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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안, 「가정의 행복」

  • 작성일 2018-08-16
  • 조회수 3,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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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caption]




김안|「가정의 행복」을 배달하며…



교과서에서 게젤샤프트(이익사회)와 게마인샤프트(공동사회)를 처음 배웠을 때는 헷갈리지 않았어요. 둘을 정확히 구분해서 시험문제에 정답을 쓸 수도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머리로는 알지만 마음으로는 모르나 봐요. 이 구분대로라면 당연한 일인데도 회사 동료들의 이해타산적인 모습과 나의 비굴함에 상처를 받습니다. 내가 그곳에서 다정한 마음의 연대를 꿈꾸기라도 했다는 듯 말입니다.
적지에서 철수하듯 집으로 달아나며 우리는 가정의 행복을 떠올려 봅니다. 그러나 돌아와도 무능하고 비겁한 기분은 사라지지 않아요. 영혼이 전등처럼 껐다 켰다 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아이의 뜨거운 이마에 손을 얹어보지만 이 손의 서늘함으로는 열을 식힐 수도 병을 고칠 수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왜 자꾸 작은 이마를 걱정스레 쓰다듬고 이 별에서의 행복을 가정하며 무언가 시도하는 일을 멈추지 못하는 것일까요?

시인 진은영


작품 출전 : 월간『현대시』 2018년 5월호.



문학집배원 시배달 진은영

▪ 1970년 대전 출생,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철학 박사
▪ 한국상담대학원대학교 문학상담 교수
▪ 2000년 『문학과 사회』 봄호에 시 「커다란 창고가 있는 집」 외 3편을 발표하며 작품활동 시작
▪ 시집 『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 『우리는 매일매일』, 『훔쳐가는 노래』, 저서 『시시하다』, 『천사들은 우리 옆집에 산다 : 사회적 트라우마의 치유를 향하여』, 『문학의 아포토스』, 『니체, 영원회귀와 차이의 철학』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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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2건

  • 푸른상아

    희야80님 말씀처럼 다른 분들의 감상을 함께 공유하며 시를 더 풍성히 느낄 수 있어 참 좋습니다. 또래 친구들에 비해 좀 이르게 결혼을 해서 가정을 꾸렸습니다. 내 부모가 만들어 놓은 그 공간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었고 나의 새로운 공간에서 모든 것을 'reset'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내가 가장 싫어했던 부모의 모습을 나도 어리석게 닮고 있었습니다. 나의 관심은 늘 바깥의 세계에 머물고 내 손은 다른 이의 머리 위에 놓였습니다. 내 가족의 마음을 듣고 위로해야하는 순간에도 형식적인 말이 다 였습니다. 편안한 삶에 대한 경계와 누리는 것에 대한 대가를 고통스럽게 치러야한다는 괴이한 신념이 나와 내 가족을 아프고 서운하게 했습니다. 이제는 이마 위에 얹은 손과 비겁한 글 쓰기의 손이 공존함을 이해하려는 중입니다.

    • 2018-08-20 10:51:24
    푸른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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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015 이서진

    가정의 행복을 읽으며 나는 우리 어머니와 저의 관계를 먼저 생각나게 하였다 어머니랑 저랑 생각이 다르셔서 다투시지만 서로 생각해서 다투고나서도 나를 생각하여 먼저 기분을 풀으시고 나에 대해서 더 생각하시고 칭찬을 아끼지 않으시는 어머니의 마음을 이 시를 읽으면서 느꼈다 어머니의 기분을 이 시는 정말 잘 표현하여서 읽으면서 울음이 조금씩 나왔다 가정이라는 공동체에서 감정은 오고 가지만 사랑은 변하지 않아서 그 감정의 우울함이 잘 드러나서 잘 읽었습니다

    • 2018-10-29 12:15:55
    11015 이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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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환1

    이 시를 읽기전에 가정의 행복이라는 제목을 읽고 나는 따뜻한 가족의 내용일꺼라 생각했다 하지만 읽자마자 행복과는 다른 내용으로 중의적표현에 한번 놀랐다, 그리고 명확히 구분되는 듯 보이는 것도 그타당성을 하나씩 따져 들어보면 서로 비슷하다는걸 알게되 두번 놀랐다 ,내가 이 시를 선택한 이유는 아무리 돈다 하더라도 얻기 힘든 (가정의 행복)이란 소재를 이 시인이 어떤식으로 표현 하였는지 궁금해서 이 시를 선택하였다.이 시를읽고 가정의 행복을 위해 우리 삶이 가정하며 살아가는 것들과 진실보다 앞세운 가정 위에 우리가 지켜가는 가정의 행복이 무겁게느껴진다.

    • 2018-10-31 09:55:38
    김수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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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113양은호

    이시 가정의 행복을 읽으면 나는 부모님과 나의 관계를 생각했다 왜냐하면 요새 부모님과 자주 부딫히기 때문이다 이 시를 고른 또 다른 이유중 한가지에 포함된다 이 시를 읽고 이 시의 주인공처럼 내가 아플때나 힘들때나 내 옆에 계셔 나를 보살펴주시던 부모님이 생각났습니다. 또한 저 때문에 아파도 쟤 탓을 안하고 무조건 괜찮으시다던 어머니 또한 생각났습니다 이 시를 읽고 저는 지난 저의 생활 태도를 반성하고 이제 집에 들어가서도 최대한 웃어 지내벌려고 노력을 할려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부모님과 저를 아껴주는 많은 친구들에게 또한 많은 고마움을 느꼈습니다. 이 시를 고른 또 다른 이유는 요새 저에게 좋은일은 안생기고 계속 불운한 일만 생겨서 무슨 내용일지 호기심으로 들어와봤는데 이 시를 일고 이제 행복한 일만 생기면 좋겠습니다.

    • 2018-10-31 13:50:01
    10113양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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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403김동민

    이 시는 제목에서부터 끌리게 합니다. 가정의 행복이라는게 무엇인지 저에게 다시한번 일깨워준 시였습니다. 이 시의 "온종일 안겨있는 딸' 이란 부분에서 내가 어릴 때 부모님께 얼마나 의지했는지 생각나게 했습니다. 그리고 "어제들을 기억할 수있을까"라는 부분에서는 지금 이 시간이 지나가 버리면 내가 가족들과 같이 지내는 이 시간은 결국 지나가버리게 된다는 걸 알게 됬습니다.평소에 가족들과 함께 있을 때 잘해야 겠다고 생각 하게 해준 부분이었습니다. 이 시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봤을 때 가족들에게 여러가지 고난이 있는데 결국 그 시간조차도 가족들과의 기억이라는 것 같습니다. 지금 현재 힘들더라도 가족들과 함께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하게 해준 시였습니다.

    • 2018-11-05 09:43:14
    10403김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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