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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소리 제594회 : 정끝별 시인의 『봄이고 첨이고 덤입니다』 편

  • 작성일 2019-10-16
  • 조회수 1,071
  • 방송일
  • 러닝타임53분
  • 초대작가정끝별 시인


문장의 소리 제594회 : 정끝별 시인의 『봄이고 첨이고 덤입니다』 편


인터넷 문학 라디오 <문장의 소리>는 2005년부터 지금까지 560여명의 초대손님이 다녀갔습니다. 연출과 진행, 구성 모두 현직 작가이며 2018년도에 이어 2019년도에는 소설가 조해진, 해이수, 시인 정현우가 함께 합니다. 지금까지의 방송은 사이버문학광장 홈페이지와 유튜브, 팟빵과 팟캐스트를 통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ㅇ 스태프

연출 조해진(소설가)
진행 해이수(소설가)
구성작가/로고송 정현우(시인)



ㅇ 코너
- 작가의 방 :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 책들의 방 : 책을 둘러싼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을 초대하여 이야기를 나눕니다.
- 첫 책을 소개합니다 : 첫 책을 발간한 작가가 직접 자신의 목소리로 작품을 소개합니다.








오프닝 : 윤이형 소설 『작은 마음 동호회』








<로고송>








<작가의 방> / 정끝별 시인





정끝별 시인은 1988년 문학사상에 시로, 1994년 동아일보에 평론으로 당선되었으며 시집 『자작나무 내 인생』, 『흰 천』, 『삼천갑자 복사빛』, 『와락』, 『은는이가』 이후 『봄이고 첨이고 덤입니다』를 출간하였습니다.


Q. DJ 해이수 : 여섯 번째 시집 『봄이고 첨이고 덤입니다』가 다른 시집과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A. 정끝별 시인 : 첫째는 제가 첫 시집부터 언어에 대한 감각이 조금 깊이 들어가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아요. 저는 모국어라는 단어보다는 모어라는 단어를 더 좋아하는데 이번 시집에서는 특히 모어, 한글이라고 하는 모어의 가능성을 최대치로 올려본 시집이에요. 듣기에 참 좋은 입맛 이라든가 듣기에 좋은 시의 가능성을 조금 높였던 것 같아요. 그 다음에, 제가 연륜이 되다보니까 일상에 대해서 수식이나 에둘러 표현하거나 숨기거나 이런 것 없이 직접적으로 서사적으로 적나라하게 진술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아요.


Q. "애너그램을 위한 변주" 라는 부제목이 있는 시들이 많았어요. 그것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A. "애너그램" 이라고 하는 것은 한글로 풀면 "철자 바꾸기"라는 뜻이에요. 영어의 스펠링이 있잖아요? 영어는 일렬로 쓰기 때문에 스펠링을 바꾸면 뜻이 달라져요. time이 스펠링을 바꾸면 mite가 되고 emit가 되고. 그래서 의미가 달라지는 건데 이런 걸 저는 외국소설 『다빈치코드』에서 암호를 입력해 놓는 걸 너무 재밌게 봤어요. 그 때 저도 한글에는 애너그램이 되나? 하고 주변사람한테 물었더니 안 된다는 거에요. 우리는 초성, 중성, 종성 까지가 있고 이중복자음이 있다 보니까 한국어는 애너그램이 어렵다는 거죠. 우리말은 교차하잖아요. 그런데 어느 날 제가 자주 가는 "감"이라는 식당을 갔는데 불현듯 "감"이라는 글자를 보는데 "기마"가 거기서 툭 튀어나오는 거에요. 순서를 바꾸니깐. 우리나라 말에도 애너그램이 되네? 라고 생각하면서 그 때 굉장히 재밌었어요. 그러면서 간판만 보는 거에요 이제. 간판만 보면서 애너그램이 되나 안 되나, 그러다가 애너그램이 되는 언어들만 찾게 됐고, 그런 것들을 가지고 시를 써야겠는 거에요. 그래서 이를테면, 최저시급이 더 낮았을 때 시급이라는 단어를 문제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데 거기서 철자 순서를 바꾸니까 "깁스"가 나오는 거에요. 그래서 깁스와 시급? 깁스 한 시급? 맞아 지금이 깁스한 시급이야, 깁스를 풀어야해. 이런 느낌으로. 재밌어하면서 시를 쓰게 된 것 같아요.


Q. 전에 주로 쓰셨던 시들은 주변에 있는 것들을 감싸 안고 관조하는 느낌의 시들이 많았다면 이번 시집을 보면 「천돌」 등의 시에서와 같이 이미지의 충돌과 소리의 충돌이 미묘하게 교집되어서 낯선 의미망을 창출하는 인상을 받았어요.

A. 선생님 얘기를 듣고 보니까 이전의 시들이 제가 어떤 세계든 대상이든 한 단면이나 한 포인트를 중심으로 드러냈다면, 이번 시집에서는 한 단면이나 포인트에 다른 서사나 다른 이미지들을 이어붙이기 하듯이 넣으려고 했었나 봐요. 사실은 「천돌」은 우리가 쇄골과 쇄골이 있잖아요? 그 가운데 있는 움푹한 곳을 천돌 이라고 해요. <잉글리쉬 페이션트>라는 영화에서 그 단어를 익혔거든요. 거기서 보고 너무 낯설어서 천돌이 어디지? 너무 멋진 단어구나 하고 저도 천돌을 눌러봤어요. 여기가 맥박 지점이더라고요. 여기가 내 숨통이고. 이 천돌은 저를 다 알고 있을 것 같더라고요. 제 숨을 통해서 내가 뱉었던 말, 들어 마셨던 얘기들. 여기가 혈자리 이기도 하지만 내 중심이야. 그래서 천돌을 중심으로 해서 제 파편화된 기억들, 이미지 같은 것들을 넣었나 봐요. 그러니까 그것들은 단편들이고 파편들이니까 충돌하기도 하고 그랬을 것 같아요.


Q. 정끝별 선생님 시들은 현실에 와 닿는 고통을 시의 질료로 사용하면서 삶에 대한 태도가 진지하고, 그런 반면에 언어유희 등을 동원해서 가볍게 치고나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번 시집을 묶을 때 마음가짐이나 태도가 있었을 것 같아요.

A. 제가 2000년도에 발간한 두 번째 시집의 서문에 이런 짧은 글을 썼어요. "세상 모든 농과 세상 되풀이를 위하여" 20년 전에 제가 생각했던 세상은 농, 화농으로써의 고통으로써의 농인데 그 농을 농담으로, 유머로 건너가고 싶었어요. 그리고 세상 모든 것은 되풀이되는구나. 아침 먹고 땡, 점심 먹고 땡, 처럼. 혹은 나는 특별한 사랑이지만 사실은 있었던 사랑이고 되풀이되는 사랑에 불과한 것이고. 아무튼 이 세상 모든 되풀이를 되풀이로 넘어서고 싶었어요. 그래서 앞에 있는 되풀이는 사실은 통속일 수도 있는 그런 되풀이를 리듬, 반복의 되풀이로 넘어서고 싶다고 했어요. 아마 이게 20년 동안 가져왔던 제 시의 일관된 것인 것 같아요. 이번 시집에서는 고통으로써의 화농이 가족이라든가 자본, 과도한 무한 경쟁, 폭력 같은 것들이 조금 더 구체화 됐다면 유머러스한 농담으로는 되풀이되는 리듬 같은 거 있죠? 언어유희, 말놀이, 라임, 애너그램. 이런 것들이 강화돼서 넘어서고 싶었던 게 아닌가. 그리고 저보고 누가 '캔디'라고 하더라고요. 캔디는 귀엽죠. 그 이전에는 '순악질 여사'라고 했어요. 저한테 만화 혹은 개그에 대한 캐릭터 같은 게 있는데 그걸 이번 시집 해설을 쓴 조강석 선생님이 "발란사(balanza)", 발란스를 맞추는 "발란사의 춤"이라고 명명해주셨더라고요.








<내가 가장 사랑하는 문장들>



정끝별 시인은 『봄이고 첨이고 덤입니다』에 실린 「합주」를 낭독합니다. 장식적이지 않은 직진의 힘을 가진 언어들에 의지해서 쓴 시로, "여럿이 부르는 신음을 우리는 화음이라고 한다."는 마지막 구절을 읽어드리고 싶었다고 이야기합니다.









<사운드 앤 스토리>



정끝별 시인은 "사랑의 소리"라고 이름을 지은 소리를 가져왔습니다. 고양이가 행복할 때 내는 골골송으로 체온의 소리, 떨림의 소리, 부드러움의 소리, 포옹의 소리, 체중의 소리라고 소개를 덧붙입니다.









2부 <책들의 방>/청색종이 태표 김태형




청색종이 대표 김태형 시인은 지금 이 순간 다가온 책으로 에릭 시걸의 『러브스토리』를 소개하고 낭독합니다.


Q. 저는 이 작품을 영화로 접했는데 글을 읽으면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A. 물론 책을 읽었을 때의 느낌과 영화를 봤을 때의 느낌은 조금씩 차이가 있겠지만 영화가 원작에 충실하게 만들어졌기 때문에 느낌은 크게 다르지 않을 텐데. 다만 영화에서 다뤄지지 않았던 세세한, 섬세한 부분들을 독자가 읽었을 때의 감흥은 매우 다를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Q. 서점과 독립출판사를 운영하면서 어려운 점들이 많을 것 같아요.

A. 경제적 어려움은 차치하고 좋은 원고를 만나는 데 한계가 좀 있어요. 저희가 노력이 부족한 것이라고 봐야겠죠.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는 작가들을 저희가 빛이 나도록 만들어야하는 에디터 역할을 해야 할 텐데 아직 그런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게 좀 아쉽고요. 좋은 작가를 발굴해서 그 작품의 역량을 돋보이게 하는데 주력하고 싶습니다.


Q. 운영하면서 즐거웠던 점도 많을 것 같아요.

A. 첫 책을 낸지가 5년 정도 되는데 그 때 낼 때만해도 몇 권이나 낼 수 있을까, 불안하고 암담했었는데 벌써 30여종의 책을 또 만들었어요. 어떤 책들은 제가 가만히 있는데도 저희와 함께 하게 되었어요. 그런 것들을 보니까 내 마음만으로 되는 세계는 아니다, 생각했죠. 물론 제가 어느 정도 길을 만들어 놓고 문을 열어 놓아야만 될 부분이지만 나도 모르는 어느 순간 책 한 권이 내 손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그 순간들이 제일 기뻤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저희 책의 디자인이 매우 훌륭하다 말해주는 독자들과 만났을 때 용기를 많이 얻고 있습니다.


Q. 앞으로 출간될 책들을 소개해주세요.

A. 저희가 문래동에서 책방과 출판사를 하면서 주변 이웃들에 대한 관심을 두게 됐어요. 둘러보니까 문래동은 주로 시각예술 쪽의 작가들이 꽤 많이 모여 있어요. 물론 그 외에도 음악 공연, 물론 저 같은 문학하는 사람도 있고 다양한 예술가들이 활동을 하고 있어요. 그들의 작업을 정리하는 책을 만들면 어떨까 욕심을 가지고 올해 벌 써 세 번째 엔솔로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주에도 잠깐 말씀드렸듯이 시 비평으로 매우 활약을 하고 있죠. 이성혁 평론가의 문학평론집이 곧 여러분 앞에 다가설 것이고요. 문래동 화가가 그림을 그린 조아현 시인의 동시집이 이번에 같이 나오게 될 겁니다.









문장의 소리 594회는 팟빵과 팟캐스트를 통해서도 간편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









구성 : 박정은(조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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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
  • 2023-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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