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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희, 「늙은 코미디언」

  • 작성일 2018-06-07
  • 조회수 6,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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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caption]




작품 출처 :문정희 시집, 『작가의 사랑』, 민음사. 2018.




문정희 |「늙은 코미디언」을 배달하며…



시인이 깨달은 세상의 큰 비밀은 뭘까요? 세상은 웃음과 눈물, 빛과 어둠처럼 이분법적인 정리가 불가능한 곳이라는 것. 어떤 순간은 쨍하게 환하고 어떤 순간은 가늠할 수 없이 깜깜하다면 의외로 사는 일은 간단할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세상은 늘 모호한 순간들을 우리에게 선물합니다. 웃긴 일 같은데 슬프고 슬픈 것 같은데 웃겨요.
그래서 ‘나는 외로워’, ‘나는 슬퍼’와 같은 말들은 내 마음을 표현하기에는 너무 미흡합니다. 시를 쓰세요. 비유를 써서 말해보세요. 네루다처럼 “나는 터널처럼 외로웠다”고.* 내가 외로울 때 내 가슴은 터널처럼 어둡습니다. 내 속의 새들은 밝은 곳을 찾아 날아갑니다. 밤이 되면 더욱 깜깜한 것이 내 안으로 침입해 들어옵니다. 당신의 외로움에 대해 이렇게 충분히 말해주세요. 당신은 무엇처럼 외로운가요?

시인 진은영


* 파블로 네루다, 「한 여자의 육체」 중에서 (『네루다 시선』, 정현종 옮김, 민음사, 2007)

문학집배원 시배달 진은영

▪ 1970년 대전 출생,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철학 박사
▪ 한국상담대학원대학교 문학상담 교수
▪ 2000년 『문학과 사회』 봄호에 시 「커다란 창고가 있는 집」 외 3편을 발표하며 작품활동 시작
▪ 시집 『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 『우리는 매일매일』, 『훔쳐가는 노래』, 저서 『시시하다』, 『천사들은 우리 옆집에 산다 : 사회적 트라우마의 치유를 향하여』, 『문학의 아포토스』, 『니체, 영원회귀와 차이의 철학』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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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5건

  • 10705김준서

    내가 이 시를 읽고 가장 먼저 생각 난 것은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공 이었다. 이 시의 늙은 코미디언이 난쏘공의 난장이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하는 일, 즉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과 속이 다르다는 것이다. 겉으로는 남을 즐겁게 하고 우스운 짓을 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여러가지 감정을 안고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무게, 가장으로서 처자식을 책임져야하는 의무감, 경제적 형편 등을 생각하면서 남을 즐겁게 하는 일을 하고 있을 것이다. 코미디언이라는 직업은 늙은 코미디언의 내면과 대조되어 이 시를 더 마음에 와닿게 한다. 나도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미국에 가면 분장을 하고 서있어서, 사진을 같이 찍어주고 돈을 받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분장은 굉장히 화려하거나 재밌는데, 언뜻 그들의 표정을 한번 봤었는데, 이 시의 늙은 코미디언과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고있었다.

    • 2018-10-31 09:51:12
    10705김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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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715이효준

    코미디언이라는직업은 우스꽝스러운행동을 함으로써, 사람들에게 웃음을주고 행복을 가져다 주는 직업입니다 코미디언은 사람들에게 어떻게하면 더 웃음을주고 더 관심을받을지 고민하고 또 그것을 끊임없이 노력하는 직업입니다 단순히 사람들은 코미디언을 그저 웃음을주는사람들 혹은 광대라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코미디언은 언제나 자신이 언제어느순간에 인기를잃고, 인기를잃으면 생계를 유지하기어려우기때문에 자신의자존심까지 버리면서까지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직업입니다. 그래서 이시에 나오는 우는 아이의 심정을 알것같기도합니다. 이 시를 읽고나서 사람들을 볼때 단순히 외면만 보는것이아닌 내면도 드러봐야한다는것을 느꼇고, 나도 외면이 아닌 내면을 가꾸는것에 노력할것입니다

    • 2018-10-31 09:52:33
    10715이효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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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형진10708

    사람이 먹고 살라면 돈을 벌어야되고 일을 해야 돈을 벌 수 있다. 개그코너에선 행동,말을 잘 하여 웃겨야 한다 하지만 이런 일을 하면서 몸이 상하기는 마찬가지다 시 글에서 맨땅에 드러누워 풍뎅이처럼 버둥거린다고 쓰여있는데 이 사람들은 돈을 벌려고 몸을 아끼지 않는다 그래서 항상 몸이 아프고 힘들고 울고 싶어도 돈을 번다는 의지로 방송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환호를 주어야한다고 생각한다.

    • 2018-10-31 09:55:51
    김형진1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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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604 김승요

    "늙은 코미디언"이라는 작품에서 시적 화자는 나이든 코미디언이 땅에 드러누워 버둥거리는 것을 보고 풍뎅이가 뒤집혀 버둥거리는 것 같다고 비유하였다.나는 이 부분이 인상깊었다.분명 풍뎅이가 뒤집혀서 버둥거린다면 그건 분명 살기 위해서 버둥대는 것일 거다.시의 화자가 코미디언이 풍뎅이처럼 버둥거리는 것을 보고 울었다고 했을때 나도 시적화자의 마음에 공감할 수 있었다. 분명 코미디언은 사람을 웃기는 직업이다.하지만 나이든 코미디언이 먹고살기위해서 자신보다 훨씬 어린 사람들 앞에서 버둥거렸다면 그건 분명히 뒤집힌 풍뎅이만큼 처절했을 거라고 생각한다.그런생각을 하자 시의화자는 물론이고 그 코미디언의 감정에도 공감할 수 있었으며 앞으로 그 누구에게도 함부로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나는 이시가 나에게 이런 평소에 잊고 살아가기 쉬운 것을 다시 돌아보게 해주어 마음에 들었다.

    • 2018-10-31 10:56:06
    10604 김승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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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605김영준

    시인이 사람이 살기 위해 바둥거리는 것을 안 것을 큰 비밀이라고 표현한 것이 인상 깊었다. 사람이 살기 위해 힘들게 일하는 것을 늙은 코미디언을 통해 풍뎅이처럼 버둥거린다고 표현한 것을 보고 늙은 코미디언이 불쌍하고 안타까워 보였다. 늙은 코미디언은 다른 사람들을 재밌게 만드는 직업이므로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웃어야 한다는 것이 더욱더 안타깝게 만든 것 같다. 이 시를 읽고 나는 지금도 나를 위해 열심히 일하고 계시는 아버지가 생각이 났다. 아무리 어렵고 힘든 상황이지만 우리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하시는 아버지의 모습을 상상해 보니 아버지도 늙은 코미디언처럼 살기 위해 바둥거리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팠다.

    • 2018-10-31 11:00:07
    10605김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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