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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 「얼굴」

  • 작성일 2018-02-22
  • 조회수 18,396


[caption id="attachment_273042" align="alignnone" width="640" class="center"]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caption]




작품 출처 : 이영광 시집, 『나무는 간다』, 창비, 2013.




이영광 |「얼굴」을 배달하며…



본다는 게 저절로 되는 일 같지만 쉬운 일은 아니죠. 보고 있지만 안 보는 일이 태반이니까요. 인권운동가 리베카 솔닛은 어머니가 알츠하이머에 걸리자 어머니가 그녀를 알아보느냐는 질문을 수없이 받았다고 합니다. 솔닛은 그 질문이 참 짜증스러웠다고 고백합니다. 어머니가 자신을 알아본다는 게 그렇게 중요한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죠.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요? 병에 걸리기 전에도 엄마는 딸을 제대로 본 적이 없으니까요. “엄마는 내가 일종의 거울이 되기를 바라셨죠. 엄마가 보고 싶은 자신의 이미지, 완벽하고 온전히 사랑받고 언제나 옳은 모습을 비춰주는 그런 거울 말이에요. [……] 엄마가 계속 그렇게 나한테서 기적을 바라는 한 나는 절대 그것에 맞출 수가 없어요.”(『멀고도 가까운』) 누군가를 알아보려면 그의 얼굴에 차오르는 무수한 표정들에 충분히 잠겨봐야 합니다. 내 관심과 욕구에 취하지 않고서요. 우리는 가장 가까운 이들을 알아보지 못하는 때가 가장 많아요.


시인 진은영



문학집배원 시배달 진은영

▪ 1970년 대전 출생,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철학 박사
▪ 한국상담대학원대학교 문학상담 교수
▪ 2000년 『문학과 사회』 봄호에 시 「커다란 창고가 있는 집」 외 3편을 발표하며 작품활동 시작
▪ 시집 『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 『우리는 매일매일』, 『훔쳐가는 노래』, 저서 『시시하다』, 『천사들은 우리 옆집에 산다 : 사회적 트라우마의 치유를 향하여』, 『문학의 아포토스』, 『니체, 영원회귀와 차이의 철학』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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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74건

  • 구승휴10501

    이 시는 두 사람의 감정을 대조적으로 '얼굴'과 '표정'으로 표현하고 있다. 보통 우리는 다른사람의 얼굴에 나타나는 표정으로 그 사람의 감정을 읽고, 공감한다. 그러나 이 시에서 '너'의 얼굴과 '나'의 얼굴은 비슷할지 몰라도 둘의 감정은 완전히 다른 방향을 보인다. '너'의 감정을 '나'는 따라가기위해 비슷한 얼굴을 하고, '너'를 생각해주지만, '너'는 '나'를 두고 집에 가버리고, 자신만을 사랑하는등 차가운 반응을 보인다. 그럼에도 '나'는 무수한 표정을 닻처럼 내려버린다. 인간관계에서 서로의 감정을 말하는것은 중요하다 생각한다. 이 시를 처음 읽었을때는 '나'의 감정을 생각하지 않는 '너'가 '나'를 조금 더 생각해주기를 바랬지만, 두세번 더 읽다보니, '나'가 표현을 더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인간관계에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해야 서로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하고, 서로 배려할수 있다. 나도 내 감정을 잘 표현안하는 성격이다. 친한 사람임에도 내 감정을 잘 표현안하고 주변인에게 맞춰준다. 이 시를 읽고 내가 느낀대로 좀더 주변인에게 표현하고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 2018-05-29 15:02:19
    구승휴1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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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901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드는 모든 인간관계는 어디서부터 시작될까? 바로 얼굴을 마주보면서 부터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길을 가면서 엄청나게 아름다운 여자를 보고 반할 때 , 그 사람의 얼굴을 제일먼저 본다. 친한 친구과 이야기 할 때, 우리는 얼굴을 마주보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가끔 정말로 나와 친한 친구는, 내 사소한 습관, 말투, 표정을 갖고서도 내 기분을 알아채고 그에 맞는 위로를 해줄 때가 있다. 시의 1연에서 [너는 내 표정을 읽고 나는 네 얼굴을 본다] 라는 부분에서, 표정과 얼굴의 차이는 무엇일까?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시에서 ‘너’는 나와 대화 할 때의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고, 화자인 ‘나’는 너의 얼굴, 즉, 속마음까지도 보고 판단한다는 차이가 있는 것 같다. 2연과 3연을 보면, [너는 쾌활하고 행복하게 마시고 떠든다 그래서 나도 쾌활하고 행복하게 마시고 떠든다] 나, [그러다 너는 취해서운다 그래서 나는 취하지 않고 운다] 라는걸 본다면, 화자인 ‘나’ 는 상대방의 정서나 기분에 공감하고, 그에 따라 알맞은 반응이나 동조를 해줄 수 있는사람이 아닐까 라고 생각을 했다. 다른사람은 어떻게 생각 할줄 모르겠으나, 이 시를 읽고나서 나는 많은걸 느꼈는데, 그 중 하나가, 타인의 정서에 공감할 줄 아는 사람이 되자는 것이다. ‘너’는 자신의 이야기를 풀고, 정서를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이다. ‘너’ 역시도 충분히 본받을 만하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감정과 이야기를 표현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그러나 나는 화자인 ‘나’가 더욱 멋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정서를 표현하기도 어렵지만, 타인의 정서표현을 보거나, 듣고, 그에 알맞은 반응을 해주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많은 생각을 해본 것 같다.

    • 2018-05-29 15:3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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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이 시를 읽고 우리가 소중한 사람에 얼굴을 잘보지 않고 그냥 지나 쳤더 일들이 우리에게 별로 상관 없는 일이지만 하지만 우리에 주변에는 얼굴을 볼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이시를 읽고 "너는 내표정을 읽고 나는 네 표정을 본다"라는 말에 평소에 얼굴보고 웃음을 짖는게 이렇게 행복한 일이 줄 몰라다. 그리고 "눈물을 닦으면 너는 너를 .

    • 2018-05-29 16:16:13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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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현수

    상대방과 자신의 상황을 같이 표현하면서 시를 쓴게 참 인상깊다

    • 2018-05-31 08:25:41
    오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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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예진

    나의 주의 사람들의 얼굴에 담긴 무수히 많은 표정들을 알아보지 못하고 지나치는 일이 없도록 행동해야 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내가 못 보고 무심코 지나치는 표정들 때문에 누군가와는 지치든 관계가 이어질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 2018-05-31 08:55:20
    소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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