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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택, 「슬픈 얼굴」

  • 작성일 2018-08-02
  • 조회수 9,478


[caption id="attachment_273042" align="alignnone" width="640" class="center"]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caption]




작품 출처 : 김기택 시집, 『껌』, 창비. 2009.




김기택|「슬픈 얼굴」을 배달하며…



이 사람은 슬픔을 들킬까봐 초조한 것 같습니다. 먹고 마시고 떠드는 것으로는 숨길 수 없으니 인생은 원래 슬픈 거야, 이렇게 결론지으면 될 텐데요. 슬픔이 나쁜가요, 슬픔이 죄인가요? 슬픈 얼굴로 먹고 마시고 떠들며 살아도 돼요. 이렇게 말하려다 그만 둡니다. 인생이 그렇다는 건 그도 이미 알고 있으니까요. 다만 그는 자신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누군가를 생각하고 있을 뿐입니다.
일 나가는 엄마가 걱정할까봐 동네 아이에게 맞은 걸 말하지 못했던 소심한 어린 시절이 떠오릅니다. 우는 얼굴로 달려가도 우리를 안아줄 유일한 사람 앞에서 우린 종종 울음을 참습니다. 사랑하는 이가 우리 얼굴을 보고 슬퍼하는 것, 그것이 가장 슬픈 일인지도 몰라요.

시인 진은영


문학집배원 시배달 진은영

▪ 1970년 대전 출생,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철학 박사
▪ 한국상담대학원대학교 문학상담 교수
▪ 2000년 『문학과 사회』 봄호에 시 「커다란 창고가 있는 집」 외 3편을 발표하며 작품활동 시작
▪ 시집 『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 『우리는 매일매일』, 『훔쳐가는 노래』, 저서 『시시하다』, 『천사들은 우리 옆집에 산다 : 사회적 트라우마의 치유를 향하여』, 『문학의 아포토스』, 『니체, 영원회귀와 차이의 철학』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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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44건

  • 우주미아

    스물세 살, 몇 년 전부터 병상에서 죽어가고 있던 아빠가 정말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떠나버린 이후, 남겨진 가족들의 얼굴은 슬픈 얼굴이 아니라 오래도록 각자의 심연에 압도되어 텅 빈 얼굴이었다. 십오 년이 지나는 동안, 우리는 살아가기 위해 자기 마음에서 아빠를 지워버리려로 노력하거나 끙끙 앓으면서도 다른 가족구성원을 불편하지 않게 하겠다는 생각으로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 등 저마다의 방식으로 그 시간을 보내왔다. 그런데 나는, 내 마음에서 아빠를 내보내지 않은 채 우연히 아빠와의 기억의 장소에 들르게 됐을 때 혹은 기억의 사물을 마주하게 됐을 때 등 생각이 날 때마다 기억 속 아빠의 모습에 나를 포개보고는 당시 아빠가 느꼈을 기분이나 감정을 상상해보며 그 긴 터널을 지나왔다. 그래서인지 나는 아빠를 떠올릴 때면 마음이 조금 아릿하긴 하지만, 다른 가족구성원들에 비해 덜 화가 나고 덜 아프고 덜 슬플 수 있는 것 같다. 아빠에게 말해주고 싶다. '이윽고 슬픔은 그의 혈관에서 다른 맛을 내기 시작했다'

    • 2018-10-15 10:52:15
    우주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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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015 이서진

    슬픔 얼굴 시를 읽으며 늘 슬프고 우울한 기분을 숨기고 사는 일을 웃음으로 전환하려고 하지만 슬픔을 이길수가 없다는것을 또 다시 느꼈다. 내 인생 살아가면서 슬픈일 웃긴일 등 많은 일이 있지만 결국에는 슬픈일이 마지막에 항상 남았다 나는 이 시를 읽으면서 공감대 형성이 많이 생겼다 겉은 웃지만 사실 속 마음은 슬픈것을 이 시에서 보여주어서 공감대 형성이 생겨 나고 슬픔을 이겨내는 방법으로 웃으면 슬픈 생각이 사라진다를 들어서 행동에 실천해봤지만 결국 슬픈 감정이 돌아온다는것을 또 한번 느꼈다

    • 2018-10-29 12:02:38
    11015 이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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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011 안준현

    시에서는 슬픔을 감추려고 항상 웃는얼굴로 먹고 마시고, 웃기지 않은 농담에도 크게 웃거나 웃음과 수다가 멈추는 것을 두려워하는 모습이 묘사되어있습니다. 물론 슬픔을 감추려고 노력하는 것도 상황에 따라서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지만 나의 주관적인 생각으로는 슬픔을 감추려고 애를 쓸 필요까진 없는 것 같습니다. 슬픈 일이 있을때나 화나는 일이 있을때는 항상 감정을 표출해야 풀리는 성격인지라 시의 내용에는 그렇게 막 공감이 되지는 않습니다만 나도 어린 시절에는 슬픈 일이 생겼을때 부모님이 걱정하실까봐 아무말 없이 그냥 넘어갔던 기억이 있기 때문에 어느정도는 공감이 되는 것 같습니다.

    • 2018-10-29 12:04:14
    11011 안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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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705김준서

    가끔씩 어떤이유에서든 커다란 슬픔에 빠질 때가 있다. 혼자있고 싶고, 아무말도 하기 싫은데 이런 슬픔을 남들이 아는 것도 싫다. 결국엔 슬픔을 혼자만 고독하게 갖고있고, 남들 앞에서는 웃는 얼굴을 하고 있는다. 김기택씨의 시 '슬픈얼굴'은 깊은 슬픔에 빠진 어떤 사람이 남들 앞에서는 웃는 얼굴을 하는 상황을 묘사한다. 나는 이 시를 보고 '그'는 딜레마에 빠졌다고 생각했다. 남들과 자신의 슬픔을 나누고 싶지만, 남들에게 자신의 슬픔을 나누기는 싫어 웃는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 는 계속 웃는 얼굴을 하고 있지만 제목이 슬픈 얼굴인 것 역시 그는 엄청난 슬픔에 빠졌다는 것이다. 나도 가끔씩 혼자만 엄청난 슬픔에 빠질 때도 있는데, 남들이 나때문에 우울해지기 싫어서 웃는 얼굴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 시를 보고 슬플 때는 웃는얼굴만 할 것이 아니라 남들과 슬픔을 나누는 것도 슬픔을 가실 하나의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2018-10-31 09:42:32
    10705김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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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효빈10712

    슬픈얼굴. 나는 슬픈얼굴 속에 있는 슬픔이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가장 감성적인 감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슬픔이란 단지 누가 아프거나 돌아가셔서 슬프다, 친구와 다툼이 있었다, 이런 상황속에서 느끼는 감정만이 슬픔이 아니라 다른 상황에서도 충분히 슬픔은 느낄 수 있습니다. 마치 이미 너무 늙어버린 자신의 모습을 보고 옛 자신의 모습을 회상하며 느끼는 재밌었고 행복했던 추억이지만 이제는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걸 알아버릴때 느끼는 감정 역시 슬픔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와 같이 슬픔은 여러가지 상황속에서 느낄 수 있고 모든 감정 속 깊이 파헤쳐보면 있는 감정이 바로 슬픔입니다 . 슬픔은 항상 모든 감정과 함께 공존하고 있습니다. 이 시는 이 슬픔을 숨기려고 노력하지만 사실 슬픔은 숨길 필요가 없습니다. 항상 우리의 곁에 있는 감정이 바로 슬픔이니까요. 슬픔, 그것은 인간이 가진 가장 감성적이고 아름다운 감정이라고 생각합니다.

    • 2018-10-31 09:47:23
    안효빈1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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