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틴10대 감성쟁이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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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공지]1인당 1일 1작품까지 게재 가능합니다.작성일 2023-11-03 작성자 관리자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1728상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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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도로 위 김밥
나는 내리막길을 내려갈때마다 상상한다김밥처럼 굴러가는,마침 또, 칙칙한 아스팔트 바닥으로겉도 김처럼 파릇한 검정색이 되겠네.김밥이라니, 맛있겠다떡볶이도 있으면 좋을 텐데.그런 김밥이 실재로 있다면 좋을 텐데,사람들은 그런 김밥이 질색인가 봐.싫어하는걸 넘어, 경멸, 무시를 쏘아보거든.정신이 나간 김밥이라고.내가 열심히 고안해낸 김밥인데,대접 한 번 못하게 되었지.그렇게, 관심 대신 무심을 받을 김밥을조용히 뒷구석으로 치우고,늘 내가 만들던 김밥이지만,언제나 메뉴판 위에 올릴 수 없었지.도로를 굴러가는 김밥은,나만 아는 메뉴로 끝난 것이다.모두가,내리막길은 김밥을 만드는 곳이 아니라고하니깐.
작성일 2025-05-12 작성자 그냥고1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9상세보기 -
시 진주의 가치를 구하시오
맨발로 모래를 밟으면 커다란 조개가 될 수 있어진주를 품은 모, 또는 무가 되어모래의 온도로 계절을 느끼지따스해지나 싶으면봄인 줄 알고 뻐끔, 하다가 아차모래알들에 베여서영원히 입을 벌리지 않을 것처럼땅 속 깊숙이, 썰물에 흩어진 플라스틱 입자 사이로그렇게 잠기기도 해진주는 잘 굴러다니고 무슨 색인지는 모르겠어모의 품을 닮았으면 새까말 텐데무의 품을 닮았으면 새하얄 거야나는 태어나길 새하얗게 태어났지만지금은 봐, 플라스틱 조개야그러니 진주가 무슨 색일지는완전한 미지수모래의 온도는 변덕적으로 바뀌어하루종일 따듯하지도 춥지도 않아이걸 일교차라고 정의할 수 있다면분명 밖은 맑을 텐데 말이야코를 찡긋할 때마다 비 냄새가 나서먹먹한 플라스틱 냄새가 나서정의할 수 있는 단어가 사라져버렸어조개의 사계절은 하루 동안 순환해여기, 좁고 어두운 모래 안에서진주의 성장은 느리니까 괜찮아두드리면 둔탁한 소리가 나는플라스틱 조개 안에서진주는 자라고 있어자라나고 있어맨발인 채로 태어난 내가신발을 필수품으로 여겨도무에서 시작된 그들이 용서해주듯이
작성일 2025-05-11 작성자 한라노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44상세보기 -
시 삽탄 전후의 붉은 사랑이 게시글은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는 요소를 포함하고 있으니 주의를 요합니다. (폭력, 자살, 자해 등)
기다란 총신에 붉은 것을 삽탄한다.12게이지 산탄쇳덩이 부딪히는 소리는 귓바퀴에 앉을 여유따위 없다.그것이 참 아쉬워 손으로 잡아채고는가까이 가도 들리지 않는, 들을 수 없는 소리횟배 앓는 내 몸에 쇳소리 들리우면그제야 소리 같은게 나와는 관련 없을 것을 알텐데앉기 역겨워 하는 이를 떠나 보내려면내 등 먼저 보여야지그래, 그 등.등에 무어라 적힌지 나는 모른다아무도 모르겠지. 아니, 그 사람은 봤을까아무렴 어떨까. 항구를 떠난 타이타닉은 돌아오지 않았는 걸여길 내팽개치기 전 사랑을 마지막으로 느끼고 팠다.내 배는 나 몰라라 한숨 쉬고 진즉 나를 버렸다.모든 사랑이 나를 아프게 한다면한번의 사랑만이 더 남아있으리마지막 사랑은 그리 크지 않다12게이지는 내 입을 가득 채우지 못한 것이 세상 큰 한이다.뺨에 흐르는 것이 아무것도 아니게 된 것 역시 한 인 것을 아직은 몰랐다.삽탄은 탄을 넣는 행위라지덤덤하게 눈을 감고그 사람 이름 하나 가슴에 새긴 채로내 마지막 키스를 밀어내며 삽탄한다.
작성일 2025-05-10 작성자 사계마로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84상세보기 -
시 마리오네트
갑작스러운 인형극나는 그곳 정확한 위치에 떨어졌다. 손에 쥐어진 실나는 그 실만지고 예쁘게 묶고내 몸을 간지럽혀도 봤다. 주위를 둘러보니또 다른 인형이 있다.그 인형들의 팔과 다리심지어 손가락과 발가락실이 꽂혀 있다 내가 쥐어진 손을 펴니그 실은 나를 압박하며손과 팔, 다리 차례대로마음대로 조종한다. 누군가 말한다.“네가 뭔데 실을 조종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내가 했던 행동들전부 실의 영향들 나는 정해진 장소 정해진 시간그곳에서 그 순간에서실이 없는 머리로 간신히조그마한 차이를 만들 뿐그 외는 만들 수 없다. 모두 실의 영향에 있는 일생각을 분해 재조립밖에 하지 못한다. 누군가 또 말한다. 그 실을 잘라내면몸속 깊이 박혀있는 실독이 되어 나를 경직 시켜 죽인다고 나는 이 구조 속에 갇혀있는 마리오네트차이 밖에 만들어 내지 못하는 마리오네트나는 이 구조를 벗어나지 못한다.나에게 선택은 처음부터 없었다.
작성일 2025-05-08 작성자 숲든시환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106상세보기 -
시 당신이 내게 꽃다발을 건넸던 그날
한낮이여서 였을까밝기 그지 없는 노랑과 하양자꾸 커져만 가는 윤곽을 담아 내기에는메고 온 가방이 턱없이 작아서손으로 감아 들어 올렸다묵직하게 감기는 다발의 감촉그 작은 사물이 잔잔한 호수에 돌을 던진다몇개의 충동들이 레일을 달린다망설임 대신 가면을 벗고 지나치듯 내 손에 쥐어진 이 마음 정도까지만당신이 예상하는 양만큼만꼭 그렇게만 별 것도 아니라는 듯 들려주고 싶은 책상 앞 창문에 붙인 활자들 정도 부피의 문장들을속으로 꾹꾹 눌러 놓았는데가장 급했던 것들 몇개가 앞다투어 튀어 나왔다자주 사용하는 서류철이나 부러 열어 보지 않는 서랍의 내부같은 모양새로근데요, 선물은 주는 사람을 닮는 것 같아요평소처럼 거리를 걷다눈을 마주쳤을 때 문득해바라기를 떠올리게 되는 사람을 마주치거나혹은비를 피하려 들린 도서관에서무심코 발걸음을 딛였을 때매일 일기를 쓰는 사람의 그림자를 밟게 될그리고 그 사람이 다름 아닌 당신이고우리가 서로를 알아볼 가능성생각의 흐름으로 재어 놓았던 값을 가볍게 넘긴 몽상은엔딩이 없는 소년 만화같다시작은 안일했고 함께여서 즐겁고바닥까지 내몰린 지금의 우리도여전히 끝을 믿고 밤새워 이야기를 나눈다그 표정을 깨고 싶지 않아 입을 다물고몇 번째로 떠올랐는지 모를 질문을 삼킨다 당신은 다른 날에도 나를 생각하나요무언가를 보며 나를 떠올린 적이 있나요생일 선물로 뭘 받고 싶으세요당신이 내 이름을 동생 대하듯 부르며 그 다발을 건냈던 날그날 당신의 일기장에 내 이름이 적혔나요나를 보며 한 시절 저편의 자아를 감각하는 사람에게 물어봐 주시겠어요?읽다보면 쓰고 싶어지는 감각이 어디서 시작되었는지를 알고 있냐고쓰다보면 괜찮아지는 하루는 여전하냐고물음표가 지난 길 위에 마침표를 올려 놓을게요당신의 하루 안에 내가 있는 게 좋다고이미 알고 있을 것 같지만들려주고 싶다고
작성일 2025-05-07 작성자 listener J 좋아요 1 댓글수 1 조회수 154상세보기 -
시 지렁아
거뭇한 새벽에 비오니꾸역 꾸역 기어온 지렁이푸르게 변한 이 햇살 밑에서어찌 살아돌아갈터이니아까 기던 힘 다 바쳐가까이 있을 화분찾는 지렁아마침내 힘잃어 철푸덕 드리누운지렁아딱딱하게 굳어버린 네 피부가어쩌면 내게 가장 필요한가보다지렁아
작성일 2025-05-07 작성자 이도화 좋아요 0 댓글수 1 조회수 129상세보기 -
시 점묘
원전읽기 수업에서 교수님이 뛰어넘는 부분과 누군가 넘어지는 부분을 비교하기 두 부분들의 합은 책 한 권보다 길어보였다여기저기 메탈리카를 틀어놓는 사람이 있었고 데스 마그네틱 수록곡이었기에 소음공해라고 생각했다책장엔 웃음소리 개정 전 제목 우상의 집 GRAY 뭐시기 저시기 라고 불러도 운율이 맞는다페이지 넘기다 나온 진드기 누르면 빨간 체액 그레이 구락부의 전말은 이러하다 물 떠다 달라는 노래에 감광지 들이댄 사람조명이 먼지에 식별가능한 작업을 했다비강 점막의 광수용체에 교외선 지나가는 소리와 진동습도가 낮을 때는 전등을 끄고 다닐 것모기가 나오면 666 앨범을 찾아들을 것몸뚱이가 쪼그라드는 동안 곰팡이가 배어들도록추천음악에 크리핑 데스가 나올 때까지언어생활은 쪼그라들었습니다두 사람은 내 옆을 지나갔지*꼭 둘은 아니어도 되지만 코에는 둘인 것정적만이 남아있죠** 생각만 해본 것이지만천장에 슬지 않는 곰팡이 신문지에나 생길것을믿어 의심치 않아 전등 덮개에 초파리 사체가 쌓여있습니다골목길 찾아가도 밥은 위생이 보장됐다고 여겨지는 시내에서 먹어야 할 사람의 계절연단에 있는 사람의 얼굴이 보일지도 모르는 계절피어나는 초록의 곰팡이와 음습한 장소됨의 계절쇼케이스에서 카메라가 돌아가는 반대편 배 뚫고 자라는 곰팡이 파는 계절, 사체 하나만 사도 무료배송*투투-일과 이분의 일 **샤프-연극이 끝난 후
작성일 2025-05-06 작성자 데카당 좋아요 0 댓글수 1 조회수 208상세보기 -
시 커튼이 게시글은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는 요소를 포함하고 있으니 주의를 요합니다. (폭력, 자살, 자해 등)
커튼을 거둬야 비로소 보이는 것이 있다맑지 않은 하늘이라도 커튼을 거두어야 보이지흐린 날에만 볼 수 있는 그림도 있고날이 흐리면산은 새벽 틈에 울어버린 자신을 안개로 덮어눈이 부르튼 채 햇빛도 보지 않고 자고 있고날이 맑으면산은 언제 울었냐는 듯 능선 하나하나 다 드러내며부었던 눈을 지긋이 감고 웃어보인다그런 산을 바라보다보면괜찮다 한마디 못하는 내 자신이 한심하여다시금 커튼을 닫고 이불을 덮어나는 산이 되어간다.
작성일 2025-05-05 작성자 사계마로 좋아요 0 댓글수 1 조회수 157상세보기 -
시 어째서 구두계약은 실효성이 낮을까
서로의사랑분명한 때가 있었지만헷갈리게 또어긋나게 되면우리 언제 영원할 적이 있었나사랑자연재해처럼불가피하고도 충분한 핑계거리라지이기적이게, 당신전에 없던 음악을 들려줘신의를 말해줘 우리 사이 신발끈을 보여줘하나 둘 하면 학생들의 이인삼각처럼전에 없던 음악을아리랑, 하고두 걸음하고 엎어질 당신
작성일 2025-05-05 작성자 nana 좋아요 0 댓글수 1 조회수 158상세보기 -
시 여름 타임 내리기
조명이 시들어 간다전기를 많이 썼다아침 날씨는 구름이 없고저녁 날씨도 구름이 없고응급 대기실 창문에 물만 묻어 있다응급 검사실 들어가기 전 몸을 닦고구름이 떨어지는 소리를 듣고소프트아이스크림을 먹고나는 가만히 제자리를 닦는다안쪽 문을 씻긴다창문에 스크레치가 나고위에서 아래로 유릿가루가 내리고몸이 붉어진다이번 여름은 구름이 많고축축하게 추워창문 밖으로 응급 검사실로 들어오는 사람들반팔에 외투 입고 물을 맞는 조명들불빛이 아래로 떨어지고밖이 흐려진다검사실에 들어간 사람들이 나오고응급으로 들어온 사람들이 가만히 제자리를 닦고떨어지는 모습을 기다린다창문 밖에서 물이 몸을 따라가고조명 머리에서 말라가고스크레치 난 유릿가루는 내 몸에 박힌다건물 밖으로 불빛이 퍼져간다빛이 낭비된다소프트아이스크림이 녹았다구름이 유리 조각 사이 붙고피부가 갈라진다내가 아래로 떨어진다내려갈수록 빛은 썩어갔고머리는 마르지 않고시든 모습으로 검사실에 들어가우산 쓰고 밖을 걸어 다닌다
작성일 2025-05-04 작성자 송희찬 좋아요 0 댓글수 2 조회수 254상세보기 -
시 사랑
우리에게 사랑이라는 물건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남에게 주었다가도다시 받고 다시 주며혹시 망가지더라도고칠 수 있을 테니까
작성일 2025-05-03 작성자 무준 좋아요 0 댓글수 1 조회수 131상세보기 -
시 고기 묻기
야야, 팬 키고 구워야지 그냥 구우면 안돼아써 알겠어 일하러 가기나 해엄마 간다 잘 구워 먹어아휴…형광등 두개 달린 집에 소고기라니찬장에 허브솔트가 다 떨어져 있길래 반쯤 굽던 고기를 버려두고 밖으로 나갔다기왕 먹는 거 제대로 먹어야지 않겠나?근데 진짜 소금을 사러 집을 나섰는지는 모르겠다돌아오는 길에도 아무것도 들고온게 없었기 때문이다그냥 어느 벤치에 앉았다가, 아니 누워서 지나가는 누군가들의 수를 세었다모기들은 이미 물린 사람들도 문다심지어 귀에 다섯방이나 물린 사람을 말이다쫒아내려하면 손가락을 물기 때문에 그냥 두었다황혼조차 보지 않고 그냥 누워있었다해가 지든지 말든지고기가 식어봤자 이 도시 만큼이나 차가우려나많이 굽질 않아서 그다지 상관은 없으려나죽어서 모기에는 물리지 않을 소고기를 생각했다그러다팟—발작적으로 몸을 일으켜 세웠다일몰조명이 켜졌다.날마다날마다일몰시간에 맞춰 조명이 켜진다아내 살을 뜯던 모기들 마저도 나는 도시에게 빼앗긴 것이다도시는 내게 사라지라고 나즈막히 중얼거렸다그리고 그대로 이루어졌다소금도 치지 않은 소고기를 들고 나와서 야산에 묻었다썩은내가 날까봐 길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묻었다
작성일 2025-05-03 작성자 기능사 좋아요 0 댓글수 1 조회수 160상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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