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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안개 칠면조
이 게시글은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는 요소를 포함하고 있으니 주의를 요합니다. (폭력, 자살, 자해 등)작성자 드시코 작성일 2026-08-15 좋아요 0 댓글수 0상세보기 -
시
골목
웃음이 색소폰 소리처럼 새어나가는골목에 들어갔어요바람도 안 부는 그 골목에는낙서도 없는 벽을 타고풀 몇 포기 자라 있었어요나는 한글을 처음 배우는 아이처럼몇 번 기웃거리다사각형 사이 사각지대에 주저앉았어요가방을 내려놓고 누워축축한 돌바닥을 껴안고네모난 하늘만 보았어요도시의 연기가 내려앉지 못하는골목은 낮고 축축하지만여기 내리는 비는여과도 없이 깨끗한 물일 거야
작성자 epoche 작성일 2026-08-15 좋아요 0 댓글수 0상세보기 -
시
사랑만 밤
고요한 종소리가 재야에 울러퍼지고영원한 아침이 영원한 밤과 함께 오고두둥실 떠있는 이곳은 사랑의 은하수
작성자 io2oi 작성일 2026-08-15 좋아요 0 댓글수 0상세보기 -
시
집이 없는 사랑들
모든 소녀들이 왕이었을 때 왕좌에 앉은 머리는 슬픔처럼 구석구석 반짝이고 있었고 손에 잘 안기는 보석들과 아이들이 쥐었다가 버린 공깃돌이 우물 밑바닥에 가라앉을 때 우리는 시내를 걸어가고 있었다. 탕, 탕, 수면에 맞부딪치는 소리처럼 부산 사투리를 들으면 음악처럼 따라 부르고 싶다고. 순대와 내장과 익어가는 안경을 섞어 사면서 너는 리듬 있게 초인종을 누르던 손가락이, 떨어진 것 같다고 했지. 저렇게 돼지 심장을 잘라버린다고. 잘라서 아무 벽에나 붙여버린다고. 그런 건 지금까지와 다르지 않았다고. 아무 사랑하는 사람의 등을 죽을 때까지 두드리던 네가 말했지. 우리들이 모두 왕이었을 때 새해가 밝은 아파트는 텅 텅 비었고 그 안을 돌아다니며 아무것도 사랑하지 않고 사랑하지 않는 꿈을 꿨다. 환한 해변가에 버려진 부모들이 해맑았었고 잠에서 깨어나면 여름이었다. 뺨을 때리지 않아도 기다리지 않아도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 낮이 지속되었다. 이제 아무도 왕이 될 수 없다는 예언은 집이 없는 사람들이 가장 잘 알았다.
작성자 방백 작성일 2026-08-15 좋아요 0 댓글수 0상세보기 -
시은동아줄
은동아줄푸른빛 좌르르 흐르는 고기야요리조리 춤추는 고기야위를 향해 헤엄치지 말아다오은동아줄로 가지 말아다오뒤집혔다.물의 흐름 한가운데 무언가가 덩어리진 채 휘몰아치지 못하고팽팽하게 당겨진 은은한 궤적젖은 몸 붙들어 맨 채소금기에 떠밀려 오른다뒤집혔다.물 밖 세상에서 온은동아줄보다 더하랴강변을 서성일 때면네가 몇 번이고 일렁이며 부서지고 있었다난 모르고 있었다너에게 뒤집힘은 더 이상 가라앉지 못함임을수면 위에 비친나의 고기야
작성자 손석호 작성일 2026-08-15 좋아요 0 댓글수 0상세보기 -
시
살 속 뼈
조개 껍질속 사람들이 있다.조개의 껍질은 사람을 품고 있다.핑크색 사람들이 먹이를 받는다. 먹이에 섞인 사람들을 먹는다.맛있다살이 녹는다. 뼈들이 갈리고 모아진다.먹이가 온다.뼈들이 갈린다. 쌓이고 쌓여 조개를 가득 채운다. 풍성한 먹이가 교미를 부추긴다.사람이 늘어난다.쌓이고 쌓여 조개를 가득 채운다.사람들로 가득찬 조개가입을 연다. 핑크색 사람들이 힘겹게꿀렁된다. 한구석에서백색 뼈가 빛난다. 조개의 껍질에 막힌 빛들이뼈에 닿았다.빛나는 뼈가 사람들의 눈을 찌른다. 조개가 가린 빛이 빛나고있다.
작성자 이제형 작성일 2026-08-15 좋아요 0 댓글수 0상세보기 -
시
노골적인 희망
그날 오후에 그래서 그래라는 친구가 와서 고양이를 데리고 갔다.고양이는 노골적인 희망 같은 것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침대 사이를 파고들어 감각을 탐닉하는 고양이였다.그래서 그래 친구는 고양이를 데리고 가면서 캣닢을 가져갔다.노골적인 희망이 없다.노골적인 중독도 없고, 사랑도 없고, 나무도 없다.나무에 가지들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침대에는 노골적인 희망을 가리는 그림자가 있었다. 뾰족한 나무의 결이 따가웠다. 그런데 그림자는 따갑지 않았다. 장미가 아니어서 그렇다.그래서 그래 친구가 그렇게 말했다.나는 캣닢을 하고 싶었다. 노골적인 희망을 가지고 싶다는 감정을 잃고 싶었다. 우울하지만 우울하지 않은 남자는 침대에 누워 그래서 그래라는 이유 없는 친구를 대서 잤다.그래서 그래 앞에는 아무것도 붙지 않는다.라는 설명적인 단어가 세상에 흩뿌려진다.그래서 그래는 고양이를 데려와 꽉 안는다.세상에 흩뿌려지던 단어들이 고양이 주위로 몰려든다.환호성이 들린다.귀엽다고.지우개 때가 묻지 않은 고양이는노골적인 희망이다.캣닢을 하고 싶은 밤이다.
작성자 고래 작성일 2026-08-15 좋아요 0 댓글수 0상세보기 -
시
눈 내린 어느.
하얗게 덮인 평야에발자국들 어지러이 팽배하고어느 순간 보면뿌옇게 얼어 있는 것들.돌아나오려는 자취,뛰노는 자취, 고민하는 자취,들어가는 자취, 찬 자취.섞이고 얽힌그들만의 세상에는아무도 없다, 칼바람만 스친다.그들은 어째서돌아오지 못하는가, 뛰놀지 못하는가,고민을 멈추는가, 들어가지 않는가, 얼어 있는가.멀미 나는 저 어지러움에새삼,금이 가기 시작한 마음.
작성자 박해랑 작성일 2026-08-14 좋아요 0 댓글수 0상세보기 -
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에 의해 차단된 게시물입니다.
트리거워닝: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에 의해 차단된 게시물입니다. [수정됨 2026년 8월 14일 9시 34분]지는, 오늘부터 이 말투를 좀 바꿔야 합니다.뭐라카*? 이놈이 더위를 묵었나? 사람들이 계속 눈치를 줍니더. 와이라*? 이 아가 아침밥을 잘목 묵읐나? 아니 참말로 그리 말했습니더. 뭐라카*? 내는 니 말 못 믿겄다. 아... 하늘이 *래 보입니다. 죄송합니다.저는 한 사람을 향한 말 한마디로그 사람의 마음과 존엄을 헤아리지 못했습니다.제가 쓴 글이어떤 법의 어느 조항에 닿아 있는지,닿아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감히 세상에 내보였습니다.게시판의 규칙을 어겼다는 것을 알고도모른 척하였으며,어느 곳에서 혐오라 부르는 말을 알고도설마 문제가 되겠느냐는어리석은 생각을 품었습니다.그래서 문제의 표현을 지우고말끔히 고쳐다시 이 글을 올립니다.저는 이번 일로누군가의 관심을 받고 싶었던 것도 아니며,더 큰 소란을 일으키고 싶었던 것도 아닙니다.그저 한마디를 썼을 뿐인데그 한마디가 죄가 되고,그 죄를 씻으려또 한마디 사과를 적습니다.제가 쓴 말을 지우고,제가 지운 말을 사과하고,제가 사과한 것까지 다시 돌아보며저의 과오를 깊이 반성합니다.다시 한 번 사죄드립니다.죄송합니다.정말로 죄송합니다.그리고 혹시 이 사과문마저문제가 될 수 있다면,그 또한죄송합니다.
작성자 Atrophy 작성일 2026-08-14 좋아요 0 댓글수 2상세보기 -
시
싶지 않다
다가가 안녕을 건네고눈동자를 바라보며 웃어주고옆자리에 앉아 말을 희석하고말 한 마디마디에 미소짓고마주보며 점심을 삼키고패배에 진심으로 아파하고승리에 진심으로 기뻐하고수려한 솜씨에 박수치고둘 만 알고있는 비밀을 속삭이고둘 만 쥐고있는 진심을 퍼뜨리고어설픈 솜씨에 양 손뼉을 맞대고패배에 진심으로 기뻐하고승리에 진심으로 아파하고마주보며 진심을 삼키고시시하고 차가운 농담에 미소짓고옆자리에 앉아 서로를 평가하고눈동자를 꿰뚫는 양 비웃고다가가 안녕을 고하고
작성자 허필탁 작성일 2026-08-14 좋아요 0 댓글수 1상세보기 -
시
맑은 하늘 별똥별
창 밖을 보다보면맑은 하늘인데도 불구하고별동별이 떨어 졌음 좋겠다맑은 하늘 인데도밝은 하늘 인데도별똥별과는 관련 없지만별똥별이 떨어 졌음 좋겠다
작성자 강민제 작성일 2026-08-14 좋아요 0 댓글수 0상세보기 -
시
응시자
연습생이 되기 위한 시험을 봤다대기실은 하나뿐인데 사람이 많아서 누구는 복도에서 기다렸다 복도는 총 세 번 꺾여 원점으로 회귀한다 응시자들은 순번 없이 앉아 있다 입구나 출구가 보이지 않는 바닥에서밤새 외워온 답을 되새기다가 문제를 까먹었다차례가 되어 응시장에 입장할 때 내 머릿속은 지우개 자국 투성인 종이 누군가가 자거나 울었다감독관은 눈을 감고도 응시장을 샅샅이 지켜본다감독관의 얼굴을 본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후문을 떠올리고 엄숙한 마피아 게임처럼 종이 울렸다그리고 수십 사람의 숨이 이모티콘처럼 머리 위로 붕 뜨는 소리 썩기 직전의 눈물이 흘렀다 나도 모르게가벼운 발을 옮겨 집으로 향했다 귀갓길은 몇 가지의 사거리 무수한 횡단보도 가끔씩의 교통사고식탁에서 조촐한 축하를 했다아직도 하루가 끝나지 않아서 조금 놀랐다 텔레비전을 켜자 기적이라 불리는 아이돌이 보였다기적은 주기를 가지고 찾아온다동경하는 사람이 동경 받는 사람일 수 있고 프로도 누군가를 동경한다는 사실남은 시험을 헤아리다 또 밤을 샜다
작성자 구포대교 작성일 2026-08-14 좋아요 0 댓글수 1상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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