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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은 , 「외계로부터의 답신」

  • 작성일 2018-07-05
  • 조회수 6,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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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caption]




작품 출처 : 강성은 시집, 『단지 조금 이상한』, 문학과지성사. 2013.




강성은 |「외계로부터의 답신」을 배달하며…



나의 말이나 마음이 누군가에게 닿기까지 50년쯤 걸린다면 얼마나 곤란한 일일까요? 26광년 떨어진 별에 사는 외계인에게 그쯤 걸린다니,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그보다 가까이 있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멀어도 우리가 보낸 말들은 언젠가는 도착하긴 한답니다. 오늘밤 우리가 보는 안드로메다 은하의 별빛도 200만 광년 전에 우리를 향해 출발한 거래요. 아무리 오래 걸려도 결국 우리에게 도달한다니 희망적인 기분이 듭니다. 문제는 이 은하의 어떤 별들은 우리가 그 별빛을 볼 때쯤이면 사라지고 없다는 것이죠. 100만 광년 전에 별의 생애를 끝마치고 먼지로 돌아가 버렸으니까요. 따듯한 마음이 이렇게 느껴지는데 그 마음의 주인이 없다면... 사랑하는 사람들을 너무 멀리 두지 말아야겠어요.

시인 진은영


문학집배원 시배달 진은영

▪ 1970년 대전 출생,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철학 박사
▪ 한국상담대학원대학교 문학상담 교수
▪ 2000년 『문학과 사회』 봄호에 시 「커다란 창고가 있는 집」 외 3편을 발표하며 작품활동 시작
▪ 시집 『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 『우리는 매일매일』, 『훔쳐가는 노래』, 저서 『시시하다』, 『천사들은 우리 옆집에 산다 : 사회적 트라우마의 치유를 향하여』, 『문학의 아포토스』, 『니체, 영원회귀와 차이의 철학』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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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0건

  • 해독이 어려운 많고 많은 일들이 외계로부터의 답신이라니 외계에 있는 미지의 존재가 참으로 친절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릴 때부터 이 넓디 넓은 우주에 인간이 아닌 다른 생명체가 존재하기를 간절히 바라왔지만, 그 외계 생명체가 인간적일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E.T처럼 친구가 될 수 있다고 믿는 마음은 어쩐지 지나치게 인간적인 욕심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이 시의 마지막 행, "당신들이 보낸 것에 대한 우리들의 입장입니다"에서 '입장'이란 단어가 나에게는 너무나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단순히 언어가 다르다는 차원을 넘어서서 '이 답신이 당신들에게 이해가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어찌 됐든 그렇답니다'와 같이 들리는 '우리들의 입장'. 오독이나 오해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을 품고서 보내는 답신. 그 따뜻한 무심함이, 그 무심한 따뜻함이 간절하다. 그걸 원하는 나는 지독히도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존재!

    • 2018-07-16 12: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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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라솔

      우주미아님의 글 잘 읽었습니다. 츤데레 외계인에게 무척이나 매료되셨나봅니다^^ 츤데레 외계인이 보낸 암호가 1000년 후라도 우리가 풀 수 있도록 성심성의껏 만든 것이길 바랍니다. 그 정도는 되야 츤데레 소리를 들을 자격이 생기는 게 아닐까요?ㅎ 저는 '입장'이라는 단어가 매력적으로 다가온 우주미아님의 생각이 참으로 매력적이게 느껴집니다. E.T를 아는 사람이면 감히 누가 외계인을 괴생명체라고 욕할 수 있을까요. 그 와중에도 자신만의 주관이 확고한 우주미아님이 개성적이고 멋지게 느껴지는 겁니다. 따뜻한 무심함.. 저도 좋아하는데요. 저도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존재 같아요. 우주미아님! 우리는 같은 종족입니다!

      • 2018-11-05 21:44:06
      파라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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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110박준성

    이 시에서 처럼 평소에 겪어보지 못했고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일어날 때가 있다. 멀쩡하던 물건이 갑자기 떨어지거나 분명 가만히 놔둔 물건이 어디론가 없어지거나 옮겨졌을때. 이 작가는 그것을 외계인의 짓이라고 표현한 게 신박했고 재밌었다. 만약 그것이 외계인으로 부터의 답장이라면 나는 외계인에게 다시 답을 하고 싶다. 어디에 살며 만나보고 싶다고. 그게 가는지 얼마나 걸릴지는 모른다. 위에 있는 배달원의 말 처럼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해도 언젠가는 도착을 한다니 기다리면서 답을 받을 때 까지 기다리고 싶다. 평소에 성격이 급했는데 이 시와 배달원의 말을 보고 기다리는법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한다.

    • 2018-10-31 13:45:13
    10110박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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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118이준혁

    이 시는 일상에서 갑자기 나에게 다가오는 상황들을 잘 나타낸 것 같다. 어떤 순간에 무엇이 나에게 찾아올지는 나도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갑자기 찾아오는 것'을 보낸 그 사람은 수많은 시간동안 고민하고, 보낸 순간에도 조마조마하면서 나에게 닿기를 기다렸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나 또한 그 신호를 보내본 적이 있고, 알게 모르게 그 신호를 받아왔을 것이다. 그래서 이 시가 더 마음에 들었다. 모든 사람은 발신인인 동시에 수신인이다. 우리가 보낸 것이 닿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면 우리에게 닿는 것이 어디서 왔고, 누가 보낸 신호일지 생각해 보는 것도 어쩌면 우리 스스로에 대한 배려와 사랑이 아닐까? 서로에게 조금씩 더 적극적이고 개방적인 날이 온다면 발신인만 명확한 사회에서 점점 수신인과 발신인이 명확한 사회로 변해가면서 세상 사람들이 조금 더 여유롭고 사랑이 충만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 2018-10-31 13:57:28
    10118이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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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209 박재홍

    이 시는 어떤 때에는 갑자기 일어나는 일이 생기는 것들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 같지만 만일에 그게 불행한 일이라면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시인 것 같다. 또 그 불행들, 예를 들어서 자신이 아끼는 사람이나 사물이 자신을 떠나거나 자신이 떠나야하는 숙명이면 그것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마지막 10행부터는 우리에게 깨달음을 주는 시구인듯 하다. 그 깨달음은 언제 어떻게 무슨일이 생길지 모르니 만일의 대비를 하여 항상 모든 것을 아끼고 사랑해야겠다는 깨달음인 것 같다. 또 그러한 것들을 외계에서 오는 신호에 비유해서 표현하는 것은 인상적이였던 것 같다.

    • 2018-11-05 09:09:06
    10209 박재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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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해담

    • 2018-11-05 15:30:40
    정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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