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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영 , 「2014년 9월19일 어느 세월호 어머니의 트윗을 관심글로 지정함」

  • 작성일 2018-04-12
  • 조회수 9,971


[caption id="attachment_273042" align="alignnone" width="640" class="center"]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caption]




작품 출처 : 이시영 시집, 『하동』, 창비, 2017.




이시영 |「2014년 9월19일 어느 세월호 어머니의 트윗을 관심글로 지정함」을 배달하며…



아이를 잃은 어머니들에게 어떤 위로의 말을 건네야 할까요? 이 슬픔의 빙산을 녹이기에는 우리가 지닌 말들이 참 보잘 것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괴테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인간이 자신의 고통 속에서 침묵해야 할지라도, 신은 내게 능력을 주었다. 내가 고통스럽다는 것을 말할 수 있는 능력을.”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고통을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러니 우리는 타인의 고통 곁에서 침묵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신은 고통스러워하는 자에게는 말할 수 있는 능력을, 그 곁에 있는 자에게는 들을 수 있는 능력을 주었습니다. 우리는 위로의 말을 찾지 못하더라도 경청할 수는 있습니다. 그가 자신의 고통에 대해 충분히 말할 수 있도록.

시인 진은영



문학집배원 시배달 진은영

▪ 1970년 대전 출생,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철학 박사
▪ 한국상담대학원대학교 문학상담 교수
▪ 2000년 『문학과 사회』 봄호에 시 「커다란 창고가 있는 집」 외 3편을 발표하며 작품활동 시작
▪ 시집 『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 『우리는 매일매일』, 『훔쳐가는 노래』, 저서 『시시하다』, 『천사들은 우리 옆집에 산다 : 사회적 트라우마의 치유를 향하여』, 『문학의 아포토스』, 『니체, 영원회귀와 차이의 철학』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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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32건

  • 희야80

    때론 어떤 표정도 어떤 말도 그 어떤 위로의 말도 건네기 어려운 순간이 있다. 내 마음은 그 어느 순간보다 더 간절히 그를 위로하고 싶으며 더 많은 마음을 전하고 싶어 안달이지만, 위로조차 감히 할 수 없는 순간이 있다. 하지만 한편 그 순간 나는 과연 오로지 그를 위로하고 싶은 마음만이 존재했는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위로의 상황에 위로하는 나를 존재하게 하고 싶은 마음은 아닌지 되묻게 된다. 그래서 어쩌면 위로는 말이 아닌 침묵이 더 어려운 일인지도 모른다. 시간의 강을 굳건히 지나기를 바라는 기도만이 담긴 침묵의 위로가... 하지만 이 시를 통해 말도 침묵도 아닌 또 하나의 위로가 있음을 새삼 깨닫는다. 직접 전하지 못하는 대신 이렇게 글로, 음악으로 그림으로 무언가로 남겨놓음으로써 전하는 위로가 있다는 것을. 그래서 혹시 건네기 조차 조심스러운 어려운 위로가 있다면, 글을 써봐야 겠다. 설령 글은 그에게 닿지 않을지라도 마음은 닿을지도 모를테니까.

    • 2018-08-13 02:20:57
    희야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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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줄

    바다의 별이 된 그들을, 기억하겠습니다. 고창석 권재근 권혁규 남현철 박영인 양승진 이영숙 조은화 허다윤 고해인 김민지 김민희 김수경 김수진 김영경 김예은 김주아 김현정 문지성 박성빈 우소영 유미지 이수연 이연화 정가현 한고운 강수정 강우영 길채원 김민지 김소정 김수정 김주희 김지윤 남수빈 남지현 박정은 박주희 박혜선 송지나 양온유 오유정 윤민지 윤솔 이혜경 전하영 정지아 조서우 한세영 허유림 김담비 김도언 김빛나라 김소연 김수경 김시연 김영은 김주은 김지인 박영란 박예슬 박지우 박지윤 박채연 백지숙 신승희 유예은 유혜원 이지민 장주이 전영수 정예진 최수희 최윤민 한은지 황지현 강승묵 강신욱 강혁 권오천 김건우 김대희 김동혁 김범수 김용진 김웅기 김윤수 김정현 김호연 박수현 박정훈 빈하용 슬라바 안준혁 안형준 임경빈 임요한 장진용 정차웅 정휘범 진우혁 최성호 한정우 홍순영 김건우 김건우 김도현 김민석 김민성 김성현 김완준 김인호 김진광 김한별 문중식 박성호 박준민 박진리 박홍래 서동진 오준영 이석준 이진환 이창현 이홍승 인태범 정이삭 조성원 천인호 최남혁 최민석 구태민 권순범 김동영 김동협 김민규 김승태 김승혁 김승환 박새도 서재능 선우진 신호성 이건계 이다운 이세현 이영만 이장환 이태민 전현탁 정원석 최덕하 홍종용 황민우 곽수인 국승현 김건호 김기수 김민수 김상호 김성빈 김수빈 김정민 나강민 박성복 박인배 박현섭 서현섭 성민재 손찬우 송강현 심장영 안중근 양철민 오영석 이강명 이근형 이민우 이수빈 이정인 이준우 이진형 전찬호 정동수 최현주 허재강 고우재 김대현 김동현 김선우 김영창 김재영 김제훈 김창헌 박선균 박수찬 박시찬 백승현 안주현 이승민 이승현 이재욱 이호진 임건우 임현진 장준형 전현우 제세호 조봉석 조찬민 지상준 최수빈 최정수 최진혁 홍승준 고하영 권민경 김민정 김아라 김초예 김해화 김혜선 박예지 배향매 오경미 이보미 이수진 이한솔 임세희 정다빈 정다혜 조은정 진윤희 최진아 편다인 강한솔 구보현 권지혜 김다영 김민정 김송희 김슬기 김유민 김주희 박정슬 이가영 이경민 이경주 이다혜 이단비 이소진 이은별 이해주 장수정 장혜원 유니나 전수영 김초원 이해봉 남윤철 이지혜 김응현 최혜정 강민규 박육근 김순금 김연혁 문인자 백평권 심숙자 윤춘연 이세영 인옥자 정원재 정중훈 최순복 최창복 최승호 현윤지 조충환 지혜진 조지훈 서규석 이광진 이은창 신경순 정명숙 이제창 서순자 박성미 우점달 전종현 한금희 이도남 리샹하오 박지영 정현선 양대홍 김문익 안현영 이묘희 김기웅 구춘미 이현우 방현수

    • 2018-08-13 04:13:42
    한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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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건이 발생한 지 5개월이 지나는 동안, 저 어머니는 딸아이가 배 안에서 보냈을 하루를 몇 번이나 살아냈을까...? 그리고 지금까지는...?

    • 2018-08-13 06:5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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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른상아

    '신은 감당할 수 있는 크기의 고통을 주신다'라는 말로 나의 고통을 견디며 지내왔던 시간이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일도 분명히 일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감당할 수 있기 때문에, 견딜 수 있기 때문에 견디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누군가는 기억하고 말해야 하기 때문에 처절하게 남아있기를 선택한 것이 아닐까요...

    • 2018-08-19 20:45:27
    푸른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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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003김동현

    최근 이슈로 떠올랐던 세월호 사건에 대한 시여서 제목부터 관심이 생겼습니다. 제 기준에서 시는 저와는 먼 세상의 이야기이고 어렵기만 한 학문이었는데, 실제로 주변에 있는 주제로 만들어진 시는 처음이어서 신기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 시는 유가족 어머님의 트윗을 그대로 옮긴 듯 한데요, 정말 어머니의 슬픔이 그대로 보여서 시를 읽으면서도 마음이 먹먹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자식 잃은 어머니의 마음은 무엇으로도 이루 말 할수 없을 것 같습니다. 만약 제가 이런 일을 겪는다면 정말 죽고 싶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뉴스에서 본 자식들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노력하시는 유가족분들의 모습을 보고 정말 존경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트윗을 그대로 시로 작성하여도 어색하지 않은 점도 좋았습니다. 오히려 이런 sns가 현대인들의 문학이 된다는 점이 신기하고, 마음에 들었습니다.

    • 2018-10-29 11:49:03
    11003김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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