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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소리 제590회 : 윤성희 소설가의 『상냥한 사람』 편

  • 작성일 2019-09-18
  • 조회수 1,025
  • 방송일2019-09-18
  • 러닝타임56분
  • 초대작가윤성희 소설가


문문장의 소리 제590회 : 윤성희 소설가의 『상냥한 사람』 편


인터넷 문학 라디오 <문장의 소리>는 2005년부터 지금까지 560여명의 초대손님이 다녀갔습니다. 연출과 진행, 구성 모두 현직 작가이며 2018년도에 이어 2019년도에는 소설가 조해진, 해이수, 시인 정현우가 함께 합니다. 지금까지의 방송은 사이버문학광장 홈페이지와 유튜브, 팟빵과 팟캐스트를 통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ㅇ 스태프

연출 조해진(소설가)
진행 해이수(소설가)
구성작가/로고송 정현우(시인)



ㅇ 코너
- 작가의 방 :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 책들의 방 : 책을 둘러싼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을 초대하여 이야기를 나눕니다.
- 첫 책을 소개합니다 : 첫 책을 발간한 작가가 직접 자신의 목소리로 작품을 소개합니다.








오프닝 : 조종권 시인, 「백지1」








<로고송>








<작가의 방> / 윤성희 소설가





윤성희 소설가는 1999년 동아일보로 데뷔하여 소설집 『거기, 당신?』, 『감기』, 『웃는 동안』, 『베개를 베다』 등이 있습니다. 장편으로는 『구경꾼들』 이후 작년 여름 현대문학 핀 시리즈로 『첫 문장』을 출간하신 뒤 올 여름 또 다른 장편 『상냥한 사람』을 출간하였습니다.


Q. DJ 해이수 : 『상냥한 사람』을 통해서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어떤 건가요?

A. 윤성희 소설가 : 큰 메시지는 없고요. 그냥 잘 전달이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원래 이 소설을 처음 구상했을 때는 이런 생각을 했어요. 스스로 상냥하거나 친절하다고 착각하면서 자란 어른이 큰 굴곡 없으면 평생 그렇게 착각하면서 죽지 않았을까 싶어요. 모든 사람들은 자신이 어떤 커다란 사건을 만나기 전에는 자신의 본질을 모르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나는 좋은 사람, 나는 착한 사람, 나는 상냥한 사람이라고 착각하면서 평생 살다가 죽을 수도 있지 않을까. 그것을 형민이 뒤늦게 깨닫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면서 썼어요.


Q. 작년에 출간하신 『첫 문장』도 그렇고 이번 장편도 그렇고 결국에는 혼자 남겨진 사람의 이야기라고 볼 수 있을듯해요. 애도라는 감정에 천착하시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런 시간을 견디는 인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A. 계기까지는 모르겠는데 소설을 쓴다는 게 보면 인물이 평상시의 삶에서 틈이 나는 순간을 잘 들여다보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거든요. 그 틈을 단편 같은 데서는 더 작은 틈으로 할 수 있는데 장편에서 보면 그 틈이 훨씬 깊고 많이 벌어지죠. 그러다보면 그 상처, 타인의 죽음이라든지 그런 게 있지 않을까. 그런 걸 들여다보는 게 좀 자연스럽게 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고요. 그 다음에 저는 그냥 그 고통을 겪는 사람들, 암 환자라면 그 아픔을 겪는 사람들 보다 그 이후 남은 자들의 이야기가 소설적으로 흥미롭다는 생각이 들어서 저도 자꾸 모르게 그런 인물을 쓰게 되는 것 같아요.


Q. 윤성희 작가의 소설이라면 텍스트에서 인물 한명 한명을 입체적으로 끌어내는 순간이 꼭 한 번 이상은 있는 것 같아요. 여러 인물에게 애정을 갖고 그 특징을 단박에 보여주는 장면을 쓰려면 평소에 타인 관찰 내공이 많을 것 같아요. 관찰하는 티를 안내면서 관찰하는 나름의 방식이 있다면 들어볼 수 있을까요?

A. 그냥 카페에서 멍하니 있으면 됩니다. 지하철에서도 멍하게 앞을 보면 되고요. 지하철 같은 거 탈 때도 저는 이어폰으로 음악을 거의 듣지 않고 옆 사람이 뭔 얘기하나 이런 거 살짝 듣기도 하고. 카페에서도 사실 앉아 있다가 소설 안 써지면 그냥 옆 사람들 이야기 하는 거 좀 받아 적기도 해요. 그냥 그거는 관찰 한다기 보다는 원래 남들 보는 걸 좋아하는 성향이 있는 거고요. 구경하는 걸 좋아해서 거기서 나오는 부분들이 좀 있는 것 같아요.


Q. 방송을 듣는 작가 지망생들에게 이런 섬세한 묘사를 하려면 이렇게 해야 한다는 약간의 도움 말씀을 주시죠.

A. 저는 그렇게 묘사를 잘 하는 작가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데요. 그래도 약간 생동감 있게 보이는 이유는 뭘까 생각을 해보면. 저만 그러는 건 아니고 다른 작가들 다 똑같은데 '왜' 하고 '어떻게' 라는 질문을 아주 자주하면 돼요. 아주 자주 하는데 그것을 너무 큰 범위에서 하지 말고 작은 데서도. 이 사람은 왜 이렇게 인생이 힘들지? 이렇게 큰 질문도 중요하지만 작은 질문 안에서 자꾸 그것들을 하려고 하면 되지 않을까 싶은데. 작은 질문으로 왜 어떻게 라고 자꾸 질문하는 것이 훈련이 좀 필요하다는 생각은 들어요. 쉬운 것 같지만 훈련하지 않으면 피상적인 것에서만 끝나잖아요. 그러니까 조금 더 안으로 들어올 수 있게 더 현실적인, 땅바닥에 붙어 있는 듯한 것들을 계속 질문하면 돼요.








<내가 가장 사랑하는 문장들>



윤성희 소설가가 『상냥한 사람』 쌍쌍바를 먹는 장면을 낭독합니다. 소설을 쓸 때 가장 흥미로웠던 장면으로 주인공이 학창시절에 친구랑 나누던 대화를 중년이 되어서 혼자 중얼거리는 장면입니다.









<사운드 앤 스토리>



윤성희 소설가는 2015년 여름 작가들 몇몇과 몽골여행을 갔을 때 노을을 보러 모래 언덕을 오를 때의 소리를 녹음한 것을 가져왔습니다. 압도적인 소리를 들으면 나라는 인간은 별 거 아니구나 하는 생각에 위로를 받는 것 같기도 하다고 이야기 합니다.









2부 <책들의 방>/ 문장웹진 청소년 문학상 수상자 송희지, 조유진




가장 사랑하는 책으로 송희지님은 팀버튼의 『굴 소년의 우울한 죽음』을 조유진님은 강은교 시인의 「사랑법」을 읽습니다.


Q. 가장 사랑하는 책을 소개해주세요.

A. 송희지 : 팀버튼 특유의 세계관이나 사람을 다루고 이야기를 다루는 방식이 굉장히 잘 들어가 있는 그림책이에요. 여기는 꽤 많은 등장인물들이 모두 다른 생김새와 다른 형식으로 등장하는데 하나같이 나사가 빠져있고 아픈 사람들이 많아요. 그게 살아가면서 그렇게 된 게 아니라 태어날 때부터 그래서 남들의 시선과 멸시를 받으며 살아온 사람들, 아니면 고통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등장해요. 이걸 처음에 친구 집에서 읽었다가 너무 인상 깊어서 집에 가서 샀습니다. (Q. 이 책을 가져온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요?) 이 책이 제가 쓰고자 하는 시의 방향을 알려줬던 몇 권의 책들 중에 한 권이에요. 저한테 의미가 깊어서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Q. 낭독해주신 부분에 더 얘기해주세요.

A. 조유진 : 이 작품이 국어 모의고사 모음집에서 봤는데요. 거기에서 첫 문단을 봤어요. "떠나고 싶은 자 떠나게 하고 남은 시간은 침묵할 것" 이 문장을 봤는데. 저는 평소에 문장 몇 개를 입 안에서 굴리면서 그것에 대해 생각하는 걸 좋아하거든요. 이 문장은 정말 곱씹을수록 그 안에 뭔가 더 있는 것 같고. 또 정말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는 것 같아서 그 뒤도 찾아 읽어봤는데 이 시는 읽으면 읽을수록 언제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시입니다.


Q. 송호정 군은 어린나이에 등단했다고 알고 있어요. 등단하고 나서 기분이 어떤지 궁금해요.

A. 송희지 : 올해 3월에, 열여덟 살에 등단을 했습니다. 사실 당선 전화를 받았을 때는 기분도 굉장히 좋고 감정도 격양돼서 펑펑 울었는데 그 이후부터는 사실 등단이라는 것이 '삶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건 아니고 '그런 일이 있었다.'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어요. 사실 청탁이 아직까지 단 한 개도 안 들어왔어요. (Q. 등단작에 대해서 얘기를 해주세요.) 등단작은 「어느 누구의 모든 철수」라는 작품이에요. 이 작품을 같이 발표하면서 저는 필명을 써서 등단을 했거든요. 그래서 송호정으로 찾으시면 안 나옵니다. 송희지라고 검색하셔야 합니다.


Q. 우리는 왜 시를 배우고 써야할까요?

A. 시 라는 게 소설과 수필과는 다르게 정말 응집되고 응축된 장르잖아요. 그리고 사람마다 보기에 따라서 자신의 개인사를 투영해서 좀 더 다양한 해석을 할 수 있고. 그래서 이런 감정의 응축에 대해서 배우기 위해서 시를 계속 읽고 쓰게 되는 것 같아요.








<첫 책을 소개합니다>/ 박송이 시인 『조용한 심장』



Q. 시집의 어떤 시를 펼쳐도 다 좋았어요. 제가 느끼기에 시가 끌고가는 힘이 굉장히 컸어요.

A. 힘을 느껴주시니까 너무 감사드립니다. 저는 제 시들을 곰곰이 보면서 제 시들이 저의 성격을 참 잘 드러내고 있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평상시에 말이 많지가 않아요. 그렇다고 제가 말을 하지 않는 건 아니거든요. 제 내면을 들여다보면 굉장히 수다스러운 사람이에요. 그런데 저는 그 말할 힘을 생각하는 데 쏟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 생각의 힘이 어떨 때는 직관적으로 발휘되기도 하고 어떨 때는 대상에 다한 진지한 관심으로 나아가는 것 같아요. 이것은 제가 세상에 다가가는 방식이라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 시 중에 「고드름」이라는 시가 있는데... (중략)그래서 제가 시에게 힘이 생기려면 시간과 마음이 필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시인에게는 대상을 바라봐주는 마음, 그리고 기다려주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을 해요. 제가 오랜 시간 시를 쓰면서 계속 들여다보고 다듬으면서 마음의 힘이 길러진 걸까요? 저는 결국 시는 문자가 아니라 마음인가, 이런 생각이 드네요.


Q. 시를 보고 존재에 대한 고민이 많이 느껴졌어요.

A. 존재에 대한 고민은 제 이름에서부터 출발하지 않았나, 이런 생각이 들어요. 우선 제 이름이 송이 인데요. 어머니께서 참 예쁜 이름을 지어주셨다는 생각이 들어요. 분명히 꽃처럼 살라는 뜻이었겠죠. 「화무」라는 시를 말씀드리면, 제가 예전에 서예를 배우면서 '화무'라는 한자를 쓴 적이 있어요. 이 말이 역설적이게도 누구도 꽃이라는 말로 와 닿더라고요. 나는 누군지, 왜 사는지 이런 물음을 묻는 것조차 참 어려운 시대라고 생각을 해요. 그런데 실은 우리 모두가 "너는 꽃처럼 살아라"는 말을 들으면서 꽃 같은 이름을 부여받고 태어났을 텐데 말이죠. 꽃이 피고 시들고 떨어지고 사라지는 운명이잖아요? 너도 나도 잘난 꽃도 아니고 못난 꽃도 아니라는 것을 우리가 알고 나면, 그러니까 서로가 꽃의 운명임을 알면 우리의 세상이 좀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보아요.










문장의 소리 590회는 팟빵과 팟캐스트를 통해서도 간편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









구성 : 박정은(조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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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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