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률, 「택배 상자 속의 어머니」
- 작성일 2016-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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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출처 : 박상률 시집, 『국가 공인 미남』, 실천문학사, 2016.
■ 박상률 │ 「택배 상자 속의 어머니」를 배달하며…
시골 마을에는 “서울 과낙구 실님이동”으로 택배를 보내는 ‘어무니’ 같은 분들이 적지 않은데요. 밭에 일하러 갈 적에도 마을회관에 놀러 갈 적에도 문을 걸지 않는 어머니들이 문을 잠그고 계실 때가 있어요. 그런 때는 대체로 김치 하나 꺼내놓고 밥을 물에 말아 혼자 넘기실 때인데요. 굳이, 묻지 않고도 알 수 있는 답이 우리에게는 있죠. “핫따, 왜 글기는 왜 글겄어. 누가 보먼 자식새끼 숭(흉)이라도 볼까 봐서 그라제.” 우리 오늘은 뭣이든 못 줘서 안달이신 분께 안부 전화라도 한 통씩 넣기로 해요.
시인 박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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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2건
이 시를 읽으면서 시골에 계신 외할머니 생각이 났다. 외할머니께서는 택배를 보내주시는 것을 유일한 기쁨으로 생각하시고 철마다 이런 택배 상자를 보내주신다. 나는 평소에는 택배를 받는 것을 별로 감사하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시를 읽은 후 택배상자 속 내가 보기에 별로 대단하다고 생각되지 않는 물건 하나하나에도 모두 할머니의 마음과 정성이 담겨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이런 정성이 담긴 택배도 할머니가 돌아가시면 더 이상 받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자 택배를 보내주시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생각하기에 이 시의 장점은 평소에 우리가 계속 받아서 당연하게 여기는 물건이나 도움도 언젠가는 끝나므로 그 안에 있는 부모님의 사랑과 정성을 항상 잊지 않고 살아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 준다.
이 시는 제목이 흥미로워서 읽어보게 되었는데, 읽어보고 나니 항상 택배에 가득 보내주시고, 우리 집에 오실 때도 한 보따리씩 챙겨오시는 우리 외할머니 생각이 났다. 또, 이 시에서 택배 상자를 어머니의 관으로 비유를 하였는데 정말 어머니가 자식에게 목숨을 내줄 만큼 자식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이 머리 속에 그려져서 인상이 깊었다. 그리고 택배의 매듭을 관의 매듭으로 생각하여 남기지 않고 다 풀었다는 부분에서 아들의 어머니를 위한 마음과 절실함을 느낄 수 있었고, 요즘 바쁘다는 핑계로 어머니와 대화도 잘 나누지 못했는데, 이 시를 계기로 반성하고 부모님께 효도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