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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희, 「늙은 코미디언」

  • 작성일 2018-06-07
  • 조회수 6,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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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caption]




작품 출처 :문정희 시집, 『작가의 사랑』, 민음사. 2018.




문정희 |「늙은 코미디언」을 배달하며…



시인이 깨달은 세상의 큰 비밀은 뭘까요? 세상은 웃음과 눈물, 빛과 어둠처럼 이분법적인 정리가 불가능한 곳이라는 것. 어떤 순간은 쨍하게 환하고 어떤 순간은 가늠할 수 없이 깜깜하다면 의외로 사는 일은 간단할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세상은 늘 모호한 순간들을 우리에게 선물합니다. 웃긴 일 같은데 슬프고 슬픈 것 같은데 웃겨요.
그래서 ‘나는 외로워’, ‘나는 슬퍼’와 같은 말들은 내 마음을 표현하기에는 너무 미흡합니다. 시를 쓰세요. 비유를 써서 말해보세요. 네루다처럼 “나는 터널처럼 외로웠다”고.* 내가 외로울 때 내 가슴은 터널처럼 어둡습니다. 내 속의 새들은 밝은 곳을 찾아 날아갑니다. 밤이 되면 더욱 깜깜한 것이 내 안으로 침입해 들어옵니다. 당신의 외로움에 대해 이렇게 충분히 말해주세요. 당신은 무엇처럼 외로운가요?

시인 진은영


* 파블로 네루다, 「한 여자의 육체」 중에서 (『네루다 시선』, 정현종 옮김, 민음사, 2007)

문학집배원 시배달 진은영

▪ 1970년 대전 출생,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철학 박사
▪ 한국상담대학원대학교 문학상담 교수
▪ 2000년 『문학과 사회』 봄호에 시 「커다란 창고가 있는 집」 외 3편을 발표하며 작품활동 시작
▪ 시집 『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 『우리는 매일매일』, 『훔쳐가는 노래』, 저서 『시시하다』, 『천사들은 우리 옆집에 산다 : 사회적 트라우마의 치유를 향하여』, 『문학의 아포토스』, 『니체, 영원회귀와 차이의 철학』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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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5건

  • 10211신수호

    처음에 이 시를 선택한 이유는 마음에 드는 표현이 있었기 때문이다. 세상의 큰 비밀이 있음을 알았다 웃음과 눈물 사이 이 표현은 한국사회를 잘 비판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와 동시에 매우 현실적으로 표현한 것도 맞다. 시를 읽으면서 옛날에 가족들끼리 봤었던 몽골인들의 서커스가 생가났다. 그 서커를 볼 때 처음 얼마동안은 신기하다는 생각을 했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내 또래 아이들이 저런 것을 안 해도 되지만 거부할 수 없는 운명처럼 서커스를 한다는 생각에 사람들은 소리지르며 박수칠때 혼자 마음이 안타깝고 슬퍼 고개를 떨군 기억이 있다. 누구에게나 그런 거부할 수 없는 것이 있지만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그런 사람들의 이루지 못다하는 것을 내가 더욱 열심히 살아야하겠다는 다짐을 했다.

    • 2018-11-05 09:06:22
    10211신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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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220한기윤

    시의 제목은 늙은 코미디언이지만 늙은이라는 단어는 아마 고독과슬픔을 나타내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우리는 지금 IT시대에서 살고 있는만큼 수많은 영상을 쉽게 찾아볼수있다.그 덕분에 얼마전 나는 과거에 코미디프로를 보왔는데 정말로 열심히 웃기려 노력하는 그 코미디언의 눈물이 보였다.남을 웃기는 직업 속에 감쳐진 그들의 진심,웃기는 사람은 본인도 행복할것이라는 편견등등.실제론 그들도 고독하고 외롭기도 하겠지만 살기위해 버둥거리는 풍뎅이처럼 살기위해(웃기기 위해) 발악하며 버둥거리고 있던것 아닐까?웃음과 눈물사이 웃음으로 가려진 그들의 눈물을 이 시인은 풍데이의 버둥거림으로 본것같다.

    • 2018-11-05 08:55:35
    10220한기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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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재민 10221

    개그 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사람들을 웃기기 위해서 자신의 이미지를 망가뜨리는 사람들이 안타깝다고 느껴졌다. 이 시에선 늙은 코미디언이 맨땅에 드러누워 풍뎅이처럼 버둥거린다는 표현이 제일 인상깊었다. 우리는 단지 개그맨들을 단지 '웃긴 사람' 취급하지만 그들은 계속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 더 웃길려고 하고, 그러기 위해선 맨땅에 드러눕는 등 사람들을 웃길 수 있는 자극적인 행동을 해야만 한다. 이 시를 읽기 전엔 나도 개그맨을 보고 웃기만 했지만, 이제 관심을 받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그들을 위해 박수를 쳐주고싶다.

    • 2018-11-05 08:43:31
    홍재민 1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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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형원

    이 시의 화자는 '나'이고 자신이 어렸을 적에 늙은 코미디언의 연기를 보며 느꼈던 감정을 시로 나타낸 작품이다. 이 시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을 '늙은 코미디언 맨땅에 드러누워 풍뎅이처럼 버둥거리는..'이다. 그 이유는 관중을 즐겁게 하기위해서 애쓰는 늙은 코미디언의 모습이 약간은 비참해 보였기 때문이다. 시인은 이러한 모습을 어두운 맨땅이라 표현하였고 이 맨땅을 슬픔이나 고독이라는 미흡한 말들로 표현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부터 이런 감정들을 시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내가 이 시를 좋아하는 이유는 내가 살아가면서 느끼는 여러가지 복잡미묘한 감정들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 2018-11-05 08:40:51
    권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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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616정세윤

    늙은 코미디언이 맨땅에 드러누워 있는 장면을 보는 사람들중 그 늙은 코미디언의 고독과 슬픔을 알아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어린 나이에 그런 장면을 보고 "재미있다"가 아닌 "슬퍼보인다" 라고 생각했던 어린날의 화자가 정말 대단한 것같다. 나 같은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부모님 곁에서 보살핌받고 자라기 때문에 아직 살기 위해 애쓰는 늙은 코미디언의 마음에 잘 공감을 못할 수 도있지만 늙은 코미디언을 보면서 자신의 자존심 마저 버리고 살기위해서 사람들을 웃겨야 하는 늙은 코미디언만이아닌 모든 코미디언들이 얼마나 슬플고 괴로울까? 또 그런 장면을 보는 그들을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슬플까? 라는 생각이든다.

    • 2018-10-31 11:07:06
    10616정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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