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현, 「그릇」
- 작성일 2017-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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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출처 : 월간『시인동네』, 2017년 5월호.
■ 안도현 |「그릇」을 배달하며…
실금처럼 이어진 상처와 상처가 오히려 안쪽을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저는 시 「그릇」을 읽으면서 저와 그대의 안쪽에 무수히 나 있을 상처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허물없이 내 허물을 보여줘도 좋을 사람, 최소한 자기의 허물을 남한테 덮어씌우지 않고 껴안을 줄 아는 사람, 떠올려보았습니다. 쉬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 안쪽을 들여다보기 좋은 계절인데요. 자신뿐만 아니라 가까이 있는 사람들의 안쪽도 살뜰하게 살피는 가을이 되면 좋겠습니다.
시인 박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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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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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9건
'그릇'이라는 시에서 나는 그 그릇이 나라는 생각을 했다. 나는 '빗금의 때가 그릇의 내부를 껴안고 있었다'라는 구절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왜냐하면 나는 그 빗금들이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겪는 어려움과 고난 등이라고 생각했는데, 물론 그 때에는 우리들을 더 힘들고 때로는 포기하고 싶게 만들 수 있지만, 오히려 그 어려움들이 우리의 삶을 더욱 견고하고 단단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고 생각 하엿기 때문이다. 나에게 삶이란 정말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별 걱정없이 더없이 완벽하고 행복한 것 이었다. 하지면 올해 3월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중간고사를 거치면서 처음으로 나의 한계를 느끼게 되었던것 같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그저 그릇을 헐겁게 만드는 빗금이 될 수 있지만, 나는 그 빗금을 빗금의 때로 채워서, 나의 삶을 더욱 견고하고 나의 한계를 더욱 늘려주는 계기가 되도록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나는 이 시를 읽고 상처가 많은 한 사람을 생각했다. 그릇의 자잘한 빗금들 처럼 안으로 수많은 상처를 입은 나를 포함한 우리들 누군가는 상처를 감히 드러내지 못하고 오히려 상처로 내부의 벽을 만들어 겉으론 멀쩡한 것처럼 행세하고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그릇에 그어진 빗금도 자세히 보면 볼 수 있듯이 우리가 아무리 숨기려 해도 우리들의 상처는 드러나게 되어있다. 그럼 누군가의 허물을 보았을때 우리는 과연 그 허물을 껴안아주고 이해해주는 사람이었을까? 또 생각해보고 반성도 해보았다. 내 마음속의 빗금들을 내가 용기있게 보여주고 누군가에 의해 치유될수 있다면 나 또한 자연스럽게 다른 이들의 허물을 보듬어 줄 수 있는 사람이 될수 있다고 생각한다.
금이 가있고 오래된 사기그릇 하나도 이렇게 사람을 표현할수 있다는 것을 보면 사람은 참으로 표현하기 어려우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너무나도 간단하게 표현될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도 그릇도 시간이 지날수록 여러가지 일들을 겪으며 금이 가고, 그 금에 때가 끼며 감출수 없게 되고, 또 그 금과 때를 감추며 멀쩡한 것처럼 행세하지만, 실제로는 그 금과 떄는 서로서로 얽히며 자신의 안쪽을 감싸고 있고, 또 자신이 어떤 허물을 이고 살아왔는지 알려주는 증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또한 그릇에 입술을 대어 자신은 둘레를 얻고 그릇은 나를 얻었다는 구절은 자신이 그 그릇의 허물까지도 같이 얻고 그릇도 나의 허물을 얻는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시 그릇을 읽고, 멀리서보면 멀쩡해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빗금사이에 때가 보이며 더러워 보이는 그릇, 이것은 마치 사람의 허물에 비유한 것 같다. 우리들은 사람들과 친해지거나 가까워지면서 전에는 보지 못했던 허물등이 보이는것 처럼 말이다. 또한 우리들을 힘들게 하는 존재 이기도 한 것 같다. 시안에서 나온 100년도 족히 넘을 것 같은 사기 그릇 하지만 그 그릇은 멀쩡해 보였다. 이처럼 우리들은 빗금이라는 고난을 견디며 우리는 그 사이 를 메워가며 멀쩡해져 간다. 이 시는 나의 허물은 무엇이고 내가 이겨야할 시련들은 무엇이 있을까 생각 하게 만드는 시인것 같다.
빗금이라는 것이 무엇일까요? 많은 사람들은 빗금을 자랑할 만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둑판의 경우에는 한번 금이 가고 다시 메꿔진 바둑판이 최상급으로 인정받고, 깡패들과 같은 경우에는 빗금 모양의 상처들이 많은 것이 싸움 경험이 많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하지만, 빗금이 많다는 것이 꼭 좋은 것일까요? 이 시는 화자가 그릇이라는 존재와 자기자신을 동일시합니다. 하지만, 그 그릇에는 여러 개의 빗금이 나 있었고 화자는 곧 자기 자신 또한 똑같은 처지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마음 속의 빗금은 치유되지 않은 상처를 말합니다. 그 사이를 애써 '때'로 고식적으로 막아놓은 것 뿐이죠. 옆에 그를 맘편하게 털어놀을 수 있는 대상이 한 명이라도 있었으면 괜찮아지지 않았을까요? 친구나 가족과 같은 존재들의 소중함이 다시 한 번 느껴지는 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