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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택, 「슬픈 얼굴」

  • 작성일 2018-08-02
  • 조회수 9,476


[caption id="attachment_273042" align="alignnone" width="640" class="center"]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caption]




작품 출처 : 김기택 시집, 『껌』, 창비. 2009.




김기택|「슬픈 얼굴」을 배달하며…



이 사람은 슬픔을 들킬까봐 초조한 것 같습니다. 먹고 마시고 떠드는 것으로는 숨길 수 없으니 인생은 원래 슬픈 거야, 이렇게 결론지으면 될 텐데요. 슬픔이 나쁜가요, 슬픔이 죄인가요? 슬픈 얼굴로 먹고 마시고 떠들며 살아도 돼요. 이렇게 말하려다 그만 둡니다. 인생이 그렇다는 건 그도 이미 알고 있으니까요. 다만 그는 자신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누군가를 생각하고 있을 뿐입니다.
일 나가는 엄마가 걱정할까봐 동네 아이에게 맞은 걸 말하지 못했던 소심한 어린 시절이 떠오릅니다. 우는 얼굴로 달려가도 우리를 안아줄 유일한 사람 앞에서 우린 종종 울음을 참습니다. 사랑하는 이가 우리 얼굴을 보고 슬퍼하는 것, 그것이 가장 슬픈 일인지도 몰라요.

시인 진은영


문학집배원 시배달 진은영

▪ 1970년 대전 출생,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철학 박사
▪ 한국상담대학원대학교 문학상담 교수
▪ 2000년 『문학과 사회』 봄호에 시 「커다란 창고가 있는 집」 외 3편을 발표하며 작품활동 시작
▪ 시집 『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 『우리는 매일매일』, 『훔쳐가는 노래』, 저서 『시시하다』, 『천사들은 우리 옆집에 산다 : 사회적 트라우마의 치유를 향하여』, 『문학의 아포토스』, 『니체, 영원회귀와 차이의 철학』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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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44건

  • 10711

    나는 처음에 시를 찾아보다가 이 시를 대표하는 그림이 재밌어서 읽어보게되었다.나는 처음에 이 시의 제목과 그림으로 보았을떄 재밌고 웃긴 이야기가 담긴 시인줄알았다.하지만 이 시를 읽어보니 나를 되돌아보고 요즘 시대의 모습을 너무 잘 담아낸거같아서 인상적이었다.나는 내가 평소에 너무 웃지도 않고 매사에 부정적인 생각만 했다는 것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나는 나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어서 좋았지만 요즘 시대에 사람들이 부정적이고 경쟁하는라 바빠서 대부분 사람들이 우울하다는 점을 이 시에 담아서 공감이되었고 인상적이었다.나는 사람들이 이러한 시를 많이 읽고 부정적인 생각을 조금이나마 긍정적이게 바뀌었으면 좋겠다.

    • 2018-10-31 10:04:04
    1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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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환1

    웃음으로 슬픔을 감추는 것은 가방으로 비를 막는거 같은 바보같은 짓이라고 생각한다,심장 깊숙한 곳으로부터 차오르는 진한 슬픔을 어떻게 가벼운웃음으로 가릴 수 있냐라는 말이 공감됩니다. 그런데 만약 그런 억지를 부려야만 하는 상황이 있다면 이 웃음은 얼마나 나쁜건지 거짓된 건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이 시를 읽고 슬플 때는 괞찬은척 하지말고 있는그대로 슬퍼할 줄 아는 사람이 되고자 생각하게되었고 나의 슬픔에 대해 남과 슬픔을 나누는 것도 괞찬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그리고 남이 울때도 함께울어주는 것 어쩌면 그것이 가장 멋진일이 아닐까라는 생각이들었습니다.

    • 2018-10-31 10:16:53
    김수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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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현호10714

    모든 사람들의 얼굴들에는 슬픔을 감추고 있다. 나도 이 시의 나처럼, 여기에 댓글을 달은 사람들처럼 나를 생각해주는 사람이 나를 걱정할까봐, 내가 약해보일까봐 슬픔을 감춘 적이 있지만, 이 시를 읽고 생각해보니 슬픔을 가벼운 웃음으로 감추려 하기보다는 나를 아껴주고 이해해주고 생각해주는 사람 앞에서 솔직하게 나의 슬픔과 상처를 보여주고 위로를 받을 때 슬픔을 감추려고 할 때 보다 비로소 나에게 진정한 치유가 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슬픔을 감추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이 시로서 위로를 주고, 자신을 사랑하는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자신의 슬픔을 보여주고 다시 한번 위로를 받을 용기를 주는 게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 2018-10-31 10:17:22
    이현호1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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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611 안형준

    내가 이렇게 몰입하며 읽은 시는 이 시가 처음인것 같다. 주제가 슬픔임에도 시의 어디에선가 밝은 느낌을 받는다. 아마도 '그'가 슬픔을 극복하려 계속해서 웃고 떠드는 데에서 그 밝은 느낌을 받은 것 같다. 요즘 현대인들은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항상 그들의 마음 한켠에 슬픔을 묵혀두곤 한다. 또한 시 속에서 슬픔은 언제든'그'를 슬픔으로 지배할수 있다는 느낌을 주는데 특히 "슬픔은 그가 더 호탕하게 웃도록 내버려두었다." 라는 문장이 많이 와닿았다. 우리는 시에서와 같이 그 슬픔을 들키지 않기위해 애써 밝은척을 하곤 한다. 이 시에서는 이러한 점들을 너무나도 잘 보여주는 것 같다. 나는 혼자서 슬픔을 극복하는 편이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많다. 사람들이 자신의 슬픔을 극복할수 있는 방법을 이 시를 읽으며 생각해보았으면 좋겠다.

    • 2018-10-31 11:07:59
    10611 안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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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준우10117

    이 시를 다 읽자마자 아빠가 생각 났다. 회사에서 많은 업무들을 끝내고 집에 와서 오늘 힘들었다고 이야기하고 싶지만 나를 보고 계속 웃고 있는 우리 아빠. 그 속에 숨겨진 아빠의 마음 속이 궁금해진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점점 더 살기 어려워지는 현 시점에서 모든 아버지들, 더 나아가서 모든 사람들의 가슴 속에 이 시의 화자와 비슷한 심정이 울려퍼질 것 같다. 가장으로서 약해보이지 않으려고, 연약해보이지 않으려고 마음 속의 슬픔을 잠시 가리고 환하게 웃고 있는 순간을 떠올려보면 삶의 애환이 느껴진다. 한 가족의 자식이 보는 시점에서 아빠를 응원해주고 공감해주고 있는지에 대해 반성해보았다. 나는 학교나 학원에서 열심히해서 단순히 힘들다고 부모님께 이야기하는데 부모님은 자신이 지쳐 있는 것과 힘들다는 말을 들어주고 응원해줄 사람이 없다. 대신 내가 앞으로 부모님을 더 응원해주고 고민을 들어주는 존재가 되고 싶다.

    • 2018-10-31 13:42:38
    이준우1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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