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강정, 「유리의 눈」

  • 작성일 2018-07-19
  • 조회수 8,586


[caption id="attachment_273042" align="alignnone" width="640" class="center"]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caption]




작품 출처 : 강정 시집, 『귀신』, 문학동네, 2014.




강정 |「유리의 눈」을 배달하며…



우리는 태어날 때 예쁜 유리병 하나에 제 영혼을 담아서 세상에 오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환하고 바람 한 점 없는 고요한 유리병 속에 우리는 작은 새싹처럼 담겨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조심해도 유리병은 깨지기 마련이죠. ‘오 하느님, 왜 저에게 이다지도 날카로운 운명을 선물하셨나요?’ 시인은 이렇게 묻지 않습니다. 따끔거린다는 건 제대로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 병이 깨진 것은 외부의 충격이 아니라 안에서 제 스스로 밀어내는 힘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팔차원의 흉기로 변한 세계 속에서 난반사로 더 빛나는 ‘너’를 볼 수 있겠어요? 이 강건한 영혼은 만 마디로 반짝이는 색깔들을 볼 수 있을 만큼 멋진 인식의 눈을 가졌습니다.

시인 진은영


문학집배원 시배달 진은영

▪ 1970년 대전 출생,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철학 박사
▪ 한국상담대학원대학교 문학상담 교수
▪ 2000년 『문학과 사회』 봄호에 시 「커다란 창고가 있는 집」 외 3편을 발표하며 작품활동 시작
▪ 시집 『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 『우리는 매일매일』, 『훔쳐가는 노래』, 저서 『시시하다』, 『천사들은 우리 옆집에 산다 : 사회적 트라우마의 치유를 향하여』, 『문학의 아포토스』, 『니체, 영원회귀와 차이의 철학』 등.

댓글 남기기

로그인후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을 남겨 주세요!

댓글남기기 작성 가이드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비방 등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 주제와 관련 없거나 부적절한 홍보 내용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 기타 운영 정책에 어긋나는 내용이 포함될 경우, 사전 고지 없이 노출 제한될 수 있습니다.
0 / 1500

댓글28건

  • 유재원 10409

    언제나 우리에게 편리하게 다가온 유리병은 깨지면 흉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시에서 표현하는 흉기는 치명적이고 사람을 죽이는 흉기가 아닌 단순히 따끔거린다는 표현을 하고있다. 이 시를 접하면서 그 전까지 유리의 깨짐이 다치는 데에 대한 두려움, 치우는 데에 대한 귀찮음 등의 감정만 있었는데 그 인신이 바귀에 된 것 같다. 유리 안에 있는 것도 유리 병을 빠져나오고 싶어 유리를 깬 것이 아닌가 하고 말이다. 실명의 빛이 다가오기야 하겠지만 이후의 새로운 세계를 위해서는 깨야만 한다는 무의식적인 자아의 발현이 있을 것이다. 실명의 빛을 이겨낸다면 하나의 집합체에서 각자, 개인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용기가 자연스레 생길 것이라고 믿는다.

    • 2018-11-05 09:47:55
    유재원 10409
    0 / 1500
    • 0 / 1500
  • 10413이주상

    유리가 깨진것을 보고 '둥글고 매끄럽던 세계가 뾰족한 가시의 숲으로 투명하게 이지러진 팔차원의 흉기로 변한다'는 말을 떠올린다는게 놀라울뿐이다 나는 유리가 깨진것을 본다면 그냥 위험하니까 피해가야지라는 생각이 드는데 같은 것을보고 서로 다른생각을 한다는 것에 있어서 나는 이 시에 더 흥미를 느낄수있었다 '병이 깨진 것은 외부의 충격이 아니라 안에서 제 스스로 밀어내는 힘 때문인지도 모른다' 라는 매끄럽던것을 뾰족하게 만드는 것은 자신의 영향이 있다는것을 생각하게됐다 나는 매끄러울까 뾰족한걸까 생각해볼수있었고 과연 뾰족하다면 그것은 어떤것 때문일까 라는 점도 생각하게해주었다

    • 2018-11-05 09:44:50
    10413이주상
    0 / 1500
    • 0 / 1500
  • 10414 정바다

    나는 이시를 보면서 사람의 일생이 떠올랐다. 우리는 태어날 때 가족, 엄마, 아빠라는 유리병 속에서 살아간다. 이 유리병은 우리를 바깥 세상으로부터 보호해주지만 언젠가는 깨지고 만다. 진은영 시인이 말했던 우리병 내부의 밀어내는 힘에 의해서이다. 나는 이 힘을 독립심, 즉 독립을 하고자 하는 의지라고 생각한다. 독립한 후에는 다시 유리병을 복원할 수 없다. 우리는 매끄러운 유리병에서 날카로운 세상과 만나게 된다. 이 세상에서 적응하고 자신의 꿉ㅁ을 이루기 위해 노력을 하면 서서히 유리조각들은 난반사로 빛을 내게 된다. 그러면서 우리는 여러 사람들과 상호작용을 하면서 여러개의 관점인 수천, 수만개의 유리의 눈을 갖게 된다. 나한테 이 시가 크게 와닿았던 이유는 보자마자 한 사람의 인생이 떠올랐기 때문이고, 유리조각을 부정적으로, 위험한 것으로, 제거해야하는 것으로 보지 않고 빛나는 물체, 수천, 수만개의 눈을 가진 물체로 바라보았다는 관점이 새로웠다. 그리고 "유리조각들이 발톱을 세웠다"라는 비유가 시를 더 풍족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 나는 아직 유리병 속에 있지만 머지않아 깨질 것이기 때문에 더 빨리 빛을 낼 수 있게 나를 갈고 닦아서, 나중에 깨지면 더 빨리 더 많은 빛을 내고 싶다.

    • 2018-11-05 09:41:44
    10414 정바다
    0 / 1500
    • 0 / 1500
  • 10208문승현

    누구나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둥근 마음을 가지려 하고 또 이미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 마음을 이 작품에선 유리병으로 표현한 것 같다. 그 마음이 어떤 충격으로 깨졌을 때는 다가가기 힘들 날카로운 '가시의 숲'으로 변하는가 하면 유리병의 밑바닥만 깨져 '이지러진 팔차원의 흉기'로 변하기도 한다.그러나 이 작품에선 그것을 마냥 부정적으로만 보진 않았다. 깨짐으로 인해 겉으로 드러내보인 둥근면이 아닌 어둠에 숨긴 다른면이 밝음으로 나오고, 또 깨진 조각조각들은 빛에 반사되어 유리병일 때보다 아름다워 보이기도 한다. 나는 이것이 사람의 본모습이며 사람을 대하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다른사람에게 둥글어 보이기 위해 유리들을 모아 힘들게 둥글게 유리병으로 만들었다고, 그 둥근면을 함부로 만져선 안된다는 것을 보여주며 또한 모두 알듯이 사실 둥글게 만들어진 형태가 아니어도 아름답다는 것을 4연에서 알려준다. 그리고 우리 마음의 유리를 겨울에 내리는 '눈'과 같다고 말한다. 자신의 본모습이 더 아름답다는 말로 가식에 지친 사람들과, 자신에게 자신이 없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고 기운을 복돋는 시이다.

    • 2018-11-05 09:03:18
    10208문승현
    0 / 1500
    • 0 / 1500
  • 표기태 10219

    유리병이 깨져 날카로운 물체가 되고 그것을 어쩌면 부정적이게 볼 수 있는데 시인'강정'은 오히려 그것에서 미(美)를 찾아 나와 달리 새로운 면을 찾았다. 유리병이 제 모습을 완전히 보전하는것이 성장하는것이 아니라 날카로운 깨진 유리병의 모습이되어, 발톱을 세우는, 그런 유리병이 되는 것이 제대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표현하였다. 나였으면 유리병이면 유리병, 이것이 깨지면 깨진 유리병, 이렇게 단순하게 생각할 텐데 이런 작은 사물의 작은 행동에서 이런 큰의미를 찾는 것이 정말 신기한 경험이면서 놀랍기도하다. 평소에 주변에 있는 많은 사물들에게 관심을 갖고 이런 교훈을 얻으며 살고 싶다.

    • 2018-11-05 08:53:51
    표기태 10219
    0 / 1500
    • 0 / 1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