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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희덕, 「이따금 봄이 찾아와」

  • 작성일 2018-03-15
  • 조회수 8,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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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caption]




작품 출처 : 나희덕 시집, 『그녀에게』, 예경, 2015.




나희덕 |「이따금 봄이 찾아와」를 배달하며…



화가로도 유명한 시인 로세티는 자기 작품의 모델이자 동료화가였던 시달을 사랑했어요. 프루스트의 표현에 따르면, 그녀의 “지나치게 활발했던 영혼이 과로로 지친 육체에 갇혀 있었기 때문에”* 그녀는 중병에 걸리고 맙니다. 로제티는 죽어가는 시달과 서둘러 결혼을 하죠. 그녀가 숨을 거두자 그는 자신의 삶도 끝났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출간하기로 되어있던 시들을 상자에 넣어 그녀와 함께 묻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이 사랑 이야기의 끝이 아니에요. 7년 후, 그는 무덤에서 이 시들을 꺼내 출판하기로 결정합니다. “내 말이 네게로 흐르지 못한 지 오래되었다”고 느꼈기 때문일까요? 단단한 얼음조각 같은 지독한 사랑도 지독한 슬픔도 시간의 따듯한 물속에서는 조금씩 녹아 사라집니다. 이제 봄이고 사랑이 다시 시작되려 해요. 그 소란스러움을 어쩌겠어요. 이토록 아름다운데…

시인 진은영


* 마르셀 프루스트, 「단테 가브리엘 로세티와 엘리자베스 시달」(『독서에 관하여』,은행나무)


문학집배원 시배달 진은영

▪ 1970년 대전 출생,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철학 박사
▪ 한국상담대학원대학교 문학상담 교수
▪ 2000년 『문학과 사회』 봄호에 시 「커다란 창고가 있는 집」 외 3편을 발표하며 작품활동 시작
▪ 시집 『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 『우리는 매일매일』, 『훔쳐가는 노래』, 저서 『시시하다』, 『천사들은 우리 옆집에 산다 : 사회적 트라우마의 치유를 향하여』, 『문학의 아포토스』, 『니체, 영원회귀와 차이의 철학』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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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37건

  • 조재희11021

    제가 나희덕 시인의 '오 분간' 이라는 시를 읽었는데, 그 때 그 시가 인상적이었는데, 이 시도 나희덕 시인이 쓰신 것이어서 읽게 되었습니다. 이 시는 대화의 부재상태에서 대화가 재개되는 상황을 비유적으로 담아낸 시 인것 같은데, 이러한 상황은 현대에서 이웃과 이웃, 게다가 부모와 자녀의 대화까지 존재하지 않는 상태를 잘 표현한 것 같습니다. 시어 중, 말의 부재를 '허공에 닿자 굳어버리는 거미줄' 이라고 표현한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또, 마지막 행에, '소란스러움'이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이 시에서 '소란스러움'은 단순히 시끄럽기만 한 것이 아니라 대화가 재개되는 상황을 표현한 것이라고 추측하여 봅니다

    • 2018-05-28 15:34:58
    조재희1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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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인호

    좀어려운 시 같습니다.

    • 2018-05-28 01:36:16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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