩어졌던 세 사람이 우연히 도쿄에서 다시 만나며 벌어지는 일들을 다루고 있다. 나는 이러한 줄거리가 이와이 슌지 감독답다고 생각하였는데, 앞서 즐겨본 ‘릴리 슈슈의 모든 것’부터 대개 그의 작품의 줄거리는 단순하기 때문이다. 별것 없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몇 줄 되지 않는 분량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럼에도 내가 그의 작품을 사랑하는 이유는, 아마 변주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대다수의 사랑이나 슬픔, 청춘의 방황, 유년의 막막함과 같은 소재들은 이미 너무나도 많은 작품에서 사용되었고, 독창적인 서사를 적어내려 해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와이 감독은 하나의 주제를 물어 채고, 자신의 방법대로 –보통 아날로그적인 촬영법을 더하여 영상미를 살리는 방식으로- 끈질기게 주제를 변주한다. ‘릴리 슈슈의 모든 것’에서도 주인공이 겪는 폭력에 집중하면서, 그 위로 환하게 들어오는 조명과 느슨한 선율과 아름다운 목소리의 OST를 끼얹었다. ‘키리에의 노래’ 또한 이와 비슷하다. 언니와 고향을 잃고 그 충격으로 목소리까지 잃은 루카가 키리에의 이름으로 노래를 부를 때만 목소리가 나오는 것. 그리고 이를 응원하는 잇코와 나츠히코에도 각각의
작성일 2023-11-30 작성자 모모코 좋아요 0 댓글수 2 조회수 251상세보기 -
감상&비평 말할 수 없는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괴물로 자라난다 –영화 ‘괴물’을 보고
*감상에 앞서, 본문에는 최신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으니 유의 부탁드립니다.** 노래와 함께 감상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각자가 생각하는 괴물에 대해 이야기하자너부터 시작 괴물은 말야 초록색이고 이빨이 아주 커다음괴물은 말야 손톱이 길고 냄새가 나다음괴물은 말야 밝은 걸 싫어하고 검은 피를 흘려다음괴물은 말야 시끄럽게 기침을 하고 사람을 먹어 다음 괴물은 말야……괴물은 말야…… 긴 침묵이 지나고하나둘씩 눈을 떴을 때 그 애는 울고 있었다 너 왜 울어?모두가 그 애를 보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흙을 파내려가는 뾰족한 손톱을 생각해 상처 입은 무릎을, 배고파 잠이 오지 않는 매일 밤의 뒤척임을, 빛이 머리를 관통할 때의 저린 통증을 생각해 백은선, 「진짜 괴물」 中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신작, 네가 좋아할 것 같아. 올해 여름, 일본에서 유학 중인 언니에게서 온 메시지였다. 언니는 일본에서 우선 개봉한 영화를 보고 내게 연락한 것이다. 그 메시지는 내가 생각에 잠기도록 만들기에 충분했다. ‘내가 좋아할 만한’ 영화란 대체 무엇일까 고민해보게 된 것이다. 나는 여러 예술 중에서도 영화와 시를 가장 사랑하는데, 아무래도 각각 카메라로, 언어로 특유의 호흡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공통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영화는 러닝타임 내로, 시는 장르적 특성으로 인해 두 작품 모두 함축과 비유가 가득 담긴다. 이로써 관객과 독자에게는 극대화된 ‘이미지’가 다가오는데,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나 아름다운 서사가 진하게 농축된 풍경이 보이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내가 좋아하는 영화는 제한된, 약 2시간이라는 시간 내에서 가장 영리하게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드러내는 영화이다. 단순히 강하게 주장하지 않고, ‘영리하게’ 주장하는 것이 포인트이다. 카메라의 이동, 시점, 편집과 같은 영화적 요소와 시놉시스와 대사 등 서사적 요소가 결합되어 진하고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이미지를 만드는 영화, 그런 것이 좋다. 특히나 나는 ‘그 무엇에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에 대하여 말하는 영화가 좋다. 나는 사람의 가장 주된 원동력이 분노나 우울이기보다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다른 감정들도 좋은 원동력이 될 수 있으나, 결국 우리가 내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은 누군가를, 또 어떤 것들에게 기꺼이 마음을 주면서 가지는 기쁨인 듯 하다. 그리하여 이 차가운 오늘날, 어쩌면 혐오와 냉소로 21세기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에 대하여 말하려는 영화가 좋다. 나는 언니가 말한 고레에다 감독의 신작, ‘괴물’이라는 영화의 정보를 나름대로 찾아보려 했다. 하지만 예고편과 간략한 줄거리를 볼수록 미궁에 빠지는 기분이었고, 이건 직접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영화겠거니, 생각했다. 어떤 시집을 요약해보라고 했을 때면 난데없이 장황하고 난해하게 말하게 되지만, 직접 읽을 때면 무엇보다 아름답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렇게 비슷한 영화들도 있으니, 나는 직접 보는 것을 기대하게 되었다. 그리고 2023년 부산 국제 영화제에서 고대하던 ‘괴물’을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날은 시월의
작성일 2023-11-29 작성자 모모코 좋아요 0 댓글수 2 조회수 305상세보기 -
감상&비평 살아가는 것은 괴롭고 하나의 죄악. 미야자키 하야오 <風立ちぬ>리뷰
실패의 미학호리코시 지로는 비행기를 만든다. 그러나 비행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자신의 작업은 세상과 엮여있음을, 호리코시는 알게 된다. 그리고, 호리코시 자신의 행동은 사건의 발생으로 연결된다. 이를 호리코시가 염두에 두며 작업을 계속하는 것은 윤리적 고뇌로 이어진다. 그것은 심신적 고통 중 하나라고 볼 수 있기에, 호리코시는 도피한다. 영화 속에서, 호리코시는 자신만의 세계에 있다. 세상 밖은 혼란으로 가득 차고 행위 하나하나가 세상에 영향을 끼친다. 하지만 호리코시는 가림막으로 세상 밖을 가리고, 자신만의 세계에 빠진다. 또한 거기 안에서 세상 밖의 일들을 모두 잊고 하고 싶은 일만 하며 살아간다. 밖으로 던지는 비행기는 즐겁기만 하고, 어떻게 나는지 호리코시는 알고 있지만 무시한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는 도피하지 않는 인물을 볼 수 있다. 바로 호리코시의 친구 혼조다. 혼조는 비행기 작업과 엮인 문제로 인종차별 같은 사회적 문제를 당해도, 당당히 항의한다. 이렇듯 그는 자신의 작업과 엮인 윤리적 고뇌를 무서워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것에 대해 호리코시에게 일깨워주는 장면을 통해, 혼조는 그의 선생 격으로 묘사된다. 한마디로 혼조는 캄캄한 구석에서 자신만의 세계에 살아가고, 밖으로 던지는 돌은 어디로 가는지 모르던 호리코시에게 빛으로 여겨짐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빛을 직접 보는 것은, 눈을 따갑게 만든다. 그러나 이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동성애적 감정을 은유한다. 이러한 혼조라는 인물은 미야자키 하야오가 창작활동을 하며 살면서 동성의 자신을 이끌어줄 선생, 그리고 동반자를 찾았다고 추측할 수 있다. 즉 미야자키는 인생에서 혼조 같은, 빛처럼 이끌어주는 인물을 원했는데 이는 만나지 못했거나 아니면 헤어짐으로, 미야자키는 이뤄내지 못했다. 그 심정을 혼조가 후반부 등장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왜냐하면, 실패한 호리코시를 암흑에서 또 이끌어내줄 수 있는 '빛', 혼조는 결말에서 등장하면 호리코시는 재기하게 된다. 이는 영화가 나타내고자 하는 실패의 미학과 다름으로, 혼조는 등장하지 않았다. 따라서, 호리코시는 철저히 망해야 한다. 또한 미야자키를 도와준 동성의 애인은 실존하지 않았기 대문에, 미야자키의 결핍에 대한 고통을 나타내기 위해서 혼조는 없어야 한다. 호리코시는 별장에서 그저 즐겁게 비행기를 던진다. 그곳에서 만난 독일인은, 그는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한 캐릭터로, 공산주의자다. 그는 일본 밖, 즉 호리코시만의 세상 밖에서도 더 나아가, 타인 따위가 아닌 인류가 호리코시에 고하는 상징으로 볼 수 있다. 공산주의자가 세계에게 늘 그랬듯, 그는 존재만으로 실제를 직시하게 한다. 하지만 그는 호리코시에게 친절하다. 그가 원하는 대로 하게 한다. 그래, 모든 것을 잊어라. 전쟁을 일으킨 것을 잊어라. 그러나 그는 거짓을 말하지 않는다. 모두가 직감하고 있지만 입을 다무는 미래에 대해 말한다. 그리고 독일은, 일본은, 최종적으로 너는, 무너진다. 호리코시는 이 마지막 예언마저 무시한다. 그것은 자신만의 세상 밖에서 나
작성일 2023-11-27 작성자 선노아 좋아요 0 댓글수 1 조회수 309상세보기 -
감상&비평 슬픔의 역학 - 정호승의 『슬픔이 기쁨에게』를 읽고
슬픔이 기쁨에게/정호승 나는 이제 너에게도 슬픔을 주겠다.사랑보다 소중한 슬픔을 주겠다.겨울밤 거리에서 귤 몇 개 놓고살아온 추위와 떨고 있는 할머니에게귤값을 깎으면서 기뻐하던 너를 위하여나는 슬픔의 평등한 얼굴을 보여 주겠다.내가 어둠 속에서 너를 부를 때단 한 번도 평등하게 웃어 주질 않은가마니에 덮인 동사자가 다시 얼어 죽을 때가마니 한 장조차 덮어 주지 않은무관심한 너의 사랑을 위해흘릴 줄 모르는 너의 눈물을 위해나는 이제 너에게도 기다림을 주겠다.이 세상에 내리던 함박눈을 멈추겠다.보리밭에 내리던 봄눈들을 데리고추워 떠는 사람들의 슬픔에게 다녀와서눈 그친 눈길을 너와 함께 걷겠다.슬픔의 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기다림의 슬픔까지 걸어가겠다― 슬픔이 기쁨에게, 1979 어떤 눈물은 흐르는 게 아니라 떨어진다. 눈가에 고이는 눈물은 뺨을 지나 턱까지 흐른다. 바닥을 보며 울 때 눈물은 흐를 새도 없이 떨어진다. 떨어지는 눈물은 바닥에 닿을 때 투둑 소리를 내며 터진다. 비는 가볍게 톡 떨어지는데, 눈물은 뭐가 그렇게 무거워서 투둑 하고 떨어질까. 오랜만에 기숙사에서 나와 집에 가던 날 편의점에 들러 컵라면을 사 갔는데 마침 그날이 단수였다. 수도꼭지를 아무리 돌려도 물 한 방울 나오지 않았다. 물이 나오지 않으니 모처럼 사간 컵라면도 먹을 수 없었다. 또 한 번은 시계가 멈춰서 건전지를 새로 샀는데, 처음부터 다 닳은 건전지를 샀는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시계는 다시 멈춰버렸다. 이런 사소한 불행이 이차적인 슬픔을 낳을 때가 있다. 컵라면을 못 먹었다는 것보다 아무도 내 끼니를 챙기지 않는다는 게, 시계가 다시 멈춘 것보다 이젠 건전지마저 금세 내게서 달아나 버리는 게 외롭다고 생각했다. 세상은 추위에 떠는 할머니에게 귤값을 깎고 기뻐할 만큼 이기적이며, 두 번째 죽음을 맞는 동사자에게 가마니 한 장 덮어 주지 않을 만큼 무관심하다. 세상은 슬픔을 들여다보지 않고, 소외된 이웃은 그런 세상의 차가움에 다시 한번 얼어 죽는다. 우리가 외로운 이유도 혼자 슬픔을 겪기 때문일 것이다. 울다 보면 처음 눈물 흘리게 된 이유보다 혼자 울고 있는 게 더 서러워질 때가 있다. 눈물은 무거워서 혼자 흘릴 수 없기 때문이다. 함께 흘려줄 사람이 필요하다. 눈물 흘려본 자만이 눈물의 무게를 알 수 있고, 눈물의 무게를 아는 자만이 이웃의 고통에 함께 울어줄 수 있다. 그래서 시인은 추운 겨울밤 거리에서 귤을 파는 할머니에게 귤 값을 깎으며 기뻐하는 이에게, 가마니에 덮인 동사자에 아무런 관심 없는 이에게 슬픔을, 사랑보다 소중한 슬픔을 주겠다고 말한다. 눈물의 무게를 아는 사람이 되어 이웃의 슬픔에 공감할 수 있도록. 슬픔은 함박눈을 멈추고, 봄눈을 내리는 힘이 있다. 눈물이 투둑 소리를 내게 하는 힘. 추운 겨울을 녹이고 따뜻한 봄을 시작하는 슬픔의 역학. 울음이 날 때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이유이다.
작성일 2023-11-24 작성자 김정우 좋아요 0 댓글수 1 조회수 221상세보기 -
감상&비평 2024 글틴캠프 사전 이벤트
설레는 글틴캠프 시즌이 돌아오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캠프 시작 전, 글틴 회원분들을 위한 사전이벤트를 진행합니다~!! 퀴즈 정답 맞추고 2024 글틴 캠프 참여 준비도 해요 ㅇ 이벤트기간 : 11/20(월)~11/28(화) ㅇ 당첨자발표 : 12/1(금) ㅇ 당첨자 : 5명(BHC 뿌링클 1마리 기프티콘) 문학광장 글틴 회원을 대상으로 하는 이벤트입니다. 회원가입 후 신규회원도 참여 가능합니다. https://naver.me/FgSnjipk ▲ 이벤트 응모 바로가기 ▲
작성일 2023-11-20 작성자 관리자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195상세보기 -
감상&비평 너가 보고 싶은 새벽에
앉아 있을 힘 조차 없어 아예 교실 바닥에 누워 버렸다. 아무도 날 찾지 않기를 바라며, 그런 주제에 한 편으로는 발견 되기를 바라며, 멀어져가는 의식 끝에 위태롭게 매달려 있었다. 죽고 싶으면 언제든 나한테 연락해. 너가 어디에 있던 뛰어갈 거니까. 그 아이가 처음으로 내 몸을 봤을 때 해주었던 말이다. "...너한테 그런 말이나 한 주제에 어떻게..." 아무래도 손목을 너무 깊게 찌른 모양이다. 머리가 꽤나 어지러웠지만 이 정도론 죽지 않을 것 같았다. 손목에서 새어나오는 붉은 빛과 석양이 겹쳐져 이 순간을 담고 싶었다.
작성일 2023-11-19 작성자 가연 좋아요 0 댓글수 1 조회수 300상세보기 -
감상&비평 세상의 기준과 이치를 부수고 나아가라, 신의 은총으로
세상에는 여러 가지의 종교가 있다. 세계 사람 대부분이 믿는 4대 종교부터, 이단이라고 불리는 그들만의 낙원까지. 사람들은 이러한 자신이 믿는 종교를 통해서 참회하거나 위로받는다. 우리는 때론 올바른 종교들만이 세상을 바꿀 수 있으며, 또 그러한 종교들은 깨끗하다고 순결하다고 여기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것이 당신이 알던 사실과 다르다면 당신은 어떻게 행동하겠는가? 신의 은총으로영화는 주인공인 알렉상드르가 주교에게 보낸 편지를 읽는 음성이 들려오면서 시작된다. 주인공인 알렉상드르는 어릴 적 스카우트 시절에 프레나 신부에게 동성 성폭행, 아동 성폭행을 당했고 그것이 트라우마로 남은 채 지내고 있었지만 어쩐지 모르게 그는 여전히 주에 대한 신앙을 잃지 않고 있었다. 이후 알렉상드르는 프레나 신부에게 성폭행 피해를 본 것이 자신만이 아니라는 소식을 듣고, 직접 제 발로 뛰어 피해자들을 모으고 그들과 함께하기 시작한다. 교황청을 상대로 소송과 피해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기는 쉽지 않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피해자들의 증언과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일부 피해자들이 이러한 사실을 거부하는 일도 빈번했다. 하지만 알렉상드르와 다른 피해자들의 설득 끝에 그들은 다시 마음을 바꾸어 함께하게 되었고, 끝까지 남아 교회에 맞서 싸우기로 한다. 이후 진행된 재판 결과는 완벽한 승소는 아니었으나, 어느 정도 해결된 모습을 통해 이러한 싸움은 계속될 것이며 또한 빛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게 되었다. 주께서 우리를 인도하시고….영화 “신의 은총으로”는 실제로 있었던 가톨릭 교구 내 사제가 아동을 성폭행한 사건에 대해 다루고 있다. 영화라는 장르적 특성을 고려할 때 모든 것을 사실적으로만 표현한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아동 성폭행 사건은 암암리에 이루어졌고, 또 사제라는 직급, 사회의 분위기 같은 문제 때문에 묻혀왔다. 그러다 이 영화를 통해 이러한 문제들이 다시 수면으로 올라와 대두되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는 영화의 또 다른 면을 통해 한 사람의 연대 시작이 큰 파문을 불러오고 그 선택으로 인해 사회는 어떤 방식으로든 반드시 바뀐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비록 영화의 결말이 시원치 않더라도, 우리는 이 영화를 통해 많은 정보와 실상을 알게 되어 등장인물들과 피해자들에게 공감할 수 있게 된다. 감독은 연대의 과정을 현실적이고 직접적으로 표현함으로써 피해자들이 사회에 나서기 전까지 받는 고통이 얼마나 큰지, 유년 시절에 받은 고통을 왜 꺼내기를 꺼리는지도 알려주었다. 영화는 작 중 범죄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꺼리지 않는다. 오히려 가끔 있는 재치 있는 개그 장면으로 기독교 사회를 꼬집거나, 거칠고, 순화되지 않은 언어들로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표출한다. 교회가 입은 상처를 치유하시길보통 사회적 문제를 고발하거나 사람들이 연대하는 과정을 그려내는 영화들은 주로 등장인물의 생각과 감정에 집중한다. 이 영화 역시 주인공인 알렉상드르와 그 주변 인물들의 감정에 중심을 맞추고 있는데, 예를 들자면 영화 초반 알렉상드르의 행동과 함께 나오는 편지를
작성일 2023-11-15 작성자 유로치카 좋아요 0 댓글수 2 조회수 283상세보기 -
감상&비평 [감상&비평] 10월 월 장원 발표
[글틴 감상&비평 게시판 멘토 김태선 문학평론가가 전달합니다] 글틴 친구 여러분 안녕하세요. 감상&비평 게시판 멘토인 문학평론을 쓰는 김태선입니다. 얼마 전까지는 갑자기 여름이 찾아온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한낮에는 더운 날들도 있었는데요. 입동 무렵이 되자 부쩍 날씨가 쌀쌀해졌어요. 요새 독감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하니 건강 관리와 개인 위생에 좀더 주의를 기울여야 할 시기인 듯합니다. 이 글이 올라올 무렵이면 수능이 며칠 남지 않은 시점일텐데요. 수능 시험을 보는 친구들은 준비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원합니다. 10월에도 게시판에 좋은 글들이 많이 올라왔어요. 게시되는 글들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에 있는 듯하여 기쁜 마음이 들지만, 한편으로는 그만큼 장원을 고르는 데에도 고민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비록 장원으로 선정되지 않더라도 자신이 쓴 글이 좋지 않다는 뜻은 아니니 실망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럼 2023년 10월 월장원을 발표하겠습니다. 이번 월장원은 이디스 워튼의 소설 『여름』에 관해 쓴 난바다님의 「당신은 내게 돌아온다고 말했고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입니다. 이 글을 월장원으로 선정한 까닭은 해당 작품에 관한 기존 평가나 해석에 의문을 제기하며 나름의 탐색을 통해 그 이유를 차근차근 서술해가는 과정이 인상적이었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작품에서 인물의 행동 등에 물음을 제기하고 그에 관해 살피고자 노력하는 모습도 보기 좋았습니다. 좋은 글을 구성하는 요건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가장 중요한 태도는 ‘물음’에 있는 것 같아요. 이는 비단 비평이나 감상문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문학 작품을 비롯해 모든 글쓰기의 바탕을 이루는 핵심이라 생각합니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에 의문을 제기하는 일, 혹은 나름의 방식으로 문제를 구성하는 일을 통해 ‘새로움’이 발생하기 때문이에요. 새롭다는 건 단순히 예전에 없었던 것 혹은 기존과는 다르다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물음을 계속 던지며(혹은 던지도록 하며) 끊임없이 스스로를 다른 무엇으로 되어가도록 하는 힘을 표현하는 일입니다. 글을 쓰다가 궁금한 점이 있다면 게시판에 글을 올릴 때 남겨주세요. 답을 해드릴 수 있는 것이면 함께 고민하도록 하겠습니다.
작성일 2023-11-10 작성자 관리자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352상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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